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특정 분기에 방영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 그 분기의 최고라 여겨지는 작품을 칭하는 속어. 그 분기를 지배하는 작품이란 의미에서 '분기패왕'이라 하기도 하며, 파생어로 그 분기에서 가장 심하게 망가진 졸작을 뜻하는 '변기탑'(...)이 있다.비슷한 개념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해당 용어 자체는 2023년 연말부터 알음알음 퍼진 것으로 보인다.
2. 특징
많은 인기를 끄는 원작이 애니화될 경우 분기탑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가뜩이나 높던 해당 작품의 인기는 일종의 사회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높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원작의 인기가 아무리 높더라도 애니가 평작 이하로 나올 경우 온갖 조롱과 함께 묻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며, 이 경우 아무도 예상치 못하던 듣보잡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급격히 뜨며[1] 분기탑이 되는 경우도 있다.기준에 따라 분기탑이 달라질 수 있는데, 성적이 1위인 작품과 인기가 1위인 작품이 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2] 그 분기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작품이라도 성적이 생각 만큼 높지 않아 실제 흥행은 다른 작품이 더 높은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3] 이런 경우는 보통 애니의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원작의 인지도가 압도적인 경우에 발생하는데, 애니가 너무 별로라면 실제 성적은 논외로 하고 그냥 순수 인기가 높은 작품이 분기탑이라 여겨진다. 또한 어느 지표를 보고 분기탑이라고 이야기하는지도 갑론을박이 오가는데 그 논점은, 해당 자료가 나온 출처와 통계 지역, 지표의 종류[4]와 성격, 신뢰성으로 크게 3가지가 있다.
물론 커뮤니티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인기를 기준으로 할 때 분기탑이라 여겨지는 작품이 갈리기도 한다. 한편 특정 분기의 작품들이 전부 큰 이목을 끌지 못하면 분기탑이란 것 자체가 그다지 의미 없는 기준이 되며, 반대로 수준이 높은 작품이 다수일 경우 최고라 여기는 작품이 취향에 따라 달라질 확률이 크므로 이 경우에도 분기탑이란 표현을 쓰기 애매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대다수 커뮤니티가 큰 이견 없이 명실상부한 분기탑이라 인정하는 작품은 생각보다 적고, 그렇기에 그런 작품은 주류 오타쿠 역사에 어떤 형태로든 기록을 남기게 된다.
3. 여담
- 분기탑이란 표현은 '씹덕 4대 IP'라 부르는 보컬로이드, Fate 시리즈, 동방 프로젝트, 아이돌 마스터 파생 애니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애니메이션 의존도가 낮은 편이고 2차 창작, 게임의 파이가 크며, 그 덕에 시대별로 롤코를 크게 타긴 하나 20년 이상 유의미한 상품 전개 및 이로 인한 팬덤 유지에 성공하는 예외 케이스라 분기 개념을 따질 필요가 없어서 그렇다. 비슷한 맥락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 건담 시드, 케이온!같이 짧지만 일정 기간 이상 주류 오타쿠계를 통일한 적이 있다면 되려 낮춤 표현이 되고, 특정 기간에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오타쿠 문화사적인 변화를 일으킨 하루히 시리즈 역시 그렇기에 이들도 거의 '분기탑'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 일반적으로 작품 스케일에서 쓰이는 말이나 애니 캐릭터 개인에 적용되기도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씹덕사에 한 획을 그은 애니 캐릭터[5]들은 거의 모두 '분기탑' 시절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이 단어가 널리 사용되는 쪽은 대개 방영한 분기에만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끌었거나, 애니화 이후 인기를 몇 분기 정도 이어갔더라도 정작 전성기가 그리 길지 않은 케이스에 해당된다.
구체적으로 이 정의에 가장 맞는 사례가 세나와 치요로, 전성기가 1년 남짓이고 애니 방영 분기에 압도적인 1황의 인기를 자랑했었다. 이보다 전성기는 짧지만 센토 이스즈, 토모리 나오, 키타가와 마린, 니시키기 치사토 역시 애니 방영 분기에 경쟁자가 없는 독보적 열풍을 일으켰기에 이 범주에 들어간다. 그 외에도 헤스티아처럼 방영 분기 후 자신은 잊혀지나 작품 팬덤을 늘려놓아 신작 애니 출시의 원동력이 되어도, 제로투처럼 애니가 망해 잊혀졌지만 몇 년 후 특정 밈이 대유행해 인기가 예토전생해도 분기탑으로 대접을 받는 편이다.
- 아이러니하게도 원래 '한 분기를 완전히 지배한 작품'의 분기탑의 의미가 '이젠 오와콘 아님?'으로 이상하게 변형되어 팬덤을 긁는 데 역이용되는 등 폐해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최근의 봇치 더 록!은 방영 1년 뒤 기사에 언급될 만큼 인기 면에서 꾸준함을 갖췄지만, 일부 팬덤의 보기 흉한 팬질이 커뮤니티 전반에 널리 알려져[6] 틈만 나면 '아직도 2기가 없네?'라며 까이는 게 밈이 되기도.
- 이 분기탑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많은 인기를 끄는 여성 캐릭터를 '분기창녀'[7]라 하기도 한다. 해당 단어는 쇼츠, 도파민, 사이다패스 메타를 맞아 시대가 지날수록 단일 캐릭터의 인기와 영향력이 평균적으로 점차 약해지는 현상을 직관적으로 잘 표현했지만, 반대로 여성 비하표현과 내재된 호전성에 대한 비판이 공존하는 단어라 '분기여친'으로 순화·대체되기도 하였다.
4. 관련 문서
[1] 비록 미소녀 동물원 장르가 시대에 뒤쳐져 생긴 호불호 때문에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긴 하나, 방영 직전 오프닝 쇼츠로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킨 2024년 3분기 시카노코 애니가 그 예. 하지만 시카노코의 경우는 재미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던 원작의 한계로 시간이 지나면서 언급이 크게 줄었다.[2] 사실 그 평가라는 것도 커뮤니티에서의 평가라 대중의 평가는 흥행이 가장 높은 애니메이션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3] 이러한 사례는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오타쿠들이 오랜 기간동안 블루레이 판매량을 흥행의 지표로 삼아오던 문화로 인해 스트리밍 사이트에서의 흥행 및 매출을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무의미한 지표로 취급하여 무시하고 오직 블루레이의 판매량 만을 흥행의 지표로 삼으려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루레이 판매량이 낮다는 이유로 흥행하지 못했다며 무시 당하던 애니메이션이 해당 분기에서 압도적인 수준으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거나 블루레이 판매량이 해당 분기 최상위권을 차지한 애니메이션이 오히려 매출 하위권을 기록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오타쿠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4] 파생 매체 판매량, 인기투표, 2차 창작 통계 등.[5] 인기투표나 모에 토너먼트 역사에서 말하는 알트리아 펜드래곤, 미사카 미코토, 렘 같은 부류.[6] 당시 극성 팬들이 작품에 대한 오와콘 드립을 차단하려 과하게 행동했기에 생긴 반작용. 그래서인지 봇치 팬덤이 '분기여친 예시' 항목에 그들이 들어간 걸 격분한 것마냥 사실이 왜곡되어 알려지기도 했다.[7] 꼭 분기탑이 아니더라도 큰 인기를 끄는 여성 캐릭터가 나올 순 있지만 보통 애니의 인기가 높아야 캐릭터도 큰 인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은 분기탑의 여성 캐릭터가 분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