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이 아닌 앨범의 형태로는 오랜만에 발표하는 김수영의 두 번째 미니앨범 <Don't Know>는, 그런 그의 목소리였기에 실현 가능한 일종의 실험이다. 앨범의 첫 곡 '흠'은 '비워내려고 합니다'나 '사랑하자' 같은,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한 김수영의 곡들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듣는 순간 생소함을 전할 만큼 색다른 터치의 곡이다. 흑인음악을 연상시킬 정도로 꽉 찬 댐핑의 그루브로 문을 연 앨범은 클래지콰이의 클래지(CLAZZI)가 프로듀싱을 담당한 두 번째 곡 '모르겠다'의 소프트한 팝 사운드로 분위기를 잇는다. 총 다섯 곡이 실린 앨범의 전반부를 통해 자신의 곡과 목소리가 가진 확장성에 몸으로 직접 부딪혀 본 그는 이어지는 '하고 싶은 말', '그댄 모르죠', '학교 앞 정문' 세 곡을 통해서는 그동안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굳건히 지켜온 기타, 피아노 등 어쿠스틱 악기들과의 조우로 자신의 자리를 다시 한 번 단단하게 확인한다.
어찌 보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앨범의 전반부와 후반부는 결국 김수영의 목소리로 수렴하며 균형을 잡는다. 이는 데뷔 시절부터 흔들림 없이 자신의 음악을 다져온 한 젊음의 시간이 주는 믿음이기도, 한편으로는 싱글 '좋아하고 있나요', 클래지와 함께 작업한 'What if' 등의 곡을 통해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을 점차 넓혀온 한 싱어송라이터의 고민이 만든 무게이기도 할 것이다. 날마다 태어나는 새로운 음악의 우주 가운데, 김수영만의 우주를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