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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3 23:53:51

황규만

1931년 3월 13일 ~ 2020년 6월 21일 (향년 89세)
1. 개요2. 생애3. 전우 김수영 소위와 함께 영면하다4. 관련 항목

1. 개요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최종 계급은 준장.

2. 생애

사관생도(육사 10기) 출신이었으며, 임관한 지 1년도 되지 않아서 6.25 전쟁이 발발했고, 소대장으로서 전쟁에 참전했다. 전후 황 장군은 미 육군보병학교와 육군참모대학에서 군사교육을 이수, 귀국 후 육군정보처장, 육군 대학 교수부장을 지냈다. 그리고 다수의 2차 세계대전 서적을 번역하였다.[1] 1976년 3월 준장으로 예편했다.

생전 엄청난 전우애의 소유자로 유명했다. 그는 6.25 전쟁 당시 경북 안강지구 전투에 참전했었는데, 그 때 그를 도와주러왔던 다른 군인들 중 한 명인 김수영 소위가 안타깝게도 그 전투에서 전사하고 말았다.[2] 김 소위의 도움을 받은 황 장군은 그에게 자신과 다른 전우들을 살려줬다는 고마움을 가짐과 동시에 소중한 전우를 잃었다는 슬픔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전투가 너무 치열했던 나머지 우선적으로 김 소위의 시신을 근처 소나무 밑에 가매장한 뒤 표식을 남겼다. 이후 김 소위를 가매장했다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은 황 장군은 전쟁 후 10년 만인 1963년, 그의 시신을 다시 찾아내어 이듬해인 1964년 국립서울현충원에 그를 정식으로 안장시켰고, 매년 명절마다 그의 묘를 찾아 돌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 소위의 성씨만 알고 이름을 몰랐던 황 장군. 그의 묘비에 이름이 안 적혀있는 모습을 본 황 장군은 그의 이름도 찾아주자는 마음으로 그를 현충원에 안장시킨 1964년부터 2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그의 이름을 찾는 것에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으며, 마침내 1990년, 잊혀졌던 그의 이름까지 찾아주었다.[3] 그러나 이러한 영웅적인 행동에 대해 황 장군은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다."라고 하며 말을 아꼈다.

3. 전우 김수영 소위와 함께 영면하다

파일:국립서울현충원 황규만 장군과 김수영 소위 묘지석 1.jpg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2020년 6월 21일, 황규만 장군은 노환으로 인해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장례식과 영결식을 모두 마친 뒤, 그의 시신은 그의 유언에 따라 화장되어 김수영 소위의 바로 옆자리에 안장되었다. 그렇게 그는 70여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그리워했던 전우의 곁에서 함께 영면하게 되었다. #

파일:황규만 장군.jpg
"김 소위를 놔두고 내가 혼자 어떻게 가요. 같이 있어야지... 내세에 가서, 김 소위를 이제 만나면은, 김 소위가 나한테 아마 술 한 잔 잘 살 거야."
2007년 6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김수영 소위의 묘소를 찾아온 황규만 장군과의 인터뷰 중 황 장군이 기자에게 한 발언

황 장군은 생전에 "내가 김 소위를 놔두고 어떻게 가느냐, 같이 있어야 한다. 내세에 가서 김 소위를 만나면 김 소위가 아마 나에게 술 한 잔 잘 살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게 황 장군은 자신의 부대를 도우러 왔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전우의 곁에서 끝까지 함께 남겠다는 뜻을 밝혔고, 자신이 김수영 소위 옆에 묻혀야 자신의 가족들이 김 소위의 묘까지 함께 돌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현재 국립서울현충원 장교 묘역에 황규만 장군과 김수영 소위의 묘비가 함께 붙어있는 것은 이러한 그의 신념과 유언 때문이다.

참고로 황규만 준장은 채명신 장군 이후 두 번째로 화장된 장군이며, 장군이 장군 묘역이 아닌 다른 묘역(장교 묘역)에 안장된 또다른 사례가 되었다.[4]

4. 관련 항목


[1] 롬멜보병전술, 롬멜 전사록, 워 다이어리 등.[2] 여담으로 김 소위와 황 장군은 전투 중에 서로 통성명을 했다고 한다.[3] 그러나 김수영 소위의 묘비에는 아직도 '육군 소위 김 의 묘'라고 적혀있는데, 그의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묘비를 그대로 둔 것이라고 한다. 그 대신 그의 묘비 앞 바닥에 추모비를 만들어 그의 이름과 그의 생전 사연을 새겨놓았다.[4] 채명신 장군 또한 월남전에서 같이 싸운 전우들 곁에 묻히고 싶다고 유언을 하여 월남전 전사자가 안치되어 있는 사병 묘역에 안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