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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1-07 18:32:11

벽에 붙은 파리 효과



1. 개요2. 관련 실험3. 의의

1. 개요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할 때 제 3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자신을 바라봄으로써 부정적 정서를 경감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미국심리학자 오즈렘 에이덕(Ozlem Ayduk)과 이선 크로스(Ethan Kross)에 의해 소개되었다.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과거의 트라우마 사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묘사해 보도록 함으로써 부정적 감정을 경감시키고 수용 가능한 형태로 재구조화하는 기법이 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반드시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타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 피해자들에 대해 당시의 경험을 생생히 회상하고 보고하도록 하는 심리적 개입이 이루어졌는데, 예상과 달리 치료를 받은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우울자살률이 나타나면서 반추(rumination)의 영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잊어버리고 싶은 부정적인 일에 대해서 자꾸 떠올리는 것이 부정적인 반추로 이어지고,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2. 관련 실험

에이덕과 크로스는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 중 어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배우고 성장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실패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들은 실험참가자들에게 과거의 슬프거나 화가 났던 일에 대해서 회상해 보도록 요청하면서 한 집단은 그 사건을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려 보도록, 다른 한 집단에게는 벽에 붙은 파리처럼 제 3자적 시각을 통해 자신과 거리를 둔 상태에서 떠올려 보도록 하였다. 그 결과 전자는 부정적인 감정과 고통스러운 느낌을 더 많이 보고한 데 반해, 후자는 과거의 사건에 대해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분석적인 입장을 취하며 의미를 발견하고 과거의 일로 마무리 짓는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부정적 사건에 대해 떠올려 보도록 하되, 어떤 방식으로 회상할 지에 대해서는 지시를 주지 않고 나중에 각 개인이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지 질문하였다. 그 결과 자신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객관화된 시각을 활용한 집단이 실험 직후와 몇 주 지난 후에도 스트레스가 적고 덜 적대적인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신체에 무리를 줄 수 있는 혈압 상승과 같은 혈관계 반응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3. 의의

반추우울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임을 감안할 때, 벽에 붙은 파리 효과를 활용하여 기분장애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일부 연구에서는 우울증이 심한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거리를 두고 객관화하는 것이 우울증 경감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벽에 붙은 파리 효과가 임상적 우울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벽에 붙은 파리 효과는 양극성 장애의 완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조울증 환자들이 자신에 대해 얼마나 객관화된 시각을 가질지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부정적 사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긍정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1인칭 시점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상세하게 떠올리고 경험하는 방식으로 벽에 붙은 파리 효과를 인지적 방략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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