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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9:42:21

히프노스(크툴루 신화)

겉보기에 청춘의 젊음을 가지고, 어여쁜 수염이 난 얼굴, 구부러져 웃고 있는 입술, 위엄찬 이마, 풍성한 머리채와 양귀비 왕관이 있었다.

크툴루 신화에서 등장하는 엘더 갓. 원작에서는 그저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청년의 신과 같은 존재였지만, 이후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 몽환적인 초월자로 그려지면서 노덴스와 비슷한 위상을 가진다. 엘더 갓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인지를 아득히 벗어난 존재이며 혹자는 꿈 그 자체의 화신이 아닐까 추정하기도 한다.

인간 자체에게는 호의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 기준이 초월자의 기준이기에 숭배자가 영원한 꿈을 원하거나 꿈 속에서 어떠한 것을 간절히 바라면 그것이 비현실적으로 일어나기도 하며 종종 필멸자들을 영원한 잠에 빠트리기도 한다.

러브크래프트가 집필한 동명의 단편 소설에서는 기차역에 쓰러진 부랑자[1]로 등장하는데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닌 걸 알아본 주인공 화자는 그가 자신의 친구가 되리라는 직감에 히프노스에게 자신의 스승이 되기를 청했고 곧바로 히프노스와 친구가 된다. 그리고 주인공과 함께 약물을 사용해 꿈속에서 유체이탈로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한다. 주인공 화자와 함께 히프노스는 꿈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장벽[2]'을 여러 개 뚫으며 날아간다. 앞서 날아간 히프노스를 뒤쫓던 주인공은 눈앞에 나타난 또다른 장벽을 뚫으려했지만 두꺼운 장벽에 부딪쳐 튕겨나간다. 주인공은 장벽 뚫기를 포기하고 잠에서 깨어난다. 잠시 뒤 장벽을 뚫고 날아가던 중에 뭔가[3]를 본 히프노스는 그들을 본 것만으로 겁에 질려 미쳐버리게 되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신의 야심도 내팽겨치고 잠에서 깨어난다. 주인공으로서는 히프노스를 놓쳐버리고 관문 통과를 포기하고 먼저 잠에서 깬 것이 행운이 된 셈.

그 후로 히프노스는 북쪽왕관자리[4]가 하늘에 떠있는지 계속 찾으며 아우터 갓들에게 잡혀들지 않으려고 약물을 써서라도 잠에 빠져들지 않으려하지만[5] 결국 잠을 참을 수가 없게 된 히프노스는 잠을 청하게 되고 주인공은 그를 지켜본다. 수면과 함께 힘과 젊음을 되찾은 히프노스였지만 아우터 갓들에게 발각되고 하늘에서 내려온 광선에 사로잡혀 끌려간다.

주인공 화자는 이 모습에 비명을 지르고 이를 듣고 경찰들과 주인공이 묵고 있던 런던 하숙집 사람들이 몰려와서 일생을 예술과 철학과 광기로 보낸 주인공에게 친구는 애초부터 없었다는걸 알려준다. 다만 주인공에게는 히프노스라는 이름이 새겨진 대리석 조각상만이 남아있을 따름이었다.

노덴스나 크타니드바스트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고대신이기에 대중 매체에서도 모습을 자주 드러낸다. 아캄호러 시리즈에서는 인류를 보호하는 수호자로 나온다. 특이하게도 엘드리치 호러 시리즈에서는 '히프노스의 환상 (Visions of Hypnos)'이라는 축복을 주면서도 드림랜드에서는 탐사자를 위협하기도 하는데 원작의 선도 악도 아닌 초월적 존재의 모습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1] 이자가 진짜 엘더 갓 히프노스인지 의견이 갈린다. 이 남자는 장벽 너머에서 아우터 갓으로 보이는 뭔가를 목격하고 미쳐버리는데 그가 노덴스처럼 엘더 갓이면 아우터 갓들을 보고 미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신적인 존재임을 드러내는 장면도 여러번 나왔기에 확실히 신이 아니라고도 할 수도 없다. 작중에서조차 주인공 화자도 이자를 '어리석은 자 아니면 신일지 모른다'고 한다. '어리석은 자'로 보면 그는 인간에게 금지된 영역을 넘보다가 파멸해버리는 전형적인 러브크래프트 작품 속 인물이나 고전적인 그리스 신화의 비극을 겪은 필멸자일 것이고, 그가 '신'일 경우에는 주인공에게 인간의 모습으로 내려와 금지된 아우터 갓들의 존재를 알아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경고를 남긴 걸 수도 있다. 결말에서 조각상에 찍혀있는 히프노스라는 이름은 자기 자신이 남긴 유언이자 동시에 경고라는 것. 신이라도 아우터 갓을 이길 수 없고 잡혀간 거라는 절망적인 결론이 남는다.[2] 다른 작품에서는 관문으로 나온다. 물질 우주와 아우터 갓들이 사는 절대 심연 사이에 놓여진 매우 두꺼운 무언가로 묘사되며 이런 관문들이 여러 개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절대 심연에 들어가는 입구인 최종 관문에서는 우므르 앗 타윌Umr at tawil이 있다고 한다.[3] 아우터 갓.[4] 크툴루 신화에서는 별자리나 별이 그레이트 올드 원들의 본거지로 묘사된다.[5] 잠을 자지 않는대신에 젊음과 힘을 잃어버리고 순식간에 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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