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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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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유래3. 잘못 퍼진 통설
3.1. 지뢰 제거, 총알받이 용3.2. 하녀를 통한 암살 예방설

[clearfix]

1. 개요

남성여성을 배려할 때 주로 사용하는 문구.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서양의 기사도가 레이디 퍼스트 문화를 유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일방적인 배려보다는 쌍방간의 배려가 중요시되고 있다.

2. 유래

일단 레이디라는 단어의 어원은 로드(Lord), 즉 주군의 여성형으로, 귀족 신분의 여성으로써 기사가 모셔야 할 여성을 말했다. 레이디는 한국에서는 그냥 여성에 대한 경칭으로 여겨지지만 원래는 훨씬 권위 있는 호칭이었다.[1] 유럽권에서 성모 마리아에 대한 호칭 중 하나가 Our Lady(프.Notre-Dame)이다.

주군이 부하보다 앞선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즉, 레이디 퍼스트는 주군이 부하인 기사보다 먼저라는 뜻이니 사실 현대적으로 옮기면 '(여)사장님 먼저' 급의 관용구인 셈이다.

이렇듯 레이디 퍼스트라는 것의 유래는 당시 유럽의 기사도 정신의 로망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일례로 기사도 문학들에서는 기사는 자신이 모시는 레이디에게 목숨을 바쳐 충성하고 그녀의 명예를 위해 싸우는 사나이들로 묘사된다. 중세의 언어 관념으로는 레이디란 곧 '여주군'이었는데 여주군이라는 단어로 옮기면 그 기사도 로망이 죽는다는 인식이 있는지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거의 다 그냥 '레이디'라는 영단어를 음차한다. 원문은 세뇨라(señora)인 돈키호테도 한국 정발본에서는 레이디로 옮겨놨다. 물론 세뇨라와 레이디 자체가 서로 번역되고 대응하는 호칭인 건 맞다.

비슷하게 레이디스 앤 젠틀멘(Ladies and gentlemen)이라는 관용구도 한국에서는 그냥 흔한 인사 치례로 여겨지지만 아직 귀족 문화가 살아있는 본토 영국에서는 꽤 무겁고 정중한 문구로 받아들여진다. 젠틀맨도 원래 영국에서는 귀족 가문 출신이지만 작위는 물려받지 못한 상류층을 말하는 것으로, 레이디와 나란히 사실상 귀족급들을 위한 경칭이다.

한편, 각종 사건사고가 일어났을 때 여성과 아이들을 먼저 구조하는 원칙(Women and children first)은 HMS 버큰헤드의 침몰 사고 때 정립되었다.

3. 잘못 퍼진 통설

한국에서는 레이디 퍼스트의 유래가 '중세 시대 기사들이 문 뒤의 암살자를 확인하기 위해 하녀를 먼저 내보낸 것'이라거나 '전쟁 때 지뢰를 확인하기 위해서, 혹은 여성을 총알받이로 써서'라는 설이 주로 여초 커뮤니티에 퍼져 있다.

중세 시대 기사들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설은 <매너의 문화사>라는 책의 서언[2]에 언급되어 있으나 총알받이 설은 어떠한 근거도 없으며 다른 언어권에서는 찾기 힘들고 오직 한국에서만 보이고 있다.

3.1. 지뢰 제거, 총알받이 용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뢰가 사용되기 시작한 전쟁은 남북 전쟁이다. 남북 전쟁은 중세로부터 까마득한 이후의 사건인 건 둘째치고[3] 총력전이기도 하다. 말그대로 국가의 모든 것을 갈아넣는 총력전에선 민간인 한명까지 전쟁 수행 능력으로 보며 도덕적 잣대는 물론이요, 국가 입장에선 여성 한 명 역시 고작 지뢰 하나 없애는데 낭비할 수 없는 귀한 노동력이다.
입대한 사람들이 일하던 자리는 부분적으로 여성들이 메웠다. 여성들은 투표권을 요구하는 '참정권' 운동을 통해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자신들을 조직하고 있었고, 그 운동의 지도자들은 전쟁 수행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간호와 복지 분야 뿐만 아니라 사무실과 공장, 농업 부문에서도 갑자기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면서 사회의 균형 전체를 바꾸고 있다.
-도서《 제1차세계대전》(마이클 하워드 지음) p102
실제로 역사 속 여러 총력전에선 전장에 군인으로 끌려간 남성 대신 여성들이 공장 노동자로서 군수품을 생산한다던가 식량을 재배하는 경우가 많았다.[4]

총알받이 역시 마찬가지다. 총력전 상황에선 성별 무관 사지 멀쩡한 인간을 총알받이보다 유용하게 배치할 수 있는 방안은 많다. 근대 이전의 전투에서도 자국 여성을 끌고 가 총알받이로 썼다는 기록은 없다. 보통 총알받이는 포로형벌부대를 사용했으며 현재 아프리카 반란군들도 소년병을 이용하지 민간인 여성을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5]

여성가족부와 페미니즘 진영에서 레이디퍼스트 여성총알받이설 주장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과거에는 여성 우대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이러한 낭설을 주장했다.[* 일베저장소 글, 2012년의 글 2013년에 쓰여진 글, 2013년의 글 2, 2014년의 글

여 낭설을 처음 제시한 곳은 새전북신문이라는 곳이고# 해당 주장을 토대로 책이 나온 적이 있다. # 해당 책은 윗 기사에서 언급한 책이다. 문제는 어떠한 근거도 문헌도 없는 그야말로 뇌피셜로 기사와 서적이 나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근거 없는 말을 여성가족부에서 공식 블로그에 올려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신사의품격, Lady First 반박 자료 교양만두도 이걸 그대로 썼으니 말 다했다. #

2021년 5월에 이 문제도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나서야 여성부는 해당 블로그 글을 삭제하고 시정하겠다고 얘기했다. 기사

3.2. 하녀를 통한 암살 예방설

애초에 Lady라는 단어 자체는 Lord의 여성형으로 신분이 높고 지체높은 숙녀를 지칭할 때 주로 쓰이는지라 중세 하녀는 Lady로 호칭될 이유도, 그럴 일도 없다.

거기다 Lady는 단순히 중요한 인물이라는 의미 이상의 품격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굳이 인간방패에게 이런 말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이지가 않다.

대다수의 Lady는 신분상 기사들과 같거나 높은 경우가 많았다. 만약 진짜 어떤 기사가 Lady에 해당하는 여성을 고기 방패로 썼다? 그 Lady의 가족이 군대를 끌고 와서 그 기사를 마주할 것이다.

그러나 <매너의 문화사>에는 암살자를 막기 위해 여성을 앞으로 내세웠다고 명시되어 있다. 어떻든 간에 여성을 앞세운 것 자체가 본인은 먼저 싸우고자 하는 이유가 없다는 뜻을 내포하는 제스처로 이해될 수 있을 듯하다. 여성 비하의 뜻이라기보다는 여성을 평화의 사절로 생각할 수 있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유래가 어찌되었든 간에 서구의 기사도 및 신사도에서는 레이디 퍼스트를 여성에 대한 존중, 여성에 대한 보호 및 예절로 활용하였다. 미국의 서부개척시대에는 여성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레이디 퍼스트 정신이 적극 활용되었다는 속설이 있다. 중세의 유래가 어떠하던지 간에 레이디 퍼스트 정신의 윤리적 타당성을 격하할 이유는 전혀 없다.


[1] 영국에선 미혼 여성이 왕족들 다음으로 가질 수 있는 가장 높은 호칭이다.[2] 여기서는 하녀가 아니라 그냥 여성이다.[3] 견해마다 다르지만 서양사에서 중세의 끝은 동로마 제국이 멸망한 제20차 콘스탄티노폴리스 공방전백년전쟁이 종결된 1453년으로 보며 남북 전쟁의 개전은 1861년으로 약 4백년의 차이가 있다.[4] 이와 관련된 여담으로 덕테이프가 있는데 기존에 의료용품으로만 사용되던 덕테이프를 한 여성 군수공장 노동자가 탄약 박스 포장에 사용하자고 건의하여 지금처럼 만능 테이프의 이미지로 자리잡은 것이다.[5] 다만 이쪽은 반군이 납치한 여성을 노동시키거나 성노리개로 삼거나 매음굴에 돈 받고 파는 등 다른 쪽으로 문제가 터지고 있다. 실제로 라이베리아찰스 테일러 대통령은 내전 당시 병사들로 하여금 아이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남아는 총알받이, 여아는 성노예로 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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