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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07:50

걸즈 앤 판처 극장판/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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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줄거리(익시비전 매치 · VS 대학 선발팀) | 패러디 및 오마주 |
| 평가 | 흥행 | 국내 상영 | OST(piece of youth · おいらボコだぜ! · 学園十色です!) | GloryStory |
| 미디어 믹스(소설판 · 극장판 Variante 코믹스) | Blu-ray/DVD |


1. 개요2. 평점3. TVA와의 연결성4. 전차전 플롯5. 캐릭터성6. 결론: 실전(X) 스포츠(O)7. 4DX 효과

1. 개요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 극장판의 평가에 대한 문서.

2.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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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 없음% 관객 점수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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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4.5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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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4.1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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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1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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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9.1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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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6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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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90.00% 별점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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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6.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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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4.3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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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19 / 10.0

(그들만의) 체감형 놀이기구
두 가지 다른 접근 통로가 필요하다. 미소녀와 밀리터리의 결합이라는 매니악한 장르 안에서 [걸즈 앤 판처 극장판]은 비교적 탈정치적인 스포츠물로 포장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데다 장르 자체가 군국주의 판타지에 기반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독립된 서사라기보단 특별 이벤트에 가까워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동반되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다만 4DX 액션 연출의 기술적 측면에서 뜯어볼만 하다. 4DX를 이 정도로 활용한 콘텐츠도 사실 드물다.
- 송경원(씨네21 기자) (★★)
대학선발팀 vs 오아라이 & 올스타 고교팀, 이번엔 섬멸전이다! <걸즈 앤 판처 극장판>
폐교 위기에 처한 오아라이 여고. 문부과학성의 폐교 결정을 뒤집으려면 대학 선발팀과의 전차도 경기에서 승리하는 길뿐이다. 전차도는 전차를 매개로 한 무예로, 전차 수부터 경험, 실력 모두 대학 선발팀이 한참 우위로 평가받는다. 소식을 들은 주변 고등학교 전차도팀이 하나둘 전차를 이끌고 오아라이 여고에 모여들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한다. 경기는 니시즈미 미호가 이끄는 고등학교 연합팀과 대학 선발팀의 대결로 번진다.

영화는 ‘소녀와 전차’라는 제목 그대로 10대 여고생들이 전차를 매개로 벌이는 전투를 그린다. 그걸 ‘전차도’라는 이름과 함께 새로운 스포츠라 소개하지만 전쟁을 스포츠 경기로 미화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전차 내부가 카본으로 돼 있어 안전하다는 한마디를 보험처럼 제시한 후 상대 전차를 향한 무차별적인 포격과 폭파, 격추가 이어진다. 다양한 성격의 미소녀 캐릭터들은 전차를 범퍼카 다루듯 가뿐히 몰고, 밝고 씩씩한 행진곡이 전투 신 내내 흐르는 등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설정과 모종의 판타지가 가득하다. 오아라이 여고를 지원하기 위해 모여드는 여러 학교의 전차도팀은 영국, 이탈리아, 독일, 구소련 등 제국주의 시대 열강들에 대한 적나라한 상징으로 가득하다. 여고생들은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전차도에 임하지만 영화의 도입부 멘트에 따르면 전차도는 ‘정숙하고 늠름한 여성을 위한 무예’로, ‘여자로서의 소양’을 기르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걸즈 앤 판처>는 액션과 4DX의 결합이 주는 극대화된 쾌감만큼은 보장하지만 그걸 마냥 즐기기는 쉽지 않은 영화다. TV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 김수빈(씨네21 기자) 리뷰 링크

이 외의 국내 평론에 관한 내용은 걸즈 앤 판처 극장판/국내 상영 문서 참고.

3. TVA와의 연결성

다음은 약 25분에 이르는 도입부 전투신의 플롯을 요약한 것이다.
1시작부터 격언 하나 인용해주시는 다질링과 세인트 글로리아나 전차도팀
걸판의 감초라 할 수 있는 다질링의 격언으로 스타트를 끊으며 세인트 글로리아나에 대한 소개
2오아라이 전차도팀과 함께 이들을 포위하고 있는 치하탄 전차도팀
3이를 관람 중인 케이조쿠 학원 인물들
시청자의 의문: "치하탄이랑 케이조쿠 학원 애들은 왜 저기 있지?"
4오아라이&치하탄 병력이 움직이며 오프닝 크레딧
주역 전차들을 소개하며 각각 다른 엔진음을 사용
5누군가와 교전 중인 오아라이&치하탄 팀의 별동대
6포위망을 좁히랬더니 죽으러 가는 치하탄 병력
OST로 깔리는 <눈의 진군>
7별동대를 뚫고 등장하는 프라우다 전차도팀
시청자의 의문에 대해 '팀 태그 배틀'이라고 대답
8논나와 클라라의 유창한 러시아어와 이를 못 알아듣는 카츄샤
신 캐릭터 클라라와 프라우다 학원에 대한 소개
9후방에서 달려드는 크루세이더와 이들을 처박고 지나가는 B1 bis
신 캐릭터 로즈힙과 크루세이더에 대한 간단한 스펙 소개
10미호의 기만 작전에 걸려들지 않는 프라우다와 세인트 글로리아나
세인트 글로리아나 전과 프라우다 전을 오마쥬
11논나의 IS-2와 교전하다 박살나는 M3
쿠로모리미네 전을 오마쥬
12상대 전열에 맞춰 차체 각도를 바꾸는 포르쉐 티거
쿠로모리미네 전을 오마쥬
13말귀 못 알아먹고 박살나는 니시 키누요의 치하
니시 키누요에 대한 소개
14크루세이더 4대와 교전해 3대를 홀로 박살내는 4호 전차
세인트 글로리아나 전을 오마쥬
15클라라의 T-34/85을 건물에 처박도록 유도
세인트 글로리아나 전을 오마쥬
16카르파치오의 CV-33 세모벤테처럼 턴하여 교전에 임하는 3호 돌격포
안치오 전을 오마쥬
17헷처에 올라타 T-34/76을 격파하는 B1 bis
쿠로모리미네 전을 오마쥬
18마틸다를 격파하는 89식과 치하
세인트 글로리아나 전을 오마쥬
19물 속에서 등장하는 KV-2
프라우다 전을 오마쥬
20희한한 곳으로 날아가는 헷처의 포탄
214호 전차와 처칠&T-34/85의 교전
세인트 글로리아나 전의 오마쥬

보다시피 TVA에서 선보인 주요 전술의 대부분을 오마쥬하면서 TVA를 자연스럽게 요약, 곳곳에 기가 막힌 OST를 깔아놓으면서 기존 등장인물들은 물론 신 캐릭터들과 새로운 학교에 대한 군더더기 없는 설명까지 꽉꽉 채워넣어 <이것이 걸즈 앤 판처이다>라는 명제를 시청자의 뇌리에 강렬히 각인시켰다. 신 캐릭터들에게 특별히 많은 대사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절묘한 대사 배치로 캐릭터성에 대한 방향을 잘 잡았으며, 특히 TVA에서 말 한 마디 못 하고 드라마 CD에서야 입을 뗀 아삼의 캐릭터성은 극장판 도입부의 "수적으로 1.4배, 화력으로 1.95배 우리 쪽이 유리해요."라는 단 한 줄의 대사로 완성되었다.

치하탄 학원의 특공과 함께 울려퍼지는 웅장한 눈의 진군에서 느껴지는 해학성, 카츄샤를 OST로 깔고 임팩트 넘치게 등장하는 프라우다, 다질링한테 티컵으로 한 대 맞아도 할 말 없게 홍차를 질질 흘리고 다니는 로즈힙, 어딘가 초연해보이는 케이조쿠 학원의 미카, 확연히 기량이 올라간 것이 눈에 보이는 오아라이와 이들과 교전하여 마찬가지로 성장한 적군 등 수십 명에 이르는 등장인물들을 단 한 사람도 흘리지 않는 이 세밀한 연출이 시작부터 완결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미호와의 접점을 가진 이후로 고등학생 전차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했음은 물론 기량까지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차전 플롯을 굉장히 섬세하게 구성했다. TVA의 전술을 오마쥬하면서 단순히 TVA를 재활용한 게 아니라 학생들이 오아라이와의 시합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고 어떻게 발전했을지 대단히 설득력 있게 묘사했다. 본편 내내 회전포탑이 없다는 걸 아쉬워하다가 안치오 고교의 기동을 보고 배워 3돌을 제자리 선회시켜 후방을 노리는 새로운 전술을 보여준 하마팀, 이전과 달리 미호의 교란 작전에 좀처럼 넘어가지 않는 세인트 글로리아나 여학원프라우다 고교 등 TVA의 주제였던 <성장>이라는 테마가 극장판에 들어오면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

4. 전차전 플롯

대학 선발팀과의 최종결전에서는 이전과는 격이 다른 상대에 맞춰 각 학교 전차도팀 대장들이 연합군의 중대장과 부대장을 맡아서 더욱 뛰어난 판단력과 지휘력을 자랑하며, 본편의 "저런 바보들이 어떻게 우승후보지?"라는 평가를 싹 날려버릴 정도의 역량을 과시한다. 30대로 늘어난 전차에 맞춰 지휘 계통은 좀 더 치밀해졌고, 각각 중대장&부대장들이 선보이는 전술기동은 오아라이와 싸웠던 학교 중 안치오를 제외한 모든 곳이 우승후보였고 안치오 또한 전략전술만큼은 미호에게 전혀 뒤지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중대장&부대장들은 칼 자주구포의 포격이 떨어지자 회피기동을 지시함과 동시에 너나 할 것 없이 폭발 규모와 탄착시간을 계산하며 포격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총대장 미호는 정찰을 자처하는 CV-33을 끊임없이 굴리며 연합군을 통솔한다. 초심자였던 오아라이 전차도 팀원들의 대사도 뭔가 그럴 듯하게 바뀌면서 마찬가지로 전력의 일축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러한 점들은 마치 제작진이 TVA에서의 선보였던 여러 전차전들이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자체적으로 까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최종결전의 룰을 섬멸전으로 설정한 것으로 여러모로 신의 한 수였는데, 전차 참전 대수가 30대에 다다르면서 미호는 대대장으로서 총체적 전략안만을 설정하고 전술안은 각각 3개 중대의 중대장&부대장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TVA에서 다루지 못한 각 학교의 전차도 팀 대장들의 개성이 확연히 강해졌을 뿐더러 카메라에 비치지 않는 전차에 대해 양동이니 매복이니 정찰이니 하는 식으로 TVA처럼 따로 언급할 당위성이 줄어들면서 자율성이 크게 올라갔다. 그 결과 미호와의 상의 없이 자율적으로 도토리 소대가 칼 자주구포를 박살내고, 혼자 놀던 토끼팀이 느닷없이 나타나 미후네 작전을 시행하는 등 시나리오상의 구멍이 생겨날 여지를 사전에 크게 줄였다.

그와 동시에 대학 선발팀의 전력을 쿠로모리미네 이상으로 높게 잡음과 동시에 마니악함을 밸런스 좋게 맞춰놓아 밀리터리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을 열광케 했다. 우선 지휘관은 기존에 설정으로만 존재하던 전차도 유파 시마다류의 계승자를 세팅하면서 승무원들은 모두 역전을 거쳐온 일본 전차도의 정예 집단, 주력 전차는 2차 대전 막바지에 독일의 맹수 시리즈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M26 퍼싱, 2차 대전 당시 최강의 정찰전차였던 M24 채피, 마우스를 우습게 아는 크기의 T28 초중구축전차, 구스타프 열차포와 함께 세바스토폴 요새를 초토화시켰던 칼 자주구포를 데려다놓아 비교를 불허하는 압도적인 화력&장갑으로 참교육을 시전한다. 아리스의 센츄리온은 전장에 뛰어들자마자 홀로 10대를 격파하면서 연합군 측이 크게 벌려놓은 교전비를 단숨에 상쇄, 선발팀 측 주역 퍼싱 3대는 선더스 측 주역 3인방의 셔먼과 파이어플라이를 완파하고 오아라이의 포르쉐 티거, 에리카의 티거 2, 카츄샤의 T-34/85와 마틸다를 모조리 격파하면서 "아무리 잘 싸워봤자 니네는 고등학생 수준일 뿐이다."라고 말하듯 연합군의 주력을 개발살낸다.

세계관 최강자이자 선발팀의 대장인 시마다 아리스는, TVA 시점에서 그 누구도 이길 수 없으리라 생각되었던 그 니시즈미 미호가 이끄는 고교생 연합군을 전략으로 압도, 변화무쌍하고 유연한 발상을 발휘해 적극적인 정찰과 기동전술, 기만술로 초중반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유원지의 국지전에서는 연기로 연합군의 주력을 유인하여 정찰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본대를 우회기동시켰으며, 마우스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T28을 가지고 연합군을 포위시키는 데 성공해 쿠로모리미네에게 "그냥 이렇게 하면 되는데 니들은 왜 졌냐?"라고 말하듯 아주 쉽게 승기를 잡는다. 미호 또한 계속해서 양동을 시도하지만 좋다고 걸려들던 프라우다나 쿠로모리미네와는 달리 '저거 양동이니까 씹어도 됨',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셈'이라며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결코 오판하지 않았다. 최후에는 니시즈미 미호&니시즈미 마호로 구성된 니시즈미류 드림팀과 2:1로 승부하면서 오히려 승기를 잡기도 했으며, 다질링과 마호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던 미호의 필살기마저 손쉽게 파훼했다.

600mm 자주박격포 칼의 등장을 위해 '문부과학성이 꼼수를 써서 오픈탑 기갑차량을 참전시켰다'라는 설정이 추가되고, 고고학 담당워게이밍에서 자료를 구하기 어려운 전차의 정보를 얻으며 갖은 자문을 받은 만큼 전차 묘사에 대해서도 TVA에 비해 좀 더 수준이 올라갔다. 비탈길에서 KV-2의 포탑을 옆으로 돌리자 고꾸라지고, 실제 가용인원이 본디 155명에 이르는 칼 자주구포는 자동화되고, T28의 이중궤도가 자동적으로 벗겨지고, 크리스티 현가장치의 능력을 피로하는 BT-42에 이르기까지 전차도 룰 하의 각각의 전차의 개성이 더욱 강해졌다. 소대 차원의 교전에서는 눈에 띄는 전차의 성능을 최대한 어필하기 위해 위력이 약한 주포임에도 포격음이 크도록 설정했다. 심지어 마우스 공략전은 장난에 불과했다는 듯 극장판에서는 공중에서 쏘기, 전차 타고 넘어가기, 궤도 캐터펄트로 쓰기 등 전차전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을 구현하며 물리법칙과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즐기는데, 이 정도도 각본 회의에서 무진장 쏟아져 나온 소재들 중에서 시나리오 담당이 쓸 만한 것만 추려낸 것이다.[1]

대신 폭발적인 정보량을 전달하기 위해 자잘한 플롯을 여러 개 붙여놓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짧은 시퀀스에 너무 많은 정보가 농축되어서 영화를 한 번만 보고 전차전의 플롯을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전차전이 차지하는 러닝 타임이 워낙 길다 보니 누가 어디에 있었는지, 누가 언제 왜 어떤 탱크를 잡았는지, 순서가 어떠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분적인 상황 파악은 쉽지만 총체적인 시나리오 진행 상황을 파악하려면 전후 과정에 생략된 인과관계를 추리를 할 필요가 있다.

고교생 측 전차들은 각자 TVA에서 저마다의 개성을 뽐냈던 반면 선발팀의 퍼싱과 채피는 주력&정찰이라는 느낌밖에 주지 못했는데, 이 점은 주포 배연의 레이어 구분, 궤도 간 마찰 효과로 화면을 압박하고 전술기동이나 일제사격 시 숙련도를 부각시키는 등의 세심한 연출로 어느 정도 커버되었다. 퍼싱과 채피의 자잘한 특징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고가치표적'이라는 점은 훌륭히 그려내었다.

5. 캐릭터성

오아라이 전차도팀이 뭍에서 학교 생활을 이어가는 부분은 어떤 관점에서는 전차전 이상으로 호평받을 만한 좋은 시퀀스가 많았다. 전차에서 한발짝 물러나 각각의 캐릭터성과 인간 관계를 되돌아볼 기회가 주어져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TVA를 상기시켰고, TVA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또 다른 관점을 선사해 2년 반 동안 팬덤에서 2차 창작을 생산하면서 소모한 만큼의 캐릭터성을 재차 충전시켜주었다. 그 중에서도 미호가 친가로 돌아가 마호와 지낸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는 장면은 TVA 12화의 결말에서 짧게 다루었던 니시즈미 자매의 관계를 완성시키는 명장면이다. 엔딩 크레딧 마지막 컷에서 오아라이 전차도팀이 오아라이 항구에 한데 모여 수평선을 바라보며 학원함을 기다리는 장면에는 소도코와 마코가 가장 먼저 학원함을 알아보고 반응하는 연출이 나오는데, 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저 둘만이 시력 2.0라는 설정이 부각된다. 이 쯤 되면 설정에 대한 집착을 넘어선 광기.

대신 전차전 중에도 캐릭터 간의 관계 구축에 힘을 빼지 않은 TVA와 달리 극장판의 전차전은 서사에 중심을 두고 있고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하다보니 대장급을 제외한 각 캐릭터들의 비중이 공통적으로 낮은 편이다. 심지어 주인공 아귀팀의 비중도 미호를 제외하면 그리 높지 않다. 제작진에게 그토록 사랑받던 유카리도 극장판에서는 그냥 흔한 조연화. 기존 캐릭터들은 TVA와 OVA에서 충분히 조명을 받았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열이 넘는 신규 캐릭터들에게도 비슷한 비중이 분배되어서 케이조쿠 고교 전차도 팀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게 돌출된 인물이 없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선발팀 3인방의 캐릭터성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들 입장에서 고교생 연합군과의 시합은 그냥 늘 하던 친선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연합군 측에 비해 전력을 다해야만 할 동기가 주어지지 않아 '쟤네는 뭐 때문에 저렇게 열심히 싸우나' 싶기도 하며, 이들 역시 여타 주조연들처럼 비중이 낮아 캐릭터성을 구축할 기회가 따로 주어지지 않아서 단순히 중간보스 3인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캐릭터성은 결국 드라마 CD나 코믹스에서야 보충되고 있다.

6. 결론: 실전(X) 스포츠(O)

결국 이번에도 미호와 오아라이는 다소 비현실적인 방안으로 역경에서 벗어난 감이 없지 않다. 연합군을 위기에 몰아넣는 연출들은 모두 훌륭했으나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용된 케이조쿠 고교의 정신 나간 캐리, 토끼팀의 관람차 굴렁쇠질, 그리고 마지막 전투에서 아리스가 잠깐 당황하여 4호 전차를 놓친 것 등의 연출들은 TVA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승리하기는 했으나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긴다. 대신 시청자의 정신을 저 멀리 날려버리는 케이조쿠 고교의 전차 곡예나 마루야마 사키의 우주적 발언에서 시작되는 토끼팀의 바보짓 등 똑같이 정신 나간 연출로 맞불을 놓아 이것이 실제 전차전이 아닌 <전차도>임을 재차 강조하여, 현실성을 포기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했기에 만들어진 유쾌한 작품이라는 감상 또한 준다.

이러한 방향성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레이드. 이 장면에서 도토리 소대는 CV-33을 공중으로 집어던지고, 이것이 실패하자 헤처가 엎어진 CV-33을 발판 삼아 날아올라 칼을 격파하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칼은 장갑화가 고려되지 않은 공성포이기 때문에 굳이 칼의 포신 속에 포탄을 처박을 필요도 없이 그냥 퍼싱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장거리 타격을 가했어도 무력화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 하지만 이 영화는 이것이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암시를 굉장히 영리하게 전달한다

첫 번째 암시는 이 계획이 이소베 노리코가 즉흥적으로 떠올려낸 아이디어였다는 점. TVA에서 충분히 묘사되었듯이 노리코는 두뇌파가 아닌 근성파이기 때문에 상황과 지형을 사용해 페인트를 구사하거나 순발력을 발휘해 임기응변을 하는 데엔 제법 능하지만 사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즉 노리코가 세운 '계획'에는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복선을 깔았고, 실제로 노리코의 본래 의도는 보기 좋게 실패한다. 집오리팀 팀원들이 자화자찬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CV-33이 칼 코앞까지 날아가는 것처럼 연출하더니, 바로 다음 장면에서 CV-33이 칼 근처에조차 못 가고 거꾸로 처박히는 허무한 현실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이러한 암시는 화룡점정을 찍는다. CV-33의 비거리야 직접 해 보지 않고 예측하긴 어려운 일이지만 애초에 무장이 기총뿐인데 그걸로 칼을 격파하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발상이었고,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제작진의 역량이 모자라서 비현실적인 수단이 나온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실패할 작전을 구상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둘째로 노리코의 계획을 들은 미카는 "이 작전에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하지만 그녀들의 판단을 믿자."라는 평가를 내린다. 이 또한 노리코의 계획이 최적의 선택이 아니라는 걸 대놓고 말해주는 대사이며, 마치 제작진이 "진짜 이래야만 칼을 공략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멋진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연출했으니 그냥 즐겨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미카의 입을 빌려 전달하는 듯한 대목이다.

7. 4DX 효과

4DX 효과만큼은 다른 4DX 영화들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비판적인 네이버 전문가 평론에서도 4DX 효과를 잘 활용했다고 칭찬할 정도. 영화를 보고 적당히 4DX 효과를 집어넣은 4DX 이식 영화들과는 달리, 제작진이 처음부터 철저하게 관여해서 제작했다. 일상 씬에서는 효과를 다 제거하고, 전투씬과 전차씬에서의 몰입을 위해 의자는 오직 전차의 움직임에 맞추었고, 전차 특유의 움직임 진동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또 총성과 발포효과를 위주로 단순한 체험이 아닌, 극 중 상황을 더욱 효과적으로 느끼는 장치로 이용한 것. 다른 4DX영화는 주인공이 움직이고 조연이 움직이는 대로 제멋대로 움직이고 몰입도 방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훌륭하게 영화의 특성에 맞추어 전차 속 상황을 잘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극장판을 시작으로 TVA 총집편과 최종장 시리즈도 꾸준히 4DX 개봉을 해주고 있다.



[1] http://dengekionline.com/elem/000/001/213/1213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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