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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23:27:43

나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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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크(붕괴: 스타레일))]
ᓇᓄᖅ / Nanook[1]

1. 개요2. 인간과의 특수한 관계
2.1. 변신2.2. 사냥한 이후의 절차
3. 이누이트 신화에서의 유래4. 여담5. 참고 문헌

1. 개요

이누이트어로 북극곰을 뜻한다. 이누이트 전통 종교에서 일종의 신적 존재로 간주된다. 이 문서에서는 이누이트 전통 종교적 관점에서의 북극곰에 관하여 서술한다.

후술할 내용을 이해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하는 것은, 이누이트의 전통적 사고방식은 애니미즘적 특징이 강하여, 두 존재가 대등한 영혼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사람을 죽이는 것과 북극곰을 사냥하는 것 사이에 본질적인 수준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는 점이다.[2] 인간과의 특수한 관계나 여러 가지 터부를 이해하는 데 이 사실을 미리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더하여, 이누이트는 북극 일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민족 집단으로, 지역마다 관습이나 종교적인 해석이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알아두어야 한다. 아래에서 서술하는 이른바 '장례 절차'를 비롯한 이런저런 관습은 어디까지나 대략적으로 그러하다는 것으로, 모든 이누이트를 완전히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지역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강력하여 곰 가운데 으뜸가는 존재로서, 뭍과 바다를 오가며 생활하는 최상위 포식자이자[3] 사냥 습성을 비롯한 생활 양식의 여러 부분이 사람과 비슷하다 하여 일개 동물이라기보다는 사람에 가까운 존재로 보았다. 후술할 장례 의식에서 사람이 사용하는 각종 집기를 챙겨주는 전통이나, 애초에 사냥당해줄지 말지조차 북극곰의 의사에 달려 있다는 믿음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시적으로, 혹은 종교적으로 표현할 때는 달리 '두려운 존재', '영원한 방랑자', '얼음 위로 걷는 자', '위대한 하얀 자' 등으로도 표현될 수 있었다.

2. 인간과의 특수한 관계

상술하였듯 이누이트 전통 종교에서 영적으로든 자연에서의 지위로든 사람이나 다름없는 존재로서 신성한 동물로 간주하였으며, 그에 따라 여러 종교적 의미와 터부가 부여된다. 가장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동물의 신체에 깃든 인간의 영혼'이라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북극곰은 '사냥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사냥당해주는 대상'이라 여겼다. 다시 말해서, 어떤 엽사가 북극곰을 사냥하려고 시도할 수는 있지만, 그 북극곰이 자신을 사냥하는 것을 승낙해주지 않으면 운이나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냥당해주는 것은 북극곰이 엽사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선물 혹은 교류의 일환으로서,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사람은 곰에게 정당한 예우를 표하고[4], 적절한 의식을 제공하는 일종의 거래 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기브 앤 테이크식 거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그렇지 않고 고기만 가져가고 입을 씻는지를 곰의 영혼이 알고 다른 곰들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앞으로 사냥당해줄지 그렇게 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데 참고한다는 식. 반대로 곰이 사람을 사냥하는 것은 거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경고나 항의 같은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누이트 전승 가운데에는 사람과 북극곰의 특수한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들이 종종 있다. 가령 강력한 주술사는 북극곰으로 변신할 수 있다거나, 곰 가운데에도 일부 '샤먼 곰'이 존재한다고 믿는 내용[5], 혹은 북극곰이 굶주린 사람을 구조하는 내용에 관한 이런저런 전승 등이 그러한 사례라 볼 수 있겠다.

2.1. 변신

강력한 주술사(샤먼)가 북극곰으로 변신할 수 있듯, 북극곰 또한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보았다. 겨울에 북극곰이 출몰하지 않는 동안은 자기가 사는 동굴이나 '집'으로 돌아가며, 거기서는 사람의 모습으로 생활한다고 믿었다.

상술하였듯 북극곰이 사냥당할지 말지는 북극곰의 의사에 달려 있다고 보아, 사냥당할 의사가 없는 곰은 지나가는 새나 북극여우 내지는 그냥 얼음덩어리로 변신해 엽사 앞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믿었다. 이 믿음은 종종 오늘날까지 남아, 어떤 엽사는 '분명 북극곰을 보았지만 눈 한 번 깜빡하는 사이에 그 자리에는 눈올빼미 한 마리만이 앉아 있었고, 미처 쏘기도 전에 날아가 버렸다'고 회상하기도 하였다.

2.2. 사냥한 이후의 절차

곰들은 살아서든 죽어서든 서로 영혼이 소통할 수 있다고 믿었고, 때문에 제대로 예절을 지키지 않는 엽사에 대해서는 안 좋은 소문이 퍼져 북극곰들이 사냥당해주지 않는다고 믿었다. 반대로 제대로 예절을 지키는 엽사에 대해서는 북극곰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아지므로 북극곰들이 사냥에 더 잘 응해줄 것이라 보았다.

이누이트 엽사들이 북극곰을 사냥한 이후에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집이나 이글루[6]에 들어서기 전에 먼저 겉옷을 벗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데, 이는 위에서 서술한 대로 곰이 집에 돌아가면 곰 가죽을 벗고 사람의 모습으로 생활한다는 믿음과 관련이 있다.

또 죽은 곰을 집안에 며칠 간 매달아 두며, 수컷 곰에게는 그 영혼이 사용할 사냥 도구와 무기를, 암컷 곰에게는 바늘통과 긁개[7] 및 칼을 챙겨주는 일종의 장례 전통이 있었다.

3. 이누이트 신화에서의 유래

그 정확한 유래에 대해서는 신화 내에서 정설이 없지만, 어떤 전승에서는 세드나의 잘린 손가락에서 유래한 생물 중 하나라고 보며, 또 어떤 전승에서는 세드나가 개와 결혼하여 낳은 자식 가운데 하나로 본다. 두 이야기에 관해서는 세드나 문서 참조.

4. 여담

5. 참고 문헌

다음의 자료를 참조해봄직하다.


[1] 전자는 이누이트어, 후자는 영어 표기이다. 이누이트어 그대로 로마자로 쓸 때는 'Nanuq'라고 전사한다.[2] 어디까지나 '따지고 보면' 그렇다는 것으로, 정말로 살인과 북극곰 사냥을 말 그대로 같은 것이라 여겼다고 보기에는 물론 무리가 있다. 이누이트도 사람이고, 사냥은 당연히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3] 북극 일대의 내륙은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못 되는 탓에, 이누이트는 전통적으로, 그리고 지금도 해안에만 거주한다.[4] 고기나 뼈, 가죽 등 모든 부위를 낭비하지 않고 활용하는 것 또한 이 범주에 든다.[5] 북극곰 가운데 유독 목이 짧은 곰은 그 신체 비례가 좀 더 사람과 닮았다는 점에 착안했던 듯하다.[6] 흔히 생각하는 그 얼음집. 단어 자체는 그냥 '집'이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모종의 이유로 집 밖에 오래 머물러야 할 때 지어두는, 일종의 야영지를 이른다.[7] 사냥한 가죽에서 지방을 떼어내는 데 사용한다. 전통적인 이누이트의 생활도구 중 하나이다.[8] 어디까지나 개중에 그런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지, 모든 이누이트가 반드시 북극곰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싫어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9] 곰에게 모욕적인지의 문제는 차치하고, 사냥 능력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긴 하다.[10] 시베리아에 거주하는 퉁구스계 민족[11] 이와 관련된 실례로, 진짜로 러시아인 출신인 러시아의 한 문화인류학자어웡키족 사회를 연구하던 와중에 사살된 곰에게 '내가 당신을 죽였다'고 말하자, 부족민들의 반응이 매우 호의적이게 되어 연구가 무척 쉬워졌다는 일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