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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08:36

고도 민감성 개인

1. 개요2. 상세3. 특성4. 통념과의 차이

1. 개요

고도 민감성 개인(HSP, Highly Sensitive Person)은 Elaine Aron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용어로 매우 예민한 사람, 과민한 사람을 말한다. '고도 민감성 개인'이라는 용어는 전문적이고 어려워 보일 수 있는 용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서적에서는 '매우 예민한 사람\'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꽤 있다. HSP는 전문적인 의학 용어나 장애 여부를 나타내는 단어가 아니고 심리성격학에서 쓰이는 특정한 기질 타입을 의미하며, HSP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HSP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HSP는 선천적으로 감각이 매우 예민하고, 감정 몰입 정도가 높으며, 심미안이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전세계에서 15~20%가 해당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일반인 평균보다 수신하는 감각에 예민하며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자동적으로 전이받기도 한다. 미적인 감각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느낄 수 있어 예술가인 경우도 많다.

2. 상세

흔히 HSP라고 불리는 "고도 민감성 개인" 이라는 개념은 심리학계에서 개인차(individual difference)에 관련된 성격 변인으로 취급되며, 내향적인 성격과 큰 관계가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에 관련된 가장 권위 있는 문헌은 Aron & Aron(1997)이며,[1] 방대한 참고문헌과 함께 심리학계의 메이저 학술지인 JPSP에 등재되었다.[2] 국내에도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이라는 제하에 번역서로 들어왔다.

HSP는 그레이(J.Gray)가 제안한 행동억제체계(BIS)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외부의 감각 자극을 수용하는 민감성이 현저하게 높은 개인을 의미한다. 이들은 감각에 대한 역치가 남들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조금만 웅성거리는 곳에서도 쉽게 시끄러움을 느끼고, 촉각 역시 예민하기 때문에 더위나 추위에도 민감하다. Big5와 비교한 어떤 연구들에서는 신경성(neuroticism) 및 개방성(openness)과도 상관관계를 보였다. 신경학적 연구에 따르면 뇌의 좌반구보다는 우반구의 전전두피질이 더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임이 드러났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신경성이 높은 사람의 전형적인 패턴이므로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관련 질문지 척도는 2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3] 주요 통계적 변인으로서 내향적이고, 감정적이며, 쉽게 울고, 생생한 꿈을 꾸는 등의 성격적 특징들이 거론되었다. 이것들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에서 언급된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와는 크게 다른 것이다. 한편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이들이 뉴스의 나쁜 소식들을 접할 때에조차 과잉공감하여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3. 특성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보다 강하게 느끼는 인간의 특성상 HSP에 속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 전이를 많이 받게 되며 긴장을 많이 하여[4] 이로 인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기 빨린다'라는 표현처럼 에너지를 빠르게 소모한다. 보통 사람은 불행을 느낄 때 에너지 소모가 발생하고 행복을 느낄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데, HSP에 해당하는 사람이 부정적인 감정 전이를 과도하게 받아 불행을 느끼게 되면 에너지 소모량이 커지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취약하여 이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통한 힐링이 없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쉽게 겪을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전이받지만 정작 공감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상대의 감정을 너무 강하게 느낀 나머지 상대가 원하는 공감 행동을 하지 못하고 감정에 매몰되는 경우이다.

대조적으로는 긍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긍정적인 감정을 쉽게 전이 받을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함께 힐링할 수 있는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사람들인 안전지대가 필요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운동 등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서 긴장 상태를 해결하는 방법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런 식으로 관리만 잘 하면 그 누구보다도 섬세하고 예술적인 심미안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4. 통념과의 차이

통념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바로 컴플레인을 하고, 자신의 예민함을 계속 드러내면서 뭔가를 요구하는 사람을 생각하지만 HSP는 오히려 반대의 성향을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 전이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언짢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하면 그러한 다른 사람들의 감정까지 느껴야 하는 HSP의 특성상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볼 때에는 상대가 느낄 수 있는 상처를 걱정해서 남의 부탁 잘 들어주고 상대가 느낄 부담을 걱정하여 자기 부탁은 잘 안 하는 '이타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부러 이용하려 하는 나르시시스트가 엮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HSP의 경우 본인이 한계치에 다다를 때까지 본인이 힘든 것을 표현하지 않다가 갑자기 폭발해서 다른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의 예민함을 계속 드러내면서 뭔가를 요구하는 경우는 HSP가 극한까지 몰리다 폭발한 경우일 수 있고, 그 외에는 타인을 조종하려는 나르시시스트이거나 사이코패스일 수 있다.

HSP는 타인의 감정을 전이받다보니 공리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본인 하나 손해보고 그룹 내에 있는 타인 여러 명이 이익을 봐서 기뻐하면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즉, '예민'이나 '민감'이라는 단어가 쓰이지만 실제로는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이타성도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덜 괴로우려고 혹은 내가 행복을 전이 받아 행복하려고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경우일 수 있다.


[1] Aron, E. N., & Aron, A. (1997). Sensory-processing sensitivity and its relation to introversion and emotionalit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3(2), 345.[2] 초능력 논문 게재 사건으로 난리가 났던 그 저널 맞다(…). 그러나 어쨌건 여기 게재되었다는 얘기는 구독자수가 많은 저널에 실렸다는 뜻이고, 따라서 듣보잡 개념은 절대 아니라고 봐야 한다.[3] ex. "당신은 남들보다 더 고통에 민감합니까?"(No.4), "당신은 남들보다 더 카페인에 민감합니까?"(No.6), "당신은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해야 할 경우 흔들리는 경향이 있습니까?"(No.14), "당신의 삶의 변화가 당신을 뒤흔들어 놓습니까?"(No.21).[4] 이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하는 특성상 카페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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