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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29 02:22:30

리코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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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2. 리코더 교육3. 한국의 리코디스트
3.1. 조진희3.2. 김수진3.3. 염은초3.4. 권민석3.5. 조수현3.6. 전현호
4. 국외의 리코디스트
4.1. 프란스 브뤼헨4.2. 세바스티앵 마르크4.3. 에릭 보스흐라프4.4. 피어스 애덤
5. 여담

1. 소개

"현대인들이 클래식을 싫어하는 추세에 리코더로 고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젊은 친구들이 계속 연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죠."
- 한국 리코더 선구자 조진희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무조건 빠르게, 무조건 아름답게... 무조건 안 틀리고. 그러나 한 음 한 음을 정확하게 낸다는게 더 고급스럽게 음을 만들어줘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란걸 그 때 가서 깨달았어요.
- 리코디스트 염은초

Recordist[1]. 리코더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영미권에서는 리코더리스트라고 찾는게 훨씬 많이 나온다. 한국일본 한정으로 리코디스트라 부른다.

리코더 문서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리코더는 초중학교 음악 교과 안에 구성된 기악 악기인 만큼 누구나 한 번쯤은 불어봤고, 값도 싸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보편적이기 때문에 "리코더는 그냥 초딩악기지"식으로 왜곡되는 악기다. 하지만 플루트가 등장하기 전에는 바로크 시대의 주력 목관악기였고, 그 위상은 지금의 플루트 이상이었다. 독일에선 flöte라고 하면 리코더를 가리키고, 플루트를 가로피리(Querflöte)라고 따로 불렀다. 물론 무대 규모가 커지면서 성량이나 음역대가 압도적이었던 플루트에 리코더는 밀려 사장되지만, 고악기 연구가 돌메치의 리바이벌 이후엔 프로 리코디스트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굳이 프로 리코디스트가 아니더라도 국내 아마추어 리코디스트들의 연주를 들어보면 우리가 학교에서 부르던 그런 문방구 리코더의 소리는 깔끔히 잊게 된다. 우리가 연주했던 건 뭐란 말인가. 뭐긴뭐야 그냥 침 발린 막대기지

2. 리코더 교육

우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리코더를 쉽게 생각하지만 제대로 연습해서 연주하려고 하면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리코더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도 없고 악기로써의 인지도도 높지 않기 때문에[2] 전문적 교육을 받으며 프로의 길에 접근하는 건 다른 악기에 비해 진입장벽도 높고,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프로의 길은 멀다. 몇몇 세미나와 캠프가 있지만 여전히 전문적인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 방법은 좋은 스승을 찾아 개인 레슨을 받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이외에도 악기 전공을 하려면 솔로로나 앙상블 팀에 들어 각종 대회들에 나가며 경험도 쌓아야 하며 대학도 리코더 관련 학과에 진학하여 교수의 지도를 받아야하지만, 국내에서 리코더를 지도할 수 있는 대학은 오직 한예종밖에 없다. 물론 유럽[3]에 가면 리코더를 메이저로 고를 수 있는 예술대학이 종종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서 전문교육을 받아 리코디스트가 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심지어 한예종도 한 해에 두 명 정도를 뽑는다. 전공을 했다고 해도 요즘 음대가 다 그렇지만, 진로로 음악을 하기가 쉽지 않으니 여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3. 한국의 리코디스트

3.1. 조진희


안토니오 비발디의 La Follia 연주 영상. 우리나라 1세대 선구자. 연주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굉장한 조예를 갖고 있다.

3.2. 김수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BWV997 연주 영상.

3.3. 염은초


윤이상의 Chinese Picture 중 4번째인 The Shepherd's Flute 연주 영상. 리코더계의 아이돌이라 해도 될 만큼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리코더 교재를 편찬하고 교재의 모든 곡을 연주하여 유튜브에 업로드하여 리코더 교육에도 힘쓰는 모습이 보인다. 리코더 기본기와 연주 기법을 보려면 검색해보자.


할아버지의 11개월 연주 영상. 한국에서 한 리코더스타 프로그램에서 아이들과 함께 연주했던 것 중 하나이다. 사실상 연주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수준으로 하는 초등학생과 듀오를 하는데도 괜찮은 곡으로 캐리만들어내는 월드클래스의 위엄이 잘 보인다.

3.4. 권민석


윤이상의 Chinese Picture 중 2번째인 The Hermit of the Water(물가의 은자) 연주 영상. 이 사람도 경력이 화려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를 거쳐 서울대 음대를 갔다가 네덜란드로 헤이그왕립음악원 고음악과에서 렌-마리 베어하겐[4]에게 리코더를 배웠다. 지금은 암스테르담 음악원에서 지휘를 전공하러 학사과정에 있다.

3.5. 조수현


안토니오 비발디의 RV 443 연주 영상. 이때 당시 나이는 16살, 중학교 3학년이었다. 유튜브에서 봤을 그 사람이다.


주세페 삼마르티니[5]의 리코더 협주곡 F장조 연주 영상.


안토니오 비발디의 RV 444 1악장 연주연상. 2019년 9월에 녹화된 제일 최근영상이다.
훌륭하게 성장해주었다. 감동..!

3.6. 전현호

4. 국외의 리코디스트

4.1. 프란스 브뤼헨



리코더의 신이자 전무후무한 리코디스트

리코더 연주가 하면 프란스 브뤼헨이다. 그가 남긴 리코더 연주음반만 수십종에 달하며 그가 지휘를 병행하다 중년기 후반부터는 지휘활동만 열중했다는걸 생각하면 대단하다.
파일:프란스 브뤼헨 리코더.jpg
이게 바로 브뤼헨이 생전 썼던 리코더들이다. 알토부터 소프라노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했고 이 외에도 플룻이나 바순형태의 리코더도 불었다.

4.2. 세바스티앵 마르크


안토니오 비발디의 La Notte(RV 439) 연주 영상.

4.3. 에릭 보스흐라프


게오르크 필리프 텔레만의 TWV 41 앨범 전체 커버. 낮은 음역에서 나는 동글동글한 음이 특이한 연주자이다. 또한 저음 영역에서 꾸밈음을 상당히 재치있게 넣는다. 같은 곡을 커버한 다른 앨범을 들어보거나 라이브 영상을 봐도 똑같이 연주한 것을 찾기 힘들다. 그만큼 텔레만에 대한 이해가 남다른 연주자. 다만 텔레만 앨범은 기존의 텔레만 해석과는 많이 달라서 더 낫다고 하기는 이르다. 퀄리티는 좋지만 논란이 있는 앨범.


세계 2차 대전에서 만 여 명의 고문과 학살과 연관된 Hotel Terminus (호텔 테르미누스) 앨범이다. 색소폰 유리 호닝(Yuri Honing)과 함께 주요 선을 맡았다. ‘과연 리코더일까’ 수준의 질문을 넘어서 악상에 대한 이해와 그를 완전하게 받쳐주는 테크닉을 볼 수 있다. Hotel Terminus 앨범 전체에 보스흐라프의 스산한 바람소리 느낌의 리코더 소리가 들어있는데, 여기에만 집중하다보면 다른 소리들을 지나칠 수 있다. 아무리 리코더를 좋아하더라도, 이 앨범의 큰 그림을 보자. 현대음악에서 리코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엿들어볼 수 있다.

여담으로, 구글에 에릭 보스흐라프를 검색해보면 꽤나 변태같은 (...)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4.4. 피어스 애덤


안토니오 비발디의 Autumn(RV 263). 이거 분명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0:28부터 혼자 소프라노 리코더와 알토 리코더 두 개를 물고 화음을 넣기 시작하신다(...). 예능같지만 찾아보면 이런 테크닉은 종종 발견할 수 있다[6]. 피어스는 리코더, 바이올린, 첼로, 하프시코드로 구성된 Red Priest를 이끌고 있는데, 팀 이름은 적발이었던 안토니오 비발디의 곡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연주 영상들을 보면 비단 피어스 애덤뿐만 아니라 다들 익살맞다는걸 볼 수 있는데, 무대를 하던 중 하프시코드 연주자가 갑자기 졸질 않나, 난데없이 악기를 바꾸거나 뺏들어 바닥에 드러누워 연주를 하질 않나(...) 하는 재밌는 무대를 보여준다.

2015년부터는 헨델을 커버한 Handel in the Wind 앨범을 냈다. 근데 그 앨범 표지가...
파일:Handel in the wind.jpg
이런 분들이시다(...)

5. 여담

아무래도 초등학교 때 리코더를 접하게 되면서 리코디스트의 길을 걷겠노라고 생각하는 일이 종종 있다보니, 학교의 반에서 부는 정도로 리코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본 문서를 열람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프로의 길은 멀고도 멀다. 사용자는 많으나 질 높은 연주자가 적어 조금만 잘 해도 기대 이상의 칭찬을 받게 되지만, 당장 우리나라 안에도 학원이 없어 스승 아래서 이름 없이 조용히 실력을 갈고 닦는 아마추어 리코디스트가 꽤 있다는걸 알아두자. 꼬마 친구들, 텅잉은 제대로 하고 리코디스트 꿈을 꾸니?

그리고 괜히 반에서 리코더 좀 분다고 왕벌의 비행을 리코더로 하려는 시도를 하는데, 이건 그렇게 만만하게 좀 삑삑댄다고 할 수 있는 곡이 아니다. 아래 영상을 우선 감상해보자.

대만의 천무첸(Mu-Chien Chen). 당시 나이 16세. 텅잉같은 기본기는 물론이고 스타일도 잘 잡혀있다. 빠르기로만 치면 이만한 곡이 없을 정도다. 이 소년도 훌륭하게 성장하여 프로 리코더리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초딩들이 삑삑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곡을 리코더로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의 역량을 알고 자기가 해석하여 표현할 수 있는 곡을 찾아 연주하는 것도 실력임을 알자.
[1] 영어로 검색하려면 Recordist가 아니라 Recorderist라고 검색해야한다.[2] 리코더는 여전히 저렴한 교육용 악기 포지션이다.[3] 리코더를 전공하려면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이 있다. 스위스영국도 굉장히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다.[4] Reine-Marie Verhagen. 이 사람도 한 성깔하는 리코더리스트다. 그의 BWV 526 연주 영상. [5] Giuseppe Sammartini, 1695 ~ 1750[6] 위에서 언급한 염은초이 영상의 0:22부터 소프라노 두 개를 물고 연주한다. 대신 이쪽은 현대음악 영역이라 조금 음산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