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이고 실리적이다. 판단이 빠르고 결정하면 직진이다. 생각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걸 좋아한다. 현수는 사랑은 이성이고,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라 여겼다.
29살의 현수는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드라마 작가지망생이다. 이제 곧 서른. 그럼 더 이상 청춘은 아니다. 청춘이 물러가기 전 지독했던 마지막 발악 같은 그 시기에 현수는 정선을 만났다. 남자애라고 생각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여섯 살이나 어린 스물 세 살 ‘남자애’ 그랬던 남자를 사랑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사랑하게 됐다.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사랑하게 된 걸 깨달은 순간 정선은 이미 떠났다.
다시 정선과 재회하게 되면서 밑바닥에 눌러놓은 사랑이 폭발한다. 그리고 정선과 헤어짐에 얽힌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현수와 정선의 사랑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현수는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면 타이밍을 한 번 놓친 벌로 계속 놓치게 될까.
선(善)과 선(線). 선한 것을 추구하지만 선이 확실하다. 누군가한테 지배당하는 것도 싫어하고, 누군가를 지배하는 것도 싫어한다. 그의 주방에는 계급이 없다. 어릴 적, 축구 연습 마치고 집으로 애들하고 몰려가면 엄마가 해주던 도톰한 돈가스를 아직도 기억한다. ‘행복’이라고. 그래서 요리를 시작하게 됐는지 모른다. 행복하려고, 행복을 주려고.
정선에게 사랑은 심장 떨리는 감성의 절정이다. 프랑스에서 잠시 한국에 들어와 있을 때, 현수를 만났다. 알지도 못하면서 사랑을 할 순 없다는 고혹적인 여자를.
정선은 현수와 자신은 보이지 않는 실로 묶여있다고 느꼈다. 보이지 않는 실을 언젠가 현수도 느끼게 되리라 믿었다. 그래도 그렇게 현수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5년이 지나도 현수는 역시 현수다. 아직도 사랑스럽다 그녀는.
대대로 의사 집안이다. 당연히 직업 선택에 의사를 지망했고, 의사가 됐다. 정작 하고 싶은 일은 요리를 만드는 건데 말이다. 틈틈이 국적 불명의 요리를 해내면서 꿈에 대한 허기를 채웠다. 정선과 런닝 동호회에서 만났고, 자신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정체성 확실하고 정확하고 부드러운 정선을 좋아한다. 그의 요리도.
공중 보건의 근무하던 중 휴가 때 정선이 일하는 프랑스 식당에 갔다가 요리사가 되기로 마음을 굳힌다. 공중 보건의를 마치고 요리사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정선이 있는 프랑스로 떠난다. 그 곳 유명한 식당에서 근무한 후 정선과 함께 들어온다. 함께 식당을 차리기 위해. 주방에선 정선의 부주방장이지만 주방을 벗어나면 서로의 인생을 주고받는 친구다. 홍아와 대학 때 미팅했다 거절당하고 계속 호구가 되어주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로, 주관이 강하고 상냥하다. 엉뚱하다. 예술적 자질이 있다. 현수의 글쓰는 재능이 자신에게서 갔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식보단 남편. 현재는 미래를 위한 것. 미래를 위해 현재를 즐기는 것을 보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생은 그녀에게 그녀가 원한 것보다 다른 걸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예대 문창과 졸업. 드라마 작가가 되려는 꿈을 안고 대학 졸업 후 집으로 내려가지 않고 알바 전전 중이다. 숙식 제공하는 보조 작가 자리를 선호한다. 배우는 속도는 느리지만 꼼꼼하고 신중하다. 같이 보조 작가할 때는 현수에 대해 잘 몰랐는데 친해졌고 인간적인 신뢰를 갖게 됐다. 현수가 공모 당선 되고 단막극과 특집극을 쓴 후 미니시리즈로 입봉하게 됐을 때 현수의 제안으로 현수의 보조 작가가 된다.
가부장의 끝판 왕이다. 가족을 자신의 지배아래 놓고 조종하길 원한다. 하지만 내면엔 나약함이 있다. 그래서 연상인 영미와 결혼했고 모든 걸 받아주길 바랬다. 영미의 일탈은 해경에겐 배신이었고 해경은 다른 여자를 품었다. 그리곤 영미를 버렸다. 아들 정선이 자신을 택하지 않고 영미를 선택한 것에 대한 섭섭함을 갖고 있다.
[1]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되는 tvN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도 드라마 작가로 등장한다. 그 때문에 상도덕을 어기고 캐릭터를 돌려막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존재한다. 하지만 tvN의 편성 변경으로 인해 빚어진 일로 황석정은 잘못이 없다고 보는 의견 역시 있다.[2]하명희 작가의 전작 닥터스를 함께한 인연으로 특별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