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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가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3곡에 대해 서술하는 문서이다. 1번은 1969년 작곡, 2번은 1989년작, 마지막 3번은 1998년의 작품이다.2. 곡별 소개
2.1. 1번
라우타바라의 첫 피아노 협주곡은 상반된 극단으로 가득 차 있다. 조화와 불협화음, 평화와 불안, 감미로운 서정성과 폭발적인 음괴가 모두 풍부한 음악적 질감에 싸여 있다. 마치 우리가 끊임없이 새로운 요소들이 등장하고, 빛나고 신비로운 아우라 속에서 움직이고, 형태를 바꾸는 만화경을 통해 세계를 보는 것 같다. (중략) 라우타바라가 이 협주곡 안에서 만들어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세계에 대해 좀 더 시각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도전하고 싶었다. 대담한 대비색, 대칭성과 비대칭성, 그리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각적 요소들이 모두 반짝이는 가운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그것이 여러분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하자. 꽃이 피는 홍채, 불타는 불꽃, 또는 별이 빛나는 밤으로 변하는 불타는 낮. 숨을 죽이고 앉아 소리와 색으로 가득 찬 이 여행이 여러분을 예측할 수 없는 목적지로 데려가게 하자. #
1969년 작곡이므로 라우타바라가 신낭만주의 음악을 쓰기 시작할 무렵, 또는 전기 음렬 음악을 끝내갈 무렵 쓴 곡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1악장의 지시어는 Con Grandezza '위대하게' 이다.
1악장 도입의 오른손 음괴
2악장은 f minor, Andante로 화성을 생각하며 들으면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현악의 C가 다음 옥타브의 G까지 올라가는 과정을 피아노가 자세히 풀어 보여주고 난 후 그의 파이노 소나타 2번 '불의 설교'와 비슷한 음형을 보여준다[2]. 이후 피아노 솔로의 아르페지오와 현악이 대비를 이루는 부분이 등장, 그리고 카덴차와 3악장이 Attaca로 이어진다.
3악장의 지시어는 Molto Vivace '매우 활기차게'이고 전체적으로 오스티나토 풍[3]의 형식을 보인다. 1, 2악장과 느낌이 안 맞는 듯하다는 감상평이 있다.
2.2. 2번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으로부터 20년 후, 랄프 고토니[4]의 요청으로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다. 첫 번째 협주곡이 학문적 과열로 고통받는 아방가르드에 전달된 반대의 양상이었다면, 2번째 협주곡은 모더니즘과 전통의 합성이라고 할 수 있다. 재료의 계획은 전형적인 직렬 기법을 사용하여 이루어졌으며, 12음렬의 배열이 형성되어 반음과 온음 조정할 수 있었다. 전통에 대한 존중의 상징으로서 협주곡의 세 악장인 'In viaggio', 'Sognando e libero', 'Uccelli sulle passioni'[5] 에 대해서 이탈리아어로 된 제목을 인용할 수 있다. 작품은 1악장과 2악장 사이에 잠깐의 호흡 공간만 두고 쉬지 않고 진행된다. 제3악장의 "Uccelli(조류鳥類)"는 음악[6]에서 만들어진 새가 아니라 새 소리 테이프 요소가 있는 북극의 노래에서처럼 새소리로 만들어진 새들의 음악이다. 따라서, 프로그램이 메뉴를 대신한다면 "Musique al'oisau(새의 음악)" 으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1989년작이므로 음렬주의라고 생각할 수 있다. 1악장 초반 아르페지오는 깔끔히 정리되지만 바로 다음 부분(발전부) 오케스트라의 재등장은 너무나 번잡하다. 후의 재현부에 정리된다. 그의 6-70년대 스타일이 등장한다.
2악장은 굉장히 아름다운데, 6개의 음의 주제를 놓지 않고 유지하며[7] 음악을 풀어나간다. 중후한 현악과 피아노 위로 간간히 비치는 목관악기가 대단히 감명깊다. 정말로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Attaca로 시작되는 3악장은 새소리[8]로 시작, 그 후 2분의 5박자 부분에서 1악장 초반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더니 결국 20년 전으로 돌아가지만 결코 동일하지 않다. 협주곡 1번 1악장보다 훨씬 다채롭고 풍성하다. 1번 1악장에는 '조성'에 머물었다면 2번 3악장의 이 부분은 '조성' 그 근처 어딘가로 갔다가 피아노가 쉴 때가 되어서야 돌아온다. 그 후 피아노는 모든 힘을 다해 쏟아지는 질주(오케스트라랑 맞추지 않아도 된다.)를 보인다. 여기가 정말로 '조성'에서 완전히 떨어진 부분이다. 전력을 쏟아낸 후 피아노는 오케스트라와 만난 후 곡을 끝낸다.
2.3. 3번
꿈의 선물(Gift of Dreams)
[9]
1998년 작품, 즉 그의 '실험'이 다 끝난 후 작곡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텐션이 1, 2번에 비해 많이 낮아졌으며 현대음악에 입문하는 사람들이라도 거리낌 없이 들을 수 있는 곡이다. 협주곡 1번에서처럼 조성 가까이 머무른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출신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Vladimir Ashkenazy)가 의뢰한 곡으로, 그가 이 곡을 연주했을때 그는 독주자와 지휘자를 동시에 맡았다.
1악장 Tranquillo(조용하게) 의 서정적인 선율은 조성을 느끼게 한다(그럼에도 '명확한' 조성은 없다.)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며 공상에 빠지는 분위기의 1악장은 2번 2악장과 또 다른 '꿈'의 음악이다. 2번 2악장이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꿈이었다면 3번 1악장은 '편안히 침대에 누워 공상하듯 꾸는' 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꿈에 대해 작곡가 본인이 서술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꿈에서 나는 바닷가에 서 있었다. 바다 한 가운데에는 한 무리의 돌고래들이 있었다. 나는 곧 환상적인 선을 그리며 뛰어오르는 돌고래들이 바다 저 멀리 떠나가는 것을 보았다.
2악장 Adagio assai(아주 느리게)의 순간순간마다 변하는 조성감은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게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 해도 주제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중간의 독주 부분은 라우타바라식(式)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
3악장 Energico(힘차게)의 도입은 화려하고 당당하게 시작되며 첫 번째 파트는 마치 행진처럼 힘이 있다.
그러나 이 3악장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도입이 전체적 주제에서 너무 벗어난 탓에 후에 나오는 1악장의 선율과 연계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 3악장의 첫부분, 그것도 솔로악기(피아노)가 더블 포르테(fortisssimo)로 등장했다는 것은 분명히 2악장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라는 뜻인데 1악장으로 귀환한다는 것은 3악장만의 주제의식을 잃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1악장은 전체적으로 느린 반면 3악장은 빠르게 들리는 곡이라서, 3악장 첫 선율과는 1악장의 어떠한 선율을 데려온다고 해도 조합이 맞을 수 없다. 그렇다 해도 3악장의 첫 선율이 뒤에 어떻게든 재등장한다면 3악장의 완성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또한 마지막에 너무 힘없이 끝나는 것도 곡을 하나로 통일하는 결속력[10]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호평도 분명히 존재한다. 1악장 선율을 등장시킴으로서 곡 전체적인 결속력을 보여준 것이며, 3악장 도입은 잠깐 강렬했던 부분이고 전체적인 맥락은 1악장의 Tranquillo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주제의식은 없어져 버린 게 아니라 잠깐 없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끝까지 유지시킨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3. 여담
[1] 단조에서 제6음을 반음 올리는 것을 뜻하며 도리아 선법에서 영향을 받았다. 선법 문서 참조[2] 발표한 년도가 1년밖에 차이나지 않아 음악적으로 맥락이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3] 어떤 일정한 음형을 악곡 전체에 걸쳐 같은 성부에서 같은 음고로 되풀이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1970년작 불의 설교 1악장 참고[4] 랄프 고토니의 아들 마리스 고토니는 진은숙의 남편이다.[5] 차례로 '여행', '꿈꾸며 자유롭게또는 '꿈과 자유'', '열정에 휩싸인 새들' 이라는 뜻이다.[6] 작곡가는 베토벤의 목가에 나오는 뻐꾸기와 친구들을 예시로 들었다[7] 단, 이때 리듬의 변형이 심한 편이다.[8] 오른손의 F#부터 피아노의 가장 끝 음인 C까지 올라갔다가 상, 하행을 반복하며 내려온다.[9] 1악장의 주 선율 '꿈의 모티프'의 음정 구조인데, 라우타바라식 어법이 굉장히 강하다.[10] 1번 1악장 극후반부에 맨 처음 등장한 선율이 등장한 것을 떠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