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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4 13:34:46

고우영 수호지

파일:attachment/songgang_junghee.jpg
자음과모음판 송강(왼쪽)과 우석판 송강(오른쪽). 구판은 고우영 작품의 전형적인 주인공(유비, 유방)의 모습이나, 신판의 경우 명백히 박정희 대통령에서 모티브를 따왔음을 알 수 있다.

파일:attachment/park_jung_hee_the_stand.jpg

1. 개요2. 설명3.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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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고우영수호전[1] 극화.

2. 설명

1973년 일간스포츠에 연재하다가 군인들이라든지 위정자들을 대단히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 때문에 심의로 말이 많아서 강제로 연재중지되는 서러움을 겪은 작품이다. 사실 70년대판은 수호지의 기본 해석에 따라서 송강은 마음 좋은 아저씨이지만 속에 울분을 참고 있는 캐릭터로 나왔지만 원작이 원작인지라 위정자들이 좋게 나올리가 없다(...)

스포츠투데이에서 20여 년 만에 수호지 2000이란 제목으로 새롭게 다시 그리기도 했으나 연중. 한편 자음과모음에서 나온판은 또 새로 그린 것이다. 수호지 2000과 자음과모음 수호지를 비교해보면 아예 칸 나누는게 전혀 다른데, 수호지 2000이 약간 오밀조밀하다면 자음과모음 수호지는 정말 큼직큼직하다. 그래서 많이 진행도 안됐는데 무려 20권이나(!) 나왔다.

수호전에 등장하는 여러 개성적인 성격의 인물들을 그 성격을 잘 드러내서 캐릭터 화 하였으며, 디자인 만이 아니라 대사도 캐릭터 마다 특색을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어 왕영영어 쓰기를 좋아하고, 가랑이 부분이 바가지 넣어둔 것처럼 툭 튀어나와 다리가 3개인 것처럼 보인다던가, 송강은 구판에서는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고우영 삼국지의 유비나 고우영 초한지의 유방과 같은 얼굴로 그렸었는데, 이후 자음과모음판을 내면서 박정희를 모티브로 하여 송강을 그렸다. 극중에 술에 취해 반역을 담은 시를 적는 송강 곁에 있는 선글라스군복 차림 박정희를 그리면서 뭔가 풍자적 요소를 넣기도 했다. 덕분에 일부 박정희 지지자들이 박정희와 5.16 군사정변을 술먹고 깽판 치는 것으로 풍자했냐면서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2]. 또는 '술김에 가슴속 뜨거운 혁명적 기질을 내보인 주인공 송강을 '혁명'을 내세우며 쿠테타를 일으킨 박정희와 등치시키며 박정희를 미화하려는것 아닌가?' 라는 박정희 반대자들의 의심을 사기도 했다.뭘 해도 욕먹음 완결을 했다면 송강의 말로가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궁금한 대목이지만 작가가 사망하면서 이제 영원히 알 수 없게 되었다.

더 놀라운 건 송강을 동성애자로 묘사했다는 것. 염파석 에피소드를 보면 중간에 염파석의 몸보다 집무와 땀내나는호걸들의 봉술을 보는것이 더 좋다는 언급이 나온다. 여기까지는 호방한 성격의 호걸이라 그런가 싶지만 나중에 미소년무사로 묘사된 여방곽성이 싸우는 걸 송강이 화해시켜서 같이 술잔치를 벌이는 에피소드를 보면 단지 그것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술을 마시는데 두 소년무사를 양옆에 세워놓고 지이인하게 엉덩이를 쓰다듬는 컷이 나온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너희들 몸이 야리야리한것이 여자들의 그것보다 낫구나"

만일 고우영이 송강에게 박정희 기믹과 게이 기믹을 그 시대에 지금처럼 집어 넣었다면 남산집 코렁탕 몇 사발은 진하게 대접받았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고우영도 그건 알아차렸는지 게이기믹은 정말 눈에 안띄게 조금씩 집어넣고 있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른다는게 그의 무서운 스토리텔링 기법.

신판에는 중간에 2000년 미국 대선을 언급하는 장면도 있다. 반역의 시를 쓰다가 걸린 송강이 붙들리자 살아남기 위해 미친 척을 하면서 중얼거리는데 하는 말이 '코 큰놈들아! 부씨가 이기던 고씨가 이기던 그게 그거다'

3. 여담



[1] 정식 명칭은 수호전(傳)이고, 수호지(誌)라고 부르는 나라는 한국뿐이다.[2] 실제로 박정희 본인은 술을 굉장히 좋아해서 5.16 쿠데타 당일에도 술에 취해서 지휘를 했는가 하면, 심지어 반란군을 진압하려는 장교들이 대기하고 있는 부사령관실로 잘못 들어가서 쿠데타 찬양 연설을 했는데, 이때 박정희의 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한테서 술냄새가 진동했다고 증언했다.[3] 정천수는 "사람을 목격할 시 살려두지 말고 몰살키겨!"라고 규율을 세우고 왕영은 "여자만은 살려와라."라고 은밀히 부탁하는데 연순은 아예, "간을 끄집어내서 소금찍어 씹으리!"라 막나가며 "한 두번 먹진 않았지. 내 팔을 봐라.(팔 알통을 보여주며) 이게 다 사람 간으로 얻은 알통이란다."라고 한다.[4] 이 일러스트는 고우영 열국지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