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서유기에 등장하는 요괴.2. 작중 행적
서천으로 가는 삼장법사를 노리는 수많은 요괴 대왕들 중 하나. 처음엔 부하들을 거느리고 탁발을 나온 저팔계를 공격했다가 한 번 혼쭐이 나고 도망간다. 자기 소굴로 돌아가 푸념하는데 부하들 중 한 마리가 갑자기 나서서 그 중놈이 혹시 이러이러하게 생기지 않았냐고 묻는데 딱 맞다.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묻는데, 알고보니 이 녀석은 사타동의 세 마왕의 부하였다. 손오공이 세 마왕을 전부 쓰러뜨리고 사타동을 도륙하는 난리통에 도망쳐서 이 곳에 왔고 남산대왕이 받아줘 부하가 되었던 것. 아무튼 이 녀석이 손오공 일행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설명하자 간담이 서늘해져서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두려 한다.그 때 다른 요괴부하가 자기에게 삼장법사를 잡을 계략이 있다며 나선다.
한참 가던 삼장법사 일행앞에 남산대왕으로 변신한 부하 요괴가 나타난다. 그리곤 저팔계와 싸우면서 슬슬 뒤로 물러나더니 안 보이는 곳으로 끌고간다. 잠시 뒤 다시 다른 남산대왕으로 변신한 부하 요괴가 나타나자 이번엔 손오공이 저팔계 녀석이 싸우다가 놓쳤나보다 하고 공격하고,
아무튼 이렇게 삼장법사는 잡아왔고, 계책을 낸 부하는 그대로 선봉장이 된다. 그러나 당장 잡아먹으려는 순간 손오공과 저팔계가[2] 문 앞에 와서 스승님을 내놓으라고 난동을 부린다. 그러자 계책 잘내는 선봉장이 나무껍질을 잘 꾸며서 피묻은 해골처럼 만든 뒤 삼장법사를 잡아온 순간 부하요괴들이 서로 먹겠다고 달려들어 마구 잡아먹는 바람에 머리통밖에 안 남았다고 속이자고 한다. 그러나 머리 좋은 손오공은 그럼 한 번 문 밖으로 던져보라고 하고, 그 말대로 문 밖으로 던지자 나무 특유의 맑고 영롱한 소리(...)가 나는 바람에 걸려서 더 털릴 위기에 처한다. 그러자 선봉장은 다시 얼마 전 잡아먹은 사람 해골을 가져와 사실 액막이용으로 진짜 머리는 남겨두려다 꺼내는 거라고 다시 한 번 구라를 친다. 이번엔 나무 소리가 나지 않고, 여기엔 손오공도 속아넘어가 둘은 꺼이꺼이 울면서 돌아가 머리라도 파묻고 장사지내준다.
남산대왕과 선봉장은 '스승이 죽은 걸 알았으니 이제 포기하고 돌아가 흩어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럴리가 있나... 손오공은 저팔계와 함께 스승님의 복수를 다짐한다.(...)
아무튼 이후론 남산대왕 일행이 소굴에 처박혀서 나올 생각을 안하자 일단 한 번 정탐하려고 손오공이 벌로 변해 요괴소굴 뒷쪽으로 가보니 웬걸, 삼장법사는 멀쩡히 살아서 나무에 묶여 먼저 잡혀온 나무꾼이랑 같이 꺼이꺼이 울고있다. 손오공은 기뻐서 어쩔 줄 모르고 날뛰다가[3] 일단 잠벌레를 꺼내 요괴들을 전부 잠재우고 삼장법사와 나무꾼을 구해주고 덤으로 자고있는 남산대왕도 꽁꽁 묶어서 잡아온다.
그러고나서 스승님과 감동의 재회를 하고 있는 도중 갑자기 남산대왕이 깨어나자 그대로 죽여버린다. 이럴꺼면 왜 굳이 묶어서 잡아왔는지.(...)[4] 죽고 나서 드러난 정체는 표범이었다. 가는 길에 덤으로 아직 자고 있는 부하 요괴들은 소굴에 불을 질러 싹 다 태워죽인다.(...)
소탕 이후 삼장법사와 같이 잡혀 있다가 구출된 나무꾼은 고마움에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고 나무꾼의 노모 역시 삼장법사 일행에게 고마워하며 소박하지만 정성스레 상을 차려 환대를 한다.[5] 이후 삼장법사 일행에게 길을 가르쳐준뒤 감사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이래저래 서유기의 요괴와의 전투와는 좀 다른 전개를 보여준 요괴. 다른 요괴처럼 손오공과 엇비슷하게 싸우기는 커녕 저팔계 따위에게 발리는 전투력에 독특한 병기나 보물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잔머리 잘 쓰는 부하 덕에 꽤나 손오공을 골탕먹였다. 부하말을 잘 들어주고 이방인(사타동에서 온 부하 요괴)도 차별없이 부하로 받아주며 공에 따라 상을 공평하게 내려주고 승진까지 시켜주는 이상적인 상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되도않는 꼼수를 벌이다가 실컷 털리는데다가 싸움실력도 딸려서 별로 임팩트있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해 그리 알려진 요괴는 아니다.
3. 기타
여담으로 작중 남산대왕이라는 이름은 손오공과 싸울 때 딱 한번 나온다. 손오공은 그 이름을 듣고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한다."이 털복숭이 짐승 녀석 정말 대담하기 짝이 없구나! 네놈의 나이가 도대체 몇 살이나 된다고 언감생심 '남산'이란 두 글자를 입에 올리느냐? 태상이로군은 천지개벽의 조상이면서도 오히려 태청궁 원시 천존의 오른편에 앉아계시고, 석가여래 부처님은 세상을 다스리시는 존재이면서도 역시 대붕의 아랫자리에 앉아 계시며, 성인 공자님도 유교의 어른이면서 겨우 '부자'의 존칭으로만 일컬음을 받으시는데, 너 같은 짐승 놈이 감히 남산대왕이라 자칭하고 수백년 동안 제멋대로 살아왔다니, 참으로 고약하고 괘씸하기 짝이 없는 놈이로구나. 꼼짝 말고 거기 서서 네놈의 외할아버지 몽둥이나 한 대 먹어봐라!"
즉 감히 별 대단치도 않은 요괴가 앞산의 큰 왕이라는 뜻인 '남산대왕'이라고 칭하는게 말이나 되냐고 따지는 것.[7] 겨우 산 하나 차지한 요괴 왕 주제에 제천대성이라고 자칭했던 게 누구인지 생각해 보면 제법 웃긴 장면이지만, 그래도 그 제천대성은 천계를 뒤집어엎어 이름값이라도 했으니 손오공으로서는 이놈이 우스워 보일 만도 하다. 참고로 이 부분 이외에선 그냥 계속 요괴 두목이라고만 나와서 이름이 더 안 유명하다.
천웨이동 서유기에선 거미요괴들의 큰언니와 부부사이며 원전에선 다목괴의 집으로 도망가는 거미요괴들이 여기선 남산대왕의 집으로 도망간다.
[1] 손오공은 화안금정으로 설령 관세음보살이 둔갑을 해도 정체를 알아챌 수 있다. 다만 방심하고 대충보면(?) 못 알아본다. 우마왕과 싸울 때도 우마왕이 저팔계로 변신했는데, 마침 파초선을 훔쳐내서 싱글벙글하고 있던 손오공은 완전히 방심하고 속아넘어갔다. 이 경우에는 척 봐도 상대 요괴두목이라 설마 변신술을 쓰리라고는 생각조차 안한 맹점을 찔린 것이기도 하고.[2] 사오정은 짐이랑 백마를 지키느라 안 왔다.[3] "스승님, 기다리십쇼! 일단 이놈부터 때려잡고 구해드리겠습니다! 아니다, 일단 풀어드린 다음에 잡는 게 좋겠다! 아니지, 일단 요괴 놈부터 확실히 처리해야 안심이 되겠다!" 하면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그간 서천길에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맏제자가 이러는 모습을 보던 삼장법사는 무안함과 기특함이 섞인 마음에 '저 원숭이 녀석, 내가 살아있다는 게 저렇게 춤까지 추고 싶을 정도로 기쁜 모양이구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고.[4] 천웨이동 서유기에선 삼장법사 못잡아먹고 불로장생 못한게 한이라고 하자 저팔계가 죽인다[5] 왕이 베푸는 연회에선 음식 더 내놓으라며 진상부리던 식신 저팔계도 서천에 가까워지면서 철이 점점 드는지, 나무꾼에게 댁을 보니까 살림 사정도 뻔하니 적당히만 내달라고 한다.[6] 다른 요괴인 새태세의 부하 선봉장의 경우엔 손오공에게 덤볐다가 단 한 합만에 무기가 두동강이 나 도망쳤었다. 즉 변신술을 쓴 채 손오공과 몇 합이나 맞붙었다는 건 이름도 안나온 부하 요괴치고는 제법 강하다는 걸 알 수 있다.[7] 사실 남산은 문자 그대로 따지만 남쪽 산이지만, 도가의 명산인 종남산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에서 장수를 축원하는 관용문구로 수비남산(壽比南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감히 남산의 대왕이라고 자칭하는 게 보기에 따라서는 참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