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Procrastination / 지연행동(줄여서 그냥 지연이라고도 함)뭔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을 바로 하지 않고 나중에 하는 행위.
2. 상세
미루기는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행위이며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경험이 있고 아예 안 해봤다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 정도이다. 자신은 미루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이 미뤄지는 경우도 있기까지 하다. 즉 일시적이고 단발적인 미루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할 수 있는 행위이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지각이나 일기 몰아쓰기, 벼락치기 같은 거.또한 미루기의 경우 반드시 부작용만 있는 건 아닌지라, 미루기 행위 이후 단기간의 집중으로 인해 효율적인 결과를 얻는 것을 따로 구분하고자 하였다. 이 중에서도 능동적인 미루기와 수동적인 미루기로 나누어 능동적인 지연자에게는 오히려 미루기가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말도 심리학계 내에서 나온다.[1]
그러나 한두 번에서 그치지 않고 매사에 미루기를 자의적으로, 손해보는 수준으로 과잉시전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문제시되는 미루기는 바로 이런 것이다. 심리학에선 주로 수동적 지연/수동적 미루기라 부르는 것.
보통 미루기가 습관화된 이들은 귀차니스트, 즉 의욕도 위기의식도 없고 게으른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실제로도 정신적으로 그쪽에 가까워 미루기를 잘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미루기는 정서조절장애라고 심리학자들은 간주하며, 심리학에서 말하는 미루기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할 일을 미루는 것' '장기적인 대가를 감수하면서 단기적 만족을 추구하는 행위' 이고, 그 이유는 불안과 불안이 야기시키는 무기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심리학에서 설명하는 미루기(Procrastination)의 과정은 이렇다.
- 불안하다 → 의욕이 없어진다(무기력) → 할 일을 뒤로 미루게 된다 → 게을러진다
미루기의 원인에 대해서 Ferrari, Johnson, McCown은 우리가 다음과 같은 인지적인 왜곡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 우리가 일하는데 남겨뒀던 시간을 과대평가한다.
2. 이후에 가지게 될 일에 대한 의욕을 과대평가한다.
3. 완성하는데 얼마나 남았는지를 과소평가한다.
4. 그 일을 하는 데는 아직 적절한 상태에 이르지 못했다고 착각한다.
한편 만성적 미루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또 여러 갈래로 나뉜다. 공통적으로는 아래 기술할 타입들 모두 불안정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지만.
3. 주요 유형
3.1. 타입 1 : 높은 충동성
성실한 사람들이라면 일을 받자마자 웬만해선 바로바로 하고, 보통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미룬다고 해도 어느 정도 시간이 없어지면 미루던 일을 하려드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미루기가 아주 심한 사람들의 경우 그저 시계만 쳐다보다가 마감시간까지 넘겨버리거나, 마감까지 겨우 몇 시간 정도 남겨두고 벼락치기식으로 일처리를 하려드는 경향을 만성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내심 '어서 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을 달고 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드는데 있어서 '해야 하지만 미루는 일' 의 중요도와 종류를 잘 안 가리는 경향이 크다. 만성적 미루기가 문제시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이런 경향성을 강하게 보이는 사람들은 소위 말해 '충동성이 높은' 사람들인데, 충동성이 높은 사람들이라면 의외로 일을 바로바로 할 것 같지만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보통 사람들보다도 불안에 취약해서 불안한 정서를 느낄수록 무기력해지고 빠르게 불쾌한 감정을 느끼며, 이걸 해결하기 위해 한다는 짓이 기분전환을 할 다른 일을 찾으면서 할 일을 미루거나 그냥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해버리는 것이다(…)[2]
때문에 나쁜 결과를 보더라도 웬만해선 그 경향성을 주구장창 매달고 살면서 손해를 보고,[3] 늘 위기감 등의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고,[4] 그래도 또 미루고 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잦다.[5]
미루기를 하면서 딴전피우고 한편으로는 계속 불안해하는 사람의 심리는 할 일을 미룬다는 죄책감과 불편감을 해소하고픈 욕구가 공존하는 상태이다. 그렇기에 한다는 짓이 당장 하면 기분전환이 되는 일을 함으로써 해야 할 일을 외면해서 드는 죄책감을 해소하는(…) 것. 이런 근시안적 필터가 늘 장착된 상태이다보니 결국 미루기로 인해 손해보는 일이 잦아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에 의한 만성적인 미루기 습관이 오래 잔류하면 잔류할수록 우울과 불안수치가 높아지는 등 심리적으로는 계속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설명 보면 알겠지만 의지박약과 충동성 높은 타입의 미루기는 상관관계가 제법 큰 편이다. 의지박약이 미루는 습관을 만들거나, 미루기의 악순환에 빠져서 정신적으로 악영향이 온 결과 의지박약형 귀차니스트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
3.2. 타입 2 : 완벽주의
참고완벽주의자들 중에서도 미루기가 고질적인 습관으로 자리잡은 사람들이 많다. 위의 충동성 높은 타입과 마찬가지로 완벽주의 역시 불안에 기인하는 경향성이 크며, 과한 인정욕구와 성취욕구에 더해 자신의 시도가 실패될 것을 우려하는 것에 있어서 높은 불안을 드러낸다.
이 경우 해야 할 일을 '완벽하게' 하려다가 오히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것이 불안해서' 일을 미루다가 이게 습관화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부과적 완벽주의[6]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 이런 경향이 보다 두드러진다. 또한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완벽성만 추구할 뿐 정작 일하는 과정에 있어서 제대로 된 순서를 정해두지 않아서 불안이 증폭된 끝에 첫 과정도 제대로 못 이루고 미루기에 빠지는 경우도 제법 있다.[7]
3.3. 타입 3 : 데드라인 성취감 추구
몇몇의 경우 일부러 자신을 데드라인까지 몰아넣어서 스트레스 수치를 최대화한 후 그때서야 일을 해결함으로써 극대화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추구해서 미루기가 습관화되는 사람들도 있다. 즉 이쪽은 불안감을 부러 채찍용으로 쓰는 케이스(…)만성적 미루기가 습관화되긴 했어도 다른 타입들에 비해 일을 해내려는 의지가 분명히 존재하며 완전히 손해볼 수준으로 미루는 경향성도 상대적으로 낮지만,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증폭되는 상황이 반복되는데다 무조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3.4. 타입 4 : 판단력 부족
자신이 지닌 정보나 자신의 역량, 기술, 선택 등에 관한 불안감 때문에 의심이 지나치게 되거나 판단력이 역으로 부족해져서 미루기를 하거나 습관화되는 유형도 존재한다. 소위말하는 선택장애 혹은 우유부단한 유형. 선택/신뢰하기 불안한 일에 있어서 미루기가 시작될 경우, 신뢰성있는 정보나 그런 정보를 제공해줄 타인이 나타날 경우 어느 정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3.5. 타입 5 : 결과에 대한 불안
완벽주의나 충동성 높은 유형과는 좀 다르게 나쁜 결과를 받을까봐 불안하다는 것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서 미루기를 시전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건강검진이나 진료 같이 나쁜 결과가 나올 우려가 있는 검사 시도, 다른 사람과 갈등을 일으켰다가 다시 마주하면 더 나쁜 결과가 나올게 두려워 아예 대면을 회피하는 경우 등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보인다. 이쪽은 소위 말해 손해를 극도로 불안해하고 기피하려들기에 미루기를 시전하는 유형이다.4. 치료
위에서도 언급되었다시피 만성적인 미루기 습관은 미루는 사람 자신에게 가장 악영향을, 그것도 장기적으로 끼치게 되므로 심리치료가 권유된다. 참고 참고 2Kendry Cherry라는 심리학 전문가는 다음과 같은 5가지 방법을 지연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1. 해야 할 일 리스트 만들기
2. 세분화시키기
3. 지연의 시작점을 인식하기
4. 방해되는 요소를 치우기(ex. 휴대전화)
5. 자신에게 보상하기
참고영상. 관련 BBC 기사
5. 기타
여기저기서 언급하고 이 문서에서도 언급하는 것이지만 미루기가 습관화되면 좋을 것이 하등 없는게 현실이다. 미루기 습관이 자리잡은 경우 가급적 극복시도를 하는게 차후 유익하며, 혼자서 힘들다면 전문 상담가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다.여기서는 개인이 시전하는 미루기만 쓰여있지만 사실 사회적으로도 충분히 보이는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여전히 사회에 잔류중인 여러가지 악습과 적폐들이 해결 안 되는 현상(…) 조직, 사회 내의 악폐습이나 적폐 해결 미루기의 경우 보다 여러 가지 원인(ex. 보상심리, 사회적 인식 문제, 경로의존성, 이해타산 등등)이 관여되어서 미루기가 발동된다(…)
자꾸 반복되면 좋을게 없다는건 모두 알지만 고치기는 힘든 것(…)의 대명사 중 하나. 그리고 남이 지적해도 듣기 싫고 잘 고쳐지지 않는 것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을 자주 미루는 사람의 경우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기도 한다. 특히나 조별 과제나 팀프로젝트에서.
6. 관련 문서
[1] 이것의 대표적인 예시가 다름아닌 '휴식' 이다. 지나치게 머리와 몸을 풀가동할 경우 오히려 기운이 한 번에 너무 소진되어 길게 탈력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으므로 한 번씩 휴식시간을 가져주는 것. 괜히 수업시간 뒤에 5~10분이라도 쉬는 시간이 기본적으로 주어질까?[2] 얘를 들어 충동성이 높은 사람이 시험을 고작 1일 남겨뒀다고 해보자. 시험기간이 촉박하므로 불안을 느낄테지만, 그 사람은 오히려 그것 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해야 할 시험공부에 대해선 정작 의욕을 잃는다. 그러나 불안에 의해 유도된 불쾌한 감정상태는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겠답시고 별 의미없이 딴엔 공부할 분위기 내보겠답시고 주변 정리정돈을 하는 것만 반복한다거나, 스마트폰을 잡고 다른 뭔가를 보면서 삼천포로 빠지거나, 자버리거나, 막막하다며 그냥 손 놓고 시간만 보내거나 하는 등 당장 해야 할 행위가 아닌 다른 무의미한 행위를 하며 시간이나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해야 할 일 때문에 불안을 느끼면서도 정작 불안의 원천인 해야 할 일은 끝까지 회피하기에 결국 미루기가 습관으로써 고착화되는 것이다.[3] 벼락치기로 나쁜 성적을 맞는게 자주 반복되는 학생들 중에서도 정작 다음 시험 때 또 탱자탱자 미루면서 딴짓하다가 벼락치기 공부를 하는걸 계속 반복하는 학생들, 늘 미루는 습관 때문에 지각하고 욕먹거나 더한 손해를 자주 보면서도 지각하는 습관을 평생 못 내려놓는 사람들, 구직의 필요성을 강렬하게 느끼지만 구직활동을 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정작 엉뚱한 곳만 들리는 사람 등이 그 예시이다.[4] 즉 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놀기 위해 미루는게 아니다. 위기감을 느끼는데 그걸 해소하겠답시고 노는 행위를 끌고들어오며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이다. 즉 뒤에서 채찍질을 죽어라 당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럴수록 몸이 굳어버리거나 이상한 쪽으로 향하는 상황이다.[5] 역으로 충동성이 낮은 사람들의 경우 불안한 정서를 느낄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야할 일에 더 착수하는 경향성을 보여 미루기의 경향성이 낮다.[6] 사회환경적인 압박 때문에 완벽성을 추구하는 완벽주의.[7] 이 경우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순서가 제대로 잡히면 미루기가 해소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