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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11-11 02:51:45

A급 구축함

1. 제원2. 구축함의 탄생3. 함급 명칭의 유래4. 나막신 구축함

파일:A급 구축함.jpg
A급 구축함(A-class destroyer)

1. 제원

함종: 구축함
선임 함급: 없음
후임 함급: B급 / C급 / D급 구축함
건조 업체 : John I. Thornycroft & Company / Yarrow Shipbuilders / Laird Brothers / J. Samuel White / Hanna, Donald & Wilson / Fairfields / William Doxford & Sons / Palmers / Hawthorn / John Brown & Company / Earle's Shipbuilding / Vickers-Armstrongs / Thames Iron Works
건조 기간: 1892~1895년
취역 기간: 1893~1920년
준공: 42척 / 침몰: 3척
기준배수량: 188톤 / 만재배수량: 345톤
전장: 61~64 m
동력: 석탄 연소 수관 보일러 + 3단 팽창 증기 기관
최대 속도: 26노트(48km/h) 또는 27노트(50km/h)
함포: QF 12파운드포 1문 / QF 6파운드포 최대 5문
어뢰: 18인치(450mm) 어뢰 발사관 2문

2. 구축함의 탄생

1860년대부터 프랑스에서는 강력한 무장을 가진 소형함에 의한 공격력을 중시한, 청년학파(Jeune École)라고 불리는 해군 전략이 대두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1881년 프랑스 하원의회는 장갑함의 건조를 중단하는 대신 어뢰정 70척의 건조 예산을 승인했고, 1886년에는 100척의 어뢰정과 14척의 고속 순양함이 더해졌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영국 해군의 시선에서, 이와 같은 건함 정책은 프랑스 해군이 장차 원양 작전은 순양함에 의한 통상 파괴전으로, 그리고 연안이나 근해에서의 작전은 경쾌하고 민첩한 어뢰정을 다수 풀어서 임할 것으로 보였다.

영국 왕립해군(Royal Navy)은 여기에 대한 대책으로 1880년대 중반부터 어뢰정을 격퇴하면서 동시에 적 주력함에도 뇌격을 감행할 수 있는 개념을 떠올려 어뢰정 포획함(Torpedo boat catcher)이나 어뢰 포함(Torpedo gunboat)이란 함종의 건조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종래의 수상 전투함의 연장선상이었기 때문에 선체가 무겁고 둔해졌고, 석탄을 태우는 구식 보일러를 함정 기관으로 쓰던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경량 고출력 기관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필요한 속력과 기동성을 달성하기 어려워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진화는 끊기고 만다.

1892년에 이를 대체하는 아이디어로 제3해군경 존 피셔(John Arbuthnot Fisher : 1841~1920) 제독이 발주한 것이 구축어뢰정(Torpedo boat destroyer / TBD)이었다. 이것은 열량이 높은 수관 보일러가 발명되어 기관의 중량대출력비 개선이 가능해지자 선체와 기관은 어뢰정을 베이스로 삼아 확대 강화시켜 대형함의 공격력과 어뢰정의 속력을 양립시키는 개념이었다. 이에 따라 구축어뢰정의 기관에는 기본적으로 석탄 전소식의 야로우식 수관 보일러가 채용되었다. 이것은 야로우(Yarrow Shipbuilders) 사의 알프레드 야로우(Alfred Fernandez Yarrow : 1842~1932) 경에 의해 1877년부터 개발되고 있던 획기적인 증기 발생 장치로, 1887년에 실용화된 새로운 기관이었다.

3. 함급 명칭의 유래

영국 해군에서 1913년부터 명명된 A급 구축함(A-class destroyer)은 1890년대 중반 건조된 구축어뢰정(TBD)이었으나, 나중에는 구축함이란 함종으로 처음 불리며 짧지만 군함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이색적인 함급이었다.

모두 합쳐 42척의 구축어뢰정이 해군성(Admiralty) 사양을 충족하기 위해 영국 국내의 여러 건조업체에서 개별 설계에 따라 건조되었으며, 유일하게 공통된 특징은 최고 속력이 27노트(50 km/h)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먼저 건조된 6척은 속력이 약간 더 느렸기 때문에 이후 36척 건조된 동급함과 구별하기 위해 "26노트(26knotter)"로 불렸다. 1913년, 15척의 "27노트" 구축 어뢰정은 모두 해군성에서 함급의 명명 체계를 다시 재확립하기 위해 처음으로 구축함으로 분류되었다.


4. 나막신 구축함

아이러니한 것은 "26노트급"과 "27노트급" 대부분은 1913년 분류 이전에 모두 손실되거나 해체되어 엄밀히 말하면 A급이 될 때까지 살아남지 못했다. 42척의 함선은 배수량과 무장, 기관과 속도 성능만 같은 수준일 뿐 조금씩 서로 달랐고, 심지어 연돌도 1개부터 4개까지 중구난방이었다. 모든 함정은 고속 항진시 함수에 들어치는 바닷물을 밀어내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높다란 거북등 선수루(turtleback forecastle)를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갑판이 낮아 조금만 바다가 험해지면 함수가 해면 아래로 파고들어 조타수와 조함 장교는 늘 흠뻑 젖게 마련이었다.

일반적으로 개전 이후 해전을 거듭하면서 점점 배수량이 커진 구축함이 아니어서 기준배수량은 고작 260톤 수준에 함체의 길이는 61 m 정도에 지나지 않아 훗날의 호위함이나 콜벳 보다 작았다. 모든 동급 구축함은 석탄을 연료로 쓰는 수관 보일러(water-tube boiler)를 떼서 물을 끓여 작동하는 3단 팽창 증기 기관으로 스크류 2개를 구동시켰고, 초기형 중에서는 기관차의 권관 보일러(fire-tube boiler)를 대신 운용하기도 했다.

A급 구축함에 장비된 수관 보일러는 야로우식 외에도 소니크로프트식(Thornycroft Type), 노르망식(Normand Type), 리드식(Reed Type), 브리센덴식(Brissenden Type)도 실렸고 증기 생산력은 13~17.6 kgf/cm2이었다. 다만 수관 보일러는 당시만 해도 최첨단 기관이었기 때문에, 최초의 TBD인 HMS 해복은 야로우 사에 의해 건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식의 권관 보일러를 싣고 있었다. 또한 조선소에 따라서는 화이트식(Bradford White Type) 권관 보일러를 탑재한 함정도 있었다.

이처럼 함정마다 설계가 조금씩 다르고 기관이 다양해서 실제 속력은 서로 달라 퍼번트(HMS Fervent)와 제퍼(HMS Zephyr) 같은 경우는 26노트조차 이르지 못했던 반면 하디(HMS Hardy)나 호티(HMS Haughty)는 규정속도인 27노트 이상 내는가 하면, 복서(HMS Boxer) 같은 함정은 무려 29.175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A급에 실린 초기형 수관 보일러는 노후화가 빨라서 1909년 말 시점에서 상태가 좋은 함정조차 20~23노트가 한계였다.

무장은 일반적으로 선수루의 밴드스탠드(bandstand)에 QF 12파운더 함포 1문과 QF 6파운드 함포 최대 5문, 그리고 18인치(457mm) 어뢰를 쏘기 위한 단장 어뢰발사관 2문을 갖췄다. 1892년에서 1893년 사이에 건조된 6척의 함정은 처음에는 함수에 세 번째 어뢰 발사관을 추가해 정면으로 발사하도록 고정했지만, 이것이 함의 밸러스와 부력중심에 부담을 주고 고속으로 항해할 때는 발사된 어뢰가 갑판에 떨어지거나 함수에 부딛혀 자폭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후 제거되었고 다른 함선에서는 이 기능이 다시는 적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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