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흘수선(吃水線, waterline)은 선박과 물의 경계선 따라서 선체가 잠기는 한계선을 말한다. 흘수선을 기준으로 그 위의 물에 잠기지 않는 부분은 건현, 흘수선 아래의 물에 잠기는 부분은 흘수라고 부른다.
당연히 배의 화물 적재량에 따라 흘수선의 위치가 바뀌는데, 보통은 최대 적재량의 흘수선인 만재 흘수선을 말한다. 만재 흘수선은 배에 표시를 해서 최대 적재량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대채로 선박의 배수량은 만재 흘수선 까지 도달하는 만재 배수량을 기준으로 평가하며, 계절과 운항환경이 담수인지 해수인지 등 여러 변수에 따라서 만재흘수선이 바뀔 수 있다.
이 외에도 여객선은 따로 구획 만재흘수선을 표시해야 한다. 이것이 무엇이냐면, 사고가 나 침수가 일어나면 요즘 배들은 일정 구역을 완전히 막아 침몰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때 항해의 안전을 위해 넘어서는 안 되는 일종의 예비 만재흘수선이다.
2. 해전에서
군함끼리 싸울 때 탄약고와 용골, 동력기관, 함교[1] 와 더불어 약점(=바이탈 파트) 중 하나다. 그러나 탄약고는 군함마다 위치가 다르고,[2] 설계자들도 탄약고가 맞으면 큰일이란 걸 잘 알고 있다. 탄약고에는 포탄을 추진시키기 위한 장약과 포탄 자체에 내장된 작약 등 막대한 양의 폭약이 들어차 있기에 적의 포탄이 어찌어찌 탄약고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하면 그대로 게임오버. 따라서 탄약고 주변은 배에서 장갑을 매우 두텁게 만들기 때문에 어지간한 공격은 씨알도 먹히지 않아 더이상 약점이 아니게 된다. 용골은 수상함이 함대함 어뢰나 심도 어뢰를 쓰지 않는 이상 힘들고, 흘수선이 적의 잠수함에 가장 취약한 부위라 보면 된다.구멍이 이 위로 나면 물이 안 샐 테고, 아래에 구멍이 나 버리면 물이 새기 시작하지만 차 있는 공기가 빨리 빠지지 않으니 그나마 나은데…[3] 흘수선을 딱 맞춰버리면 해면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물이 콸콸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꽉 찬 페트병을 완전히 거꾸로 들면 물이 울컥이며 빠지는 데 오래 걸리지만, 공기가 잘 들어오도록 적당히 기울이면 잘 흘러내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뢰나 어뢰 같이 흘수선을 노리는 무기에 맞으면 문제가 심각하다.
다만 탄약고 유폭 같은 즉효성 상황에 비하면 격침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데다, 항공기[4]처럼 일회성 공격만 하는 병종이 물러나면 대미지 컨트롤팀이 달라붙어 열심히 땜질하여 침몰까지는 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 보수를 못하더라도 단순히 격벽을 폐쇄하고 구역 하나 물바다로 만든 다음 균형 조절을 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현대 군함은 수많은 격벽으로 이루어져 즉각 구역을 폐쇄할 수 있으며, 구획에서 어뢰가 터져도 크게 찢어지지 않도록 굉장히 질긴 강재를 사용하며 폭발에 저항을 가지는 구조로 설계된다. 지금처럼 보수능력이 좋지 않았던 범선시절에도 캔버스로 때워 침몰을 피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므로 탄약고처럼 일격필살은 무리고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줘야 유효타가 간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카미카제 부대의 주요 목표 중 하나였다. 전투기와 조종사를 흘수선쪽에 박아버리는 것인데, 상술하였듯이 흘수선은 뚫린다면 큰 피해를 입지만 느려터진 제로센으로 아무리 박아봐야 장갑을 두르기 시작하는 순양함 이상급에는 먹히지도 않으며, 중순급 이상은 원래 그곳에 더 강한 포격을 맞을 걸 각오하고 건조하기에 효과가 0이 되며 원래 목표인 항공모함을 제외하면 측면 박치기는 구축함에나 효과가 있다. 문서 참조.
[1] 히에이, 카가.[2] 단 현대의 함선은 대체적으로 위치가 정해져 있다. 대부분 동력기관과 함께 배의 최심부로 몰아넣는다.[3] 다만 이는 이론상 그렇다는 얘기고, 수상함끼리 전투할 때는 수중탄을 쓰더라도 흘수선 아래만 타격하긴 힘들다.[4] 2차대전 당시의 뇌격기들. 현대에는 뇌격이 아닌 소형 대함미사일이나 항공폭탄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항공기가 대놓고 흘수선을 노리긴 어렵다. 흘수선을 노릴 거라면 그냥 원거리에서 회피기동이 가능한 대형 대함미사일을 쏘는게 더 이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