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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5-14 22:16:40

황금방울새

1. 개요2. 등장인물3. 줄거리4. 주제

1. 개요

The Goldfinch
상실의 슬픔에 빠진 소년과 사라진 명작이 복잡하게 얽히는 과정을 따라 인물들이 정교하게 그려진다. 우리의 정신을 자극하고 심장을 두드리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 _Pulitzer.org
미국인 작가 도나 타트(Donna Tartt)가 11년에 걸쳐 집필하여 2013년 리틀, 브라운 앤드 컴퍼니(Little, Brown and Company) 출판사에서 출판한 장편소설. 우리나라에는 2015년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허진이 번역하여 <황금방울새>라는 제목으로 1, 2권으로 나누어 출판하였다.
1654년 네덜란드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Carel Fabritius)가 그린 명화 '황금방울새(Der Distelfink)'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미술관 폭탄 테러에서 어머니를 잃은 소년이 이 그림을 손에 넣으며 겪는 일들을 다룬다. 강박적일 만큼 세밀한 묘사와 탐미적인 표현력이 특징. 분량이 방대한데다 소설이 진행될수록 주인공의 심리가 피폐해지다 보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독자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독률이 98%에 이를 만큼 흡인력이 강하다. 2014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2. 등장인물

3. 줄거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사는 13세 소년 시오는 담배 소지 건으로 학교에서 정학을 맞는다. 학부모 상담에 가기 전 엄마와 함께 잠시 미술관에 들르고, 그곳에서 삼촌 웰티와 관람을 온 소녀 피파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때 테러에 의한 폭발 사고가 발생한다. 시오는 현장에서 그림 '황금방울새'를 가지고 탈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엄마는 목숨을 잃는다. 시오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었고 집을 떠난 아빠는 행방을 몰랐기 때문에 부자 친구 앤디 바버네 집에 맡겨진다.

시오는 변변치 않은 상담 치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황금방울새' 를 조용히 돌려줄 방법의 부재, 엄마를 향한 그리움 등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그런 시오를 위로해 주는 사람은 호비[6]와 피파뿐이다. 하지만 갑자기 아빠와 그의 애인 잰드라가 찾아와 시오를 라스베가스로 데려가면서[7] 그들과도 작별하게 된다.

도박과 마약 중독자로 살고 있었던 아빠와 잰드라는 시오를 방치하고, 시오는 학교 친구 보리스와 소울메이트가 된다. 보리스는 시오의 지독한 외로움을 달래 주는 동시에 그를 술담배, 마약, 도둑질 등 일탈의 세계로 끌어들인다.[8] 그런데 시오의 아빠가 도박 빚을 져서 빚쟁이들로부터 달아나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다. 시오는 그 즉시 라스베가스를 떠나[9] 뉴욕으로 돌아가서 호비의 집에 얹혀 산다.

시간이 흘러 28세 청년이 된 시오는 호비의 동업자로 일하고 있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유능한 골동품 판매원으로 보이지만 사실 마약 중독자[10]이자 사기꾼[11]이다. 시오는 우연히 바버 가족을 만나 앤디가 사고로 죽었으며 가세가 기운 상태임을 알게 된다. 과거에는 다소 소원했던 바버 가족과 무척 가까워지고 딸 킷시와 연애도 하지만, 실은 남자 친구까지 생긴 피파를 여전히 짝사랑한다.

그러던 중 한 사업가가 '황금방울새'를 마약 거래 담보물로 팔아넘겼다는 혐의로 시오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만난 보리스가 사실 라스베가스 시절 자신이 시오의 그림을 훔쳐다 마약 값을 벌려고 팔았었다고 고백한다. 시오는 '황금방울새'가 들었다고 생각한 꾸러미를 단 한 번도 열어 보지 않았기에 전혀 몰랐던 것이다. 시오는 자신이 불안감과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소중히 여기고 의지해 왔던 것이 허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고 충격에 빠진다.
(...) 숨겨둔 비밀 때문에 내가 더 나은 사람, 더 현명한 사람, 더 고귀하고 소중하고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그림으로 인해 덜 유한하고 덜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킷시[12]와의 약혼식 당일 보리스는 시오에게 '황금방울새'의 소재를 파악했다고 전해 오고 두 사람은 네덜란드로 떠난다. 암거래상으로부터 그림을 되찾는 데 성공하는 듯했으나, 격투가 벌어져 도로 뺏기고 만다. 게다가 보리스를 구하는 과정에서 시오는 살인까지 저지른다. 보리스가 일을 처리하는 동안 시오는 호텔에 머무르며 체포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떤다. 또한 지난 수년간 축적되어 왔던 모든 심적 고통과 자신의 실수들로 인해 괴로워하고 자살 기도마저 하지만 실패로 끝난다.[13]

보리스는 무사히 사건을 마무리하고, 암거래상의 위치를 익명 제보함으로써 그림을 당국에 돌려주고 거액의 보상금을 타서 돌아온다. 이로써 시오는 비로소 그림으로 인한 번뇌에서 벗어나게 된다. 시오는 뉴욕으로 돌아가 여태껏 있었던 일들을 호비에게 고백하고 진심 어린 위로를 받는다. 이후 시오는 사기를 쳐서 팔았던 가구들의 행방을 찾아 재구매하며 산다.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회고록으로 남긴다.[14]

4. 주제

예술의 가치, 막장 부모가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메시지를 찾아볼 수 있지만 핵심적으로는 허무주의의 극복에 대한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 시오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엄마가 죽고 그 후로도 거듭되는 불행을 겪으며 상당히 비관적인 인생관을 갖게 된다. 유일하게 가치 있는 것은 영원불변하는 예술품이며 그에 반해 인간의 삶은 너무 덧없고 괴롭다는 것. 그런 시오가 일단 태어난 이상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충실하게 삶을 살아가야 하며 그림을 사랑한 자신 또한 그 불멸성의 일부라는 사실을 배워 가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삶은 짧다고 말이다. 운명은 잔인하지만 제멋대로는 아니라고. 자연(즉, 죽음)이 항상 이기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굽실거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항상 기쁘지만은 않다고 할지라도, 어쨌든 삶에 몰두하는 것, 눈과 마음을 열고서 세상을, 이 개똥밭을 똑바로 헤쳐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그리고 우리가 죽어갈 때, 우리가 유기체에서 생겨나 굴욕적이게도 다시 유기체로 돌아갈 때, 죽음이 건드릴 수 없는 것[15]을 사랑하는 것은 영광이고 특권이다.


[1] 그래서 보리스는 해리 포터라는 별명으로 부른다.[2] 작중 묘사를 보면 시오에게는 정신의학적 도움이 절실히 필요함을 알 수 있지만,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다.[스포일러] 두 사람 다 사망함으로써 시오는 완전히 고아가 된다.[4] 인터넷도 안 되는 오지에서 산다든가, 식수가 없어서 맥주만 마시며 산다든가...[5] 바버 가족이 너무 잘해 주어서라기보다 달리 갈 곳이 없었기 때문.[6] 웰티의 동료로, 사고 현장에 시오와 함께 있었던 웰티가 죽기 직전에 찾아갈 방법을 알려줬다.[7] 이때 시오는 엉겁결에 '황금방울새'도 가져간다.[8] 그래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만큼 두 사람 다 가정환경이 막장이었다... 심지어 도둑질은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집에 먹을 것을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한 것이다.[9] 이때도 '황금방울새'가 든 꾸러미를 챙겨 간다. 당장 아빠가 죽었을 때는 슬퍼하지 않았지만, 자기 앞으로 된 교육자금으로 아빠의 빚을 갚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죄책감에 시달린다.[10] 보리스와 지내던 시절의 영향이기도 하고,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때문이기도 했다.[11] 골동품 값을 터무니없이 높게 쳐서 받아 왔다.[12] 킷시는 과거 시오에게 담배를 줘서 학부모 상담이 잡히게 만들었던 장본인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시오 역시 킷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로 한 것이다.[13] 이때 시오가 정신적으로 나락까지 떨어졌다가 꿈에서 엄마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극도로 우울하고 섬세한 묘사로 서술되어 있다.[14] 소설 <황금방울새>가 이 회고록이다.[15]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