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인 『지존록(至尊錄)』에 등장하는 제세칠성(濟世七聖) 중 한 명인 묘선자(妙仙子)가 사용한 신병이 묵룡환(墨龍環)이다. 비고술(飛蠱術)을 장기로 가진 혈묘족(血苗族)의 남자에게만 오랫동안 전승되어온 시커먼 용신으로 된 팔찌로, 혈묘족이 절대천마(絶代天魔)에게 몰살당하자 홀로 살아남은 묘선자는 콧노래를 부르며 마을에서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챙기는 와중에 이 묵룡환도 한 시신에서 거둔다.묵룡환은 두 자가 안 되는 아주 얇은 검으로 변형이 된다. 경쾌한 음향과 함께 둥글게 꼬리 위에 주둥이를 올려놓았던 환형(環形) 똬리를 풀며, 묵룡은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머리를 치켜든다. 그리고 그 작고 곧게 뻗은 용신의 절반 부분에서 하얗게 지면을 향해 칼날이 뻗어 나온다. 이 칼날 끝에서 하얀빛의 입자가 작게, 아주 작게 뿌려지고, 칼날의 한쪽 절반을 덥고 내려온 용신과 그 반대 편에 드러난 예리한 칼날까지 전부 회오리처럼 감싸 안으며 비승(飛昇)하여 산산이 흩어져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빛이 흐트러져 산화(散華)한 묵룡이 이지러진 불꽃, 화린(火鱗)을 일으킨다.
이와 같은 마치 용의 배를 가르고 나온 듯한 묵룡환의 검체는 속이 비어 있어서 미미한 음파를 발생한다. 단지 휘두르기만 하면, 그 음파가 여리게 울려 퍼져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는 대신에 벌레 무리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비고술의 천적이라 혈묘적의 비전지보(秘傳至寶)이자 족장의 신패이기도 했던 것이다. 후일 묘선자는 마교(魔敎)와의 싸움에서 비고술을 사용하는 장정 40여 명을 묵룡환으로 무력화시켜 빗물이 가득한 바닥에 뒹굴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2. 무공
- 화린육형(火麟六形): 묵룡환의 운용법인 화린육형에는 두 가지, 옛날부터 전래해오던 것과 묘선자가 격전을 통해 새롭게 이루어낸 것이 있다. 화린육형은 맹렬한 신룡검식(神龍劍式)과는 다르게 온유하며 부드러운데, 신(新) 화린육형도 격전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였어도 격렬해지지 않고 더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전래하여 온 것과 독립되지 않으면서도 그 육형의 뒤를 이은 변화였다. 하나하나의 형태가 보다 강화된 것이고, 종극에 이르면 화린도(火鱗刀)가 나타난다. 귀마(鬼魔)와의 대결에서 풍현이 십이혈음귀(十二血陰鬼)를 화린육형의 기수식인 화린전(火麟轉)을 사용하여 가볍게 부숴 성향이 부드러워도 그 위력만큼은 매우 강맹함을 잘 보여준다.[1]
[1] 심지어 풍현은 자신이 전개하고도 화린전의 위력에 놀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