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팬덤의 반응
트위터를 중심으로 여성시대, 쭉빵카페 등 여초 성향이 강한 몇몇 커뮤니티는 작가들을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그러나, 위의 커뮤니티를 제외한 대다수의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차가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1, 2, 3, 4, 5, 6, 7, 8, 9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하지만 자까님. 아시다시피 플랫폼은 독자랑 관계없는 어딘가에서 수익이 펑펑 샘솟는 존재에요. 즉, 독자가 플랫폼에게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죠. 아무 힘도, 영향력도 없는 독자에게 이런 글 써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 시간에 플랫폼에 자금을 공급하는 어딘가에 호소해보는게 좋을 것 같네요[1] -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글에 달린 댓글
노쉴드. 작가를 지키던 독자는 이제 없습니다. - 관련 글마다 빠짐없이 보이는 댓글
작가들은 열심히 여론조성을 하려고 애쓰며 독자들의 참여와 동조를 호소하고 있지만, 클로저스 티나 성우 교체 논란 당시에도 망언한 작가들을 열심히 편들어주던 그들만의 리그 트위터와 몇몇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호응은 없다시피 하다.
1.1. 왜 이런 반응인가?
회사측이 상대적 약자인 작가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있는, 사회 분위기상 피해자가 동정여론과 지지를 받을만한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반응이 이렇게 정반대인 것은, 작년의 클로저스 티나 성우 교체 사건에서 레진 소속 작가들을 비롯한 웹툰 작가 및 관계자들이 트위터로 각종 망언들을 일삼는 것을 보고, 레진과 웹툰계 자체에 정나미가 떨어진 웹툰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특히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총대를 메고 나선 은송 작가와 우연희 작가[2]는 클로저스 티나 성우 교체 논란 때 모두 해당 성우를 옹호한 바 있고, 은송 작가의 경우 대놓고 독자들을 조롱한 전적도 있어서 당시부터 이어진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독자 무시하면서 메갈 쉴드칠 때는 언제고, 급한 일이 생기니 독자들의 힘을 빌려서 여론몰이를 하려 하니 반응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과 동시에 과거 행적으로 비판받던 일부 작가들이 자신들에 대해 욕설과 비방,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람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선을 넘어선 과도한 욕설과 비방은 곤란하며 법적 대응 자체에 문제는 없으나 독자들이 왜 자신들로부터 등을 돌렸는지를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눈치이고, 자신의 실언을 반성의 계기로 삼지 않고 역으로 독자들을 협박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위에서 언급된 대부분의 사이트들은 작가의 과거 발언들을 캡쳐한걸 올리고 이전보다 더욱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야 할 작가 입장에서 자충수가 되고 있다
작가들의 편을 드는 사람들도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전후사정을 먼저 파악하고 잘 달래면서 호응을 이끌어내도 모자랄 마당에 무작정 막말을 해대거나 어그로를 끌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의 폭로는 모두 여자 작가들의 공이라면서 남자 작가들은 레진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난하기까지 하는 등 (링크 삭제됨) 성별로 편을 가르거나 왜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어그로 끄는 댓글을 지속적으로 작성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사태의 주역 중 하나인 은송 작가마저도 남성작가들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며 이런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트위터 내에서도 작가들에 대한 비판 여론은 존재하고 있지만, 다수가 그것을 찍어누르는 상황이고 이 문제는 몇 년을 묵히고 있을 만큼 심각하다.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웹툰 작가들이 알아서 하든 말든 관심도 없다거나 중립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사람마저 관심을 가지라거나 호감을 가지라거나 응원하라고 억지로 강요하는 등 공공연히 조리돌림하는 것은 기본이고, "너희는 독자가 아니다", "돈을 내지도 않고 불법 사이트로만 보는 너희들이 할 말이 아니다."[3], "너희 힘 따윈 없어도 괜찮다"라며 근거 없는 주장과 비웃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등, 심각한 싸움판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만만한 작가 옹호 측의 말과는 달리, 레진코믹스 세무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은 10만 명도 채우지 못하고 끝나 전혀 '괜찮은' 상황이 아니며[4], 1년 전 작가들 스스로의 오만함으로 독자들을 내쳐버린 당시의 상황이 다른 의미로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더욱 웃기는 건 정작 이러한 활동하는 이들은 트위터에서 자신을 옹호하지 않은 모든 멘션에는 블락을 하고 블로그 댓글을 막아 놓고 있어서 욕먹을 게 뻔하니까 이러냐고 비웃음도 듣고 있다. 독자와의 소통은 막으면서 독자보고 뭘 해달라고 하는 거냐는 비아냥도 덤이다.
그렇다고 독자들이 레진코믹스를 편드는 건 결코 아니다. 그 사건 당시 레진코믹스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긴커녕 묵묵부답이었기 때문에, '메갈+레진=메진' 이미지가 박혀있다. 결론적으로 대다수 웹툰 팬들의 반응은 독자들을 내친 것에 대한 당연한 업보다. 메진이나 작가들이나, 모두 메갈리아와 한패니까 꼴보기 싫고 관심 가질 생각도 없으니 그냥 둘 다 망하든지 말든지 니들끼리 알아서 해라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쉽게 요약하자면 강 건너 불구경 하며 팝콘이나 씹는 방관인 셈.
1.2. 의의
이번 사태에 대한 반응에서 특기할 점은, 클로저스 티나 성우 교체 논란 이후 이 바닥에 대한 독자들의 시각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위에서 냉랭한 반응의 예시로 언급된 사이트들은 전부 만화나 웹툰 등의 서브컬처에 호의적인 반응이 많은 곳이다. 당연히 웹툰을 즐겨보는 사람들도 즐비했고, 정부나 회사에서 웹툰과 웹툰 작가들을 핍박하면 노컷 캠페인처럼 들고 일어나 항의하는 경우도 있었다. 만약 클로저스 성우 논란이 없이 이번 레진 부당대우 사태가 터졌다면, 위에 언급된 반응은 여러모로 많이 달랐을 수도 있다.[5]
지난 성우 논란 사태 당시 상당수 작가들의 망언과 프로의식 부재, 묵묵부답인 플랫폼, 그리고 그들을 비판하기는 커녕 감싸안기에 급급했던 관계자들과 일부 무개념 팬들의 만행은 팬덤이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냉랭하게 만들어버렸다. 성우 사태는 벌써 1년 이상이 지난 사건이지만, 그 당시 웹툰팬들이 받은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 플랫폼과 작가들을 옹호하던 몇몇 무개념 팬들은 레진이 당장은 멀쩡하고, 망언을 한 작가들이 계약해고 등 눈에 보이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노쉴드 운동이나 레진코믹스 집단 환불 및 탈퇴 사태가 아무런 효과도 없다고 조롱했으나 가장 중요한 민심과 여론의 힘을 잃었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 증명되었다. 1년 365일 이것만 가지고 떠들 수는 없으니 입을 다문 것뿐이지 사람들의 불편한 심기는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었고, 그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표출된 셈이다. 더군다나 레진 스스로도 세무조사 관련 공식입장문에서 "독자님의 탈퇴가 심각해 플랫폼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만큼 여파가 컸습니다."라고 밝혔다.
1.3. 기타
한가지 눈여겨볼 점은, 이번 사태에서 작가 측을 옹호하고 레진 측을 비난하고 있는 트위터, 여성시대, 쭉빵카페 등의 커뮤니티는 모두 여초 편중 사이트이고 메갈리아에게 점령당한, 속칭 메라포밍을 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클로저스 티나 성우 교체 논란이 어느 사이트 때문에 일어났는지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묘한 공통점.게다가 위에서 작가 옹호 측으로 언급된 웹툰 전문 팟캐스트 웹투니스타나 웹진 ize.co.kr 의 기자 위근우의 경우 성우 교체 논란 당시 김자연 성우와 메갈리아를 대놓고 옹호했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조롱한 전적이 있다. 위근우는 심지어 '파니'라는 작가 지망생이 올린 메갈리안 사태에 대한 자조적인 만화를 비아냥거리고 모욕하는 짓까지 한 적이 있다.
[1] 해당 발언은 성우 사건 당시 트위터 유저들이 당시 레진 독자들에게 던진 망언들을(예시: #) 조롱하기 위한 짤방에 기반하고 있다.[2] 새디스틱 뷰티의 스토리 작가. 새디스틱 뷰티 장기연재를 그림작가를 설득해서 결정했다고 할 정도로 장기휴재를 주도했으며, 평소 트위터에서도 래디컬 페미니즘 성향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3] 그런데 정작 작가들을 비판하는 측은 이들 웹툰을 불법적인 수단을 써서까지 볼 가치가 없다는 입장까지 내세우며 작품의 퀄리티가 어떻든 간에 해당 작가의 작품들에서 철저히 등을 돌린 지라 이러한 주장은 허수아비 치기와 다를 게 없다.[4] 과거 트위터에서 진행된 마루마루 폐쇄 청원이 52,836명에서 마감된 것을 고려해 중복아이디를 감안하면 실제 청원자는 3~4만 정도라고 여겨지지만, 공공연히 중복청원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청원을 독려하는 트윗이 자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실제로는 더 적을 수도 있다.[5] 이번과 비슷한 부당대우 등의 문제가 나왔던, 레진코믹스 대나무숲 사건의 경우,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건에 대한 이슈도 커지지 않고 사람들의 관심 또한 빠르게 묻혀, 결과적으로는 흐지부지 되어 여파 역시 미미했지만, 신중하게 지켜보고 판단하자거나 레진코믹스측의 부실한 운영을 비판하는 의견들이 대세였다. 이번 사건처럼 대놓고 팝콘 씹으면서 비웃는 반응은 팬덤의 시각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