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 참고로 중간 줄거리는 콩쥐팥쥐의 후버전과 유사하며, 그림 형제 동화집의 이야기 중 하나인 '가엾은 오누이'와도 비슷하다.2. 줄거리
옛날부터 짐승의 발자국에 고인 물을 마시면 반드시 그 짐승으로 변하게 된다는 말이 돌 때의 일이다. 집도, 부모도 없이 떠돌아다니며 살던 한 남매가 목이 말라 마실 물을 찾고 있었다. 가뭄이 돌 때의 시절이라 찾기도 힘들었던 중 간신히 물을 구하긴 구했지만, 하필이면 그게 노루 발자국에 고인 물이었다.갈증을 참지 못한 어린 남동생은 먼저 그 물을 마셔 버렸고, 그만 노루가 되자 누나는 놀라 남동생을 안고 슬피 울었다. 산책을 나온 젊은 사또가 지나가다 우연히 그 광경을 보게 되었고, 누나의 아름다운 외모와 총명함에 반해 곧 자신의 아내로 삼았으며 노루가 된 남동생에게도 작은 우리를 만들어 함께 지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날로부터 몇 년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사또가 볼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사이, 남루한 차림의 어떤 노파가 들어와 누나에게 밥을 달라고 간청하는 척 하다가 남동생을 사람으로 되돌릴 물이 있다고 말하면서 호수로 유인해 누나를 빠뜨려 살해했다. 사실 노파의 정체는 잘생긴 사또를 독차지하기 위해[1] 몇 달 전부터 이를 갈던 천 년 묵은 암여우 요괴였다. 남동생은 크게 놀랐지만 노루가 된 자신으로선 방법이 없어 어찌할 줄 모르고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노파는 범행을 저지른 뒤 누나로 변신해 사또를 기다렸다. 이후 사또가 돌아오자 누나로 변신한 노파는 이러쿵저러쿵 거짓말을 잘도 놀려 사또를 속였고, 누나를 찾으며 우는 노루가 거슬린다며 죽여달라고 마구잡이로 우겼다. 사또는 평소와 다른 아내의 모습을 이상히 여겨 일단 보류하자며 달랬다. 하지만 노파가 지금 당장 죽이라 밀어붙이자 사또는 영 내키지 않았지만 하인들에게 노루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하인들이 노루의 고삐를 풀자마자 노루는 바로 호수로 달려가 슬피 울며 누나를 불렀다.
노루의 행동에 의아해진 사또가 서둘러 호수의 물을 모두 빼 보라고 외쳤다. 물을 빼자 누나의 시신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시신은 물에 불거나 물고기에게 뜯어먹힌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였고, 마치 잠이 든 듯한 다소곳이 눈을 감은 고운 얼굴도 그대로였다. 노루가 누나를 부르며 오열하는 순간, 노루의 눈물이 누나에게 닿아 누나가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남동생도 노루 모습에서 건장한 청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남매는 서로를 껴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주변 사람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사또는 아내가 살아난 것을 기뻐하면서 노루였던 남동생에게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 하자, 남동생은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누나를 살해한 진범은 바로 누나의 모습으로 가짜 행색을 한 저 노파라 고했다. 자신의 범행이 들통난 노파는 겁에 질려 본 모습인 여우로 변신해 달아나려 했지만 사또가 곧바로 활을 쏘아 여우의 숨통을 끊어버렸다.
그 뒤 누나와 사또 부부뿐만 아니라 남동생도 아름답고 정숙한 처녀와[2] 결혼해, 두 부부 모두 자식들을 많이 낳았고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1] 혹은 젊은 남자의 간을 100개 빼먹어야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남은 1개의 간을 먹기 위해 사또를 노린 목적이라는 판본도 있다.[2] 가장 가까운 관계인 사또의 여자형제와 결혼해 서로 매부 매형 사이가 된다는 결말이 주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