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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1-15 10:53:07

삼고빔

삼고빕에서 넘어옴
1. 개요2. 쓰지 않는 것이 권장되는 이유3. 여담4. 참고 문서

1. 개요

외국에서 고인의 부고소식에 대해 조의를 표할 때 쓰는 말인 Requiescat In Pace를 줄여서 R.I.P.로 쓰듯이 이에 상응하는 한국식 표현인 인의 명복을 빕(빔)니다의 어절 앞 글자만 따 만든 축약어. 삼고빕 또는 삼고명빕이라고도 하지만 사용 빈도는 훨씬 적다.

일단 문법을 따지자면 "삼고빎"이 맞다.(빌다+ㅁ이기때문에) 삼고빔이 되려면 "비다+ㅁ"이 되어야 한다. 또는 '삼고빕'이라고 해야 한다. [1]

R.I.P. 자체의 의미와 어원에 대해서는 해당 문서 참고. R.I.P.와 비교해보면, 둘 다 줄임말이라도 '삼고빔'은 장난스럽고 예의없어 보이는 표현으로 여기는 한국사람이 절대다수이지만 'R.I.P.'는 그런 뉘앙스가 없다. 이유는 사용하는 문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문화도 다르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것은 후술.

2. 쓰지 않는 것이 권장되는 이유

설명에 앞서 다른 사람들이 도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안되는 이유를 친절히 설명해주고 타일러 주는 것도 길어야 고등학생때까지임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 그 후에는 가정교육 이야기가 나오면서 주변에서 모두 말 없이 떠나간다. 온라인공간에서 삐딱하게 굴었던 것처럼 “왜 아무도 설명을 안해주냐”고 사람들을 붙잡고 외쳐봤자 아무도 답해주지 않을 것이다. 삼고빔을 쓰지 않는 것이 권장되는 이유는 쉽게 말하면 다름아닌 나를 위해서이다.

한국어와 그 화자들의 정서상, 한국어에서 줄임말은 효율을 위한 줄임이나(주총 등), 친구 등 막역한 사이에서 친밀감과 유대감을 더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신조어나(저메추 등), 귀차니즘의 산물로 받아들여진다. 효율을 위한 것도, 막역함을 드러내기 위한 것도, 귀찮아서 하는 것도 아니어야 마땅한 조의표현을 축약한 '삼고빔'은 매우 가볍고 장난스러운 표현으로 느껴서 불쾌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다수인 것이다. 또한 손윗사람 혹은 예의있게 대하여야 하는 사람에게 존댓말을 할 때에는 굳이 신조어가 아니더라도 줄임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한국어 예절이기도 하다.

전세계적으로 망자에 대한 말과 행동은 지극히 삼가는 것이 보편적인 예의인데, 한국에서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은 “삼가는” 행동으로 보기 매우 어렵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만일 고인이 나의 부모를 살해한 수준만 아니라면 불구대천의 원수였다고 해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짤막하게 표현하거나 차라리 정말 고인이 싫었다면 아무 반응을 하지 않으면 된다.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보통의 예의인지라 설령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초상이 난 것을 들었다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나 “I’m sorry for your loss.” 등의 짧은 조의표현은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초상이 난 소식을 알고도 무반응을 보인다면 굳이 고인드립을 치는 저열한 행위를 하지 않고도 “저 사람은 고인에게 정말 큰 앙금이 있구나”라고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2]

사회 통념상 고인드립을 해도 괜찮은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람은 이완용 등의 매국노, 유영철, 강호순 등의 연쇄살인마, 권도형, 조희팔 등의 초고액 사기범 등 매우 한정되어 있기도 하다.

조의 표현과 조문은 사실 기본적으로 이미 사망한 망자를 위한다기보다는 고인과 친했던 지인들과 유족들을 위하고 유족들과 조문객 등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는 사회적 시선을 위한 행동에 가깝다. 인스타 등 SNS에 조의 표현 글을 올리지 않고 직접 조문을 가는 것이 훨씬 예의있고 진중한 행동임에도 셀럽이나 연예인들이 그러한 글을 올리는 것도 사회적 시선을 위한 행동의 예시이다.

동일하게, 삼고빔을 비롯한 고인드립도 사실은 죽은 사람인 고인을 모독한다기보다는 고인과 추억과 감정을 나눈 산 사람인 고인의 지인들과 유족들을 조롱하는 것이고, 그래서 금기시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위 내용도 권장사항이고,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하는 조문인사나 조의 표현에 줄임말을 쓰는 것이 한국 정서에 맞는 행동인지는 본인이 생각해보고 행동할 일이다. “외국인들은 줄임말 쓰고, 내가 줄임말 쓰겠다는데 왜 안됨?”이라는 사춘기 청소년같은 시니컬한 태도로 나오면서 특별한 설명 없이 쓰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단순한 반감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거나 온라인상에서 사용한 것을 남에게 들킨다면 순식간에 사회적으로 매장되고 인간관계가 끊기기에 딱 좋으니 사용여부는 본인이 알아서 하도록 하자.

3. 여담

4. 참고 문서



[1] '-ㄹ다'형 동사의 명사형에는 'ㄻ' 받침을 쓴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잘못 축약된 것으로 보인다. 원문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음절의 받침이 발음하기 쉬운 ㅁ으로 바뀌었다는 의견도 있기는 하나, '빎'의 표준 발음도 /빔/이라 발음 차이는 없으며, 애초에 오프라인/음성 언어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기에 타당하지 않다.[2] 다만 본인의 사회적 시선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인과 본인의 악연에 대한 선/후행되는 설명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웬만하면 마음에 없는 소리라고 할지라도 그냥 조의표현은 한마디 하는 것이 편하다. 어차피 아는 사람은 알아줄테니.[3] 게다가 원래 기본형이 '빌다'이기 때문에 어미 '-ㅁ'이 붙으면 '빎'이 되어야 한다.[4] '수고하셨습니다'와 '수고하셨음'의 차이와 같다.[5] 비슷한 사례로 하십시오체의 변형이자 서간체로 구한말까지 자주 사용되었던 '~하시압', '~했삽' 등이 있다.[6]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삼가 슬픈 마음을 나타낸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