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첫 사랑 은동을 찾기 위해서 톱스타가 된 집념의 남자. 한 여자를 향한 맹목적인 열정만큼은 ‘위대한 개츠비’ 보다 위대한(?) ‘순정남 끝판왕’. 겉으로는 도도한 철벽남이지만 사실 자상하고 귀여운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똘기 충만한 열일곱 살에 누구보다 맑은 눈을 가진 소녀 은동과 운명적으로 만나면서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국민배우이지만, 어린 시절 홀연히 사라진 은동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남자. 은동을 찾기 위한 자서전을 내기로 결심, 매니저 동규의 소개로 대필작가 정은을 만나게 된다.
“열일곱 어느 봄날, 은동이는 그날 그렇게 나에게 들어왔다” 20년에 걸친 길고 긴 ‘은동앓이’의 시작점이자, 지고지순하고 운명적인 사랑의 시작을 알린다. 맑은 눈을 가진 어린 은동과의 만남은 세상 무서울 것이 없던 현수를 변하게 만들었다. 어린 은동은 친구이자 동생, 늘 곁에서 지켜주고 싶은 소중한 존재였다. 그런 은동이가 갑자기 사라졌다.
사라진 은동이 때문에 텅 빈 가슴 한켠을 쥐고 10년을 살았다. 유명 배우가 되고 싶은 이유는 오로지 은동을 찾기 위해 ‘TV는 사랑을 싣고’에 나가기 위해서다. 27살의 여름, 영화처럼 23살의 은동과 다시 만난다. 은동이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순정파이자 달콤한 로맨틱 가이. 설레고 열띤 사랑을 나누던 어느 날 또 다시 은동이 사라진다. 그에게 아픈 사랑의 상처가 장착된다. 그리고 은동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고의 배우로 성장, 이름도 지은호로 바꾼다.
그의 자서전 속의 이야기들... 그의 이야기가 낯설지가 않다. 33살. 10년전 자신을 살리기 위해 핸들을 돌린 지금의 남편 덕분에 정은은 살아났다. 하지만, 남편은 흉추를 다쳐 하반신 불구가 되고 정은은 사고이전의 모든 메모리는 다 날아가버린 역행성 기억상실의 외상 증후군을 앓고 있다. 열살된 아들 라일과 그리고 남편. 고단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날 배우 지은호의 자서전 대필 작업을 하게 됐다.
지은호가 그토록 찾고 있는 은동이란 여자에 대해 묘한 익숙함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두 사람의 얘기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마치 내가 은동이가 된듯 묘한 환상의 장면이 오버랩되고 심지어 지은호가 얘기한적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너무 환하게 알고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작가적 소양인가? 아님 상상력이 좋은것인가? 그리고 어느날.. 자서전이 출간된후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지은호에게 끌리기 시작하고 은호에게 심장의 떨림이 시작되는 묘한 데자뷰가 발생한다. 상황이 기억나는게 아니라 이 심장의 떨림이 낯설지가 않다. 그리고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사라진 건 내가 아니라 오빠였어! 난 늘 그 자리에 있었어...” 13살 은동은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살고 있는 딱한 아이였다. 하지만 묘한 신비감을 주는 눈동자와 태생적으로 밝고 구김 살 없는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무도 그 아이의 성장에 관심 두지 않았기에 그녀는 스스로 모든 것을 해내야 했고 그렇게 철이 들어야 했기에 또래에 비해 조숙하다. 비가 오는 날 우산 없이 뛰어 코너를 돌다 오토바이와 부딪혔다. 넘어졌다. 현수오빠다. 은동은 현수오빠를 보고는 그대로 실신하고 자신의 사고 때문에 소년원에 가게 될 오빠를 돕기 위해 학교까지 빠진다. 오빠는 은동의 첫사랑이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삶의 고단함을 알아버린 아이에게 박현수의 존재는 초콜릿 박스 같이 달콤한 선물, 고단한 삶의 단비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신부님의 주선으로 고아원에 가게 되고 곧 입양되어야 된다고 한다. 하지만 갑자기 사라진 현수오빠… 한없이 기다리지만 현수는 나타나지 않는다. 할머니의 죽음과 현수의 상실을 한꺼번에 겪은 상처를 안은 채 그렇게 그녀는 어느 야구감독 부부의 집에 입양된다. 단 한 순간도 현수오빠를 잊은 적이 없다. 오빠가 사준 신발은 아직도 가지도 있다. 버릴 수가 없다. 하지만 오빠를 만날 수가 없다.
어느 날 꿈처럼 영화처럼 23살의 여름... 은동은 현수를 다시 만난다. 10년이 지났지만 조금도 변하지 않고 여전히 멋있고 잘생긴 현수오빠. 은동은 보는 순간 심장이 얼어붙는다. 하지만 그녀에겐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1순위인 유망 투수 최재호. 현수를 만나면서 현수의 집요한 질투와 집착에 행복하기만한 은동은 현수가 자신을 여자로 본다는 사실에 미친듯이 기쁘다. 그리고 현수와의 연애가 시작된다. 그리고 운명적인 사고가 터진다.
봉황기 역대 최고 방어율을 자랑한 유망주, 메이저리그 진출 0순위로 손꼽히며 선수로서의 미래도 탄탄대로였던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고 하반신 마비가 된다. 온화한 성정에 정은을 향한 사랑은 한결같다. 하지만 정은을 바라보는 눈빛은 왠지 슬픈 비밀을 간직한 듯 늘 불안하고 괴로워 보인다. 톱스타 은호의 자서전을 대필하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정은을 보며 불안감에 휩싸인다.
“내가 갖지 못한다면 갈기갈기 찢어버리겠어” 명성그룹의 상속녀이자 명성호텔 기획실장으로, 미모와 지성에 재력까지 모두 갖춘 능력자다. 우아한 여신 미모에 카리스마와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차가운 성격이지만, 자신에게 전혀 무관심한 톱스타 지은호를 향한 마음만큼은 뜨겁기만 하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단 한사람 지은호의 마음을 갖지 못해 아파하고 은동에 대한 질투심에 몸서리치는 여자다. 지은호가 첫사랑 지은동을 찾기 위해 자서전까지 내자 지은호를 차지하기 위한 악녀 본능이 살아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