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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3-03 23:28:26

피모철갑탄

APCBC에서 넘어옴
1. 개요2. 원리
2.1. 부드러운 피모2.2. 딱딱한 피모
3. 말로4. 종류
4.1. 저저항피모철갑탄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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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모철갑탄의 구조도

Armor Piercing Capped

철갑탄의 일종으로, 경심철갑탄과는 다른 방법으로 탄자 붕괴 현상을 막은 포탄이다. 텅스텐과 같이 강한 경도를 가진 탄두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캡(피모)을 씌워, 착탄시 일단 피모 부분이 착탄 충격을 받아낸 후에 철갑탄 본체가 장갑에 접촉하도록 되어 있다.

2. 원리

피모철갑탄 이전의 철갑탄은 장갑판에 고속으로 부딪힐때 충격 저항을 버티지 못하고 관통자 앞 부분이 변형되거나 심할 경우 탄자 자체가 붕괴하여 관통력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피모철갑탄의 경우 피모가 먼저 힘을 받아주기 때문에 탄자 붕괴와 변형을 막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통상 철갑탄보다 높은 관통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피모철갑탄이 어떤 피모를 사용하는가와 경사장갑의 경사도에 따라서 경사장갑에 피모철갑탄이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지는지 결정된다. 과거에는 월드 오브 탱크의 영향으로 인해 피모철갑탄 쪽이 경사장갑에 무조건 더 강하다는 낭설이 퍼졌으나,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실제 기록과 철갑탄 관련 연구 문서들에 의해 실제로는 낮은 경사에서만 그렇고, 높은 경사에서는 반대로 작용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2.1. 부드러운 피모

초기형 피모철갑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탄두가 목표에 명중하면 발생하는 충격을 먼저 받아내면서 충격이 탄두로 전파되는 바람에 탄두가 깨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해당 과정에서 피모는 변형되면서 탄착충격을 받아낸다.

하지만 경사장갑의 경사도가 15도 이상이면 피모가 제대로 탄착충격을 받아내기 전에 파열해서 효과를 상실하기 시작하고 20도 이상일 경우에는 아예 작동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여기에 더해서 표면경화장갑으로 외부를 처리한 후 내부에 균질압연장갑 등의 다른 장갑이 튼튼하게 지지해주는 형태의 장갑에는 표면경화장갑의 표면을 분쇄하지 못하므로 탄두와 표면경화장갑이 정면충돌하면서 깨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그래서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대구경 포탄을 사용하는 함포에서는 퇴출하기 시작했으나 딱딱한 피모를 사용할 수 없는 상대적으로 소구경인 육상전용 대전차포용 피모철갑탄에 사용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고 해도 소구경 고속탄을 발사하는 6파운더같은 경우에는 경사장갑의 경사도가 30도가 넘어버리면 포탄이 장갑을 관통하지 못하고 깨지는 탄자붕괴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경심철갑탄이나 분리철갑탄으로 철갑탄의 주력 탄종이 교체된다.

2.2. 딱딱한 피모

부드러운 피모의 문제점이 발견된 후 대구경 함포에 채용한 방식이다. 딱딱한 피모는 탄두와 동급의 강도를 가지거나 오히려 살짝 더 높은 강도를 가지게 된다. 포탄이 명중할 때 피모는 탄착충격을 받아냄과 동시에 장갑의 표면을 분쇄하고 철갑탄 탄두의 본체가 장갑 내부를 관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예시

해당 방식의 경우에는 경사장갑의 경사도가 높아져도 작동이 가능하며 표면경화장갑으로 외부를 처리한 후 내부에 균질압연장갑 등의 다른 장갑이 튼튼하게 지지해주는 형태의 장갑도 관통이 가능하므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함포로 쏘는 철갑탄의 주종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딱딱한 피모가 작고 가벼우면 효과가 거의 없고 딱딱한 피모가 크고 무거울수록 철갑탄의 관통성능이 좋아지므로 대구경 함포의 기준으로도 딱딱한 피모가 전체 탄두의 중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큰데다가 구경이 작아질수록 점점 피모가 차지하는 중량의 비율이 더 올라간다는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어서 중순양함의 주포인 203mm 함포 포탄의 피모는 탄두의 15% 중량을 가지지만 경순양함의 주포인 152mm 함포 포탄의 피모는 탄두의 20% 중량을 넘어가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함포 기준으로 152mm는 전함의 주포인 406mm 같은 거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구경이지만 육상 기준으로는 이미 중(重)야포 수준이므로 대전차포전차포 같은 화기에 적용하려면 피모와 탄두가 별로 차이가 없을 지경까지 피모의 중량이 늘어나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이미 물리 에너지를 사용하는 이중 탄두 수준이 되므로 현대의 기준에서도 만들기 힘들고 구조가 복잡한 데 비해 착탄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에는 실험용 탄두 외에는 육상용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딱딱한 피모를 사용하더라도 경사장갑의 경사도를 극복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경사각도가 53도 이상인 경사장갑에는 오히려 탄두가 통짜인 일반 철갑탄이 더 높은 관통력을 가진다.

3. 말로

피모철갑탄의 부드러운 피모가 가지는 단점은 피모의 재질을 딱딱한 것으로 변경함으로서 극복했지만 해상용의 대구경 함포에나 제대로 적용이 가능했고 육상용의 소구경 대전차포 같은 경우에는 적용이 어려워서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그 외에도 피모철갑탄은 구경이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가면 탄두의 중량이 증가하며, 덤으로 포탄의 앞면이 밋밋해지므로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운동에너지를 손실하기 딱 좋다. 후자는 저저항피모철갑탄으로 해결했지만, 전자는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심철갑탄이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경심철갑탄도 가공이 힘들고 근거리만 넘어가면 관통력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탄도성능도 좋지 않기 때문에 양자가 공존하다가 분리철갑탄에게 1선급 철갑탄의 지위를 넘기고 역사에서 퇴장한다.

4. 종류

파일:shells.png
철갑탄의 종류
왼쪽부터 철갑탄, 피모철갑탄, 저저항피모철갑탄, 저저항철갑탄

피모철갑탄의 종류는 엄밀하게 따지자면 피모철갑탄과 저저항피모철갑탄의 2종류다. 그리고 내부에 작약이 들어가는 철갑유탄이 추가되면 피모철갑유탄과 저저항피모철갑유탄이라는 파생형이 등장하는 정도다.

피모철갑탄의 정확한 종류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저저항철갑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해당 포탄은 생철갑탄(AP)에 유선형 탄도 캡(BC - Ballistic Capped)만 씌운 APBC 라고 불렸다. 하지만, APC 포탄이나 APCBC 포탄으로 바로 개량되어버렸으니, APBC 포탄은 상대적으로 덜 유명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소련의 T-34-76 전차가 쓰는 BR-350 계열 APBC 포탄이다. 링크 사진의 첫 번째, 두 번째이다. 첫 번째는 BR-350A로, 철갑탄두의 앞에 철갑탄과 같은 재질인 코를 만들어 코가 경사면을 받아낸 뒤 부러지고 나머지 탄두가 관통하도록 설계되었는데, 시뮬레이션을 살펴보면 피모철갑탄과 유사한 거동을 보여준다. 두 번째 포탄인 BR-350SP는 철갑탄두 자체의 중량을 늘리는 더 직관적인 설계를 도입했고, BR-350A보다 더 나은 관통력을 보여주었다.

형태는 좀 다르지만 BR-350A는 딱딱한 피모를 적용하는 피모철갑탄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며 딱딱한 피모가 크고 무거워야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했듯이 76mm 수준의 상대적 소구경 화포로는 차라리 철갑탄 자체의 중량을 늘리는 편이 더 낫다는 결론이 당연하게도 도출된 결과다. 이후 소련은 더 이상 BR-350A처럼 여러 가지 기교를 부리는 철갑탄 설계를 하지 않게 된다.

4.1. 저저항피모철갑탄

파일:attachment/APCBC-B00001.gif
저저항피모철갑탄의 구조도

Armor Piercing Capped Ballistic Cap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368px-German_7.5-cm-PzGr._39.svg.png
독일제 75mm Pzgr. 39 APCBC-HE-T[1] 포탄 그림 단면도
1 신관(Fuze)
2 예광제(Tracer)
3 드라이빙 밴드(Driving Band)
4 고폭탄 작약(Explosive Filler)
5 관통자(Penetrator)
6 경금속 피모(Soft Cap)
7 유선형 캡(Ballistic Cap)

피모철갑탄의 경우 탄두 앞에 금속으로 이루어진 피모를 붙인 형태라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서 포탄의 속도가 떨어지므로 관통력 자체는 약간 저하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 그 앞에 유선형의 캡을 추가해서 공기저항을 줄인 탄이다.

해당 캡은 오로지 공기저항을 막는 역할만 하므로 포탄이 목표에 명중하면 순식간에 그냥 깨져서 흩어져서 피모철갑탄의 위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대전차포전차포, 전함 주포의 주력 탄종으로 사용되었다.

비록 피모철갑탄 자체는 현대전에서 관통력이 떨어져서 사장되었지만, 포탄에 유선형의 캡을 씌운다는 발상 자체는 유용하므로 유선형 캡은 지금도 각종 포탄이나 총기용 철갑탄에 적용돼서 사용 중이다. 철갑탄 문서의 맨 위 사진에도 있는 7.62×51mm NATO M993 철갑탄이 대표적인 예이고, 5.45mm 보통탄도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구리 피모-납 피모 겸 탄심-강철제 관통자가 저저항 피모 철갑탄처럼 배치된 구조이다.


[1] 내부 작약이 들어있으므로 철갑유탄의 변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