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동영상 45초 부분) [1]
1. 개요
1997년 6월 29일[2] 해태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와의 잠실 경기에서 발생한 사건이다.2. 전개
당시 해태 타이거즈와 LG 트윈스는 전반기 막판 1, 2위를 다투고 있던 상황이었다.[3] 그래서 이날 경기는 당연히 만원사례를 이뤘고[4] 경기 초반부터 다소 분위기가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3회초 장성호의 하프 스윙을 심판이 삼진으로 판정하자 격분한 3루 관중석의 해태 팬들이 물병 등의 이물질을 그라운드에 투척했고, 경기가 4분간 중단되었다.이어진 3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타자인 심재학이 타임 요청과 함께 타석을 빠져나왔지만 심판은 받아주지 않았고, 투수이던 강태원은 셋 포지션 상태에서 심판이 타임을 받아주지 않은 것[5]을 보지 못했고, 투수는 타자가 배터 박스에 없으니 타임이 요청된 줄 알고 던지는 동작을 멈췄다. 따라서 주심은 이를 보크로 판정했다. 당연히 김응용 감독이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 없었고 심판과 신나게 싸우던 도중[6] 한 관중이 던진 참외가 김응용 감독의 뒷덜미를 직격하고 말았다. 정확히 누가 왜 던졌는지는 알려진 바 없지만 당시 3루쪽 해태 응원석에서 날아온 것만은 분명했고[7] 격분한 해태 팬이 보크 판정을 내린 심판에게 참외를 던졌는데 제구가 잘 안 되는 바람에 김응용 감독이 맞았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졌다.
영상에서는 주심의 보크 선언이 정당하다고 하였지만 야구규칙 6.02(b)항에는 "주자가 베이스에 있는 상황에서 와인드업을 시작하거나 세트 포지션에 들어간 투수가 타자석을 벗어나는 타자에게 현혹당해 투구를 끝마치지 못하더라도 심판원은 보크를 선언해서는 안 된다."라고 나와있다. 즉, '보크가 아니다.' 보크를 잘못 선언한 김병주 주심은 벌금 3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어찌됐든 참외를 정통으로 뒷목에 얻어맞은[8] 김응용 감독은 정신줄을 분실한 상태에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코치들의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당시 김응용 감독은 맥주병이나 돌처럼 단단한 물체에 맞은 줄 알고 '아 이제 끝이구나' 생각을 하다가 뒤통수를 강타한 것이 참외인걸 알고서는 '어휴 살았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9] 영상을 봐도 맞은 직후에는 심각한 물건에 맞은 듯한 김응용의 표정이 보인다.[10] 물론 정신을 차린 이후 다시 나와서 심판들에게 계속 항의를 했다.
당시 신문기사로도 나왔었다.
3. 기타
- 불암콩콩코믹스에서는 롱기누스의 창마냥 김응용 대 결전병기로 나온다. LG와 한화 벤클을 다룰 때도 김기태가 참외를 들고 나오고, 선동열이 김응용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참외를 쓴다.
- 당시 상대팀 타자였던 심재학은 본의는 아니었지만 자신 때문에 일이 커진거 같아 미안함을 느끼고 해태 측에 사과를 했다고 한다.[11]
[1] 영상 해설에는 맞는 말이 하나도 없다. 해설은 심판이 잘 봤다고 했지만 보크 선언은 명백한 오심이었고, 김응용 감독이 맞은 과일을 물병이라고 해설했다.[2] 한국시간으로 이 날(미국시간으로는 6월 2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복서 마이크 타이슨이 경기 도중 에반더 홀리필드의 양쪽 귀를 물어뜯은 이른바 핵이빨 사건이 발생했다.[3] 결국 이 두 팀이 1997년 한국시리즈에서 붙게 된다.[4] 지금도 그렇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LG와 해태의 잠실 경기는 그야말로 흥행이 보증된 대박 경기였다. 오죽하면 당시에 농담으로 중화요리 배달부도 배달을 멈추고 LG와 해태의 잠실 경기를 보러 간다는 소리가 있었다.[5] 원래 투수가 투구 자세에 들어가면 타임 요청을 받아주지 않는다.[6]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김응룡 감독은 보크를 선언한 김병주 주심과 언쟁을 벌이다가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3루심에게 따지며 싸우게 된다. 참고로 김병주 심판은 이 당시 심판으로 부임한 후 5년차가 된 젊은 심판이었다.[7] 지금이야 홈팀 응원석에 원정팀 팬이 앉거나 원정팀 응원석에서 홈팀 팬이 앉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고 다른 팀 팬을 폭력으로 위협하는 일도 매우 드물어졌지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LG 팬이 해태 관중석에 앉는 것은 매를 벌러 가는 행위나 다름 없었다. LG팬 만화가 강주배가 그린 무대리 만화를 보면 이 분위기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자리가 없어 해태팬들 관중석에 앉았다가 LG 류지현이 적시타를 치자 여기가 해태 관중석이라는 것도 잊고 기뻐하다 그만,(국내 타 종목은 규정으로 상대 관중석에 가서 앉는 걸 금지하는 중) 더불어 이 당시 해태 팬들의 위세 또한 엄청나기도 했다.[8] 옆에서 같이 항의하던 유남호 수석코치도 파편의 일부를 맞았다.[9] 끈적한 액체(참외즙도 당분이 꽤 있어 끈적하다.)가 뒤통수로 흘러내리는 게 느껴져서 피인 줄 알고 바로 뒷통수를 붙잡고 쓰러지려 했는데(사실 피는 참외즙보다도 묽다.), 곧 참외의 단내가 나서 맥주병이 아니라 연한 과일 종류인 걸 깨달았다고 한다. 당시 중계진도 물병을 맞았다고 할 만큼 상황은 매우 과열되어 있었다.[10] 사실 참외나 기타 비슷하게 알맹이가 연한 종류의 과일 혹은 채소라도 높은 곳에서 던진 것에 머리를 맞으면 심하게 위험할 수 있다. 오히려 참외는 단단한 축에 속한다. 천만다행히도 이 경우가 운 좋게 무사했을 뿐이다. 물풍선을 10층 정도의 아파트에서 차 위에 떨어뜨리면 차가 찌그러진다. 이 사건은 참외를 '집어던졌기'에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다. 거기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참외가 터질 정도로 강하게 맞았다. 심재학의 증언에 의하면 가까이에서 던진게 아니라 네트를 넘길 정도로 비거리가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오히려 참외가 '터졌기 때문에' 충격이 분산되어 당시에도 50을 넘긴 나이었던 김응용이 무사할 수 있었다.[11] 훗날 심재학은 해태의 후예인 KIA 타이거즈의 선수와 단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