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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5-30 00:07:42

샤이닝 레조넌스/스토리/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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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레조넌스의 스토리
{{{#!folding [보기 · 닫기] 1 월하의 서곡
Overture in the Moonlight
2 용주기사의 연습곡
An Etude of Knights and Dragons
3 영혼의 추상곡
Song of the Soul's Reflection
4 금빛으로 울리는 소나타
A Sonata Resonating with Gold
5 배신의 성담곡
The Oratorio of Betrayal
6 절대강자의 랩소디
Rhapsody of the Absolute Victors
7 요정들의 애가
The Lamentations of Fairies
8 일곱 빛깔로 빛나는 협주곡
Concerto Sparkling in Seven Colors
9 알프리에의 마법서 이벤트, 엔딩+M.O.E.S.
}}} ||


1. 개요2. M.O.E.S.
2.1. 메인 스토리
2.1.1. 소니아2.1.2. 키리카2.1.3. 린나2.1.4. 아그넘2.1.5. 엑셀러2.1.6. 지너스2.1.7. 마리온2.1.8. 레스틴
2.2. 나이트 이벤트
2.2.1. 소니아2.2.2. 키리카2.2.3. 린나2.2.4. 아그넘2.2.5. 엑셀러2.2.6. 지너스2.2.7. 마리온2.2.8. 레스틴
3. 엔딩
3.1. 소니아3.2. 키리카3.3. 린나3.4. 아그넘3.5. 마리온3.6. 레스틴3.7. 엑셀러3.8. 지너스
4. 청결한 가무녀의 장
4.1. Part 14.2. Part 24.3. Part 34.4. Part 4
5. 용감한 왕녀의 장
5.1. Part 15.2. Part 25.3. Part 35.4. Part 4
6. 현명한 정령사의 장
6.1. Part 16.2. Part 26.3. Part 36.4. Part 4
7. 순수한 연주자의 장
7.1. Part 17.2. Part 27.3. Part 37.4. Part 4
8. 고고한 검사의 장
8.1. Part 18.2. Part 28.3. Part 38.4. Part 4
9. 고귀한 황녀의 장
9.1. Part 19.2. Part 29.3. Part 39.4. Part 4
10. 잃어버린 낙원의 장
10.1. Part 110.2. Part 210.3. Part 3
11. 쇠퇴한 바닷마을의 장
11.1. Part 111.2. Part 211.3. Part 311.4. Part 4
12. 사라진 배움의 터의 장
12.1. Part 112.2. Part 212.3. Part 3
13. 끊긴 가르침의 장
13.1. Part 113.2. Part 213.3. Part 3
14. 굳게 닫힌 비탕의 장
14.1. Part 114.2. Part 214.3. Part 3
15. 뒤틀린 세계의 장
15.1. Part 1 (프렐류드)15.2. Part 2 (트리슈라)15.3. Part 3 (게이볼그)15.4. Part 4 (궁니르)15.5. Part 5 (제스트)15.6. Part 6 (게오르그)15.7. Part 7 (황룡)
16. 성야의 장17. 정월의 장18. 연과의 장19. 백연의 장20. 황금주의 장

1. 개요

그리모어에 등록된 이벤트와 캐릭터마다 나뉘는 엔딩을 정리한 문서다. M.O.E.S.도 여기서 다룬다.

2. M.O.E.S.

M.O.E.S.는 캐릭터마다 거치는 의사소통 과정을 뜻한다. 스토리 챕터마다 호감도를 높이는 대화가 1회씩 나온다. 여기 문서에서 뜻하는 M.O.E.S.는 그것과 나이트 이벤트다. 엑셀러와 지너스는 리프레인 모드에서만 M.O.E.S.가 나온다.

2.1. 메인 스토리

2.1.1. 소니아

챕터 2:

챕터 3:

챕터 4:

챕터 5:

챕터 6:

챕터 7:

챕터 8:

2.1.2. 키리카

챕터 2:

챕터 3:

챕터 4:

챕터 5:

챕터 6:

챕터 7:

챕터 8:

2.1.3. 린나

챕터 2:

챕터 3:

챕터 4:

챕터 5:

챕터 6:

챕터 7:

챕터 8:

2.1.4. 아그넘

챕터 2:

챕터 3:

챕터 4:

챕터 5:

챕터 6:

챕터 7:

챕터 8:

2.1.5. 엑셀러

챕터 2:

챕터 3:

챕터 4:

챕터 5:

챕터 6:

챕터 7:

챕터 8:

2.1.6. 지너스

챕터 2:

챕터 3:

챕터 4:

챕터 5:

챕터 6:

챕터 7:

챕터 8:

2.1.7. 마리온

챕터 4:

챕터 5:

챕터 6:

챕터 7:

챕터 8:

2.1.8. 레스틴

챕터 5:

챕터 6:

챕터 7:

챕터 8:

2.2. 나이트 이벤트

메인 스토리와 다르게 굴러가는 호감도 상승 프로젝트다. 호감도와 관련된 질문은 캐릭터 하나마다 12개씩 지정되었다. 여기에서 호감도와 상관 없는 파트는 평범한 대화로 나온다.

2.2.1. 소니아

평범한 대화:

상황 01:

상황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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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10:

상황 11:

상황 12:

2.2.2. 키리카

평범한 대화:

상황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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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12:

2.2.3. 린나

평범한 대화:

상황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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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11:

상황 12:

2.2.4. 아그넘

평범한 대화:

상황 01:

상황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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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11:

상황 12:

2.2.5. 엑셀러

평범한 대화:

상황 01:

상황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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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04:

상황 05:

상황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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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10:

상황 11:

상황 12:

2.2.6. 지너스

평범한 대화:

상황 01:

상황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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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04:

상황 05:

상황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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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10:

상황 11:

상황 12:

2.2.7. 마리온

평범한 대화:

상황 01:

상황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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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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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11:

상황 12:

2.2.8. 레스틴

평범한 대화:

상황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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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09:

상황 10:

상황 11:

상황 12:

3. 엔딩

모두 여덟 가지이며 엑셀러와 지너스는 엔딩이 두 가지로 나뉜다. 캐릭터를 선택하면 대사가 나온다. 엑셀러와 지너스는 리프레인 모드에서만 대사가 출력된다.

3.1. 소니아

시작 대사: 그래! 좋아, 이야기...... 나눌까?
소니아가 '드디어 마지막이구나. 각오는 되었느냐!'고 묻자, 유마는 무조건 게오르그를 없애고 세상을 구원한다고 다짐했다. 소니아가 말을 꺼내지 않으니까, 유마는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소니아는 '얼마 전에도 말했듯이 너는 많이 듬직해졌구나. 처음 만났을 때와는 아주 태도가 달라졌다.'고 웃었고, 유마는 이제 그때를 잊으라고 화답했다. 그러자 소니아도 '알았다. 이제 더는 말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더니, 유마에게 힘내자고 외쳤다.

유마는 게오르그를 박멸하고 마르가로 돌아왔는데도 떨떠름한 느낌을 버리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마르가가 활기를 찾았는데도, 본인이 허무감에 빠졌다. 유마가 원인을 찾을 무렵에 소니아가 찾아왔다. 소니아가 여기서 뭐 하냐고 묻자, 대경실색한 유마는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면 어쩌자는 거냐고 따졌다. 그때 유마는 '갑자기 안도감이 든다. 소니아가 내 곁에 있을 뿐인데도 허무감이 사라졌다.'고 독백했다. 소니아가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묻자, 유마는 '그렇다. 소니아를 다시 만난 뒤부터 제대로 느꼈다. 내 마음은 어긋나지 않았다. 나는 소니아를 좋아한다.'고 독백했다. 그러고는 소니아에게 중요한 얘기가 생겼다고 말하고 다가갔다. 소니아는 '갑자기 뭐냐! 그리고 사람 부끄럽게 얼굴을 들이대지 말라!'고 외쳤다. 유마가 '중요한 얘기다. 너에게 접근한 상태에서 얘기하고 싶다고.' 하자, 소니아는 '그건 알았다. 그런데 네가 가까이 오니까 뭔가 복잡한 기분이 든다.'고 놀랐다. 유마는 진지하게 얘기를 들으라고 애원하였고, 소니아는 알았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나는 너를 좋아한다. 계속 너와 같이 지내고 싶다.'고 하자, 소니아는 놀라서 대꾸도 못했다. 유마는 앞으로도 계속 소니아와 걸어가고 싶다고 통보했다. 갑자기 기분이 졸아진 소니아는 유마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화답했다. 얘기를 제대로 듣지 못한 유마는 '지금 뭐라고 했느냐? 내가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반문했고, 소니아는 '멍청한 놈아, 내가 이런 얘기를 되풀이하면 쓰겠냐! 조금 전에 나는 너에게 그 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고 말했다. 사실은 나도 너를 좋아한다고.' 외쳤다. 유마가 웃자, 소니아는 '정녕 괜찮으냐? 나는 왕녀라서 너에게 괜한 일을 시킬지도 모른다.'고 얼버무렸다. 얘기를 들은 유마가 그런 거는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고집을 부리자, 소니아는 '너도 알다시피 나는 성미가 급한 사람이다. 그런 주제에 스스로가 품은 고민을 남에게 쉬쉬하기 일쑤라고.' 털어놨다. 유마는 '내가 너를 지켜주마. 혼자서 고민을 끌어안지 말고, 나랑 같이 풀자고.' 웃었다. 소니아가 '내가 괜히 전국에 퍼진 음식을 맛보고 싶다고 하면 어쩔 것이냐?'고 반문하자, 유마는 '이곳저곳을 수소문해서라도 음식을 장만해주마. 그리고 실력 좋은 요리사도 물색한다.'고 답변했다. 소니아가 말을 못하자, 유마는 '나는 너의 모든 면모를 수용하고 싶다. 나는 그 정도로 너를 좋아한다고.' 알리고 소니아를 끌어안았다. 소니아가 놀라자, 유마는 죽어서도 행복을 누리자고 했다. 소니아가 약속이라고 하자, 유마는 '알았다. 나는 이제부터 네 곁을 지키겠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지내자.'고 결정했다.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던 소니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너를 좋아한다. 모든 주민이 반대하더라도 나는 너를 믿는다. 그러니까 너도 나를 믿어라. 계속 나를 놓지 말라. 약속하자.'고 울먹였다.

3.2. 키리카

시작 대사: 저...... 말입니까? ...... 네!
키리카가 드디어 게오르그를 없앨 때라고 말하자, 유마는 혹시 긴장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키리카는 '조금 그렇다. 하나 나는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그대가 나를 보호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고, 유마도 '나도 마찬가지다. 네가 힘을 보태면 반드시 게오르그를 물리치고도 남는다. 그리고 무사히 돌아가리라고 굳게 믿는다.'고 알렸다. 키리카는 '반드시 세상을 구원하고, 살아서 마을로 가자. 둘이 함께 싸우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확언했다.

마르가로 돌아온 유마는 '전쟁이야 끝났지만, 평온한 날이 완전히 돌아오려면 아직 멀었다. 파손된 마을을 되살리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소니아를 비롯한 모두는 이미 갈 길을 서둘렀다. 키리카도 분명 웰런트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고 독백했다. 유마가 키리카에게 잠깐 괜찮으냐고 물었는데도 대답이 없자, 유마는 문을 열고 객실로 들어갔다. 유마는 '아무도 없구나. 혹시 웰런트로 돌아갔나?' 하면서 놀란 채 키리카를 찾아다녔다. 유마가 키리카를 애타게 부르자, 키리카는 반응을 보였다. 유마는 '다행이구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어디로 간 줄 알았다.'고 했고, 키리카도 유마에게 다행이라고 화답하였다. 유마가 '무슨 일이냐?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이라고.' 놀라자, 키리카는 '그대가 보이지 않아서 걱정되었다. 그대도 다른 분들처럼 어딘가로 사라진 줄 알았다. 그래도 이제는 됐다, 그대를 다시 만나서 기쁘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네가 마을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고 결정하자, 키리카는 놀라서 말을 못했다. 유마는 '사실 나도 너를 찾아다녔다. 네가 사라진 줄 알아서 마음이 쓸쓸했다. 아무래도 내가 너를 좋아하는 듯하다.'고 밝혔고, 키리카는 얼굴이 빨개졌다. 유마가 '계속 내 곁을 지켜달라. 나는 너와 같이 지내고 싶다.'고 통보하자, 키리카는 '그대와 같이 지내면, 뼛속 깊은 곳부터 온기가 흘러나왔다. 나는 그저 신기한 기운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 시점에서 의문이 풀렸다.'고 웃었다. 키리카가 '이게 바로 사랑이구나. 나는 절대로 이 손을 놓지 않겠다. 온기로 가득한 손을 놓지 않겠다고.' 말하자, 유마는 '나도 그러겠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지내자.'고 화답했다. 그러자 키리카는 '알았다. 앞으로도 계속, 그래 계속 함께 지내자.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그대를 지킨다.'고 확답했다.

3.3. 린나

시작 대사: 어머? 이 누나에게 용건인가요? 우후후, 이야기해 볼까요.
린나가 혹시 자기에게 해줄 얘기가 생겼느냐고 묻자, 유마는 말을 못했다. 린나가 결전을 앞두고 긴장했냐고 정곡을 찌르자, 유마는 조금 그렇다고 대꾸했다. 린나는 '괜찮다. 그대는 굳센 사람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 그리고 이쪽이 그대를 지킬 테니까 안심하라고.' 달랬다. 그러자 유마는 갑자기 용기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모든 일을 끝내고 마르가로 돌아온, 유마는 갑작스러운 적막을 느꼈다. 이미 마을은 활기를 찾은 뒤였다. 유마가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적막을 느꼈다. 아그넘은 멀리 떠날 듯하고, 레스틴과 키리카도 웰런트로 돌아갈 채비를 마쳤다. 린나는 도대체 어쩌려는 걸까 궁금하다. 어쩌면 걔도 키리카를 따라갈지도 모른다. 걔까지 사라지면 나는 고독감에 휩싸인다.'고 독백할 무렵에, 린나가 나타났다. 그는 '무슨 일이냐? 이런 데서 혼자 사색에 잠겼구나. 모처럼 평온이 돌아왔는데도 고민이 생겼느냐?'고 물었고, 유마는 린나에게 눈을 마주쳤다. 린나가 고민이 있다면 말하라고 소리지르자, 유마는 린나와 관련된 사항 때문에 머리를 싸맸다고 털어놓았다. 린나가 의문을 드러내자, 유마는 린나가 웰런트로 돌아간 줄 알았다고 답변했다. 린나가 말을 꺼내지 않자, 유마는 '너만큼은 내 곁을 지켜라. 어디로도 떠나지 말라고.' 린나에게 애원했다. 그러고는 '나는 너를 좋아한다.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정도라고.' 외쳤다. 린나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얼굴을 붉혔고, 유마는 '그러니까 어디에도 가지 마라. 언제까지나 내 곁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사고가 생겼다. 린나가 심드렁한 표정을 짓자, 유마는 '망했다. 발음이 꼬였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혓바닥이 꼬이면 어쩌자는 거냐!'고 절규했다. 한바탕 폭소하던 린나는 중요한 부분에서 실수하다니 참으로 우습다고 했다. 린나에게 비웃음을 들은 유마는 부끄럽게 꼬락서니가 이게 뭐냐고 고개를 숙였다. 린나는 유마도 참 어쩔 수가 없다고 계속 웃었다. 그러고는 듬직한 사람으로 성장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자기가 알려줄 부분이 많다고 했다. 유마가 크게 놀라자, 린나는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겠다. 언제까지나 그대를 지킨다.'고 알렸다. 그제서야 유마도 웃음을 되찾았다. 린나가 '그대를 혼자 두고 가려니까, 가슴이 조마조마해서 버티지 못하겠다. 그대가 듬직한 사람으로 클 때까지 가르쳐주겠다. 각오하라고.' 말하자, 유마는 고맙다고 털어놨다. 린나가 또한 자기에게 기어오르면 국물도 없다고 하자, 유마는 그게 무슨 얘기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린나는 '나는 그대보다 훨씬 강렬한 마음으로 꽉 찼다. 이거는 누구에게도 밀려나지 않는다. 세상에서 그대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웃었다.

3.4. 아그넘

시작 대사: 오! 좋아. 이야기라고 할까!
아그넘이 컨디션이 완벽하냐고 묻자, 유마는 '그렇고 말고. 이거는 세상의 운명을 책임질 싸움이라고.' 확답했다. 아그넘이 '그런 기세로 나아가자. 우리에게 걸리면 국물도 없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자, 유마는 게오르그도 우습다는 소리이냐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그넘이 '잘 아네. 반드시 놈을 물리치자. 그래야만 세상도 구원 받는다.'고 얘기하자, 유마도 거기에 동조했다.

일을 끝내고 우미네코 여관으로 돌아온 유마는, '전쟁이 끝났는데도 적막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평화가 돌아와서 기쁘다. 마을도 갈수록 활기를 되찾는데다가, 마을 사람이 웃는 모습을 봐도 기분이 좋다고. 그런데 마을이 활기를 되찾을수록 나는 적막감에 휩싸였다. 다른 분들은 이미 진로를 결정했다. 원래는 그게 정상이건만, 나는 뭐 때문인지 계속 외롭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라서 그런 게로구나. 게다가 이들은 대체 어디로 가려는 걸까? 소니아는 이제 왕녀로 돌아갔고, 키리카도 웰런트로 가려는 참이구나. 그러고 보니까 아그넘이 결정한 진로가 뭔지를 모르겠다. 당사자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모처럼 동료로 지냈는데 이게 뭐냐고!' 독백했다. 아그넘이 '뭐 때문에 혼자서 사색에 빠졌냐? 여전히 너는 고민이 많다.'면서 웃자, 유마는 혹시 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아그넘은 '이쪽은 여행을 준비했다. 내가 작성한 지도가 아직도 여백 투성이거든. 다시 말해서 나는 지도를 완성하고 싶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비통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숙이자, 아그넘은 '쓸쓸할 거라니 갑자기 무슨 소리냐? 빨리 준비해라. 안 그러면 나만 간다.'고 했다. 유마가 자기도 거기에 동참하라는 말이냐고 되묻자, 아그넘은 '그렇지. 내가 혼자서 떠날 줄 알았냐! 이번 전투로 네가 품은 힘, 그리고 다정한 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함께 다니면서 너를 더 알고 싶다. 나는 너를 땅끝까지라도 데려가겠다.'고 답변했다. 유마가 '정녕 내가 동참해도 되겠느냐? 네가 말한 것과 다르게 나는 무력하다.'고 주눅들자, 아그넘은 '너는 굳세고, 다정한 사람이다. 나는 게오르그를 죽이는 와중에 그것을 느꼈다. 그래서 너랑 같이 여행하고 싶다. 설령 네놈이 거절해도 나는 뜻을 굽히지 않겠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너를 데려간다고.' 대꾸했다. 유마는 '내가 그걸 거절할 리가 없다. 이쪽도 가겠다. 바로 준비할 테니까 기다리라고.' 외쳤다. 아그넘이 '어서 준비하라. 그리고 할 말이 더 있다.'고 하자, 유마는 의문을 드러냈다. 아그넘이 '뭐라고 말할까, 사실은 나도 제대로 크려면 멀었다. 가끔씩 너무 불타올라서 일을 그르치기 일쑤라고. 앞으로 여행하다가 너에게 힘든 일을 떠넘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를 따라가겠느냐?'고 하자, 유마는 자기야말로 잘 부탁한다고 웃었다. 아그넘은 앞으로 즐겁게 여행하자고 대꾸했고, 유마도 거기에 동조했다.

3.5. 마리온

시작 대사: 응...... 기다렸어. 유마가 그렇게 말해주는걸.
마리온이 유마에게 말을 걸자, 유마는 혹시 불안에 휩싸였느냐고 되물었다. 마리온이 '조금 그렇다. 우리가 진정 게오르그를 물리칠 수 있을까? 놈은 상식을 초월하는 괴물이라고.' 말하자, 유마는 '그렇구나. 그래도 괜찮다. 우리가 의기투합하면 어떤 놈도 우리에게 끽소리도 못하다고.' 알려줬다. 마리온은 얼굴을 붉히다가, '그래 맞다, 이제껏 우리는 계속 그렇게 싸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고맙다, 덕분에 평정을 되찾았다. 둘이서 힘내자.'고 유마를 응원했다.

마르가로 돌아온 유마는 '전쟁이 끝난 뒤에, 모두가 진로를 결정했다. 함께 싸웠던 동료가 마을을 떠나는구나. 하나 나와 마리온은 오늘도 함께 지낸다.'고 독백하고, 마리온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마리온은 자기 얼굴에 무언가가 있냐고 물었다. 유마는 잠깐 생각하다가 눈길이 마리온에게 갔다고 해명하더니, '마리온은 계속 내 곁을 지키려는 게로구나. 그러면 내가 기쁘지. 그런데 마리온은 앞으로 무엇을 하려는 셈이냐?'고 독백했다. 마리온이 유마를 부르자, 유마는 앞으로 겪을 일을 떠올렸느냐고 물었다. 마리온이 앞으로 겪을 일이라니 갑자기 무슨 얘기냐고 되묻자, 유마는 마리온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궁금할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마리온이 '싱겁게 그게 뭐냐? 나는 이미 진로를 결정했다. 나는 네가 되고 싶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마리온은 자신이 유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명했다. 그래서 유마는 '아직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구나. 나처럼 되고 싶다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이냐?'고 물었고, 마리온은 자기도 유마처럼 누군가에게 행복감을 선사하고 싶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하자, 마리온은 유마랑 같이 지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알렸다. 유마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마리온은 '네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그러니까 나도 너처럼 누군가에게 환희를 선사하고 싶다고.' 결정했다. 유마가 '그런 거였구나. 뭐, 이제 괜찮다. 너는 이미 소원을 성취했다고.' 통보하자, 마리온은 놀라서 말을 못했다. 유마가 마리온과 같이 지내서 행복했다고 해설하자, 마리온은 얼굴만 붉혔다. 유마는 '유마 덕분에 나는 환희를 되찾았다. 네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처럼 지내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쪽은 너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마리온이 '그렇구나. 이것이 사랑이었구나. 나도 너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에게 품은 호감과는 개념이 다르다. 나는 너를 애인으로 받아주고 싶다.'고 말하자, 유마는 말을 못했다. 마리온이 '그러니까 나는 계속 네 곁을 지키겠다. 네 옆에서 계속 환희를 선사한다.'고 웃자, 유마는 '알았다. 계속 같이 지내자. 그리고 서로에게 행복감을 주자고.' 결심했다.

3.6. 레스틴

시작 대사: ...... 알고 있다. 너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있다.
레스틴이 아직도 불안에 휩싸였느냐고 묻자, 유마는 '너무 걱정하지 마라.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났다. 남은 거는 하나뿐이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레스틴은 '그거는 이쪽도 안다. 사력을 다해서 놈과 싸우자. 그리고 하나만 말해두겠다. 절대로 무모한 짓을 저지르지 마라. 그거는 진정한 용기가 아니다. 상황을 보고, 평정을 유지하면서 싸워라. 그리고 위험해지면 나에게 의지해라. 반대로 여유가 생기면 나를 돕거라. 전투에서 이기고 싶다면, 동료를 진정으로 믿으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유마는 '알려줘서 고맙다, 그리 하겠다.'고 화답했다.

마르가로 돌아온 유마가 드디어 모두 끝났다고 말하자, 레스틴은 '네가 말한 대로다. 가소롭기 그지없던 게오르그도 이제 사라졌다. 종말화도 우리가 막았다. 앞으로는 모두가 마을을 되살리려고 움직일 게다. 이미 다른 사람들은 진로를 결정한 뒤다. 쓸쓸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평화가 돌아왔다.'고 대꾸했다. 유마는 말을 듣고 고개만 끄덕이다가, '이제껏 나와 동고동락했던 사람이 전부 떠나는구나. 소니아는 아스토리아를 되살리려고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닌다. 아그넘도 여행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고, 린나와 키리카도 벌써 웰런트로 돌아갔다. 그래도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독백했다. 이때 레스틴이 웰런트로 가고 싶으냐고 하자, 유마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레스틴은 '나는 조금 전에 나랑 같이 웰런트로 가겠느냐고 했다. 상황을 보면서 대답하라고.' 눈살을 찌푸리자, 유마는 웰런트로 가겠다고 말했다. 레스틴이 '이번 전쟁을 지원하는 바람에 웰런트도 돈을 너무 많이 썼다. 어떻게든 나라를 원래대로 돌려놓겠다.'고 말하자, 유마는 진정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화답했다. 레스틴이 '이번 싸움은 무기끼리 부딪히는 부류가 아니다. 곳곳에서 신음하는 사람을 돕자는 뜻이라고. 그리고 그런 싸움에서는 용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도울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래서 황룡이 그리 결단한 모양이다. 다시 말해서 황룡은 네가 품은 다정한 성품이 세상에 필요하다고 굳게 믿었다고.' 털어놓았다. 유마도 황룡을 위해서,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화답했다. 레스틴이 그러고 싶다면 열심히 노력하자고 조언하자, 유마는 '앞으로도 계속 이상한 일이 가득할 게다. 그때 의지해도 괜찮으냐?'고 물었다. 이때 레스틴이 '안심해라. 내가 너를 도와주마. 언제라도 좋으니까 힘든 일이 있다면 나에게 와라. 혼자서 끙끙대지 말라고.' 조언하자, 유마도 '나도 너를 도와주고 싶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나에게 말하라고.' 화답했다. 답변을 들은, 레스틴은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나는 언제나 너에게 도움만 받았다. 네가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나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고 털어놨다. 유마도 레스틴 덕분에 상당히 마음이 놓였다고 했다. 레스틴이 앞으로도 계속 곁을 지키라고 말하자, 유마는 자신도 레스틴과 같이 지내고 싶다고 털어놨다. 레스틴이 '좋은 말을 하는구나. 앞으로도 계속 내 부관으로서 활약해라. 그래도 괜찮으냐?'고 하니까, 유마는 물론이라고 대꾸했다.

3.7. 엑셀러

시작 대사:

3.8. 지너스

시작 대사:

4. 청결한 가무녀의 장

키리카 엔딩과 관련된 이벤트다.

4.1. Part 1

어느덧 키리카는 유마에게 시간 비면 마을에서 장을 보자고 제안했다. 유마가 오늘 저녁이랑 다음 아침 재료를 샀는데도 저런다고 하자, 키리카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모레까지 먹을 재료가 없다고. 아직 그대가 뭔가를 모르는구나. 식량이 떨어지면 큰일난다고.' 했다. 그제서야 유마는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알았으니까 같이 가자고.' 태도를 바꿨고 키리카도 기꺼이 동의했다. 마침내 시장에서 음식 재료를 구하던 둘은 저녁 밥을 차리려고 여관으로 갔다. 유마에게 너무 많이 들면 걷기 어렵다고 타이르던 키리카는 짐을 자기에게 조금 넘기라고 했다. 유마는 키리카가 고마울 뿐이었다. 유마는 키리카가 자기 곁에 있는데도 어색한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그저 키리카가 애인 관계일 때 보여줄 처신에 서툰 줄만 알았다. 이때 키리카가 소리치자, 유마는 느닷없이 고함치면 어쩌자는 거냐고 따졌다. 키리카가 서로가 한 손으로 짐을 들어서 균형이 깨졌다고 말하자, 유마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키리카가 말을 더듬자, 뭔가를 느낀 유마는 키리카를 붙들었다. 키리카는 '나는 그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지만, 그대가 괜찮다면 허락한다.'고 했다. 유마는 키리카와 손을 잡은 채로 여관에 들어갔다. 유마가 저녁을 먹으라고 말하자 키리카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유마는 그런 광경을 보자마자 얼굴빛이 어두워졌고, 키리카는 뭔가를 느끼고 물체를 옮겼다. 유마도 마지못해 찬성했다. 유마가 오늘 비프 스튜가 좋았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오늘 음식이 무척 맛있다. 그대도 요리 실력이 늘었던 모양이구나. 이대로 가면 아그넘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웃었다. 칭찬을 들은 유마는 '너무 비행기 태우지 마라. 그래도 그런 말을 들으니까 기쁘다고.' 머리를 긁적거렸다. 이때 유마가 태도를 바꾸자, 키리카는 까닭을 물었다. 유마가 지금 당근을 먹었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놀라서 몸서리를 쳤다. 유마는 '몰랐다. 게다가 언제부터 당근을 입에 댔냐! 네가 몰래 나에게 떠넘긴 줄만 알았다고.' 알렸고, 키리카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유마가 말꼬리를 잡자, 키리카는 유마가 만든 스튜라서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고 대꾸했다. 그러자 유마는 놀라서 얼굴을 구겼고, 키리카는 객실로 돌아갔다. 유마는 '뭔가가 조금 이상하다. 대체 키리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하면서 머리를 싸맸다.

4.2. Part 2

유마네 방으로 들어온 키리카가 잠깐 괜찮으냐고 묻자, 유마는 갑자기 무슨 일이 터졌냐고 했다. 그래서 키리카는 '이쪽이 다음 날에 여기서 조금 떨어진 마을로 가려고 한다. 그대도 나를 따라오라고.' 했고, 유마는 거기로 가는 까닭이 뭐냐고 되물었다. 키리카가 '며칠 전에 터진 전투 때문에 그곳이 폐허가 되었다. 이대로 가면 마을을 떠날 처지라고 하소연한 촌장이 알베르에게 직접 찾아왔다. 그래서 내가 마을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답변하자, 유마는 이제부터 키리카에게 어떠한 일이 배정되었냐고 물었다. 키리카는 웰런트에 땅을 적시고 축복을 내리는 노래가 전승되었다고 통보했다. 유마가 의문을 드러내자, 키리카는 '그것은 망가진 땅을 치유하고 되살릴 수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걸로 마을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얘기를 듣던 유마는 '성인의 가무녀는 그러한 능력도 보유했구나. 역시 너는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키리카는 자신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유마에게 자기를 따라오라고 말했다. 유마는 '물론이다. 네가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만 있다면 나는 어디라도 간다.'고 결정했고, 키리카는 고맙다고 웃었다.

마을 대표는 유마와 키리카에게 '우리를 도와주러 와서 진심으로 고맙다. 여러분이 보는 대로 땅은 망가졌고, 작물도 모두 말랐다. 여러분이 전쟁을 막았다고 쳐도, 일단 망가진 땅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유마는 분명 원래대로 돌아온다면서 촌장을 달래고, 키리카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키리카가 얼굴까지 붉히면서 그렇다고 대꾸하자, 유마는 그렇게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고 독백했다. 키리카가 '내가 하나만 부탁하겠다. 지금 손을 잡으라고.' 말하자, 유마는 알았다면서 대꾸한 다음에 손을 내밀었다. 키리카는 지금부터 노래를 부른다고 말하고, 노래를 부르려고 했다. 그러나 계획이 뜻대로 굴러가지 않자, 키리카는 대경실색했다. 유마가 까닭을 묻자, 키리카는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유마는 답변을 듣자마자 대경실색했고, 키리카는 '지금 노래가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래서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 소중한 노래인데 이제 와서 기억이 나지 않는 거냐?'고 절규했다. 유마는 키리카를 그저 지켜만 봤다. 키리카는 무조건 노래를 떠올리려고 했지만 계획이 뜻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유마는 이것도 근래에 자신이 봤던 모습과 엮인 듯하다고 독백하고, 키리카에게 괜찮으냐고 물었다. 키리카가 조금 진정되었다고 말하자, 유마는 '오늘 마을에서 겪은 일을 너무 마음에 두지 마라. 머지않아서 기억이 돌아온다.'고 달랬다. 키리카가 그게 다른 노래보다 소중하다고 말하자, 유마는 놀라서 말도 못했다. 키리카가 '이거는 웰런트에서 전승되는 노래다. 특별한 의식을 치를 때마다 부르는 노래답게 분위기도 진지하다. 그것을 잊으면 엘프 자격을 상실한다. 이러면 그대에게 면목이 없다. 다른 놈은 다 떠오르는데, 이런 소중한 노래만 떠오르지 않는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나는 이제 어쩌라는 말이냐!'고 통곡하자, 유마는 머리를 싸맸다. 유마는 '키리카는 다른 거는 다 떠오르는데 그 노래만 깨끗하게 잊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아무래도 그리모어 때문에 일이 여기까지 왔을지도 모른다.'고 독백했다.

4.3. Part 3

유마와 키리카는 그리모어를 휩쓸고, 잘못된 기억을 바로잡았다. 황폐한 마을로 다시 간 유마는 키리카에게 '이제 뒤틀림이 사라졌다. 노래가 돌아왔다고.' 알렸다. 키리카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유마는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다. 키리카는 '그렇다. 지금 시점에서는 노래가 나올지도 모른다. 하나 나는 뭔가가 두렵다. 왜냐하면 그것은 무척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리모어가 기억을 조작하지 않았는데도 내가 노래를 모르면 얘기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고, 유마는 잠깐 고민에 빠졌다. 잠깐 뒤에 유마가 '지금 너는 노래를 부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의심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노래를 못한다고 말하니까 기억도 거기에 맞게 왜곡되었을 뿐이라고.' 일갈하자, 키리카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유마가 '스스로를 믿어라. 나는 노래할 수가 있다, 나는 마을을 구원할 수가 있다고 굳게 믿으라고.' 꾸짖었는데도 키리카는 머뭇거렸다. 유마는 '소중한 노래, 반드시 기억하고 싶은 노래가 맞지? 그렇다면 마음을 믿자고.' 일깨웠고, 키리카는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았다. 유마가 '누가 뭐래도 나는 믿는다. 그러니까 너도 스스로를 믿고 노래하라고.' 말하자, 키리카는 시도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키리카가 유마에게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하자, 유마는 그것을 바로 수용했다. 키리카는 '나는 노래하고 싶다. 마을 사람들과 대지를, 그리고 나를 믿어준 유마를 위해서 노래하고 싶다고.' 독백하고 노래를 불렀다.

유마가 드디어 성공했다고 소리치자, 마을 사람들은 땅에서 올라온 새싹을 보고 감탄했다. 순식간에 마을이 되살아나자 촌장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사람들은 이제 여기서 살 길이 열렸다고 환호했고, 촌장은 유마 일행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유마는 '인사는 내가 아닌 키리카에게 해라. 여기를 되살린 주인공은 키리카라고.' 알렸다. 촌장이 키리카를 진정한 구세주로 여기자, 유마는 '이거는 어디서 듣던 노래다. 그러고 보니까 걔는 정체가 뭐냐?'고 독백했다. 촌장은 '여러분 덕택에 땅이 되살아났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고맙다.'고 했고, 키리카는 '나는 그저 그대들이 지낼 곳에 힘을 불어넣었을 뿐이다. 앞으로도 여기를 소중히 여기라고.' 타일렀고, 촌장은 그저 고맙다는 말만 했다. 여관으로 돌아온 유마는 키리카에게 노랫소리가 무척 예뻤다고 칭찬했다. 키리카는 유마와 함께 그리모어를 정복한 결과라고 했고, 유마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너는 스스로를 믿고 노래했다. 나는 그저 너를 도와줬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키리카가 '그대가 없었다면 나는 절대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그러니까 내가 그대에게 고맙다고 말할 기회를 달라. 진심으로 고맙다.'고 얘기하자, 유마는 그저 웃었다. 유마는 '다행이구나. 그런데 그거를 대체 어디서 들었을까? 나는 알고 싶다.'고 독백하고, 키리카에게 하나만 묻는다고 했다.

4.4. Part 4

키리카가 자기에게 무엇을 묻고 싶으냐고 말하자, 유마는 어떤 물건부터 보라고 했다. 그거는 바로 오르골이었다. 키리카가 웃자, 유마는 '이거는 나에게 무척 소중한 노래다. 딱 1회만 들었는데도 뇌리에 박힌 노래라고. 그게 네가 불렀던 노래와 똑같았다.'고 말했다. 키리카는 답변을 듣자마자 충격을 받았고, 유마는 혹시 이 오르골을 봤느냐고 물었다. 키리카도 뭔가를 떠올리고 오르골 태엽을 보여줬다. 유마가 놀라자, 키리카는 오르골을 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유마는 기꺼이 오르골을 내줬다. 키리카가 오르골 태엽을 감자마자 어떤 소리가 났다. 유마는 소리를 듣자마자 반응을 보였고, 키리카는 '그 드래곤이 그대였느냐?'고 반문했다. 유마도 '네가 그때 그 소녀였냐?'고 소리쳤다. 키리카는 '신기하다. 옛날에 나와 유마가 만났구나. 그리고 지금도 우리가 같이 지내서 더욱 신기하다.'고 웃었고, 유마는 '나는 그 소녀를 꼭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소녀가 너일 줄은 몰랐다.'고 놀랐고, 키리카는 그 소녀가 본인이라서 실망했느냐고 물어봤다. 유마는 '그럴 리가 없다! 내가 계속 기억하던 사람이 바로 너라서 기쁘다고.' 했다. 키리카가 '사실 이 노래는 단순히 땅을 적시고 축복을 내리는 노래가 아니다. 다른 뜻이 하나 더 들어간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키리카가 '새롭게 만난 커플에게 축복을 내린다는 뜻이 포함된다. 그러니까 이거는 앞날을 맹세한 커플이 행복과 번영을 기도하면서 부르는 노래라고.' 밝히자, 유마는 '그런 뜻이 포함된 줄 몰랐다. 그때도 키리카가 노래를 부를 때 우리는 손을 잡았다. 그럼 대체 일이 어떻게 굴러간 거냐?'고 놀랐다. 키리카가 '그때는 거기까지 염두에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대에게 손을 내밀었을 뿐이라고.' 둘러대자, 유마는 '처음에 노래하려고 들었을 때는 아니었다. 그때 너는 홍당무가 되었다.'고 통보했다. 그제서야 키리카는 자신이 보였던 행적을 떠올렸다. 유마는 '이제 숨기려고 해도 소용없다. 원래부터 나를 염두에 두고 노래한 거 맞느냐?'고 물었고, 키리카는 '그렇다. 이제부터 더는 누군가를 속이지 않겠다. 나는 이미 그대에게 노래를 바쳤다. 솔직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오르골을 전달했을 때처럼 솔직하지 못했다.'고 책망했다. 유마가 키리카를 보면서 웃자, 키리카는 유마에게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그대도 나를 사랑해달라.'고 선언했다. 유마는 '알았다. 나도 너를 사랑한다. 이제 나는 너를 영원히 곁에 두겠다고.' 말했다.

5. 용감한 왕녀의 장

소니아 엔딩과 관련된 이벤트다.

5.1. Part 1

어떤 일을 마친 유마는 이제야 겨우 가라앉았다고 한숨을 쉬고, '이렇게까지 정성 들여서 행사를 준비하다니, 무척 성대한 축하 연회가 열리겠구나. 역시 주민을 아끼는 마음이 지극하다.'고 감탄했다. 고민을 끝낸 유마는 소니아를 찾아다녔지만, 당사자는 이미 축하 연회 때문에 바쁜 신세였다. 그래도 유마는 가끔씩 소니아랑 느긋하게 말하는 시간만을 바랐다. 유마가 소니아를 부르자마자 소니아는 제대로 준비를 끝냈느냐고 물었다. 유마는 그렇다고 말하고 주제를 바꿨다. 이때 어떤 병사가 연회에서 대접할 요리를 가져왔다고 말하면서 물품을 보여주자, 소니아는 '그거는 이미 주방장에게 맡겼다. 내가 아닌 주방장에게 직접 얘기하라.'고 명령했다. 병사는 알았다고 말하고 현장에서 물러났다. 소니아가 자기들이 이제까지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묻자, 유마는 아직 얘기를 하지도 않았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말을 꺼내기 직전에, 다른 병사가 나타나서 연회에 초대할 인사를 경호할 방법부터 알려달라고 했다. 소니아는 알았다고 대꾸하고, 유마에게 나중에 얘기하자고 말하고 사라졌다. 유마도 현실을 받아들였다. 유마는 '소니아는 바쁜 몸이구나. 그런데 얼굴이 초조해 보였다. 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 듯하다.'고 중얼거리고, 소니아에게 '여기저기를 다녀서 목이 마를 테니까, 이거를 받으라고.' 말하고 주스를 줬다. 주스를 받은 소니아는 혹시 자기를 기다렸느냐고 물었고, 유마는 '좀처럼 너를 찾지 못해서였다. 여기면 너를 만날지도 모른다고 굳게 믿었다.'고 답변했다. 이때 소니아가 장식 지시를 잊었다고 비명을 지르니까, 유마는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소니아는 '우리는 이제부터 성을 꾸미려고 한다. 이런 허름한 성으로 손님을 부르면, 우리가 파렴치한으로 찍힌다. 주스는 고마웠다.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보자.'고 말하고 성으로 들어갔다. 자기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화답했던, 유마는 '쟤가 뭐 때문에 저렇게까지 불안에 휩싸였지? 그렇게까지 허둥댈 일이 아니다. 소니아가 자기를 몰아붙이니까 나도 모르게 걱정된다.'고 독백했다.

5.2. Part 2

유마가 소니아에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조금만 휴식하라고 하자, 소니아는 언제부터 거기서 지냈느냐고 따졌다. 유마는 '아까부터 계속 여기서 지냈다. 내가 있는 줄도 모른 채 일에 빠졌구나. 스스로를 혹사하면 나중에 큰일난다.'고 타일렀다. 소니아는 '그렇구나. 이제 잠깐 쉬자.'고 말하고 어딘가로 갔다. 유마가 '혹시 괜찮느냐? 근래에 좀 이상하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어디가 이상하다는 말이냐? 나는 평소랑 똑같다고.' 반발했다. 유마가 '아니, 뭔가가 이상하다. 네가 평소와는 달리 너무 초조해 보인다.'고 반박하자, 소니아는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하나 이미 선택할 여지가 없다. 축하 연회가 머지않아서 개최되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유마가 '네가 연회 때문에 바쁘다는 사실 정도야 아는데, 그게 전부일 리가 만무하다.'고 정곡을 찌르자, 소니아는 어리둥절했다. 유마는 지금 소니아가 시간이 아닌 다른 것에도 쫓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갈피를 잡지 못한 소니아는 '내가 다른 것에도 쫓긴다고?' 의문을 품었다. 그러다가 소니아는 유마가 말한 내용이 옳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니아가 '성 앞에 있는 대형 건축물을 봐라. 우리는 며칠 전까지 저곳을 회의장으로 삼았다.'고 말하자, 유마는 '나도 안다. 지금은 병원이 가득 차는 바람에 간이 구호 시설로 바뀌었다.'고 대꾸했다. 소니아는 '저곳을 비롯한 마을 여기저기에는 전쟁 때문에 몸과 마음을 다친 사람이 수두룩하다. 물론 우리도 최선을 다했다. 다친 사람을 도우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그런데도 나는 뭔가가 더 있다고 굳게 믿었다.'고 털어놨고, 유마는 소니아를 조용히 지켜봤다. 사실은 축하 연회가 열리는 목적은 마을 사람들 때문이었다. 전쟁으로 지친 사람을 조금이라도 달래려고 말이다. 그래서 소니아도 전력으로 연회를 준비했다. 유마가 한 말을 받아들인, 소니아는 '준비하는 사람과 초대받은 사람이 모두 편안해야지 진정한 연회가 열린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거기에 쫓겼다.'고 말했다. 유마는 이제 어깨에 들어간 힘을 빼라고 타일렀고, 소니아는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유마가 '이거 아주 복잡한 문제구나. 전쟁으로 지친 사람을 치유할 방법이 뭘까?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고 독백하자, 소니아는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고 귀띔했다. 유마가 그게 뭐냐고 묻자, 소니아는 '머나먼 옛날에 아스토리아가 재해를 맞이했을 때, 왕비였던 어머님이 노래로 사람을 치유했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의심을 품자, 소니아는 '옛날부터 우리 블랑쉬 가문에서는 치유의 노래가 전승되었다. 그 노래로 사람들이 품은 상처를 깨끗이 치유했다고.' 털어놨다. 얘기를 들은 유마는 이제 그 노래를 부르도록 하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소니아는 '그런데 내가 그 노래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나도 어렸을 때 어머님에게 배운 노래인데 오늘따라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마가 '왕가에서 대대로 내려온 노래면, 누군가가 기억할지도 모른다. 악보가 남았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소니아는 자기 어머니가 생전에 작성한 악보를 떠올렸다. 득달같이 서고로 달려간 두 사람은 악보를 찾는데 성공했다. 소니아가 드디어 열쇠를 찾았다고 좋아하자, 유마는 이제 치유의 노래를 부를 길이 생겼다고 웃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소니아가 소스라치게 놀라니까 유마는 까닭을 물었다. 알고 보니까 이들이 가져온 물건은 아무런 기록도 없는 악보였다. 유마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표정이 침통해진 소니아는 틀림없이 여기에 노래가 적혔다고 했다. 유마는 '왕가의 문장이 각인된 표지와 오래된 악보면 여기에서 대대로 전수 받은 노래가 맞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악보가 백지였다. 무언가가 이상하다고.' 독백했다. 소니아는 유마에게 이런 일도 생기냐고 물었고, 유마는 '이거는 그리모어 때문에 일어난 사고다. 그리모어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소리쳤다. 소니아도 마지못해 답변을 받아들이고 그리모어로 들어갔다.

5.3. Part 3

유마와 소니아는 그리모어를 휩쓸고, 아스토리아 서고로 돌아왔다. 소니아는 이제 악보가 원래대로 돌아올 때라고 독백했고, 유마도 악보를 확인했다. 소니아는 어디냐고 묻고 악보를 봤다. 악보는 거짓말같이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이때 유마는 다행이라고 화답했다. 소니아는 '이제는 나도 노래할 방법이 생겼다. 어머님처럼 모두를 치유할 수가 있다고. 유마, 고맙다.'고 웃었고, 유마는 '고맙다는 말은 나중에 해라. 그보다도 나는 그게 어떤 노래인지 알고 싶구나. 조금만 들려달라.'고 지시했다. 소니아는 부끄러움을 참고 노래를 했다. 유마는 이것도 어딘가에서 들은 듯하다고 독백했고, 소니아는 유마에게 가장 좋은 부분만 불렀는데 혹시 마음에 들었냐고 물었다. 유마가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소니아는 지금 이게 싫다는 거냐고 했다. 유마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고, 소니아에게 어떤 오르골을 보여줬다. 소니아는 오르골을 보자마자 어떤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유마에게 오르골을 입수한 까닭을 물었다. 유마는 옛날에 어떤 소녀가 나에게 이걸 줬다고 답변했고, 소니아는 그렇다면 이 태엽 나사를 오르골에 끼우라고 알렸다. 유마는 오르골이 제대로 작동되는 모습을 보고 다시 놀랐다. 소니아가 유마에게 태엽을 감으라고 말하자, 유마는 군소리 없이 지시를 따랐다. 소니아는 '그때 만난 드래곤이 너였냐?'고 되물었고, 유마는 그렇다고 대꾸했다. 소니아는 '나는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고 쓰러진 드래곤을 치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르골을 반주 삼아서 노래를 불렀다.'고 알렸고, 유마는 '네가 불렀던 노래가 바로 그거라고.' 대답했다. 소니아는 '그러고 보니까 나는 그때 치유의 노래를 불렀다. 드래곤이 기운을 차려서 기분이 좋아진 나는, 너를 만난 기념으로 오르골을 줬다.'고 했고, 유마는 '너는 그때 언젠가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그것도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그때를 맹세하려고 오르골에서 태엽 나사를 가져간 주인공이 소니아였다. 유마는 '그랬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약속을 지켰다.'고 웃었다. 그제서야 소니아는 '이제 모두에게 노래를 전달할 방법이 생겼다.'고 하고, '이제부터 제대로 연습하자. 너도 나에게 동참하라고.' 외쳤다. 유마가 '네가 부르는 노래를 듣다니 영광스럽다.'고 말하니까, 소니아는 '너를 위해서 언제든지 기쁘게 노래를 부른다.'고 알렸다.

5.4. Part 4

소니아는 잔뜩 몰려든 인파를 보자마자 겁에 질렸고, 유마는 소니아가 제대로 준비한 덕분이라고 소니아를 달랬다. 이야기를 들은 소니아는 좀처럼 입을 열지 못했고, 유마는 전력으로 누군가를 치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었다고 했다. 소니아는 '그렇구나. 그러면 나야 기쁘다. 하나 나는 아직 모든 사람을 치유하지 못했다. 이제부터 진면목을 보여주자.'고 결심했고, 유마는 혹시 긴장했느냐고 물었다. 소니아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 거는 이게 처음이라고 밝히자, 유마는 자기를 믿으라면서 소니아를 응원했다. 소니아는 답변을 듣자마자 고맙다고 말했다. 아스토리아 병사가 인파를 진정시키자 유마는 어서 움직이라고 했다. 알았다고 대꾸한 소니아는 대중 앞에서 '이렇게 모여줘서 참으로 고맙다. 이쪽은 지난 전쟁으로 스스로를 비롯한 여럿이 받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고뇌했다. 이제서야 나는 이 노래로 사람들을 치유하자고 결정했다. 잠깐이나마 여러분을 어루만질 날만을 기다렸다고. 그러니까 노래를 들으라고.' 호소했다. 소니아가 노래를 부르자, 유마는 '네 노래를 몇 번이고 들었지만 오늘은 느낌이 다르다.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할까? 이거면 문제가 없다.'고 독백했다.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르자, 유마와 소니아는 서로 쳐다봤다. 소니아가 말을 꺼내기 직전에, 유마는 '너는 오늘 훌륭했다. 저분들은 지금 하나같이 행복하게 웃는다. 치유의 노래, 그러니까 네 마음이 다른 분들에게 전달되었다고.' 했다. 소니아는 유마 덕에 고비를 넘겨서 고맙다고 했고, 유마는 '노래를 부른 주인공은 너다. 나는 방관했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바로 그때 소니아는 '아니다. 네가 없었다면 나는 용기를 얻지 못했다. 나는 네가 좋다.'고 선언했다. 유마는 '갑자기 무슨 짓이냐! 다른 분들이 아직 돌아가지도 않았다고.' 놀랐고, 소니아는 '그런 거는 궁금하지도 않다. 나는 당장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더는 참지 못하겠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네가 좋다. 너는 어떠냐고!' 외쳤다. 유마가 '이쪽도 너를 좋아한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너라고.' 화답하자, 관객들이 다시 환호성을 질렀다. 소니아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고백하니까 부끄럽다고 얼굴을 붉혔고, 유마는 말한 사람이 누군데 이러냐고 정색했다. 소니아는 유마에게 앞으로도 자기 곁을 지키라고 말했고, 유마는 알았다고 맹세했다.

6. 현명한 정령사의 장

린나 엔딩과 관련된 이벤트다

6.1. Part 1

린나가 오렌지 주스를 보여주자, 유마는 마침 목이 말랐는데 잘됐다고 웃었다. 린나는 얘기를 듣고 웃었고, 유마는 린나에게 반문했다. 이때 린나가 사실 내가 통에 입을 댔다고 말하자, 유마는 깜짝 놀라서 넘어졌다. 그러자 린나는 유마에게 홍당무처럼 익은 얼굴이 귀엽다고 하고, 이상한 소리를 계속 했다. 유마는 길 한복판에서 무슨 짓이냐고 따지고, '전쟁이 끝났는데도 린나는 나를 웃음거리로 삼는다. 린나는 생각보다 부끄러운 분위기를 잘 느끼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라도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든다.'고 한탄했다. 린나가 '너무 정색하지 마라. 혹시 나와 입을 맞추기 싫어서 그러냐?'고 말하자, 유마는 말을 더듬었다.

린나가 계속 유마를 놀리자, 유마는 이거 상태가 너무 나쁘다고 독백했다. 그러고는 요즘에 좀 심했다고 린나를 질책했다. 느닷없이 질책을 들은 린나는 무슨 소리를 하냐고 따졌고, 유마는 근래에 너무 태도가 과격해 보인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린나는 '이상한 사람은 그대다. 혹시 중요한 사항을 잊었냐?'고 항변했고, 유마는 그러고 보니까 며칠 전에서 린나가 그리 말했다고 했다. 린나가 정녕 잊었느냐고 외치자, 유마는 '린나는 며칠 전부터 무슨 일이 터졌을 때마다, 중요한 사항을 잊었냐고 따진다. 그게 과연 뭘까, 알고 싶다.'고 독백했다. 린나가 '그대가 떠올리면, 아주 좋은 일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고 나오자, 유마는 아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린나는 '이 사람 오늘도 이러네. 그대는 너무 눈치가 없다고.' 힐난했고, 유마는 '그래, 나는 무척 눈치가 없는 놈이다. 그래도 그렇게 소중한 것이라고 대충 말하면, 나도 사항을 떠올리지 못한다고.' 덤볐다. 린나가 그렇게 중요한 추억인데도 그러냐고 외치자, 유마는 이제 사람 놀리지 말고 진실을 슬슬 알려주라고 했다. 그러자 린나는 '그대가 제대로 떠올리기 전까지는 절대 입을 열지 않는다.'고 했고, 유마도 '이제는 그만 실토해라. 사람을 약 올리는 게 그리도 재미있냐!'고 언성을 높였다. 유마가 언성을 높이자, 린나는 자신이 사람을 약 올리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유마가 놀라자, 린나는 기억을 못하는 유마가 나쁜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답변을 들은 유마는 입을 열지 못했고, 나중에 이렇게나 린나가 비탄에 빠진 모습을 처음 봤다고 독백했다. 유마는 자신이 말이 지나쳤다고 사과했지만, 린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유마가 '어떻게든 떠올리도록 하겠다. 내가 차분해지면 떠오를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린나는 '그게 사실이냐, 보증할 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유마가 제대로 말하지 못하자, 린나는 '그런 시시껄렁한 답변으로는 턱도 없다. 나는 그대가 옛 일을 제대로 기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외쳤다. 유마는 어떻게든 애쓴다고 말하고, '저게 그렇게까지 간직하려는 추억이 뭘까? 나는 알고 싶다.'고 독백했다.

6.2. Part 2

유마는 어떻게든 그때 일을 떠올리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아무것도 짚지 못했다. 중요한 일처럼 막연한 표현으로 떠올릴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린나가 유마에게 기억을 되찾았냐고 묻자, 유마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그게 도대체 언제 일어난 사고였냐?'고 했다. 린나가 '아주 오래된 일이다. 기억조차 희미할 정도로 오래되었다고.' 단서를 주자, 유마는 '그렇게까지 오래된 일이었구나. 우리가 얼굴을 익히기 전에 겪었거나, 옛날에 어딘가에서 만났을지도 모른다.'고 독백했다. 결국 유마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털어놨고, 린나는 '그래서 그대가 눈치 없는 사람이라고.' 외쳤다. 유마가 '또 시작이네. 그렇게까지 언성을 높일 일도 아니다. 고작 옛날 일 때문에 그러지 말라고.' 말하자, 린나는 '고작이라고? 지금 당사자가 진심으로 화내는데, 그런 시시껄렁한 말로 정리하려고 들지 말라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유마는 '내가 미안하다. 그런데 네가 그러는 까닭을 알고 싶다. 뭐 때문에 이런 추억에 집착하느냐?'고 되물었고, 린나는 비밀이라고 말을 돌렸다. 유마는 '비밀이라고? 그렇게 중요한 일인데도, 아무 단서도 주지 않겠다는 뜻이구나. 이런 식으로 가면 나도 그때를 떠올리지 못한다고.' 항변했고, 린나는 '이제 나는 모른다. 알아서 하라고.' 소리질렀다. 유마는 '뭐 때문에 일이 이런 식으로 굴러가냐고!' 한탄했다. 그런데도 린나는 아직도 유마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유마가 '그러니까 단서를 내놓아라. 아무 단서도 없으니까 도무지 떠올릴 방법이 없다고.' 항변하자, 린나는 '알았다. 그렇게까지 단서를 달라고 하니까, 아주 중요한 사항을 알려주겠다. 이걸로도 떠올리지 못하면, 문책 정도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그리 알라고.' 말하고 어떤 노래를 들려줬다.

유마는 노랫말을 듣자마자 어떤 기억을 떠올리고, 린나에게 '그거는 내 오르골에 수록된 노래라고.' 했다. 유마가 오르골을 꺼내자, 린나는 태엽 나사를 보여줬다. 유마가 드디어 떠올랐다고 외치자, 린나는 '드디어 떠올렸구나. 다행이라고.' 얼굴을 붉혔다. 유마가 '이제 떠올랐다. 그때 상처를 받았던 나에게 오르골을 선물한 소녀의 정체가 너였다.'고 털어놓자, 린나는 '너무 눈치가 없다. 그래도 제대로 기억해줘서 기쁘다.'고 했다. 유마가 '내가 미안하구나. 그렇게까지 중요한 일을 잊다니, 나도 참 멍청하다.'고 한탄하니까, 린나는 '기억했으니까 됐다. 일단 오르골을 작동시키자고.' 알렸다. 유마는 말을 다 듣고 오르골 태엽을 감았다. 이때 아무런 소리가 나오지 않자, 린나는 '왜 갑자기 이러냐?'고 했다. 유마가 '계속 듣지 않아서 안이 부식된 모양이다. 그게 아니면 장치 자체가 고장 났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린나는 '톱니는 제대로 움직인다. 아무리 봐도 기계는 망가지지 않았다고. 갑자기 이러면 곤란하다고. 이거는 우리 과거와 얽힌 노래다. 유마가 모두 떠올리면 뭔가를 해주려고 들었는데, 이제는 다 틀렸다.'고 했다. 유마가 '갑자기 그게 무슨 뜻이냐?'고 따지자, 린나는 입을 다물었다. 난감해진 유마는 '오르골이야 제대로 굴러가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털어놨고, 린나는 '그거는 중요한 추억이었다고.' 낙심했다. 그러자 유마는 린나에게 '너무 낙담하지 마라. 어떻게든 방법이 생긴다.'고 타일렀고, 린나는 '좋은 방법이라도 떠올랐냐?'고 되물었다. 유마가 '지금 상황이 그렇다. "기계는 작동되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거는 아무리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거는 그리모어랑 관련이 깊다. 그러니까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을 없애면, 반드시 소리가 되살아난다.'고 알리고 그러모어로 쳐들어갔다.

6.3. Part 3

그리모어를 돌파한 두 사람은 드디어 오르골 소리를 되찾았다. 유마가 '이제 뒤틀림이 사라졌으니까 문제 없다. 오르골을 듣자고.' 말하니까, 린나는 정녕 괜찮으냐고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유마는 '그렇게까지 자신 없는 모습을 보니까 어째 다른 사람 같다. 일단 태엽이나 감자고.' 하고, 린나와 함께 태엽을 감으려고 했다. 그때 유마가 오르골을 떨어뜨리자, 린나는 '갑자기 무슨 짓이냐! 이거는 나에게도 소중한 노래라고.' 소리질렀다. 유마는 그저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린나에게 오르골을 달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은 린나는 유마에게 뭔가를 내줬다. 유마는 '분명 괜찮다. 이번에는 제대로 소리가 난다고.' 하고 태엽을 감았다. 린나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이제까지 이 날을 기다렸는데, 뭐 때문에 일이 이렇게까지 꼬였을까? 갑자기 기분이 울적해졌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냥 장치가 고장 났을 뿐이니까 어디서 수리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린나는 '그렇게 하찮다는 식으로 말하지 말라. 오르골에서 노래가 나오면 제대로 뭔가를 말하려고 들었다.'면서 울먹였고, 유마는 자신에게 무엇을 전달할 셈이냐고 되물었다. 린나는 얘기를 듣자마자, 오르골에서 소리가 나기 전까지는 절대 입을 열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유마는 '오르골에서 소리가 나지 않으니까 아무런 방도가 없다. 중요한 일이면 똑바로 말을 하라고.' 했지만, 린나는 계속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유마가 린나에게 묵비권을 행사한 까닭을 묻자, 린나는 '나는 오르골 소리가 나는 동시에 뭔가를 말하려고 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계획을 절대 철회하지 않는다고.' 까닭을 밝혔다. 이때 유마는 '계속 그러지 마라. 나는 제대로 옛날 일을 기억했는데, 너는 이제 와서 약속을 어길 셈이냐?'고 소리쳤다.

계속 입을 열지 않은 린나는 '잘 떠올려봐라. "나는 옛날부터 그대를 좋아했다."고 느닷없이 말할 놈이 있냐?'고 했다. 유마가 이상한 답변을 들려주자. 린나는 깜짝 놀랐다. 유마가 혹시 자신에게 그런 얘기를 하려고 들었냐고 정곡을 찌르자, 린나는 계속 말을 돌렸다. 유마가 눈치를 주자, 린나는 자기가 계획한 대로 굴러가지 않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유마는 '린나는 나에게 그런 말을 하려고 계속 고민했다.'고 결론을 내렸고, 잔뜩 약이 오른 린나는 '오르골 때문에 계획이 완전히 물거품이 되었다고. 뭐 때문에 소리가 안 나고 난리냐!'고 외쳤다. 린나가 오르골을 부수려고 들자, 유마는 '기다려라. 그거는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건 아니었냐?'고 했다. 린나는 이것 때문에 계획이 어긋났다고 외치면서 오르골을 거칠게 흔들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오르골에서 소리가 나자, 둘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린나는 '이거는 망가졌을 텐데, 아니었냐?'고 의심했고, 유마는 '아무래도 멀쩡한 듯하구나. 그리모어에서 생긴 뒤틀림을 없애기 전에도 안쪽은 제대로 움직였다. 내가 오르골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톱니가 어긋나서 오르골이 작동되지 않은 듯하다.'고 답변했다. 린나는 '나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일이었는데, 그런 빌어먹을 톱니 때문에 망했다고.' 울먹였고, 유마는 린나에게 '그래도 이것 덕분에 제대로 말할 기회가 생겼다. 적어도 내 마음은 너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다. 나는 참으로 기뻤다.'고 웃었다. 그러자 린나는 그저 얼굴만 빨개졌다.

6.4. Part 4

린나는 '그래도 그대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고 말하고, 어떤 노래를 들려줬다. 유마가 노랫말을 유추할 무렵에, 린나는 유마에게 소감을 밝히라고 했다. 유마는 멋진 노래였다고 화답했고, 린나는 '그리 말해줘서 기쁘다. 나는 이런 식으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내가 계획한 대로 굴러가지 않아서 조금 아까웠다.'면서 웃었다. 유마까지 덩달아 웃자, 린나는 '그대 눈 앞에서 고백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도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기 때문에 이랬다고.' 했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미안하구나. 내가 너무 눈치 없었다.'면서 한탄했고, 린나는 '그래도 내가 나빴다. 그 와중에서 고집이 생겨서 좀처럼 남 얘기를 안 들은 사람은 나라고.' 달랬다. 이때 유마가 그것도 린나에게 잠재된 매력이라고 알려주자, 린나는 자신이 그런 사람으로 보이냐고 반문했다. 유마는 '그렇다. 부끄러움을 이기려고 어떻게든 애쓰려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고.' 해줬고, 린나는 '그렇구나. 나는 좀처럼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라서, 계속 본인에게 안달이 났다.'고 얼굴을 붉혔다. 답변을 들은 유마는 그저 웃음만 터뜨렸고, 린나는 자신이 어떻게든 솔직해지려고 노력했으니까 비웃지 말라고 항변했다. 그때 유마가 짧게 답변하자, 린나는 '나는 노래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말로 하기에는 너무 힘드니까, 노래로 전달하면 그나마 낫다고.' 했다. 유마가 그래서 오르골을 작동시키려 들었냐고 하자, 린나는 '그거는 내가 제대로 고백할 때 필요한 마지막 조각이었다. 내가 품은 마음은 노래로 모두 드러난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그대라고.' 했다. 말을 마친 린나는 오래된 체증이 내려간 듯이 개운하다고 웃었고, 유마는 '너도 계속 고민했구나. 그런데도 나는 좀처럼 기억하지 못했다. 미안하구나. 나도 린나에게 제대로 화답할 때라고.' 독백했다. 그러고는 린나를 불렀다. 린나가 반응을 보이자, 유마는 린나가 솔직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봐서 기뻤다고 털어놨다. 린나가 갑자기 얼굴이 빨개져서 말을 못하니까, 유마는 앞으로 같이 지내자고 선언했다. 린나가 느닷없는 답변 때문에 놀라니까, 유마는 알았다고 대꾸하지 않으면 강경책을 세운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린나는 말하려다가 태도를 바꾸고는, '그럼 말하지 않겠다. 그럼 안아줄 거 다 안다.'고 했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린나에게 아직도 솔직하지 못하다고 질책했고, 린나는 앞으로도 계속 자기와 같이 지내자고 했다. 유마는 '나는 거짓부렁이나 늘어놓는 사람이 아니다. 약속하마. 평생토록 너와 같이 지낸다고.' 선언했다. 린나는 답변을 듣자마자 유마에게 평생토록 같이 하자고 털어놨다.

7. 순수한 연주자의 장

마리온 엔딩과 관련된 이벤트다.

7.1. Part 1

유마와 함께 마르가를 돌아다니던, 마리온은 며칠 전 가게에서 맛봤던 음식이 무척 좋았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혹시 감자튀김 말하는 거지? 네가 말한 대로 그거는 무척 맛있다.'고 맞장구를 치자, 마리온은 갑자기 그게 먹고 싶으니까 기회를 달라고 말을 바꿨다. 유마는 알았다고 말하고 마리온과 함께 음식점으로 달려갔다. 이때 마리온이 자기에게 달라붙자, 유마는 그렇게 달라붙으면 가슴에 닿는다고 독백했다. 마리온이 '이거는 아직도 허락하지 않았구나. 혹시 이걸 싫어하냐?'고 묻자, 유마는 그렇지가 않고 그냥 쑥스러워서 그런다고 알렸다. 마리온이 유마가 싫다면 곧바로 멈춘다고 울먹이자, 유마는 허락한다고 알렸다. 마리온이 그것이 사실이면 다행이라고 웃으니까, 유마는 말이 늘어서 기쁘지만, 어째서인지 옛날보다 나에게 과감해서 조금 부끄럽다고 독백했다. 마리온이 유마에게 뭔가를 말하자, 유마는 반응을 보였다.

알고 보니까 둘은 어떤 형제가 싸우는 과정을 지켜봤다. 언니인 미르가 여동생인 루키아에게 조금만 참으라고 외치자, 루키아는 '언니도 먹었으면서 나에게 이러기야? 나도 먹고 싶었다고.' 덤볐다. 이때 미르가 자기는 맛만 봤을 뿐이지 그렇게 많이 먹지 않았다고 소리치자, 마리온은 둘이 싸우니까 말리자고 했다. 유마는 아이들이 싸우는 거니까 그냥 두자고 하다가 현장으로 접근했다. 미르가 모처럼 어머니가 만든 도시락을 반이나 먹으면 어쩌자는 거냐고 하자, 루키아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마리온이 '자, 그만 울어라. 그리고 싸우지 말라.'고 다독이자, 미르는 마리온에게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루키아 저게 문제라고.' 변명했다. 유마는 마리온도 그냥 묵과하지 못했다고 독백했다. 그러고는 자매에게 도시락이 반이나 남았으니까 이만 기분 풀라고 했다. 미르가 말을 못하자, 유마는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라고 타일렀다. 루키아가 계속 울자, 유마는 언니에게 도시락을 멋대로 먹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라고 다독였다. 그런데도 루키아가 꼬리를 내리지 않자, 미르는 '이런 고집불통 같으니라고!' 소리쳤다. 유마가 이거 아무래도 일이 꼬였다면서 마리온에게 손을 내밀자, 마리온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마리온은 자기를 보면서 놀란 유마를 진정시키려고, 무슨 수라도 쓴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갑자기 무슨 일이냐? 오늘따라 조금 이상하다고.' 말하자, 마리온은 괜찮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둘러댔다. 이때 미르가 유마에게 '고맙다. 우리는 이제 가겠다. 점심 때까지 숲에 도착하고 싶다.'고 말하자, 루키아는 계속 울먹였다. 유마는 둘에게 '나중에 보자. 너무 싸우지 말라.'고 타일렀다. 마리온이 계속 말을 못하자, 유마는 '쟤가 또 말을 못하는구나. 대체 무슨 조화일지 알고 싶다.'고 독백했다. 마리온이 유마에게 우미네코 여관에서 점심 먹자고 말하자, 유마는 알았다고 대꾸했다.

7.2. Part 2

유마는 '그 자매는 괜찮을까 모르겠다. 미르는 우리와 헤어지기 직전까지도 얼굴을 구겼다고.' 했고, 마리온은 대충 답변했다. 유마가 그런 일로 다투니까 어째 귀엽다고 했는데도, 마리온은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유마가 마리온에게 까닭을 묻자, 마리온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무슨 얘기를 했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유마는 '우리가 조금 전에 봤던 자매 얘기였다. 아무래도 뭔가가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마리온이 '그거였구나. 걔들은 괜찮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일축하자, 유마는 마리온에게 요즘 이상하다고 질책했다. 얘기를 들은 마리온은 '그러냐? 나는 평소랑 똑같다고.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둘러댔고, 유마는 그런 답변을 듣자마자 '역시 마리온이 조금 이상하다. 무슨 변고라도 겪었나?' 하고 독백했다. 유마는 마리온에게 고민 있으면 바로 말하라고 조언했고, 마리온은 고맙다고 대충대충 말했다. 유마가 '혼자서 끌어안아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나라도 괜찮다면 들어준다.'고 하자, 마리온은 옛날 일이 잠깐 떠올라서 그랬다면서 태도를 바꿨다. 유마가 그게 뭐냐고 반문하자, 마리온은 '아까 봤던 자매처럼 나도 옛날에 에토와 다퉜다.'고 통보했다.

유마는 에토가 생전에 너와 많이 다퉜다면서 수긍했고, 마리온은 '에토와 나는 남매니까 싸움도 가끔씩 한다. 그런데 에토와 싸웠던 까닭이 떠오르지 않는다. 싸웠던 까닭을 알려고 계속 머리를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머리를 숙였다. 유마가 남매끼리 다투니까 아무런 까닭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마리온은 '아무리 봐도 중요한 일이었다. 싸우는 까닭이 질적으로 달랐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중요한 일이더라도, 옛날에 겪은 싸움이니까 나쁜 기억 아닐까? 너무 무리하게 기억을 끄집어내지 말라고.' 했지만, 마리온은 '아니다. 무척 따뜻하고, 기쁜 추억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유마가 기쁜 일 때문에 싸웠다니 그게 무슨 소리이냐고 반문하자, 마리온은 '분명 그랬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원인이 떠오르지 않는다. 연구소에서는 괴로운 일만 겪었으니까 하루빨리 잊고 싶다. 그리고 연구소로 들어오기 전에 겪은 일이야 망각한 지 오래다. 하나 그때 일어났던 싸움만큼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참으로 기쁜 일이었는데, 그 일이 생긴 까닭을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러자 유마는 마리온을 바라만 봤다. 마리온이 '에토와 나는 싸운 뒤에 바로 화해했다. 웃으면서 같이 밥 먹었던 일까지 떠오른다고. 다른 거는 멀쩡한데, 싸운 까닭만 내 뇌리에서 사라졌다.'고 하자, 유마는 '싸운 직후에 겪은 일을 똑똑히 기억하는데도, 싸웠던 까닭을 모른다는 얘기구나. 아무래도 이거는 그리모어 때문에 일어난 변고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마리온이 '과연 그럴까? 나는 거기까지 짐작하지 못한다.'고 의심하자, 유마는 얼마든지 그럴 수가 있으니까 그리모어를 조사하자고 말했다. 마리온은 유마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그리모어로 들어갔다.

7.3. Part 3

마리온과 유마는 우여곡절 끝에 그리모어를 정복했다. 에토가 '나는 태엽 나사, 너는 오르골을 맡자고 약속했다.'면서 소리치자, 마리온은 그렇지 않다고 대들었다. 에토는 '아니긴 뭐가 아니냐! 그런 소중한 물건을 쉽게 주는 바보가 어디 있냐!'면서 고함쳤고, 마리온은 자기 말을 들어달라고 항변했다. 에토는 마리온에게 '이런 웬수 같으니라고!' 소리치고 현장에서 사라졌다. 마리온이 에토와 겪던 일을 되새기자, 유마는 '무언가가 떠올랐느냐?'고 물었다. 마리온이 드디어 온전한 기억을 되찾자, 유마는 싸웠던 까닭이 뭐냐고 되물었다. 마리온은 '싸우기 며칠 전에, 나와 에토는 생일을 맞이했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오르골을 선물했거든. 알다시피 거기에는 우리가 무척 좋아했던 노래가 수록되었지. 오르골이 하나만 있으니까, 우리는 둘로 나누자고 했다. 나는 본체, 에토는 태엽 나사를 보유하자고 약속했다고.' 통보했고, 유마는 뭔가를 유추했다. 마리온이 '나는 둘이서 싸운 날에 나무 열매를 따려고 숲으로 갔다가 드래곤을 만났다. 상처 때문에 몸부림을 치던 드래곤을 지나치기에는 좀 그래서 오르골을 넘겼다.'고 하자, 유마는 그게 사실이냐고 반문했다. 마리온은 '나는 드래곤이 조금이라도 기운을 내기만을 바랐다. 드래곤을 만난 뒤에 집에 갔을 때, 에토가 오르골을 어디로 두고 왔느냐고 따졌다. 그래서 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얘가 화를 냈지. 내 얘기를 제대로 듣지도 않으면서 화를 내니까, 나도 모르게 오기가 생겼다.'고 해줬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마리온이 자신에게 오르골을 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때 미르가 둘을 부르자, 유마는 까닭을 물었다. 미르가 '혹시 루키아를 못 봤냐? 혼자서 마을로 간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애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자, 마리온은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미르가 갑자기 사라진 루키아를 떠올리면서 울자, 유마는 '네가 울면 어쩌자는 거냐!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꾸짖었다. 마리온이 '루키아를 마지막으로 봤던 곳이랑, 시점을 알려줘라. 그리고 당사자가 혼자서 간다고 말한 까닭까지 밝히라고.' 하자, 미르는 '우리는 허브를 따려고 숲으로 갔다. 내가 점심이 모자란다고 투덜대니까, 루키아가 집에서 도시락을 가져온다면서 혼자 마을로 갔다고.' 진술했다. 마리온이 아무래도 당사자가 도시락을 까먹은 책임을 지려고 위험한 계획을 세웠다고 말하자, 미르는 '숲에서 한참 기다렸는데도 애가 오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뭔가가 이상해서 여기로 왔거든. 그런데 역시 내가 짐작한 대로였다.'고 밝혔다. 유마가 당사자를 마지막에서 본 곳이 숲이었냐고 따지자, 미르는 '그렇다. 그러고 보니까 중간에 갈림길이 하나 났다. 하나는 숲 내부로 가는 길, 다른 하나는 마을로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털어놨다. 마리온은 '아무래도 걔가 거기서 길을 착각한 게로구나. 일단 현장으로 가자.'고 했다. 유마는 미르에게 자신들이 당사자를 꼭 찾아준다고 다짐했다. 마리온까지 동생이 무사할 거라고 다독이자, 미르는 그게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유마는 '괜찮으니까 너무 얼굴을 구기지 마라. 이제는 잡담할 시간 없으니까 서두르자고.' 외치고 숲으로 갔다.

7.4. Part 4

셋은 루키아를 찾으려고 숲속으로 갔다. 아무리 봐도 당사자가 보이지 않자, 겁에 질린 미르는 아무래도 루키아가 더 깊이 들어갔다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마리온은 '아니다. 이 부근에서 기척이 감지되었다. 아예 동떨어진 곳으로 가지 않았다고.' 미르를 달랬고, 유마는 루키아에게 같이 돌아가자고 말했다. 미르가 '허튼 짓 말고 빨리 나와라! 아니면 가만 안 둔다고' 외치자, 놀란 유마는 그렇게 말하면 애가 나올 리가 없다고 타일렀다. 미르가 말을 못하자, 마리온은 '너도 루키아를 걱정하는구나. 이거는 피로에서 비롯된 상태가 아니다. 동생을 진심으로 걱정하기 때문에 다리가 떨리는 거라고.' 정곡을 찔렀다. 미르가 아직도 답변을 못하자, 마리온은 자신이 계획을 근사하게 짰으니까 걱정 말라고 달랬다. 그러고는 유마에게 무언가를 시험하자고 밝혔다. 유마가 그게 뭐냐고 묻자 마리온은 계획을 밝혔다. 말을 마친 마리온은 바로 노래를 불렀다. 유마는 선율을 듣자마자 깜짝 놀랐고, 루키아는 셋에게 다가왔다. 미르는 루키아에게 '거기였구나! 사람 간 떨어지게 무슨 짓을 했느냐!'고 따졌다. 루키아는 '나는 언니에게 빨리 도시락을 주려고 했다가 길을 잃었다. 지름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울었다. 그제서야 미르는 루키아가 품은 마음을 이해했다. 루키아도 미르에게 괜히 사람을 놀래켜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미르는 '미안하다고 말할 사람은 나다. 괜히 화내서 미안하다.'고 했다. 유마는 이제 됐다고 안도하고, 둘에게 이제 화해했느냐고 물었다. 루키아가 그렇다고 말하자, 미르도 해맑게 웃었다. 유마는 둘에게 '그렇다면 어서 마을로 가라. 보호자가 여러분을 기다린다.'고 타일렀다. 이때 미르가 고맙다고 말하자, 마리온은 길을 잃지 말라고 충고했다. 루키아는 둘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마르가로 갔다.

자매가 무사히 돌아가자, 유마는 겨우 한숨을 돌렸다. 그러고는 자신이 들었던 선율에 대해서 얘기했다. 마리온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자, 오르골을 보여준 유마는 여기에 수록된 노래와 선율이 비슷하다고 털어놨다. 마리온이 뭐 때문에 그 오르골을 소지했느냐고 따지다가 옛날 일을 떠올렸다. 마리온이 태엽을 감자 오르골에서 소리가 났다. 그제서야 마리온은 유마가 자기네 오르골을 소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고 보니까 상처를 받고 쓰러졌던 드래곤은 유마였다. 유마도 자기에게 오르골을 준 주인공의 정체를 알고 놀랐다. 마리온이 '이거는 상처 받은 사람의 마음을 고치고, 달래는 노래다. 그렇게 다정한 마음으로 되돌려준다. 그때 나는 상처로 가득한 드래곤을 달래려고 이것을 줬다. 에토가 느닷없이 화낼 만했다. 걔는 죽을 때까지 내막을 몰랐다고.' 하니까, 유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리온은 '에토 앞에서 이 노래를 불렀더니, 걔도 분노를 가라앉히고 내 얘기를 들어줬다. 덕분에 우리는 금방 화해했다. 그러니까 이게 저 자매에게도 통한다고 치고 노래를 불렀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놀라자, 마리온은 '나도 소중한 추억을 간직했다. 그거는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정도로 소중하다고.' 알렸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긍정했고, 마리온은 '괴로운 기억으로 가득할 줄 알았는데, 이런 기쁜 기억도 있었구나. 나는 꿈에도 몰랐다.'고 말하고 유마를 붙들었다. 마리온이 '네가 나에게 소중한 기억을 심어줘서 기쁘다. 소중한 기억을 너와 공유하니까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다.'고 웃으니까, 유마는 '그렇구나. 나도 기쁘다. 오르골을 준 당사자가 너라서, 나는 이루 헤아지리도 못할 만큼 기쁘다.'고 화답했다. 마리온이 '걔네는 오늘 일을 기억할까? 소중한 추억으로 여길까?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고 털어놓자, 유마는 '네가 부른 노래는 이름없는 자매까지 구원하였다. 그러니까 당사자들도 오늘 일을 좋게 여길 거라고.' 화답했다. 마리온은 답변을 듣자마자,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오늘 일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면서 고개를 기웃거렸고, 유마는 자신들이 오늘에서야 소중한 추억을 되찾았다고 알렸다. 답변을 듣자마자 기분이 황홀해진 마리온은, 유마에게 앞으로도 즐거운 일을 많이 겪자고 약속했다.

8. 고고한 검사의 장

지너스와 관련된 이벤트다. 원래 여기서 지너스가 동료로 들어온다.

8.1. Part 1

지너스가 우미네코 여관으로 들어오자 유마는 놀라서 반응을 못했다. 아그넘이 '네가 여기에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체 너에게 무슨 일이 생겼느냐?'고 따지자, 알 거 없다고 받아친 지너스는 유마에게 용건이 생겼다고 통보했다. 유마가 대체 자기에게 무슨 용건이 생겼냐고 묻자, 키리카는 유마와 할 얘기가 있다면 이만 나간다고 알렸다. 그래서 지너스는 괜히 그러지 말고 다른 사람까지 여기로 호출하라고 지시했다. 프로마주가 그렇다면 모든 사람을 데려온다고 말하자, 지너스는 부탁한다고 털어놨다. 이상한 낌새를 잡아낸 키리카는 '지너스가 저렇게나 심각한 얼굴을 하는구나. 대체 무슨 일이 생겼길래 저러냐?'고 의구심을 드러냈고, 유마는 '이쪽도 마찬가지다. 나쁜 일이 터졌다면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했다. 지너스는 입을 다물었다가, 모든 사람을 보고 '일부러 불러서 미안하다. 그래도 여기로 와서 고맙다.'고 알렸다. 레스틴이 자기들을 모두 부를 정도로 사안이 엄중하냐고 묻자, 지너스는 '그렇게까지 엄중한 사안이 아니다. 이거는 나와 관련된 문제다. 그래도 많은 의견을 듣고 싶어서 여러분을 불렀다.'고 답변했다. 린나는 '자존심 높은 그대가 오늘따라 고개를 숙이는구나. 혹시 어디가 아프냐고!' 했고, 유마는 '오랫동안 많은 일이 생겼으니까 분위기가 바뀌고도 남지. 지너스가 우리를 믿고 따르자고 돌아서서 기쁘다.'고 지너스를 두둔했다. 소니아가 '혹시 그런 거면 기꺼이 들어주마.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까, 힘들 때에는 서로 돕자고.' 웃자, 마리온은 자기들이 힘이 된다면 기꺼이 그런다고 지너스에게 알렸다. 얘기를 들은 지너스는 미안하다면서 얼굴을 붉혔다.

유마가 '인사는 거기서 끝내라. 나에게 할 얘기가 뭐냐?'고 말하자, 지너스는 이제부터 자기 과거를 언급하겠다고 알렸다. 유마가 반응을 보이자, 지너스는 자신이 죽인 소년을 얘기하고 싶다고 알렸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뒤로 넘어졌다. 키리카도 소년을 죽였다니 무슨 소리냐고 대경실색했다. 아그넘이 '이거는 완전히 나쁜 얘기구나. 네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당사자를 죽였느냐!'고 따지자, 소니아는 일단 얘기를 끝까지 듣자고 나머지 일행을 말렸다. 그러고는 지너스에게 얘기를 계속 하라고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지너스는 어디서부터 얘기할지 모르겠다고 머리를 싸맸다. 그러고는 무언가를 꺼냈다. 린나가 혹시 펜던트 아니냐고 말하자, 지너스는 '이거는 당사자가 남긴 펜던트다. 나는 사고를 저지른 뒤부터 이것을 몸에 지녔다. 옛날에 고향에서 황룡을 만났던 나는 그에게서 힘을 얻었다.'고 통보했다. 키리카가 지금 시점에서 로스트 가든으로 통하는 그곳 말이냐고 묻자, 지너스는 '그렇다. 나는 그곳에서 100년 내외를 보냈다. 마을 사람을 지키고, 몬스터와 싸우면서 나날을 보냈다. 모든 사람이 이쪽을 마을 수호신처럼 따랐지만, 마을을 습격하는 몬스터가 줄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들을 나에게 공포심과 증오심, 심지어는 적개심까지 품었다.'고 밝혔다. 소니아가 입을 다물지 못하자, 지너스는 '그런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이 나를 꾸준히 찾아왔다. 내가 말했던 살인 사건의 피해자라고.' 알려줬다. 유마는 '네가 그 사람을 죽였다니 무슨 소리냐! 뭐 때문에 죽였냐!'고 따졌고, 지너스는 자기도 사유를 모른다고 밝혔다. 마리온이 '살인 사건이 생긴 까닭을 모른다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지껄이냐!'고 힐책하자, 지너스는 '뭐라고 해봤자 나는 모른다. 그때만 기억이 조작되었다. 나는 그저 스스로 소년을 죽이고, 직후에 황룡의 힘으로 마을을 잿더리로 만들었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이라고.' 답변했다. 키리카가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고?' 하자, 레스틴은 아무래도 폭주 사건을 뜻하는 듯하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막을 알아낸 유마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8.2. Part 2

지너스가 '마을을 잿더미가 되었고, 소년도 죽었다. 그저 나에게 남은 거는 이 펜던트와 격렬한 회한, 그리고 종말화를 막고 세상을 구원하려는 욕망 뿐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가 저지른 죄를 잊지 않으려고 펜던트를 계속 품었다.'고 밝히자, 유마는 그러한 일이 터진 줄 몰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너스가 자신이 저지른 죄를 말하고 싶었다고 하자, 유마는 반응을 보였다. 지너스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어째서 내가 소년을 죽였는지를 말이다. 혹시 황룡이 너에게 뭔가를 알려줬느냐! 내가 저지른 과오를 비롯한 여러 정보를 들려줬냐고!' 물었고, 유마는 황룡이 그런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너스는 지금 시점에서 황룡이 사라졌으니까 알 길도 없다고 했고, 유마는 자신이 그저 짐짝으로 전락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지너스가 '너무 그러지 마라. 하나 지금부터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고 한탄하자, 유마는 반응을 못했다. 지너스가 '내가 여러분을 부른 까닭은 하나다. 그저 내가 저지른 과거를 깨끗이 끝내고 싶다. 종말화를 막고 세상을 구원한 시점에서, 스스로가 저지른 죄를 직시하면, 언젠가 반드시 까닭을 깨우친다고 믿었다. 이쪽은 본인을 그렇게까지 배려했던 소년을 만데없이 죽였을 리가 없다. 아무런 까닭도 없이 소년을 죽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중대한 사유로 보인다. 하나 몇 번을 떠올려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탄식하자, 소니아는 혹시 뭔가를 떠올랐느냐고 물었다. 마리온이 그리모어 때문에 기억이 왜곡되었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유마도 거기에 동조했다. 지너스가 '그리모어라고? 나는 여러분이 하는 얘기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자, 유마는 지너스에게 '우리를 따라와라. 걸어가면서 사정을 얘기한다.'고 밝혔다.

알프리에가 '지너스가 왜곡된 기억을 지닌 까닭은 순전히 그리모어 때문이라고.' 하자, 유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너스는 그리모어가 기억을 빼앗은 듯하다면서 정색했고, 알프리에는 기억이 결핍되었다니 무슨 소리이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레스틴이 혹시 신경 쓰이는 구석이라고 잡혔느냐고 묻자, 알프리에는 뒤틀림이 생긴 까닭은 어디까지나 착각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니까 망각한 기억을 되살리는 시설이 아니라는 소리였다. 아그넘이 '어렵게 떠올려봤자 머리 아플 뿐이지. 뒤틀림을 없애면, 지너스에게 올바른 기억이 돌아온다고. 그러면 만사 OK라고.' 전의를 불태우자, 지너스는 '그렇구나. 고맙다. 여러분 덕택에 다시 희망이 보였다.'고 말했다. 린나는 뒤틀림을 바로잡은 뒤에 얘기하라고 통보했고, 유마는 '우리도 너에게 협력해주마. 뒤틀림을 없애고, 올바른 기억을 찾자고.' 지너스를 응원했다. 고맙다고 말한 지너스는 곧바로 유마 일행에게 합류했다.

8.3. Part 3

유마 일행이 그리모어를 한바탕 휩쓸자마자 지너스는 올바른 기억을 되찾았다. 키리카는 지너스에게 이제 뒤틀림이 사라졌다고 통보했다. 유마가 지금 무언가가 떠올랐느냐고 묻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지너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레스틴이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묻자, 지너스는 그때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그러자 소니아는 뒤틀림이 사라졌는데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면 얘기가 다르다고 반문했다. 지너스가 '그렇지는 않다. 뭔가가 바뀌었는데도, 당사자를 베었다는 기억이 왜곡됐다. 내가 당사자를 죽이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이다.'면서 머리를 싸매자, 린나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지너스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당사자를 죽이지 않았다는 소리인가? 어쨌거나 당사자는 나에게 살해되었다. 뒤틀림이 사라지자마자 기억도 올바르게 돌아갔다. 그런데도 그때가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래부터 기억을 잃지 않았다는 소리이구나. 이러면 내가 괜히 소년을 죽이고, 마을을 없앴다는 결론이 나온다. 마을 사람들에게 증오를 받았다는 까닭만으로 소년을 죽였다는 얘기라고.' 절규했고, 유마는 지너스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소리쳤다. 지너스가 유마에게 반응을 보이자, 마리온은 '나도 유마에게 동감한다. 너는 만데없이 누군가를 죽일 족속이 아니라고.' 정곡을 찔렀다. 키리카도 '그대는 참으로 이성적인 사람이다. 불쾌한 일을 겪었어도 그런 난폭한 짓을 저지를 리가 없다.'고 달랬다. 그런데도 지너스는 '나도 그렇게 여기고 싶다. 하나 기억니 완전히 어긋났다.'고 부정했다. 아그넘이 '나는 네가 겪은 일을 모르겠다. 하나 이것만큼은 명심해라. 너는 그런 멍청한 짓을 저지를 놈이 아니라고.' 외치자, 지너스는 스스로의 기억조차 믿지 못한다면 대체 무엇을 믿으라는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유마가 자기들을 믿으라고 외치자, 지너스는 유마를 쳐다봤다. 유마가 '너는 우리를 믿고 괴로운 과거를 털어놓았다. 그러니까 너도 우리를 진심으로 믿으라고. 우리는 너를 성품이 다정한 사람으로 인정했다. 그러니까 너도 스스로를 믿으라고.' 조언하자, 지너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자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는 지너스에게 '그런 표정을 짓지 마라. 이거는 너 혼자서 감당할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스스로를 원망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유마가 지너스를 부르자, 목소리는 '나는 너를 믿는다. 그러니까 너도 스스로를 믿으라고.' 했다. 그때 흉통을 느낀 지너스는 몸도 가누지 못했다.

8.4. Part 4

유마 일행은 혼절한 지너스를 여관으로 데려왔다. 지너스가 정신을 되찾자, 유마는 이제는 괜찮으냐고 물었다. 레스틴이 아무래도 기억을 되찾은 듯하다고 말하자, 지너스는 '뒤틀림이 기억만 바꿨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소년을 벤 줄만 알았다.'고 대꾸했다. 린나가 그렇다면 기억 결핍이 뭐나고 반문하자, 지너스는 자신이 그것을 봉인했다고 털어놨다. 소니아는 얘기를 듣자마자 그게 무슨 소리냐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키리카는 소니아에게 참으라고 말했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면 입을 다물라고 지너스를 달랬다. 지너스는 '나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과오를 여러분에게 알려주고 싶다. 황룡과 융합한 나는 힘을 마음껏 휘두를 기회를 물색했다. 그때 내가 나고 자란 마을 주변에는 몬스터가 바글바글했다. 사람들은 마을로 쳐들어오는 몬스터 때문에 몸도 마음도 망가진 상태였다. 나는 놈들을 취미로 토벌하고 다녔다. 마을을 위해서,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서 그랬다. 덕분에 모든 마을 사람은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구세주처럼 대접했다. 그러다 보니까 나도 마을 사람들에게 숭배 받아 마땅한 줄만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에 몬스터가 줄어들면서 마을도 평온을 되찾았다. 여기서는 오래 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서 다른 곳보다 세대가 빨리 바뀌었다. 새로운 세대는 나를 경계했다. 왜냐하면 나는 늙지도, 병에 걸리지도 않고, 상상도 못하는 용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하나 당사자는 달랐다. 사실 걔는 촌장의 아들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나빠서 병상 신세를 지기 일쑤였다. 길에서 갑자기 혼절했을 정도였다. 몬스터와 싸우던 내 모습은 소년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래서 놈은 마치 아들처럼 나를 찾아왔다. 처음에는 그저 귀찮았지만, 소년이 나에게 순수한 호의를 보여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삭막했던 마음이 그때부터 조금씩 흔들렸다. 그러던 어느 날에 황룡은 종말화가 무엇인지를 알려줬다. 그리고 "이 마을에 자리잡은 봉신의 문이 종말화와 아주 연관이 깊다. 봉인이 불안해서 조금씩 종말화가 누출되었다. 그 바람에 마을에는 몬스터가 들끓었고, 사람들도 오래 살지 못했다. 심지어 소년이 병상 신세를 지는 원인도 종말화 때문이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불안에 휩싸였다. "이대로 두면 마을이 사라진다. 아니, 그 전에 소년이 위험해진다."고 여겼다. 그리고 촌장에게 당장 마을을 포기하라고 말했다. 하나 마을 사람 모두가 제안을 무시했다.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았다고. 그런데다가 놈들은 이구동성으로 나를 비난했다. 지너스가 마을을 가로채려고 든다, 소년을 속여 먹는다는 식으로 말이다. 비난 세례에 시달린 나는 노기에 휩싸였다. 내가 나고 자란 곳이었는데 저런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래서 나는 고향을 버리고, 멀리 달아나자고 결심하였다. 그러나 걔를 두고 가기 싫었다. 나는 놈에게 마을을 떠나자고 말했지만, 당사자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걔도 혈육, 친구와 이별하기 싫어했거든. 마음이 다급해진 나는 억지로라도 소년을 끌고 가려고 했다가 촌장에게 현장이 발각되었다. 놈은 비명을 질러서 모든 사람을 불렀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 촌장한테 나는 아동 유괴범일 뿐이었다. 이놈들은 소년을 되찾으려고 나에게 덤볐다. 반격할 방법도 찾지 못한, 나는 소년을 끌어안으면서 달아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결국 나는 막다른 곳에 몰렸다. 그들이 나에게 검을 들이댄 순간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유마가 소년이 일을 저질렀다는 말이냐고 묻자, 지너스는 당사자가 자기를 감싸고 칼에 찔렸다고 말했다. 린나는 얘기를 듣자마자 이거는 너무 잔인하다고 경악했다. 지너스는 '그때 나는 분노와 비탄에 휩싸여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마을 놈들이 내뱉는 목소리도 무시하고, 죽어가는 소년만 보았다. 걔는 마지막 힘을 짜내서, 자기가 가슴에 걸던 펜던트를 나에게 건넸다. 그러고는 "이것도 종말화 때문에 일어난 변고다. 종말화 때문에 세상이 비탄에 휩싸였다. 그런 표정을 짓지 마라. 이거는 너 때문에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 그러니까 스스로를 원망하지 마라. 이쪽은 너를 믿는다. 그러니까 너도 스스로를 믿으라고. 그리고 이런 비탄스러운 세상을 네가 구원하라."고 말하고 숨을 거두었다. 그것은 내 뼛속 깊은 곳까지 각인되었다. 하나 그때 나는 분노와 비탄, 증오에 휩싸여서 그런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잊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 나는 펜던트를 손에 쥐고, 잿더미로 바뀐 고향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고 절규했다. 유마가 반응을 보이지 못하자, 지너스는 스스로가 저지른 사고, 그리고 소년을 잃은 슬픔 때문에 좀처럼 버티지 못했다고 알려줬다. 키리카는 의도를 파악하고, '그리고 마음을 닫았구나. 마을을 말아먹은 계기도, 소년이 죽은 진정한 까닭조차 기억의 저편으로 묻어 버렸다는 말이냐?'고 했다. 레스틴이 게다가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 때문에 기억이 혼합되었다는 소리냐고 하자, 지너스는 '하나 완벽한 거짓부렁도 아니다. 나는 소년이 죽을 때 단단히 일조한 놈이라고.' 책망했다. 유마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자, 지너스는 '내가 너무 오만방자했다. 그때 나는 황룡의 힘을 지니고, 모든 것을 지배하는 놈처럼 굴었다. 그저 스스로를 위해서 싸웠을 뿐이다. 사람을 지킨다는 명분이 아니라, 내가 보유한 힘을 알고 싶어서 몬스터를 토벌했다. 지난 일이지만 내가 모두를 믿고, 모두를 위해서 싸웠다면 마음이 어긋나지도,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너처럼 말이야.'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너는 그렇게 해줬다. 스스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싸운 끝에 세상을 구원했다고. 너는 이미 성품이 바뀌었다. 우리를 믿을 만큼 마음이 강해졌다. 그래서 세상이 구원 받았다고.' 일갈했다. 지너스가 반응을 보이자, 유마는 '너는 이미 소년과 체결한 약속을 지켰다. 당사자도 하늘에서 기뻐한다고.' 말했다. 지너스는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소니아가 '이것도 종말화가 일으킨 비극이구나. 이제부터라도 이런 비극이 다시는 생겨서는 안 된다고.' 하자, 아그넘은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려고 뭉쳤다면서 소니아에게 외쳤다. 그러고는 유마에게 지너스도 그렇게 여기냐고 물었다. 유마는 이미 자신들이 직접 이 세상을 보호하자고 결심했다. 얘기를 듣던 지너스는 '여러분이 말한 대로다. 이제 누군가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게 상처 주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9. 고귀한 황녀의 장

엑셀러와 관련된 이벤트다. 엑셀러를 영입하는 곳이 여기다.

9.1. Part 1

유마가 엑셀러는 지금 어디로 갔느냐고 묻자, 소니아는 아스토리아 왕가가 엑셀러를 망명자로 받아들였다고 통보했다. 유마가 일이 그렇게 돌아가도 괜찮으냐고 말하자, 소니아는 '대접은 너무 걱정하지 마라. 한때 적국 황녀였지만, 이쪽이 엑셀러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알렸다. 유마는 그런 대접이 엑셀러에게 더욱 괴로워 보여서 그런다고 반발했다. 소니아는 그러고 보니까 엑셀러는 베아트리스와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낸 뒤부터 혼자가 되었다고 대답했다. 레스틴이 지금 왕실 감시 구역에서 나온, 엑셀러는 전쟁으로 피해를 본 지역을 되살리는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고 알려줬다. 소니아는 '걔도 무지 깊게 생각했을 게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의 지도부로서 책임을 느끼는 듯하다.'고 유마에게 귀띔했다. 유마는 자신도 전쟁에 가담했으니까 그냥 있으면 좀 그렇다고 말하고, 혼자 둬도 괜찮으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레스틴은 '신경이 쓰인다면 확인하고 와라. 병사에게 물어보면 위치 정도야 쉽게 추적할 수가 있다.'고 통보했다. 유마는 잠깐 다녀온다는 말만 남기고 현장에서 나갔다. 소니아는 엑셀러가 품은 마음 속 상처는 예상보다 훨씬 깊고 무겁다고 레스틴에게 알려줬다.

한편 엑셀러는 전쟁 때문에 날벼락 맞은 마을에 가서, '이제 부목을 다 만들어줬다. 너무 움직이면 뼈가 제대로 아물지 않으니까 일단은 무조건 휴식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 남자가 '고맙다. 그런데 그대는 제법 기품 있게 생겼군.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듯하다.'고 얘기하자, 엑셀러는 '기품이야 애저녁에 사라졌다. 나는 그저 조금이라도 속죄하고 싶을 뿐이라고.' 알렸다. 남자는 내막까지는 모르겠지만 상처를 고쳐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사라졌다. 엑셀러는 '그렇게까지 고마워할 일은 아니다. 그리고 아프다 싶으면 다시 부르라고.' 했다. 이때 유마가 나타났다. 그래서 엑셀러는 남을 뒤에서 몰래 정탐하지 말라고 유마를 꾸짖었다. 유마는 '미안하다. 좀 신경 쓰여서 왔다.'고 답변했다. 엑셀러가 '이쪽을 괜히 동정하지 마라. 여기에서는 나 같은 놈보다 신경 쓸 일이 많다.'고 하자, 유마는 그럴지도 모른다면서 얼버무렸다. 이때 아스토리아 병사가 '붕괴 현장에서 잔해나 치워. 가재도구를 파내려고 한다고.' 외치자, 엑셀러는 바로 갈 테니까 기다리라고 소리쳤다. 유마도 이 행렬에 가담했다. 엑셀러가 붕괴 현장에서 잔해를 쉽게 치우자, 유마는 '그렇게까지 큰 거를 혼자서 들면 다친다고. 나도 도울 테니까 무리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때 엑셀러는 이거를 자기 혼자서 처리하겠다고 말하고 커다란 잔해를 들어올렸다. 유마가 도우려고 하자, 엑셀러는 '아무것도 아니다. 베아트리스랑 같이 움직이면 이 정도는 일도 아니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엑셀러는 베아트리스를 떠올리자마자 신음했다. 그제서야 엑셀러는 베아트리스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마가 도와준다고 말하자, 엑셀러는 끝내 손길을 잡았다. 엑셀러는 유마 덕분에 잔해를 모조리 청소했다. 유마는 일을 끝내자마자 거칠게 호흡했다. 엑셀러가 이제 집에서 살던 사람을 불러서 물건만 꺼내면 된다고 하자, 어떤 여자가 나타나서 이거를 둘이서 처리했느냐고 질문했다. 그래서 유마는 혹시 집 주인이냐고 되물었다. 그렇다고 대꾸한 여자는 힘든 일거리를 자꾸 떠넘겨서 미안하다고 사죄했다. 엑셀러는 여자에게 '우리보다는 저쪽에서 휴식하는 식솔을 걱정하거라. 아무래도 저쪽은 크게 다친 듯하다.'고 알렸다. 여자는 '영감은 이제 갈수록 치유되니까 됐다. 내가 하나만 묻겠다. 혹시 그대들은 외지인인가? 부흥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지만, 엑셀러는 자신이 아닌 식솔에게 웃으라고 지시했다. 여자는 용건을 마친 뒤에 현장에서 나갔다. 유마가 그렇게까지 거절하지 말라고 하자, 엑셀러는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감사를 받을 처지가 아니다. 그저 조용히 속죄할 뿐이라고.' 통보했다. 그러고는 '이제 잔해도 모두 치웠으니까, 나는 이만 피해자를 치료하러 가겠다. 너도 따라오고 싶으냐?'고 유마에게 물었다. 유마는 답변을 듣자마자, 자기에게 적합한 일을 모두 넘기라고 했다.

9.2. Part 2

유마가 이제 거기도 끝났느냐고 묻자, 엑셀러는 그럭저럭 끝났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물을 가져왔으니까 좀 휴식하자고 말하자, 엑셀러는 한 모금만 마신다고 말했다. 유마는 이제 좀 가라앉았냐고 물었고, 엑셀러는 '그렇다. 많이 피곤하지는 않다. 하나 다친 소년을 치료하다가 조금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고 답변했다. 유마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엑셀러는 '나는 어릴 때 친구를 치료해줬다. 시점은 제국에서 내전이 일어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쪽은 그때 신원을 보장하려고, 어머니가 나고 자란 곳으로 피신한 상태였다. 황족이 벌인 싸움은 참으로 음침하고 치열하기 그지없었다. 어린 나로서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대답했다. 대답을 들은, 유마는 '황족은 식솔끼리도 싸우는구나. 참 힘들었겠다고.' 혀를 찼다. 엑셀러는 '옛날부터 골육상잔이라는 말까지 나돌았을 정도였거둔. 내가 머물렀던 롬바르디아 황가에서는 규모에 걸맞게 야심가도 많이 나왔다.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수도에서 벗어나, 자연이 풍부한 곳에서 지냈던 날은, 어렸던 나에게 더없이 편안했다. 어머니가 나고 자란 곳은 여기 알프헤임이다. 내가 지금 여기에 있으니까, 뭐라고 말도 못할 만큼 심리가 복잡하다.'고 호소했다. 유마가 '너도 알프헤임에서 살았구나. 그러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만났을지도 모르겠구나.' 하면서 웃자, 엑셀러는 '그럴지도 모르는구나. 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모른다. 어차피 이쪽은 현재에 충실할 사람이다. 내가 지은 죄를 조금이라도 감경 받을 방법은 그것 뿐이라고.' 끝까지 부정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유마는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마라. 책임을 지려는 태도야 더없이 훌륭한 반성이지만, 너무 고민하다가 몸이 망가지면 소용없다고.' 조언했다. 그러자 엑셀러는 '너는 참으로 다정한 사람이구나. 한때 적이었던 나에게 이렇게까지 마음을 쓸 줄은 몰랐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너도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니까 말이다. 소중한 사람도 돌아갈 곳도 잃은 채,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는 사람을 모른 척할 수가 없다.'고 말하자, 엑셀러는 '힘들지 않다는 말이 거짓일 게다. 이쪽은 지금 시점에서 많은 부분을 잃었다. 적어도 아버지에게 받은 펜던트라도 간직했다면 마음이 든든했을 텐데, 그것도 이제는 사라진 지 오래라고.' 털어놨다.

유마가 혹시 아버지의 유품을 뜻하는 거냐고 묻자, 엑셀러는 '그래. 내가 어릴 때 아버지가 준 물건이었다. 날마다 몸에 지닐 정도로 소중히 여겼다. 분실하지 않으려고 자는 와중에도 빼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터 사라졌다.'고 말했다. 유마가 혹시 제국 시절에서 겪었던 일이냐고 되묻자, 엑셀러는 이제 이쪽에게 돌아올 일도 없다고 얘기했다. 유마는 어떤 펜던트이길래 그렇게까지 아끼냐고 물었고, 엑셀러는 '조금 투박하게 생긴 물품이었다. 흔히 말해서 실용적인 펜던트였다.'고 답변했다. 유마는 답변을 듣자마자, 엑셀러도 취향이 특이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엑셀러가 '경애하던 아버지가 준 물건이라서 빠짐없이 간직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잠깐 눈을 뗀 사이에 그게 사라지고 말았다. 그게 사라진 까닭은 지금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하자, 유마는 '참으로 이상하군. 뭔가 요상한 일이 터진 듯하다. 그러고 보니까 뭔가 짐작되었다.'고 독백했다. 그러고는 혹시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을 아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엑셀러는 '그게 무슨 소리냐? 나는 생전 처음 들었다.'고 했다. 사정을 들은 엑셀러는 그런 기괴한 물건도 있었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마가 혹시 거기를 조사하고 싶으냐고 말하자, 엑셀러는 '갑자기 무슨 소리냐? 너도 따라오고 싶으냐?'고 되물었다. 유마는 내막을 들었으니까 마지막까지 같이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했고, 엑셀러는 '간청을 받아들이겠다. 하나 무모한 짓을 저지르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했다. 유마는 맹세한다고 했다.

9.3. Part 3

유마는 엑설러가 착용하던 펜던트를 되찾으려고 그리모어로 들어갔다. 이들은 몬스터를 닥치는 대로 물리친 끝에 목표물을 찾아냈다. 엑셀러가 뒤틀림이야 사라졌다고 말하자, 유마는 엑셀러가 목에 건 물품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제서야 엑셀러는 목걸이 줄과 태엽 나사를 보자마자, 뒤틀림 때문에 일이 커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렵게 펜던트를 되찾은 엑셀러는 안도감을 호소했다. 유마가 뭐라고 말을 걸자마자 엑셀러는 까닭을 물어봤다. 유마가 펜던트를 잠깐 보자고 묻자, 엑셀러는 보는 거야 말리지 않는데 험악하게 다루면 각오하라고 했다. 유마는 알았다고 말하고 펜던트를 관찰했다. 이때 유마가 이상한 소리를 하자, 엑셀러는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유마가 펜던트에서 쓰이는 나사가 오르골 태엽 나사처럼 보인다고 알려주자, 엑셀러는 '태엽 나사라고? 그러고 보니까 이거는 어느 오르골에서 찾아낸 부품이었다.'고 말했다.

유마는 답변을 듣자마자 혹시 오르골 본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냐고 물었고, 엑셀러는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느닷없이 그걸 묻는 까닭이 뭐냐?'고 했다. 이때 엑셀러는 '내가 어릴 때 상처로 가득한 작은 용에게 오르골을 돌려줬다. 그럼 그때 봤던 작은 용이 너였냐?'고 말했다. 유마가 의구심을 드러내자, 엑셀러는 대답도 제대로 못했다. 유마가 '마침내 만났구나. 계속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자, 엑셀러는 '나도 그때 봤던 용이 무사한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용의 정체가 바로 너였다니 놀랍다.'면서 웃었다. 유마는 '놀랍구나. 그때 봤던 귀여운 소녀가 이렇게 강인하고 고상한 숙녀로 자랐다.'고 했고, 엑셀러는 '갑자기 무슨 소리냐!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는 말만 한다.'고 얼굴을 붉혔다. 유마가 '내가 지금도 오르골을 소지했다.'면서 물품을 보여주자, 엑셀러는 '늘 가지고 다녔구나. 내 펜던트, 아니지 오르골 태엽 나사와 똑같이 생겼다.'고 화답했다. 유마가 또 여기서 들어도 괜찮으냐고 묻자, 엑셀러는 '좋다. 이쪽은 태엽 나사를 함께 돌리고 싶다.'고 했다. 유마도 엑셀러에게 동조했다. 엑셀러가 유마에게 손이 크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거는 너도 마찬가지다. 옛날보다 확실히 커졌다.'고 대꾸했다. 엑셀러가 '또 부끄러운 소리를 하는구나. 그래도 이거를 다시 느끼니까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하자, 유마는 이제부터 오르골을 작동시킨다고 했다. 오르골에서 음악이 나오자, 둘은 옛날을 곱씹었다. 이때 엑셀러는 '이 선율을 아버지가 생전에 몇 번이고 들려줬다.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아버지를 목놓아 불렀다. 유마는 '엑셀러는 이제껏 울고 싶어도 울지 못했구나.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우리가 보는 앞에서 베아트리스가 폭사했다. 더군다나 게오르그 때문에 죄를 뒤집어쓰고 말았다. 내가 할 일이 뭘까? 그때 도와줬던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 하면서 독백했다.

9.4. Part 4

엑셀러는 '갑자기 울부짖어서 미안하구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고 했고, 유마는 '아니다. 그렇지 않다. 식솔이나 친구를 잃으면, 누구나 비탄에 잠긴다.'고 반박했다. 이때 엑셀러가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자신에게 다정하게 구냐고 묻자, 유마는 '옛날에 받은 도움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작용한다. 이쪽은 너를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었다고. 괜한 오지랖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면서 웃었다. 엑셀러가 '오지랖이라니! 이쪽은 그저 나를 다정하게 감싸주는 사람에게 보여줄 처신을 모를 뿐이라고.' 하자, 유마는 아직도 비탄을 떨치기 어려워도 조금씩 기운을 차리자고 다독였다. 엑셀러가 '너는 이 오르골에 난 녹이구나.' 하면서 웃자, 유마는 혹시 사연이라도 있냐고 되물었다. 엑셀러는 '그렇다. 아버지가 생전에 "이 오르골에 탑재된 노래는 옛날부터 대대로 내려왔다.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노래라고." 말했다. 나는 비탄과 고통을 비롯한 모든 역경을 이것으로 이겨냈다. 그러니까 나는 그때 상처로 가득한 용에게 이거를 돌려줬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태엽을 빼먹었지만 말이야.' 하면서 웃자, 엑셀러는 아버지에게 받은 물품이라고 얘기하려다가 얼버무렸다. 사실 엑셀러는 용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렸기 때문에, 일부러 태엽 나사를 주지 않았다. 유마가 엑셀러도 사랑이 뭔지를 안다고 하자, 엑셀러는 '그때만 해도 나는 오염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다시 만났다. 구원일지도 모르는구나. 베아트리스가 생전에 이리 말했다.'고 답변했다. 유마는 베아트리스가 생전에 뭐라고 말했냐고 물었고, 엑셀러는 '베아트리스가 "아무리 깊은 어둠에서도 진실된 희망이 보인다. 만약 그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 상황을 만들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러고는 유마에게 오르골을 다시 듣자고 했다. 유마는 기꺼이 부탁을 들어줬다. 둘이 오르골 태엽을 돌리자, 이번에는 다른 음악이 나왔다. 유마는 '이거는 노래였구나. 이 오르골에서 나온 선율이 노래였다. 목소리가 참으로 아름답다. 더구나 이거는 한때 적대 관계였을 때에도 들었던 노래였다. 희한하게도 지금 와서 다시 들으니까 느낌이 아주 다르다. 온후함과 고상함이 묻어 나는 음색에, 애절한 감성까지 들어갔다. 이것만 있으면 상처 받은 사람들이 기운을 되찾을지도 모른다.'고 독백했다.

엑셀러는 '나는 정했다. 나는 조국을 되찾고아 말겠다. 배신자라는 누명을 벗고, 나라를 다시 세우겠다고.' 외쳤다. 그러자 유마는 '이제까지 나를 부여잡고 울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느낌이 다르다.'고 말했다. 엑셀러가 '나는 이제껏 아버지를 뺀 누구에게도 그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하자, 유마는 괜찮다면 제국 재건 프로젝트에 자기를 끼워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엑셀러는 '괜한 소리는 하지 마라. 앞으로 이쪽이 맞이할 길은 지금보다 어렵고 힘들다고.' 반대했고, 유마는 '그거는 나도 안다. 나는 그저 아군을 하나라도 늘리자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엑셀러가 자기를 위해서 성심성의를 다해서 고맙다고 화답하자, 유마는 엑셀러에게 더는 외톨이가 아니라고 했다. 엑셀러가 '네가 나를 두둔한다면, 아버지와 베아트리스도 하늘에서 안심할지도 모른다. 세상을 구원한 영웅으로 역사에 남았으니까 말이다. 이것보다 자랑스러운 일은 없다고.' 말하니까, 유마는 쑥스러워서 말을 잇지 못했다. 엑셀러는 '너무 부끄럽게 여기지 마라. 나는 강하고 용감하고 마음이 따뜻한 너를 누구보다도 고결한 사람으로 여긴다. 그렇게 듬직한 사람이 내 곁을 지키니까, 이쪽은 어느 때보다도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유마가 '그거는 행운이 아니다. 너는 너고, 나는 나일 뿐이다. 나야말로 너랑 같이 지내서 다행이라고.' 하자 엑셀러는 '그렇군, 영광이구나. 하나 그리 결정했다면 내 옆에 착 붙으라고.' 했다. 유마는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나는 절대 너를 모른 척하지 않겠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너를 지킨다.'고 다짐했고, 엑셀러는 '아무래도 옛이야기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떠오르는다.'면서 얼굴을 붉혔다. 유마가 앞으로도 계속 비단길이 자신들을 기다릴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엑셀러는 '종말까지는 필요 없다. 하나 끝없이 진행되는 이야기도 괜찮구나. 방랑하다가 조국으로 돌아간 황녀, 그 곁을 지킨 기사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유마는 '이거를 현실로 만들자. 엑셀러와 나라면 분명 해내고도 남는다고.' 했고, 엑셀러는 '고맙다. 네가 보여준 결의를 절대 배신하지 않으마. 그리고 너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겠다. 풍족하고 아름다운 시대를 말이다. 약속하자.'고 화답했다.

10. 잃어버린 낙원의 장

그리모어에 등록된 휴양지 이벤트다.

10.1. Part 1

린나가 아무리 떠올려도 제대로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고 고뇌하자, 유마는 '무슨 일이냐? 뭐라도 잘못 되었느냐?'고 물었다. 아그넘이 '알았다. 멋대로 유적을 탐사하다가 들통나서 레스틴에게 야단 맞았냐?'고 묻자, 마리온은 질리지도 않냐고 린나를 질책했다. 린나가 '나는 그러한 실수를 저지를 놈이 아니다. 날마다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운 채 유적으로 간다고. 이번에도 발각되지 않았다고.' 외치자, 프로마주는 그게 자랑이 아니라고 꾸짖었다. 린나가 유적에서 고문서와 함께 발견한 지도를 보여주자, 키리카는 아무런 특이 사항도 찾지 못했다. 그러자 린나는 '그렇다. 그거는 현재 지형과 비슷하다. 이제 지금 지도를 보라.'고 말했다. 유마는 지도를 맞대다가, '찾았다. 이쪽 지도에는 섬이 멀쩡하게 나오는데, 지금 지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린나는 '그렇다. 이 지도에 따르면, 여기에 작은 섬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지금 지도에는 아무것도 없다. 혹시 뭔가 수상한 구석을 찾았냐?'고 물었고, 마리온은 '그런데 저거는 옛날 지도 아니냐? 작은 섬 정도야 바다에 잠겨도 말이 된다고.' 했다. 뭔가를 간파한 아그넘이 '이 섬만 사라질 리가 없다.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면 주변에 있는 섬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고.' 정곡을 찌르자, 키리카는 확실히 부자연스럽다고 맞장구를 쳤다. 린나는 함께 발견된 고문서에 이런 내용이 적혔다고 얘기하고, '여기를 방문한 사람 모두가 웃음이 넘치는 시간을 얻는다. 여기가 이른바 유토피아라고.' 덧붙였다. 마리온이 그게 뭐냐고 되묻자, 린나는 '지금으로 치면 낙원 같은 개념이다. 아무래도 여기를 옛날 사람들이 휴양지로 쓴 모양이라고.' 답변했다. 소니아는 얘기를 듣고, '낙원 같은 리조트라고 했지? 나도 바로 가보고 싶다. 여러분도 나에게 동조하라고.' 했다. 키리카가 '확실히 흥미로운 곳이지만 이제 거기가 없다고.' 말하자, 린나는 '그게 이상하다. 나는 전승에 꽤 해박한 사람인데, 그런 섬이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낙원 소리를 들을 만큼 유명한 곳이면, 이야기가 하나라도 나와야 정상이다. 그런데 아무런 얘기도 전승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아그넘도 '이번에는 섬이 통째로 사라졌다. 어지간해서는 그런 일이 터지지 않는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마리온이 낌새를 알아내자, 유마는 '섬 하나가 그렇게 쉽게 사라질 리가 없다.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 때문에 일이 여기까지 왔다고.' 결론을 내렸다. 자초지종을 들은 레스틴은 사라진 낙원이면 제법 구미가 당긴다고 말하고, 그러한 고문서를 어디서 찾아냈느냐고 물었다. 프로마주가 지금 레스틴이 의심을 품었다고 외치자, 린나는 여자가 품은 비밀이라고 둘러댔다. 알프리에한테 찾아간 유마는 이게 그리모어와 관련이 깊으냐고 물었고, 알프리에는 '그대들이 짐작한 대로 섬이 사라진 원인은 그리모어다. 뒤틀림을 없애야만 섬이 다시 나타난다.'고 통보했다. 소니아가 뒤틀림을 없애면 리조트가 다시 나온다는 얘기 아니냐고 좋아하니까, 알프리에는 그렇다고 대꾸했다. 확답을 받은 소니아는 갑자기 의욕을 되찾았고, 마리온도 리조트에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꽉 찼다. 유마가 가끔씩 그런 곳에서 쉬자고 말하자, 키리카는 '그렇구나. 그대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동조하겠다.'고 털어놨다. 이때 린나가 키리카에게 지금 얼굴이 빨개졌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그런 시시껄렁한 일 때문에 얼굴이 빨개지지 않았다. 나는 원래부터 얼굴이 이랬다고.' 펄쩍 뛰었다. 엑셀러가 말을 꺼내지 않자, 레스틴은 리조트에 흥미가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엑셀러는 그저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을 뿐이라고 외쳤다. 소니아가 '그러면 빨리 분위기에 녹아들라고. 이런 곳에서 혼자 고귀한 사람처럼 굴지 말라고.' 외치자, 레스틴은 '소니아가 저렇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그대도 우리에게 동참해야겠다.'고 엑셀러에게 통보했다. 이야기를 들은 엑셀러가 자기도 그리 하겠다고 답변하자, 아그넘은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는구나. 하루빨리 그리모어를 휩쓸고 휴양지로 가자고.' 소리쳤다.

이때 알프리에가 일행을 부르자, 유마는 반응을 보였다. 알프리에는 '갑자기 분위기를 깨서 미안한데 이것만큼은 말하고 싶다. 사실 뒤틀림을 해결하려면 한 가지 조건을 지키라고.' 통보했고, 유마는 조건이라니 그것이 뭐냐고 되물었다. 알프리에가 쉬운 조건이라고 말하자, 유마는 '그런 법이 어디 있냐? 이런 식이라면 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레스틴은 '그런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 우리는 어떠한 고난도 이겼다. 너는 지휘관이다. 지휘관이 그런 말을 하면 되겠냐?'고 유마를 질책했다. 유마가 이상한 조건이 달렸다고 하자, 레스틴은 놀라서 대꾸도 못했다. 옆에서 얘기를 듣던 아그넘도 '그거 재미있구나. 확실히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이라고.' 웃었다. 소니아가 '제대로 듣지 못해서 미안한데 그 조건이 대체 뭐냐? 당장 우리에게 제대로 해설하라고.' 소리치자, 유마는 말을 못했다. 이때 레스틴이 그거는 절대 허락하지 못한다고 하자, 키리카는 무슨 일이냐고 레스틴에게 물어봤다. 레스틴은 자신이 이 뒤틀림을 없애는 과정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10.2. Part 2

유마 일행이 그리모어로 들어가자, 아그넘은 '알프리에가 말한 대로 여기서는 우리가 움직이지 못한다. 이런 뒤틀림은 처음이구나. 안타깝지만 이거는 걔들에게 넘기겠다.'고 했다. 이때 레스틴이 정색하자, 아그넘은 뭐 때문에 계속 눈을 감느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레스틴은 '어차피 여기서는 우리가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니까 눈을 감아도 괜찮다. 그러나 동생이 그런 파렴치한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모습만큼은, 내가 오빠로서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고 대꾸했다. 프로마주는 레스틴이 엄청 고집이 세다고 말하고, 소니아 일행이 여기로 온다고 했다. 소니아는 '여기서 뒤틀림을 바로잡으라는 얘기구나. 여기를 휘젓고 리조트부터 되찾자.' 마리온도 빨리 유마랑 놀고 싶다고 동조했다. 린나가 키리카에게 빨리 나오라고 하자, 아그넘은 '얘네가 오늘따라 엄청 멋지구나. 이런 차림으로만 뒤틀림을 해소할 수가 있다니 참으로 놀랍다.'고 감탄했다. 프로마주도 아그넘에게 동조했다. 유마가 소니아에게 여기서 움직이지 못한다고 하자, 소니아는 이번에 자기들이 뒤틀림을 없애고 온다고 외쳤다. 이때 소니아가 할 말 있냐고 묻자, 유마는 안전이 최고니까 다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소니아는 뚱한 표정을 짓고, '이런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 독백했다.

린나가 키리카에게 빨리 나오라고 독촉하자, 키리카는 이런 옷차림으로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부끄럽다면서 저항했다. 린나는 얘기를 듣고,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면 섬을 원래대로 돌리지 못한다고. 내가 레스틴을 설득하려고 얼마나 애썼는데도 이러냐!'고 외쳤다. 소니아도 이만 단념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린나가 '그대는 스타일이 좋으니까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마라. 그런 모습으로 나오면 유마도 단번에 나가떨어진다.'고 하자, 키리카는 '그 이름을 갑자기 꺼내면 어쩌자는 거냐! 나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고 외쳤다. 결국 키리카는 모습을 드러냈다. 유마가 놀라자마자 키리카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자 유마가 열심히 하라고 키리카를 독려하자, 키리카는 얼굴빛을 되찾았다. 린나는 '뭐라고 한 마디를 해주면 되는데 저놈도 무척 눈치가 없네. 어떻게 밥상을 차려줘도 못 먹냐?'고 불평했다. 소니아가 '이제 엑셀러만 남았구나. 얘는 대체 어디로 샜냐?'고 독백하자, 엑셀러는 자신이 여기에 있다고 소리쳤다. 소니아가 놀라자, 엑셀러는 '나는 이른바 신곡의 용기사이다. 몰래 움직이는 거야 식은 죽 먹기라고.' 대꾸했다. 린나가 그러니까 남들에게 걸리지 않은 채 몰래 움직였다는 얘기이냐고 되물자, 엑셀러는 말을 못했다. 린나는 정곡을 찔렀다면서 웃었다. 소니아가 '이제 됐다. 필요한 사람이 이 시점에서 모두 모였다. 여러분도 알듯이 평소와는 사정이 다르니까 방심하지 말라고.' 당부하자, 린나는 '무슨 소리냐! 이런 복장이면 평소보다 움직이기 쉬워서, 금방 뒤틀림을 없애고도 남는다고.' 반박했다. 키리카도 섬을 원래대로 돌릴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털어놓았다. 마리온은 유마에게 열심히 한다고 말했고, 엑셀러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적을 없앤다고 소리쳤다. 유마는 소니아 일행에게 부디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얘기를 들은 소니아는 바로 현장으로 뛰어갔다.

10.3. Part 3

소니아 일행이 그리모어에서 한바탕 휩쓴 덕택에 유토피아가 다시 열렸다. 유마는 '여기가 유토피아구나. 참으로 예쁘다.'고 좋아했고, 아그넘도 '여기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제 보니까 여기가 낙원 소리를 들을만하다고.' 했다. 레스틴도 '키리카를 비롯한 일동 덕분에 여기로 오는 길이 열렸다.'고 웃었다. 그제서야 유마는 자기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니아가 '이것들이 아직도 그런 차림으로 돌아다니는구나. 모처럼 이런 멋진 섬으로 왔으니까 당장 옷이나 갈아입으라고.' 말하자, 유마는 대체 언제 옷을 갈아입었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소니아는 '우리도 더는 기다리지 못했거든. 이미 우리는 여기서 놀려고 안간힘을 썼다고.' 대꾸했고, 유마도 '그렇구나. 여러분이 입은 옷이 여기랑 무척 잘 어울린다.'고 감탄했다. 소니아가 이제 와서 칭찬을 받으니까 쑥스럽다고 얼굴을 붉히자, 마리온은 유마에게 자기 옷이 어떠냐고 물었다. 유마가 무척 귀엽다고 답변하자, 마리온은 유마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때 레스틴은 키리카를 보자마자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키리카가 '휴양지에서는 이런 옷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싶다. 혹시 안 되냐?'고 묻자, 레스틴은 '아니다. 너도 가끔씩 유희를 즐겨야지. 아무래도 내가 지나치게 소란을 피운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유마, 아그넘, 프로마주! 나는 너희에게 한 마디만 하고 싶다. 너희가 키리카를 엿보는 모습만큼은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고 엄포를 놨다. 아그넘이 '무엇 때문에 내가 거기에 포함되느냐? 그러면 섬을 되돌리지 않는 것만도 못하다고.' 저항하자, 프로마주도 레스틴에게 한 마디 했다. 결국 린나는 '키리카는 유마와 놀려고 분발한 사람이다. 어떻게 다른 분들에게 그런 극언을 하냐?'고 레스틴을 꾸짖었다. 이때 레스틴은 말을 잇지 못했다. 소니아는 유마 일행에게 '너희도 빨리 옷 갈아입고 와라. 일단 실컷 즐기자고.' 지시했다. 유마는 알았다고 말하고 다른 동료들까지 끌어들였다. 아그넘도 레스틴에게 빨리 오라고 말했다. 소니아는 '유마랑 다른 놈들이 옷 갈아입을 때, 우리끼리 신나게 놀자고.' 외쳤고, 린나는 엑셀러에게 언제까지 나무 뒤에 숨을 셈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엑셀러는 '나는 그저 햇볕을 가리려고 나무 그늘로 갔을 뿐이다. 옛날부터 내가 햇볕에 약했다고.' 답변했다. 답변을 들은 린나는 '그랬나? 우리하고 싸울 때는 멀쩡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냐?'고 의문을 드러냈고, 엑셀러는 '괜한 소리는 거기까지 해라. 그리고 지금 뭣들 하는 짓이냐! 놔라, 이거 놓으라고.' 소리쳤다. 그런데도 린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일행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 느닷없이 바다로 떠밀린 엑셀러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소니아도 자기도 거기에 끼워달라고 말하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린나는 키리카에게 지금 바다가 시원하니까 재빨리 오라고 재촉했고, 키리카는 이제 다 컸으니까 그런 추잡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소니아는 '그거는 또 무슨 소리냐? 그렇게 얌전히 있으면 바다를 즐기지 못한다.'고 말하고, 키리카를 바다로 밀어넣었다. 바다로 떠밀린 키리카는 소니아에게 물을 뿌렸고, 엑셀러는 그런 일로 평정을 잃다니 한심하다고 키리카를 질책했다. 마리온이 엑셀러에게 바다는 위험한 곳이니까 절대 방심하지 말라고 조언하자, 엑셀러는 '나도 키리카에게 뭐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구나. 좋다. 나도 여기서 즐기자.'고 태도를 바꿨다. 소니아는 '바로 그거다. 여기서 괜히 시간만 버리면 거시기하다고.' 엑셀러에게 화답했다. 이때 유마가 나타나자, 소니아는 '저것들도 왔으니까, 오늘은 늘어지게 놀자고.' 외쳤다. 시간이 지나자, 유마는 즐거웠다고 말했다. 마리온은 '게일리츠 감옥에서 지냈을 때보다 훨씬 낫다. 이렇게 놀아본 날은 생전 처음이라고.' 웃었다. 아그넘이 '이제 여기서 나갈 때구나. 갑자기 아쉬운 기분이 드네. 그래서 여기가 낙원이었냐?'고 쓴웃음을 지었고, 엑셀러는 '나까지 정신 없이 놀았구나. 낙원은 참으로 무서운 곳이라고.' 말했다. 레스틴이 마르가로 돌아간 즉시 대책을 세우고 보자고 말하자, 린나는 '뭐 때문에 "재미있었다. 또 오고 싶다."고 말을 못하냐?'고 레스틴에게 따졌다. 키리카는 '그러고 보니까 또 오고 싶네. 바닷가에서 노는 것이 이렇게까지 즐거울 줄은 몰랐다.'고 감탄했다. 유마는 '나중에 여기로 다시 오자. 그때는 아예 마을 사람들도 끌어들이자. 그러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고 제안했고, 키리카는 좋다고 웃었다. 소니아 일행은 이제 슬슬 돌아가자고 말하고 마르가로 갔다.

11. 쇠퇴한 바닷마을의 장

잃어버린 낙원의 장과 연동되는 스토리다.

11.1. Part 1

유마는 국왕이 자신에게 부탁한 일이 뭐냐고 독백했다. 아그넘도 자기등더러 힘을 빌려달라고 말했으니까 성가신 일이나 분쟁처럼 복잡한 일이 틀림없다고 대꾸했다. 소니아는 '모두 참석해줘서 고맙다. 지금부터 여러분에게 중대한 임무를 발표하겠다. 귀 쫑긋 세우고 들으라고.' 지시했다. 린나는 '무언가 엄청난 일이 터졌구나.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고 굳었고, 유마는 '우리는 평화를 지키려고 목숨을 포기한 지 오래다. 어떠한 임무를 받더라도 순순히 따르겠다. 이번 임무를 말하라고.' 외쳤고, 소니아는 '여러분이 품은 마음을 알았다. 이번에 주상전하는 우리더러 마을을 되살리라고 했다.'면서 정색했다. 유마가 놀라자, 아그넘도 뭔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마리온이 마을을 되살리는 프로젝트가 뭐냐고 묻자, 유마는 쇠퇴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획 일체를 뜻한다고 했다. 소니아가 정곡을 찔렀다고 하고, '옛날에 카리브는 유명한 리조트였는데 어느 날부터 완전히 몰락했다. 마을 사람들은 어업으로 겨우 먹고 살지만 이대로 가면 마을이 사라진다고. 우리는 지금 거기를 되살리기 위한 작전에 투입되었다.'고 알렸다. 아그넘이 뭐 때문에 그게 중요한 임무이냐 따지자, 소니아는 '마을을 되살리는 계획이야말로 중요한 사업 아니었냐? 파괴보다 재건이 더 어려운 작업이라고.' 했다. 레스틴도 '네가 말한 대로다. 그런데 뭐 때문에 주상전하가 우리에게 이런 임무를 하달했느냐?'고 따졌다. 소니아는 마을에 성가신 몬스터가 숨었을지도 모르니까 자기들더러 그것들까지 떠넘겼다고 털어놨다. 린나가 몬스터는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고 반발하자, 소니아는 '평소와는 성격이 다른 임무지만, 이것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여러분이 뭔가를 착각한 모양인데, 사람을 마을로 되돌려 보내는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여기 아스토리아에서도 이탈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급기야 리조트에 사람이 오지 않으니까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알렸다.

유마는 말이 그러니까 엄청 중요한 임무로 들린다고 했고, 키리카도 전투가 아닌 임무가 하달되었으니까 기쁘다고 웃었다. 린나가 자기들이 할 밀이 뭐냐고 묻자, 마리온은 사람을 모으는 방법까지는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소니아는 '마리온이 말한 대로다.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사람을 모으는 방법을 모른다.'고 머리를 싸맸다. 아그넘이 어업으로 먹고 산다는 마을답게 바다가 있느냐고 묻자, 소니아는 '가까이에 커다란 해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인기를 잃은 모래밭일 뿐이지만, 한때나마 엄청나게 유명했다.'고 알렸다. 유마가 해답을 찾았냐고 묻자, 아그넘은 '여행하다가 들렀던 마을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지. 마침 그게 떠올랐다. 내가 살짝 구상을 알려줬더니, 그곳에 관광객이 파도처럼 밀려들었어. 그래서 지금은 그곳에서 알아주는 관광지로 급부상했다.'고 털어놨다. 린나는 '당장은 믿지 못하겠다. 너무 뜬구름 잡는 얘기 아니냐?'고 반발했고, 소니아는 아그넘에게 그게 어떤 구상이냐고 질문했다. 아그넘은 그쪽에게 어려운 방법이라고 했다. 키리카가 그게 뭐냐고 되묻자, 아그넘은 자신이 세운 구상을 알렸다.

11.2. Part 2

아그넘이 준비가 끝났느냐고 묻자, 소니아는 '일단 제대로 각오하고 아버지에게 임무를 받았다. 그런데 뭔가가 두렵다.'고 얘기했다. 게다가 '길 한복판에서 수영복 바람으로 휴양지를 광고하라니, 지금 제정신이냐! 이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냐!'고 따졌다. 아그넘은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바다와 수영복은 한몸이나 마찬가지라고. 수영복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여자에게 끌려서 남자가 모인다. 그러면 남자들에게 상인이 끌린다. 상인이 모이면 영업이 시작한다. 이게 바로 내가 떠올린 마을 부흥 작전이다. 너희는 그저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강요했다. 키리카는 그거야 알았는데 사람들에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기는 싫다고 했다. 정작 마리온는 괜찮다고 했다. 린나도 이렇게 뛰어난 몸매를 사람들에게 보여줘도 되지만, 이런 차림으로 선전하기 싫다고 했다. 벌써부터 볼멘소리가 나오자, 아그넘은 '말과 행동이 다르면 쓰겠냐! 제대로 각오한 거 맞느냐!'고 따졌다. 린나는 정곡을 찔렸다면서 얼굴을 붉혔고, 엑셀러는 정색했다. 유마가 엑셀러에게 뭔가를 묻자, 엑셀러는 '나는 지금 기분이 나쁘다. 느닷없이 불러서 수영복 바람으로 거리를 다니라는데, 그런 말을 넙죽 받아들일 놈이 어디 있냐고!' 소리쳤다. 유마는 말을 듣자마자 엑셀러에게 동조했다. 소니아는 '거기까지는 나도 아는데 이제는 단념해라. 이해하기는 좀 그래도 아그넘이 해준 얘기는 앞뒤가 맞다고.' 엑셀러를 달랬다. 아그넘이 '그렇게 염두에 두지 마라. 그것을 수영복이 아닌 선전용 의상으로 받아들이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자, 린나는 그걸 말이라고 지껄이냐고 항변했다.

더더군다나 오늘따라 인파가 북적거리니까 린나는 입을 다물었다. 소니아는 여기까지 왔으니까 군소리 그만하라고 지시했다. 소니아가 '바다의 거리 카리브는 멋진 리조트다. 거기서 주말을 보내면 아주 최고라고.' 말하자, 키리카도 '넓고 멋진 바닷가야말로 카리브를 상징하는 매력이라고.' 알렸다. 린나는 '이런 미녀들이 모이는 바다는 카리브 뿐이다. 여기서 마음껏 즐기라고.' 말하고, 마리온은 근사한 구석이 많은 리조트인 카리브를 부탁한다고 해줬다. 아직도 기분이 나빴던 엑셀러는 안 오면 목숨을 보장 받지 못한다고 고함쳤다. 이때 남자 A가 소니아가 저런 차림으로 뭔가를 말한다고 알렸고, 외모에 홀린 남자 B는 갑자기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고 정신을 놨다. 아그넘이 '좋다. 사냥감이 잔뜩 걸렸구나. 이대로 가면 무조건 성공한다고.' 좋아하자, 유마는 소니아가 노기 어린 표정으로 우리를 본다고 했다. 자존심이 강한 레스틴도 후환을 장담하지 못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소니아는 '좀 부끄럽지만 일단 효과를 봤다. 더 밀어붙이면 일이 잘 풀린다고.' 독백하고, '거기는 식솔, 애인과 여행하는 곳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카리브는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웃었다. 이때 남자 A가 '소니아는 참으로 자태가 아름답구나. 내가 여기서 태어나길 잘했다.'고 웃자, 남자 B도 여기를 떠나기 싫다고 태도를 굳혔다. 유마가 하나같이 푹 빠졌는데 제대로 카리브를 선전했느냐고 묻자, 아그넘은 '일단 주목받으니까 문제는 없다고. 어떻게든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다. 그러자 유마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소니아는 '이렇게 선전했는데도 관광객이 하나도 모이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따졌고, 아그넘은 '그런 도끼 눈으로 나를 봐도 소용없다. 나는 성공 사례를 알려줬을 뿐이지, 그것이 무조건 성공한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알프리에가 '그런 일도 있었구나. 나도 그대들이 수영복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자, 엑셀러는 '이런 식으로 추태를 부렸건만 아무런 성과를 못 봤다. 그래서 내가 일찌감치 반대했다고.' 절규했다. 소니아는 '방법이 있냐? 이런 수치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으로도 임무를 처리하자고.' 했고, 유마는 소니아와 엑셀러에게 제발 참으라고 타일렀다. 키리카는 '우리가 이랬는데도 아무런 성과를 못 봐서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겼길래 이럴까 궁금하다.'고 독백했고, 마리온은 '목소리 크기, 아니면 전단지 숫자, 아니면 우리 매력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을까? 나도 알고 싶다.'고 털어놨다. 린나는 아예 자기 몸매가 그렇게까지 예쁘지 않았다니 참으로 슬프다고 울먹였다. 분노한 소니아가 어떤 요인 때문에 일이 이렇게까지 꼬였다고 하자, 유마는 지금 뭐라고 했느냐고 되물었다. 소니아는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 때문이다. 우리가 수영복 바람으로 선전했는데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리모어가 아니면 좀처럼 해설되지 않는다고.' 소리쳤다. 유마가 '갑자기 네가 무섭다. 그리고 그건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결론이 그리 나온다. 그리모어 때문에 사람들이 카리브로 모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때 알프리에가 지금 카리브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소니아는 '지금 카리브 부흥 프로젝트 때문에 정신 없다.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다. 알프리에한테 접근한 유마는, 다른 까닭 때문에 카리브로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는 얘기만 꺼내라고 하소연했다. 소니아가 그러면 뭐 때문에 일이 꼬였냐고 정색하자, 유마는 대답하지 못했다. 알프리에가 그리모어 때문에 일이 꼬였다고 말하자, 유마는 조금 전에 뭐라고 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알프리에는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 때문에 카리브로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고 다시 말했다. 유마는 답변을 듣자마자 뒤로 넘어졌다.

11.3. Part 3

유마 일행은 카리브 부흥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고 그리모어로 들어갔다. 전번과 비슷하게도 유마를 비롯한 남자 대원들은 꼼짝 못했다. 아그넘은 '이런 뒤틀림은 생전 처음이구나. 일단 저것들에게 임무를 떠넘기자.'고 단념했고, 소니아는 '수영복 바람으로 돌아다니라는 던전은 생전 처음 들었다. 누가 이런 거를 고안했느냐?'고 머리를 싸맸고, 레스틴은 '여기는 키리카에게 창피한 차림을 강요했다. 더구나 나는 오빠인데도 키리카를 조금도 돕지 못하는 신세라고.' 절규했다. 그러자 키리카는 '쓸데없는 소리 마라. 그런 말을 들으니까 더 부끄럽다.'고 했다. 엑셀러는 '이것도 시련이구나. 제국 주민이 여기에 없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린나는 자신들이 나머지 사람을 대신해서 그리모어를 휩쓸자고 털어놓았다. 마리온은 이것도 임무니까 그리모어를 휩쓸어 버리고, 카리브로 사람을 모으자고 다짐했다. 소니아는 나머지 여자 대원들을 데리고 전장으로 출격했다.

11.4. Part 4

마침내 소니아 일행은 그리모어를 토벌하고, 마르가에서 카리브를 홍보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제대로 먹혔다. 모두가 흥미를 나타내니까, 한동안 아스토리아에서는 카리브가 회자되었다. 여자 멤버들도 명예를 회복했다면서 좋아했다. 소니아가 '이제부터 카리브 중심가로 가겠다. 모두 준비하라.'고 외치자, 유마는 '거기로 가자는 까닭이 뭐냐? 혹시 관광객이 줄어들었느냐?'고 반문했다. 린나도 '우리가 그렇게 홍보했으니까 사람이 줄었을 리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소니아는 잡담할 시간 없으니까 당장 출격할 준비나 하라고 지시했다. 카리브로 출격한 소니아 일행은 관광객에게 음식을 전달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유마는 그렇게 많이 말해도 빨리빨리 만들지 못한다고 항변했고, 마리온은 나머지 일행에게 '얘가 부모와 떨어진 모양이다. 같이 찾아주러 가자.'고 말했다. 레스틴은 지금 현장에서 빠지기 어렵다고 말하다가, '그래도 방도가 없군. 프로마주, 마리온이 할 일까지 대신 처리하라.'고 태도를 바꿨다. 프로마주도 주문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추가 업무를 받지 못했다. 엑셀러는 자신이 지금 여기서 뭘 하는 거냐고 소리쳤고, 키리카는 '관광객이 밀려드는 바람에, 한계를 느낀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불렀다. 사실 우리는 선전만 담당했는데, 어쩌다 보니까 서빙 같은 온갖 잡무까지 떠안았다.'고 영문을 밝혔다. 그러자 엑셀러는 '그런 시시껄렁한 얘기나 듣자고 부른 줄 아냐? 나는 그저 허망할 뿐이다. 이런 일을 떠안은 내가 너무나 한심하다고.' 절규했다. 유마가 '아그넘이 사라졌다. 요리를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린나는 '그러고 보니까 이 양반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 요리를 담당하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면 어쩌자는 거냐?'고 혀를 찼다.

이때 갑자기 나타난 아그넘이 소니아에게 '기뻐해라. 출연진이 지정되었다.'고 외쳤다. 유마가 '대체 어디 갔다 왔냐? 어서 요리나 도와달라고.' 소리치자, 소니아는 유마에게 잠깐만 대기하라고 지시하고, 아그넘에게 출연진이 지정되었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아그넘은 '그거야 당연하지.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무대라고.' 말했다. 소니아는 얘기를 듣자마자 뭐 때문에 멋대로 지정하고 난리냐고 정색했고, 린나는 이미 관광객이 몰려들어서 퇴로를 찾기는 글렀다고 한탄했다. 키리카는 이런 추잡한 모습으로 무대에 서라는 말이냐고 절망했고, 마리온은 '그렇게 신경 쓰지 마라. 수영복 차림이라고 움직이기 쉽다고. 무엇보다도 수영복은 사람 눈길을 끄는 수단으로 아주 적합하다고.' 알렸다. 엑셀러가 뭐 때문에 자신이 이런 일을 하고 자빠졌냐고 분노하자, 린나는 이미 같은 배를 탔으니까 단단히 각오하라고 일깨웠다. 소니아는 '이제 방도가 없구나. 여러분도 어서 무대로 올라오라고.' 지시했다. 소니아가 바다의 거리 카리브에 잘 왔다고 말하자, 키리카도 '여러분을 환영하는 차원에서 악기를 연주한다.'고 외쳤다. 린나는 마음껏 즐겨달라고 말하고 트럼본을 불었다. 환호성이 들리자, 유마는 손님들이 기뻐한다고 말했다. 아그넘도 '그렇구나. 이러쿵저러쿵 시끄럽다고 쳐도 쟤들은 이미 행사에 녹아들었다고.' 웃었다. 레스틴은 '키리카가 저런 추잡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다니 오빠로서 도무지 봐줄 수가 없다.'고 절규했다. 린나가 카리브 해변을 즐기냐고 마을 사람들에게 묻자, 키리카는 '카리브에서는 앞으로도 많은 이벤트가 개최된다. 부디 리조트를 제대로 이용해달라고.' 했다. 반강제로 끌려온 엑셀러는 '식솔이나 단체용 할인 제도까지 마련되었으니까, 자세한 내용은 서비스 카운터에서 묻도록 하라.'고 알렸다. 마리온이 '카리브는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하니까 언제든지 오라고.' 웃자, 관객들이 함성을 질렀다. 이번에 소니아가 '그렇다면 다음 노래를 연주하자. 오늘은 여기서 아무도 보내주지 않는다.'고 외치자, 린나는 거기에 우리도 포함되느냐고 놀랐다. 키리카는 린나에게 '그만 포기해라. 한 번 발동이 걸리면 절대 멈추지 않는 사람이 소니아라고.' 타일렀고, 마리온은 '손님이 즐기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말라고. 나도 제대로 움직이고야 만다.'고 다짐했다. 마침내 엑셀러도 이것도 나쁘지 않다면서 행사에 녹아들었다.

그날 밤에 소니아 일행은 여관에서 완전히 뻗고 말았다. 린나도 막중한 업무에 시달린데다가 무대에서 연주까지 했다고 화답했다. 마리온이 '그래도 즐거웠다. 모두가 환호했다고.' 웃자, 키리카도 해변 무대에서 보여준 연주는 참으로 즐거웠다고 화답했다. 레스틴이 너무 거기에 빠지지 말라고 키리카에게 소리치자, 아그넘은 '어떠냐? 해보니까 좋았지? 이 아그넘은 사업 수완이 좋다고.' 자화자찬했다. 소니아도 이번에는 인정해준다면서 꼬리를 내렸다. 엑셀러는 '주민을 모으는 기술도 있구나. 나는 오늘 아주 좋은 일을 겪었다.'면서 웃었다. 유마는 '문제는 모처럼 리조트에 왔는데도 일에 빠져서 놀지도 못했다.'고 하소연했고, 린나는 '그렇구나. 이런 임무는 찾기 힘드니까, 그게 아쉬울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놀자고.' 털어놨다. 레스틴이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늘어놓고 난리냐? 우리는 평화를 지킬 운명을 타고났다. 어서 왕도로 가서 다음 임무에 매진하자고.' 소리치자, 프로마주는 '지금 새로운 임무를 가져왔다. 마르가에는 지금 임무가 넘쳐난다고.' 통보했다. 린나가 쉴 시간도 없이 일을 주면 어쩌자는 거냐고 불평하자, 유마는 방도가 없다고 린나를 달랬다. 그러고는 프로마주에게 임무를 알려달라고 했다. 얘기를 들은 프로마주는 '먼저 산속에 자리잡은 관광지 홍보 프로젝트, 다음 목적지는 쇠퇴한 온천 마을에서 열리는 대책 회의, 마지막은 문 닫기 직전인 유원지 운영 협력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키리카가 어째 이번과 임무가 겹친다고 하자, 프로마주는 '오늘 임무가 성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곳곳에서 마을 부흥 프로젝트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주상전하도 "마르가는 우리가 맡겠다. 여러분은 마을 부흥 프로젝트에 가담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소니아는 얘기를 듣자마자 '미치겠네! 작작 좀 하라고!' 소리쳤다.

12. 사라진 배움의 터의 장

학교와 관련된 그리모어 이벤트다.

12.1. Part 1

알베르는 유마 일행에게 '먼 옛날 아스토리아 성 내부에는 그야말로 훌륭한 학교가 있었다. 모든 비용을 우리 아스토리아가 부담했기 때문에, 누구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다. 덕분에 헤아리지도 못할 만큼 많은 인재가 태어났다.'고 알렸고, 프로마주는 '교육은 무척 중요하다. 확실한 교육이야말로 국가를 이루는 기반이라고.' 화답했다. 엑셀러는 '나도 그 학교와 관련된 얘기를 들었다. 그 학교에서 마련한 커리큘럼이 무척 대단하니까, 아스토리아에서는 우수한 국민이 많이 태어났다.'고 정곡을 찔렀고, 레스틴은 롬바르디아 제국에도 이름을 떨쳤으니까 틀림없이 위대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소니아는 '아버님과 어머님도 그 학교를 나왔을 게지. 아닌가?' 하고 반문했고, 알베르는 '나는 중전을 거기에서 만났다. 교복을 입은 중전은 그야말로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다.'고 털어놨다. 아그넘이 '그런 옛날 이야기는 나중에 듣자. 워낙 분량이 많은데다가 듣는 사람이 지루하다고.' 말을 끊자, 마리온은 얘기를 듣고 싶으니까 훼방 놓지 말라고 딴죽을 걸었다. 유마는 마리온에게 다음에 얘기를 듣자고 타이르고, 알베르에게 지금 여기서는 학교 같은 시설이 보이지 않는다고 반문했다. 알베르가 자신이 젊었을 때 학교 건물이 송두리째 사라졌다고 알리자, 키리카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알베르가 '나도 영문을 모른다. 이제까지 멀쩡했던 건축물이 하룻밤 사이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답변하자, 린나는 신기한 일도 다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유마가 그렇다면 내부에서 지내던 사람들이 어찌 되었냐고 묻자, 알베르는 '다행스럽게도 밤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모두 무사했다. 하나 아스토리아에게는 크나큰 손해가 생겼다. 환경은 교육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학교 건물이 꼭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엑셀러는 '그것도 아귀가 맞다. 비바람이나 소음에 노출되면 학습에 정진하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알베르는 학생이 마련할 복장 때문에 일이 꼬였다고 털어놓았고, 키리카는 얘기를 듣자마자 핵심을 눈치챘다. 알베르는 '올 때는 사복을, 내부에서는 교복을 착용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지정한 복장까지 송두리째 사라졌다. 중전이 생전에 입었던 교복도 그때 유실되었다.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영원히 사라졌다고.' 절규했다.

유마가 알베르에게 학교를 재건하지 않은 까닭을 묻자, 알베르는 '물론 우리는 곧바로 학교 시설을 다시 세우자고 결정하였다. 재료가 모이자마자 공사도 시작되었다. 하나 다음 날 아침에 현장은 깨끗이 사라졌다. 모아뒀던 재료도 없어졌다고.' 대꾸하였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혀를 찼고, 알베르는 '그런 일이 자꾸만 되풀이되었다. 무언가가 저주를 내렸다는 식으로 겁을 먹은 인부들은 아예 달아났다. 그래서 모두가 학교를 재건하지 못했다. 지금도 거기에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소니아가 부모가 다녔던 학교에 한 번이라도 가보고 싶다고 말하자, 린나는 뭔가가 부자연스럽다고 했다. 무언가 때문에 일이 꼬인 걸 눈치챈 유마는 알프리에한테 갔다. 유마가 그리모어와 관련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알프리에는 그쪽이 짐작한 대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역시 유마가 짐작한 대로였다. 소니아는 뒤틀림만 없애면 학교 건물이 되살아난다는 말이냐고 소리질렀고, 아그넘은 '그럼 얘기가 간단하구나. 뒤틀림이나 없애고, 학교를 원래대로 돌리자고.' 다짐했다. 알프리에가 서두르지 말라고 타이르자, 유마는 까닭을 물었다. 알프리에가 뒤틀림을 없앨 조건이 필요하다고 털어놓자, 마리온은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알프리에는 유마 일행에게 어떤 의상을 건넸다. 소니아는 의상을 보자마자 귀엽다면서 얼굴을 붉혔다. 엑셀러는 이게 어디를 봐서 전투복이냐고 불평했고, 키리카는 '이게 무슨 영문이냐? 뭐 때문에 우리더러 이것을 쓰라고 했느냐?'고 따졌다. 사실 알프리에는 괴상한 방식으로 어떤 교복을 입수한 뒤였다. 알프리에는 학교와 관련된 뒤틀림이니까 얼른 이것을 입으라고 강요했다. 얘기를 이해하지 못한 유마는 계속 갈팡질팡했고, 알프리에는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단순한 의식용 복장으로 치면 얘기가 간단하다고.' 타일렀다. 레스틴이 '이거는 아무리 봐도 여성용 복장이다. 그럼 우리 남자들은 어쩌라는 말이냐?'고 묻자, 알프리에는 '미안하다. 안타깝게도 남자 교복을 입수하지 못했다. 그래도 교복을 입은 사람을 곁에 둔 채 던전 내부로 갈 수는 있다. 하나 싸우지는 못하니까 그리 알라고.' 했다. 얘기를 이해한 유마는 자기들이 던전에서 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갑자기 전의가 생긴 소니아는 '아무렴 어때! 우리가 그만큼 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나는 이 교복을 입고 싶다고.' 소리쳤고, 유마는 그런 소니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12.2. Part 2

소니아 일행은 학교 건물을 되찾으려고 그리모어로 쳐들어갔다. 더군다나 이번 무대는 학교를 그대로 본떴다. 유마는 '건물이 어째 독특하다. 사라진 학교 건물이 이거냐?'고 의심했고, 아그넘은 '완전히 그대로일 리가 없다. 학교치고는 구조가 너무 복잡하고, 몬스터까지 돌아다닌다.'고 맞장구를 쳤다. 소니아가 여기를 휩쓸어 버리고 학교 건물을 되찾자고 외치자, 유마는 '그건 그렇고 저거는 신기한 옷이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독백했다. 소니아는 '그렇구나. 갑주를 입었을 때보다 훨씬 편하다. 외형도 예쁘다고.' 말했다. 엑셀러가 '이게 정녕 교복인가? 교복치고는 너무 짧다고.' 불평하자, 마리온은 '그래도 평소보다 움직이기 좋다고. 나는 이게 마음에 든다.'고 했다. 린나는 자신도 이게 마음에 든다고 얘기하고, 유마에게 소감을 물었다. 그러자 깜짝 놀란 유마는 뭐 때문에 자기에게 소감을 강요하냐고 되물었다. 레스틴은 키리카에게 '그런 차림으로 너무 격렬하게 움직이지 마라. 자칫하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타일렀고, 키리카는 '나에게 뭘 말하고 싶으냐? 용건이 있으면 확실하게 말하라고.' 되물었다. 그래서 레스틴은 키리카에게 아무쪼록 조심하라고 말을 바꿨다. 소니아는 놈들을 없애고 학교를 되찾자고 외치면서 전장으로 뛰어갔다.

12.3. Part 3

유마 일행은 그리모어를 휘젓다가 아스토리아로 돌아왔다. 유마는 '이제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도 사라졌으니까, 학교는 어찌 되었을까? 갑자기 그것이 궁금하다.'고 독백했고, 프로마주는 '국왕이 온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얼굴이 밝아 보인다고.' 털어놨다. 알베르는 '여러분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고 싶다. 놀랍게도 학교 건물이 되살아났다. 옛날에 보였던 그 모습이 다시 생겼다고.' 통보했고, 유마는 '그게 사실이면 됐다. 드디어 뒤틀림이 사라졌다고.' 환호성을 질렀다. 소니아는 이제 왕비가 생전에 다녔던 학교에 가볼 기회가 생겼다고 웃었고, 엑셀러는 뭔가 기분이 나빴는지 '나중에라도 기뻐해라. 나는 지금 옷을 갈아입고 싶다.'고 불평했다. 알베르가 '그런데 여러분이 그것을 어디서 얻었느냐? 입수한 경위를 말하라고.' 따지자, 아그넘은 '이제 눈치채면 어쩌자는 말이냐? 너무 늦었다고.' 딴죽을 걸었다. 키리카가 '행상인에게 이것을 받았다. 혹시 문제라도 생겼느냐?'고 묻자, 알베르는 '이거는 우리 학교에서 지정한 복장이다. 건물과 함께 사라진 줄만 알았는데, 아직까지 실물이 남았구나. 참으로 놀랍다.'고 감탄했다. 소니아는 '그렇다면 이게 어머님이 입던 옷이랑 동일하구나. 뭔가가 감격스럽다.'고 좋아했다. 린나는 이러한 교복을 입은 학생이 많았다니까, 그때는 분위기도 화사했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마리온은 '모두가 분명 기뻐했을 게다. 이런 옷을 날마다 입을 수만 있다면 , 나도 기쁘게 학교로 간다.'고 웃었다. 키리카는 '드디어 교복에 익숙해졌다. 이것을 착용하면 마음이 긴장된다.'면서 태도를 바꿨지만, 엑셀러는 '너희는 벌써 들뜬 모양이구나. 그런데 나는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다. 아무래도 길이 때문에 그런 듯하다.'면서 여전히 불평을 늘어놨다. 알베르는 '그 모습을 보니까, 중전께서 생전에 보여줬던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너도 훌륭하게 컸구나. 고맙다.'고 감동했고, 소니아는 그런 알베르는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때 프로마주는 알베르 국왕이 울먹인다면서 외쳤다. 곧바로 태도를 바꾼, 알베르는 유마 일행에게 어떤 제안을 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소니아가 그것이 뭐냐고 되묻자, 알베르는 '건물이야 되살아났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교원과 학생이 필요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재를 끌어모아라. 그러니까 여러분도 나를 도와달라. 이것을 수용하겠느냐?'고 말했다. 소니아는 군소리 없이 명령을 받아들이고 자세한 사항을 물었다. 알베르는 명령을 제대로 전수하고 소니아 일행을 홍보 요원으로 임명했다.

소니아는 '명문 아스토리아 학교가 되살아났다. 우수한 학생을 모집한다.'고 외쳤고, 린나는 '학비는 100% 국가에서 지원된다. 교과서와 필기도구, 심지어는 기숙사까지 제공된다.'고 웃었다. 마리온이 귀여운 교복도 있다고 덧붙이자, 키리카는 '자세한 정보는 여기 책자를 봐라. 응모 요강까지 제대로 적혔다.'고 했다. 엑셀러는 지금 교원도 모집하니까 자신 있는 사람은 어서 나오라고 했다. 환호성이 쏟아지자, 프로마주는 '여기서 응모 요강을 받아라. 들어오고 싶은 사람은 이 책자를 가져가라고.' 했다. 유마는 '뜨거운 환호성이 쏟아지는구나. 이렇게까지 사람이 모일 줄 몰랐다. 주상 전하는 역시 대단한 분이라고.' 감탄했고, 알베르는 '그거는 당연한 일이다. 사랑스러운 교복을 보면 모두가 마음이 설렌다. 게다가 소니아 일동이 악기를 다루면 현장이 바로 잔치로 바뀐다. 그러니까 사람이 몰려드는 법이라고.' 했다. 아그넘은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이 보인다. 슬슬 책자도 떨어질 판국이니까 어서 보충하자고.' 했다. 알베르가 '책자가 떨어지면 곤란하지. 책자를 더 인쇄할 사람이 필요하다. 어서 나오라고.' 명령하자, 어떤 소년이 와서 책자를 요구했다. 유마는 소년에게 책자를 주고, 이걸 나눠주는 작업도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소니아가 다음 노래를 연주하자 현장에서 다시 환호성이 쏟아졌다. 엑셀러가 '아직도 행사가 끝나지 않았구나. 나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싶다고.' 외치자, 린나는 '이제 와서 그러면 뭐하냐? 일단 무대에 올랐으니까 끝날 때까지는 불평하지 말라고.' 꾸짖었다. 교복 길이 때문에 안절부절못한 엑셀러는 이것들이 너무 태연하다면서 한탄했다. 마리온은 '나는 이게 마음에 든다. 또한 사람들이 주목해줘서 기쁘다고.' 웃었고, 키리카는 엑셀러에게 이제 곡이 시작하니까 복장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 엑셀러는 '그렇구나. 일단 협력한다고 마음 먹었으니까, 연주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이제 준비됐느냐고 외치던 소니아는 연주를 시작했다. 유마가 현장을 보면서 '다시 연주가 시작되었구나.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고 감탄하자, 어떤 소녀가 책자를 달라고 했다.

유마는 '책자가 다 떨어졌다. 곧 있으면 책자가 보충되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청원했고, 아그넘은 '그때까지는 한가하겠구나. 그런데 학교가 뭐 때문에 재미있을까? 나는 그게 궁금하다고.' 말했다. 유마는 지금은 학교 자체보다 연주를 주목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고 말하다가, '지금은 교원도 모집하는구나. 레스틴은 교사가 어울릴 듯한데 어떠냐?'고 했다. 레스틴은 '아주 거절할 일은 아니지만, 교복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고 얼버무렸다. 유마는 '교사는 복장이 자유롭다. 더구나 남자 교복도 제대로 준비되었다고.' 말하고, 자기도 책자를 챙기려고 들었다. 열렬한 환호를 받은 소니아는 노래를 하나 더 연주했다. 엑셀러는 이제 좀 봐달라고 애원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13. 끊긴 가르침의 장

사라진 배움의 터의 장과 연동되는 스토리다.

13.1. Part 1

프로마주가 유마 일행을 데려오자, 알베르는 여기로 와서 고맙다고 했다. 소니아가 '우리를 부른 까닭이 뭐냐? 병사에게 철수 명령을 내릴 정도로 임무가 중요해 보인다고.' 묻자, 지너스도 '외부인인 나까지 불렀구나. 대체 무슨 생각을 품었느냐?'고 따졌다. 유마는 지너스에게 '외부인까지는 아니지. 너와 우리는 처지가 달라도 동료라고.' 말했고, 지너스는 어디까지나 호출 명령을 받았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엑셀러는 '그거는 나도 마찬가지다. 한때 적군이던 내가 여기에 있어도 괜찮으냐?'고 고뇌했다. 알베르는 엑셀러에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타이르고, '이쪽이 지너스를 손님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니까 너무 고뇌하지 말라.'고 했다. 아그넘은 '아직도 까닭을 모르겠다. 이렇게 모아서 무엇을 하려는 게냐? 혹시 운동팀이라도 만들려고 하냐?'고 물었고, 알베르는 공부 때문에 일행을 불렀다고 통보했다. 아그넘이 뒤로 넘어지자, 키리카는 그렇다면 교육 때문에 자기들을 불렀느냐고 핵심을 찔렀다. 알베르는 사실이니까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고 했다. 갑자기 공포를 느낀 린나는 현장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알베르는 소니아에게 '네가 용인기를 물려받은 뒤부터 놀랄 만큼 성장했구나. 나는 네가 자랑스럽다.'고 했고, 소니아도 칭찬을 받아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알베르는 유마 일행이 본분을 다하니까 자기도 마음이 든든했다고 칭송했다. 유마가 그게 교육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따지자, 알베르는 너무 재촉하지 말라고 타일렀다. 그러고는 소니아에게 용주기사가 원래 어떤 역할인지 얘기하겠느냐고 화살을 돌렸다. 그때 소니아는 답변을 못했다. 알베르는 '그것도 당연하다. "용주기사는 어떠한 사람이냐?" 같은 내용을 배웠을 턱이 없다. 여러분도 용인기를 다루는 과정을 직접 익히면서 살아남았다.'고 한탄했다. 레스틴은 '확실히 그렇구나. 나도 스승을 뒀지만 그는 용주기사가 아니었다.'고 했다. 마리온도 '용인기를 다루는 법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까 나도 어느 날부터 깨우쳤다.'고 대답했다. 알베르는 '그것은 그것대로 훌륭하다. 여러분은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일을 경험했다. 하나 용주기사로서 올바른 지식을 배워야만 여러분이 더 성숙해진다.'고 일갈했다.

유마가 의문을 드러내자, 알베르는 '그렇다. 여러분이 훌륭한 스승 밑에서 올바른 지식을 배웠다면, 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했을 게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다음 세대를 짊어진 신분으로서 나라가 발전하는 과정,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과정에 이바지하라. 그걸 위해서라도 스승 밑에서, 용주기사로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라. 그리고 스승은 바로 과인이라고.' 말했다. 유마는 '그렇구나. 주상 전하도 한때 용주기사였지. 그걸 이제야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엑셀러는 한때 용주기사인 알베르가 자기들에게 지식을 전수한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알베르는 '그렇다. 여러분은 어떻게 결정했느냐? 나에게 교육을 받을 각오를 했느냐? 싫다고 말해도 소용없다. 이미 여러분에게 퇴로는 없다.'고 했다. 유마는 '공부라고? 나는 거기까지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더더군다나 나는 용주기사가 아니라고.' 독백했고, 지너스는 '나도 동감이다. 용건이 끝났으니 나는 물러간다. 아무래도 나와는 동떨어진 얘기라고.' 말하고 나가려고 들었다. 소니아는 '너무 그러지 마라. 용주기사가 아닌 용 자체를 연구하는 학문이면 너희에게도 필요하다고.' 둘을 타일렀다. 아그넘은 '아무리 그래도 나는 공부에 자신이 없다고. 나도 달아나고 싶다.'고 머리를 싸맸고, 마리온도 공부가 싫다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키리카는 '그런 제안을 해줘서 고맙다. 우리에게 용주기사로서 필요한 지식을 전수하라.'고 명령을 받아들였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키리카가 공부에 눈을 떴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레스틴도 '이참에 재대로 지식을 배우자. 그거면 차라리 우리에게 좋은 일이라고.' 상황을 받아들였다. 엑셀러도 '국왕이 직접 우리를 가르친다니 참으로 흥미롭구나. 어디서 이린 귀중한 경험을 할 수도 없으니까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린나가 '그대들은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구나. 스스로 공부하려고 들다니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자, 소니아는 알베르에게 오늘 강의를 알려달라고 했다.

알베르가 '너무 서두르지 마라. 조금 전에 사람을 보내서, 보관고에 뒀던 교본을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하자, 병사가 '큰일났다. 교본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알베르는 병사에게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아그넘이 이거 운이 좋다고 외치자, 유마는 좋아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보관고에 도착한 알베르는 교본인 용의 두루마리가 송두리째 사라졌다고 절규했다. 유마는 상자가 비었다고 말하고, 알베르에게 교본을 여기에 보관했냐고 되물었다. 알베르는 '이게 용주기사 교육독본, 이름하여 용의 두루마리다. 모두 14권으로 구성된 교본인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아무것도 모르던 린나는 교본을 가져간 사람에게 고맙다고 웃었다. 소니아가 '알다시피 여기 보관고는 경비가 삼엄하다. 누군가가 문을 열었던 자국도 없다고.' 말하자, 알베르는 '이거는 왕가에서도 손꼽히는 보물이다. 필요할 때를 염두에 두고 철두철미하게 관리한 교본이다. 도난 사건이 일어날 리가 없다고.' 소리쳤다. 레스틴이 '절대 사라지지 않는 물건이 사라졌구나. 그렇다면 뭔가가 짐작된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혹시 그리모어 때문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레스틴은 '그럴 확률이 높다. 어쨌거나 진위 여부를 확인하자.'고 얘기했다. 알베르가 그게 뭐냐고 되묻자, 소니아는 자기들이 원흉을 알아냈으니까 기회를 달라고 청원했다. 유마는 그렇게 내키지 않는다고 독백하고 마르가로 갔다. 알프리에는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 때문에 창고에서 보관하던 도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통보했다. 그애서 키리카는 그것만 없애면 도서가 돌아온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마리온이 딴죽을 걸자, 소니아는 '그런 한심한 소리는 꺼내지도 마라. 알프리에까지 도와준다 치고 그리모어로 가자고.' 외쳤다. 알프리에는 '여기로 가려면 특별한 의상이 필요한데, 여자에게 넘길 물품만 남았다.'고 했다. 아그넘은 레스틴에게 여장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고, 레스틴은 '웃기는 소리 마라. 나는 그런 한심한 짓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소리쳤다. 엑셀러는 '여성들이 거기서 활약하라는 얘기구나. 그러면 얘기가 쉽다.'고 결정했고, 소니아가 '남자도 던전에 들어갈 수는 있다. 그러니까 하나도 빠지지 말고 나를 따라와라. 우리가 얼마나 끈끈하게 뭉쳤는지를 놈들에게 보여주자고.' 소리치자, 유마는 '단결력이라고? 문제는 모두가 다른 마음을 먹었다고.' 하소연했다.

13.2. Part 2

유마 일행은 교본을 되찾으려고 그리모어로 들어갔다. 알고 보니까 여기는 전번에 들어갔던 무대와 비슷했다. 키리카는 '기묘한 건물이구나. 문제는 여기서 몬스터가 돌아다닌다.'고 외쳤고, 엑셀러는 '뭐라고 말하지 못할 만큼 기묘한 옷이구나. 정녕 이것을 걸치라는 말이냐!'고 불평했다. 린나는 디자인은 괜찮은데 뭔가가 답답하다고 불평했다. 지너스가 어딘가에서 소리가 났으니까 언성을 높이지 말라고 타이르자, 어떤 목소리가 '나에게 지식을 받으려는 자여, 그대들이 진정한 용주기사이냐?'고 물었다. 엑셀러가 나타나라고 소리치자, 이상한 목소리는 '이쪽은 용의 두루마리다. 지혜를 지배하는 자여, 지혜를 얻고 싶다면 여기로 와라. 너희에게 용주기사로서 지낼 자격을 판단한다.'고 선언했다. 유마가 자기들을 시험할 셈이냐고 외치자, 아그넘은 '그런 시험이면 나에게 딱 어울리는 분야인데, 하필이면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이를 갈았다. 유마는 '너도 끼어들고 싶었구나. 문제는 여기서 남자기 움직이지 못한다고.' 아그넘을 달랬다. 소니아는 여기부터 우리가 처리한다고 유마를 달래고, 다른 동료들을 데리고 돌격했다.

13.3. Part 3

알베르는 그리모어를 휩쓴 유마 일행에게 용의 두루마리가 돌아왔다고 통보했다. 소니아는 자신들이 뒤틀림을 없앴다고 웃었다. 키리카도 이제부터 국왕에게 지식을 전수 받는다고 환호했다. 공부를 싫어했던 린나는 자기들이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비명을 질렀다. 알베르는 덕분에 아스토리아가 지성을 되찾았다고 말했다가, 아그넘에게 그렇게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니까 과장하지 말라고 구박 받았다. 알베르가 '이제부터 강의를 시작하겠다. 여러분도 준비하라고.' 지시하자, 유마는 '이렇게 느닷없이 시작하면 어쩌자는 거냐! 나는 아직 마음을 잡지 못했다고!' 비명을 질렀다. 소니아가 '감히 도망을 치려고 들어? 일단 시작했으니까 너도 여기에 동참해라. 아버지는 시간 낭비할 사람이 아니라고.' 소리치니까, 유마는 '나도 강의를 받겠다. 어쨌거나 나에게도 중요한 일이니까 기꺼이 받는다.'고 꼬리를 내렸다. 마리온은 자기와 관련된 일인데도 조금도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알베르가 '내가 여러분에게 문제를 내겠다. 종이에 답안을 기록하라. 문제 1번, 다섯 세계용이 지배하는 것이 뭐냐?'고 하자, 소니아는 답변을 못했다. 마리온이 그게 용주기사를 위한 문제이냐고 따지자, 린나는 아무리 봐도 퀴즈 아니냐고 했다. 이번에 알베르는 '문제 2번. 일찍이 용들과 싸우다가 봉인된 신과 그것을 되살리려는 조직을 말하라.'고 했다. 키리카는 '이거는 평범한 기초 지식을 시험하는 듯하다. 용주기사에게 전수하는 지식치고는 너무 쉽다고.' 정곡을 찔렀다. 이런데도 알베르는 '문제 3번. 용주기사가 적어도 둘이 모여야지 발동되는 기술을 말하라.'고 했다. 유마는 '이게 뭐지? 이런 식으로 질문을 받으니까 느닷없이 아는 내용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한탄했고, 아그넘은 '제대로 된 강의보다 훨씬 재미있구나. 좋다. 도전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엑셀러는 '그렇구나. 그리 떠올리면 얘기가 간단하다.'고 태도를 바꿨고, 소니아는 '아버지도 의욕이 넘치니까 방법이 없구나. 최대한 도전하자.'고 단념했다.

알베르가 '답안을 모두 작성했느냐? 그렇다면 종이를 가져오너라. 나중에 과인이 채점하겠다.'고 통보하자, 소니아는 그것들이 모두 교본에서 나온 문제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알베르는 '이런, 발각되었구나. 그것들은 용의 두루마리와는 관계가 없다. 그저 내가 고안한 문제들이라고.' 대답했고, 린나는 그러니까 당연히 발각된다고 딴죽을 걸었다. 레스틴은 '이게 무슨 일이냐? 용의 두루마리에 적힌 지식을 전수한다고 했는데, 혹시 계획을 바꿨느냐?'고 따졌고, 알베르는 '나도 원래는 그러려고 했다. 그런데 용의 두루마리 제1권 1쪽을 보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용의 두루마리 제1권 1쪽에 뭐가 적혔느냐고 묻자, 알베르는 실물을 보여준다고 얘기하고 서책을 내놓았다. 키리카가 놀라자, 엑셀러는 신기한 일도 다 있다면서 혀를 찼다. 마리온이 '대체 뭐라고 적혔길래 그렇게 놀랐느냐? 나에게도 내용을 보여달라고.' 외치자, 유마는 '미안하구나, 마리온. 사실은 "황룡의 힘을 보유한 자와 그를 호위하는 용주기사 7명은 들어라. 여러분은 이미 기사로서 자격을 갖췄다. 그러므로 이 시간부터 여러분에게 전수할 지식은 없다."고 적혔다고.' 털어놨다. 린나는 '그게 대체 뭐냐! 교본이 우리를 알았다는 얘기냐?'고 경악했고, 지너스는 '책에 적힌 대로면 그게 맞을 게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정녕 이 교본이 옛날부터 전수된 물건이냐?'고 따졌다. 알베르가 '용의 두루마리는 절대 위조하지 못하는 문서다. 역대 국왕이 남긴 서명을 보라고.' 말하자, 키리카는 그렇다면 대체 뭐냐고 의심했다. 유마는 '이거는 어디까지나 사견일 뿐이거든. 아무래도 용의 두루마리 자체가 품은 의지에서 파생된 듯하다.'고 말했고, 소니아는 '그게 사실이냐? 책이 스스로 의지를 품는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유마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다른 게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가 그리모어로 들어갔을 때, 용의 두루마리가 직접 말했다.'고 알렸고, 레스틴은 그때 놈이 자신들을 시험한다고 털어놨다고 맞장구를 쳤다. 아그넘은 '그렇구나. 교본이 우리 실력을 인정하고, 작성된 내용을 스스로 바꿨다는 말이냐?'고 웃었다. 알베르가 '뭐가 되었건 용의 두루마리가 그리 말했다. 나는 그 말이 올바르다고 굳게 믿는다.'고 털어놓자, 소니아는 교본에 적힌 내용과 이번 퀴즈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문했다.

알베르가 '사실 용의 두루마리는 여러분에게 더는 가르칠 내용이 없다고 했지만, 나는 여러분을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가 없었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알베르는 '사실은 나도 한 번이라도 교단에 서고 싶었다. 그래서 다급하게 내가 문제를 직접 만들어서 여러분에게 제공했다. 재미있느냐?'고 웃었다. 린나는 '그랬구나. 너무 진지하게 문제를 푸니까 갑자기 어깨가 뭉쳤다.'고 하소연했다. 유마는 국왕이 저렇게 한가할 리가 없다고 말했고, 소니아는 '공무 때문에 그렇게 한가한 사람은 아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전장에서 물러난 뒤부터 고독을 느꼈던 모양이라고.' 대꾸했다. 레스틴은 '그래도 신기하구나. 스스로 의지를 품은 교본이 우리 실력을 판단했다. 그리고 그걸 토대로 교육이 필요한지 아닌지 판단까지 했구나. 아무리 봐도 뭐라고 얘기를 못하겠다.'고 했고, 엑셀러는 '네가 말한 대로다. 역시 아스토리아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서책답다.'고 감탄했다. 아그넘은 '방금 전에 열렸던 퀴즈 대회 때문에 무게감이 떨어졌어도, 나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일단 즐거우면 그만이라고.' 웃었고, 알베르는 '내 강의가 마음에 들었다면 언제든지 왕궁으로 와라. 기쁘게 상대해준다.'고 했다. 그러자 유마는 제안을 거부하고 밖으로 갔다.

14. 굳게 닫힌 비탕의 장

온천과 관련된 그리모어 이벤트다.

14.1. Part 1

유마가 '환상적인 천연 온천이라고?' 말하자, 아그넘은 일단 이거나 보라면서 지도를 꺼냈다. 소니아는 '이거는 아스토리아 지도구나. 근데 이거를 어디서 입수했냐? 상당히 낡은 지도로 보인다.'고 털어놨고, 아그넘은 '이거는 내가 리셀로테에게 돈 주고 샀다. 지도 애호가인 내가 이런 거를 지나치면 되겠냐?'고 웃었다. 린나가 '여기저기 찢어져서 잘 보이지가 않는다. 우리가 있는 곳이 여기라고.' 말하자, 마리온은 '근데 이 지도는 뭔가가 잘못되었다. 여기를 보라고.' 했다. 아그넘은 '잘못된 지도가 아니거든? 새 지도와 대조하면 답이 나온다.'고 반문하고, 최신식 지도를 보여줬다. 키리카는 시대가 지나면서 건축물이 늘어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레스틴이 골동품에서 시대가 보인다니 참으로 흥미롭다고 하니까, 아그넘은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여기라고 말하면서 낡은 지도를 보여줬다. 소니아가 '이상한 표식이 하나 있구나. 이거는 대체 뭐냐?'고 묻자, 아그넘은 온천 표시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린나는 '온천이 있다고? 이 마을 근처에서 온천이 나오구나. 그렇다면 당장 가자.'고 소리쳤고, 유마는 린나를 진정시켰다. 이때 유마가 새로운 지도에 온천이 표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자, 마리온은 그저 산악지대가 연결되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키리카는 '이게 무슨 조화일까? 온천 같은 천연 지형이 그렇게 쉽게 사라질 리가 없다.'고 의문을 드러냈고, 아그넘은 아직 온천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레스틴은 지도를 보더니, '무슨 말이 그러냐? 참으로 신경 쓰인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아그넘은 '이쪽도 궁금해서 근처를 지나갔던 여행자에게 물어봤지. 이 주변에서 온천이 발견된 모양이다. 멀리서 수증기가 올라가는 광경을 보거나 유황 냄새까지 맡은 놈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때 유마는 '그렇다면 온천이 실존한다는 얘기구나. 그런데 새 지도에는 온천을 뜻하는 표시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 까닭을 알고 싶다.'고 머리를 싸맸고, 아그넘은 '여행자에게 들은 얘기가 이렇다. 놈도 여독을 풀려고 온천으로 가려고 했다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거든. 계속 걷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뒤쪽에서 수증기가 나왔다고 증언했거든. 내가 아는 거는 여기까지라고.' 답변했다.

소니아가 그러면 다시 돌아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자, 아그넘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여행자는 스스로가 어떻게든 온천으로 가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또 지나갔다고 하소연했다고.' 외쳤다. 마리온은 '참으로 기묘한 이야기구나. 누군가가 온천으로 가는 길을 허깨비로 뒤덮은 듯하다.'고 말했고, 키리카는 '옛날에는 온천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어느 날부터 그 길이 막히고, 온천을 아는 사람까지 사라졌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제서야 레스틴은 지도에서 온천 표시가 사라진 까닭을 알아냈다. 아그넘은 참으로 이상한 얘기가 맞다고 웃더니, 유마에게 뭔가를 짐작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유마는 그리모어 때문에 일이 꼬였다고 증언했다. 아그넘도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 때문에 온천이 사라졌다고 굳게 믿었다. 린나는 '뒤틀림을 없애면 천연 온천을 만끽할 기회가 생기는구나. 신난다.'고 좋아했고, 소니아도 여기에 동참했다. 힘든 나날 때문에 지친 린나는 온천으로 가려고 기를 썼다. 유마는 뭐 때문에 자기에게 그리 말하냐고 따졌다. 그러더니 린나는 유마가 너무 예민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온천으로 가자고 노래를 불렀다. 엑셀러가 뭐 때문에 소란이 일어났느냐고 묻자, 소니아는 '너도 왔구나. 그렇게까지 소리를 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밖에서 얘기를 들었느냐?'고 말했다. 엑셀러는 '저쪽 건너편에서도 또렷하게 들렸다. 분명 온천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고, 린나는 엑셀러도 온천에 신경을 썼다고 했다. 엑셀러는 '거기까지는 나도 모른다. 그저 근처에 온천이 있나 싶어서 호기심이 발동했을 뿐이라고.' 둘러댔고, 린나는 '그렇게 얼버무리지 마라. 그대도 우리에게 동참하라고.' 강요했다. 아그넘이 찬물 끼얹어서 미안한데 지금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자고 말하자, 유마는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을 없애자는 얘기이냐고 정곡을 찔렀다.

알프리에는 그리모어가 일으킨 뒤틀림 때문에 온천으로 가는 길이 막혔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아그넘은 '내가 노린 대로였구나. 그렇다면 뒤틀림을 없애야지 길이 열린다는 얘기 아니냐?'고 되물었다. 알프리에가 여기에 복잡한 조건이 하나 걸렸다고 말하려던 찰나에, 린나는 온천으로 가자고 외치고 키리카에게 서로 등을 밀어주자고 말했다. 린나에게 기다리라고 통보한 유마는 알프리에한테 뭔가가 짐작되었느냐고 물었다. 알프리에는 '사실 이번에는 그리모어에서 뒤틀림이 크게 일어났다. 그래서 뒤틀린 공간과 관련된 정보를 캐내지 못했다. 어쩌면 많이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엑셀러는 '쾌락을 누리려면 그만큼 대가를 치르라는 얘기구나. 좋다, 이래야 재미가 생긴다.'고 상황을 받아들였고, 린나는 '기분 좋으면서 거짓말하면 못 쓰지. 솔직히 불어라. 그대도 온천에 들어가고 싶으냐?'고 정곡을 찔렀다. 엑셀러는 '아니다. 그저 세상이 맞이한 이변을 없애려고, 너희에게 협력할 뿐이라고.' 현실을 부정했다. 이번에 갑자기 끼어든 지너스가 그게 무슨 얘기이냐고 되물었다. 유마가 지너스에게 잘 왔다고 말하자, 지너스는 여기서 무엇을 하느냐고 했다. 그러자 유마는 '얘기는 나중에 할 테니까 지금은 우리에게 협력해라. 네가 가담하면 든든하다고.' 말했다. 린나가 온천으로 가려고 안달이 나자, 소니아는 '이거 괜찮을까? 린나 저놈이 너무 들떴다고.' 정색했다. 마리온은 '그래도 나는 온천을 기대한다. 거기는 내가 생전 처음 가는 온천이라고.' 웃었다. 유마는 뒤틀림부터 없애자고 말하고 그리모어로 쳐들어갔다.

14.2. Part 2

유마 일행은 온천으로 가는 길을 열려고 그리모어를 휩쓸었다. 린나는 온천에 오자마자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고, 키리카는 '그렇게 들뜨지 마라. 서두르지 않아도 온천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타일렀다. 유마는 '이쪽도 어릴 때 말고는 온천에 가지 못했다. 아무튼 아그넘 덕분에 여기까지 와서 고맙다고.' 말했고, 아그넘은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둘러댔다. 아그넘이 정색하자, 유마는 아그넘이 어째서 저러냐고 독백했다. 지너스는 '이런 곳에 온천이 있을 줄은 몰랐다. 나도 근처를 자주 지나쳤지만 현장으로 들이닥친 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마리온이 '여기로 오길 잘했지. 엑셀러도 온천을 엄청 기대했으니까 나에게 동참할 거냐?'고 묻자, 엑셀러는 '이제부터 마음을 부정하지 않겠다. 일단 나도 온천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기를 무척 기대했다. 문제는 다음이라고.' 얼버무렸다. 마리온이 까닭을 묻자, 엑셀러는 '일단 온천에 들어가는 방법이 뭘까 궁금하다. 혹시 모두가 같이 들어가냐고!' 되물었다. 그러다가 얘기를 듣던 레스틴이 기겁하자, 소니아는 '웃기는 소리는 그만하고 저쪽에 자리잡은 바위나 봐라. 바위 그늘이 남탕과 여탕으로 나눈다고.' 말했다. 그러자 엑셀러는 자기도 모르게 너무 들떠서 미안하다고 하였다. 다른 동료들을 데려간 키리카는 유마에게 나중에 보자고 말했다. 여자들이 사라지자, 유마는 이제부터 자기들이라도 들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아그넘이 '그래도 나는 하고야 말겠다. 이런 기회를 놓치면 쓰냐고!' 음흉하게 웃었다. 유마가 아그넘에게 까닭을 묻자, 아그넘은 자기에게 귀를 빌려달라고 말했다. 유마가 접근하자마자 아그넘은 자기와 함께 여탕을 엿보자고 했다. 얘기를 들은 유마가 넘어지자 아그넘은 언성을 높이지 말라고 했다. 유마는 '제발 이러지 말자. 발각되면 우리만 박살 난다고.' 절규했고, 아그넘은 '그걸 각오하고 엿보자고. 내가 지도를 장만하고, 여행자들에게 정보를 모으고 그리모어를 뚫었을까 궁금하겠지. 이미 정답은 나왔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유마가 원래부터 여탕을 엿보려고 이랬느냐고 놀라자, 아그넘은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위험을 감수하고, 여탕을 보는 재미가 얼마나 짜릿한데 그러냐! 조용히 지내면 몸이 근질거린다고.' 했다. 그러자 레스틴은 역시 아그넘이 그것 때문에 온천으로 왔다고 정색했다.

유마는 고개를 돌리다 기겁했다. 노기에 휩싸인 레스틴은 '건방진 놈들, 다른 부분은 몰라도 그것만은 용서하지 못한다. 너희는 키리카가 목욕하는 모습을 그런 파렴치한 눈으로 보려고 했다고!' 외쳤다. 유마는 자기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항변했고, 아그넘도 동료들이 걱정되어서 거기로 간다고 해명했다. 지너스가 다른 목적 때문에 머뭇거리냐고 묻자 유마는 상황이 갈수록 태산이라고 비명을 질렀다. 아그넘이 '이러면 방법이 없네. 저쪽 바위 그림자 뒤에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소리치자, 레스틴은 위치가 어디냐고 말했다. 유마는 지금 걔네가 무방비라서 습격 받으면 끝난다고 외쳤고, 아그넘은 둘에게 전투 명령을 내렸다. 지너스는 자신들이 알아서 움직일 테니까 어서 가라고 말했다. 레스틴이 '무방비 상태인 키리카를 노리다니 간덩이가 부었구나. 걸리기만 해봐라, 전부 없애버리겠다고.' 소리치자, 아그넘은 어서 가자고 소리쳤다. 유마도 결국은 아그넘에게 동조했다. 이때 유마가 '지금 어디로 가느냐! 몬스터는 저쪽에서 나타났다. 혹시 다른 마음을 먹었냐?'고 묻자, 아그넘은 '나는 일단 여탕으로 가겠다. 그리고 몬스터 얘기는 전부 거짓부렁이라고.' 웃었다. 유마는 말을 듣자마자 '거짓부렁을 늘어놓으면 어쩌자는 거냐! 그러면 레스틴과 지너스에게 면목이 없다고.' 소리쳤고, 아그넘은 여탕이 코앞이니까 목소리를 낮추라고 타일렀다. 키리카가 유마와 아그넘을 찾아내자, 유마는 위치가 발각됐다고 비명을 질렀다. 아그넘은 그러니까 자기 말을 제대로 들었냐고 따졌다. 그러자 소니아는 '아그넘도 같이 있었구나. 괜찮으니까 이쪽으로 오라고.' 말했다. 돌발 상황이 터지자 유마는 아무것도 못했다. 아그넘도 허탈감을 호소했다. 키리카는 모처럼 온천에 왔으니까 사양 말고 들어가자고 말했고, 유마는 그래도 괜찮으냐고 되물었다. 린나가 '군소리 말고 어서 들어와라. 우리와 목욕하기가 그리도 싫으냐고!' 소리치자, 아그넘은 '감히 나를 모욕했겠다? 좋다. 들어가주마. 유마, 너도 따라오라고.' 말했다. 유마는 아그넘에게 멈추라고 했지만, 아그넘은 이미 꼭지가 돌아간 뒤였다.

14.3. Part 3

유마는 그러면 실례한다고 말하고 들어갔다. 이때 아그넘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 소니아가 사양하지 말고 들어오라고 말하자, 키리카는 그렇게 떨어진 곳에서는 대화를 못하니까 가까이 오라고 했다. 엑셀러는 '그다지 내키지는 않지만 나도 방법이 없구나. 일단은 온천을 즐기자.'고 속삭였고, 린나는 자신이 등을 밀어줄 테니까 기다리라고 했다. 유마가 거절하자, 마리온은 '유마와 함께 온천에 몸을 담그니까 행복하다. 우미네코 여관에서는 이러지 않았다고.' 웃었다. 유마는 '그걸 말이라고 하냐! 여관에서 그러면 내가 파렴치한으로 찍힌다고.' 항변했고, 아그넘은 조용히 지냈다. 유마가 아그넘에게 제발 뭐라고 항변하라고 하자, 아그넘은 지금 긴장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린나가 '둘도 제법 귀여운 구석을 보여주는구나. 온천이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둘을 타일렀는데도, 유마는 여전히 얼굴을 펴지 못했다. 소니아가 혹시 자기들이랑 같이 지내서 그러냐고 물었고, 키리카는 유마에게 '뭐 때문에 얼굴을 똑바로 못 보느냐! 시선을 마주쳐야지 얘기가 재미있는 법이다. 어서 우리에게 눈길을 주라고.' 말했다. 유마가 '그렇게는 못한다. 그건 그렇고 여러분은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묻자, 소니아는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엑셀러가 '이상한 소리는 집어치워라. 그리고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라. 여기는 온천, 다시 말해서 목욕이 목적인 시설이라고.' 말하니까, 유마는 정녕 남자 앞에서도 나체를 보여줘도 괜찮으냐고 되물었다. 키리카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하자, 소니아는 환영일 뿐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타일렀다. 아그넘은 얘기를 듣자마자 정색했다.

그러자 마리온이 유마와 아그넘에게 환영을 보여줬다고 털어놨다. 아그넘이 '그렇다면 이것들이 모두 가짜였단 말이냐? 우리가 이제껏 속았다는 얘기냐?'고 소리치자, 린나는 '그렇다. 그대들은 우리 환영을 보고 얼굴을 붉혔다고.' 정곡을 찔렀다. 엑셀러는 음흉하기 그지없는 놈들이 이렇게 설치는데, 자기들이 아무 보험도 없이 목욕탕에 들어가게 생겼냐고 꾸짖었다. 유마는 무언가가 수상했는데 역시 그랬다면서 현실을 받아들였다. 소니아는 엑셀러가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웃었다. 그러자 아그넘은 마리온에게 그렇다면 환영과 실체가 얼마나 다르냐고 물었고, 마리온은 사람의 위치나 자세만 조금 다를 뿐이라고 알려줬다. 아그넘이 얼굴이나 체형이 똑같다는 말이냐고 되묻자, 마리온은 모든 거는 실체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대꾸했다. 그러자 아그넘은 그렇다면 실체건 환영이건 알 바가 아니라고 외쳤고, 소니아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아그넘은 '환영이건 뭐건 봐서 즐거우면 그만이다. 더구나 환영이라면 거리낄 필요가 없다.'고 소리치고, 유마와 함께 목욕탕에 들어갔다. 소니아는 '갑자기 무슨 짓이냐! 그리고 시선을 여기로 두지 말라고.' 일갈했고, 린나는 이게 여자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비명을 질렀다. 키리카는 마리온에게 '환영을 다른 걸로 바꿔라. 아니면 둘이 다른 것을 보도록 하라고.' 말했지만, 마리온은 '둘이 보는 거는 어디까지나 환영이다. 절대로 실체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둘러댔다. 엑셀러는 아무리 환영을 보여주더라도, 실체와 비슷한 환영이면 얘기가 다르다고 절규했다. 아그넘은 '역시 온천은 좋구나. 유마, 너도 그러냐?'고 웃었다. 그러자 유마는 어지럽다고 말했다.

15. 뒤틀린 세계의 장

내용이 가장 복잡한 이벤트다.

15.1. Part 1 (프렐류드)

유마는 대개 자신들이 알프리에한테 갔는데, 이번에는 반대였다고 놀랐다. 알프리에는 유마 일행에게 모여서 고맙다고 힘없이 말했다. 유마는 오늘따라 알프리에가 이상하다고 고개를 기웃거렸다. 지너스는 '나와 엑셀러까지 부를 만큼 중요한 모양이군. 이번 용건이 뭐냐?'고 했다. 소니아는 지너스에게 외부인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타이르고, 알프리에한테 용건을 물었다. 알프리에가 유마 일행에게 청원하자 키리카는 고개를 기웃거렸다. 그때 알프리에는 유마 일행에게 하얗게 반짝이는 별을 보라고 했다. 별이라니 무슨 소리냐고 의심했던 린나는 하늘을 보자마자 뒤로 넘어졌다. 알프리에가 말한 대로 대낮에도 하얀 별이 보였다. 마리온까지 별이 보인다고 외치자, 레스틴은 '저거는 며칠 전부터 저기서 빛났다. 그저 이상한 별로 보였는데 제대로 파고드니까 그게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고는 알프리에한테 저게 뭐냐고 물었다. 이때 알프리에는 '사실 저거는 알프헤임으로 조금씩 다가왔다. 며칠 뒤에는 아스토리아로 떨어진다.'고 통보했다. 엑셀러가 '별이 떨어진다니 이상한 소리는 집어치워라. 어떻게 그런 일이 터진단 말이냐!' 외치자, 유마는 그리모어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조심스럽게 해명하였다. 그러자 알프리에는 강해질 대로 강해진 뒤틀림이 별을 끌어당긴다고 털어놨다. 아그넘은 대체 뒤틀림이 얼마나 커졌길래, 별이 떨어지네 마네 소리까지 갔냐고 했다. 알프리에는 '워낙 거대한 뒤틀림이라서 없애기 힘들다. 게다가 뒤틀림을 관찰하는 나도 내부를 제대로 모른다.'고 밝혔다. 엑셀러는 유마에게 '이거는 세상의 운명이 걸린 문제다. 나도 여러분에게 기꺼이 협력한다.'고 선포했다. 지너스도 '나도 외부인이라고 회피할 일이 아니구나. 얘기를 들은 시점에서 나는 퇴로를 잃었다.'고 말하고 유마 일행에게 협력했다. 유마는 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알프리에한테 반드시 뒤틀림을 없애고 온다고 호언장담했다. 알프리에가 '고맙다. 그런데 이래도 괜찮으냐? 괜히 덤볐다가 일이 꼬이기 일쑤라고.' 하자, 레스틴은 '우리는 이미 위험을 감수한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제 와서 거절할 리도 없다.'고 일축했다. 유마는 별이 떨어지기 전에 뒤틀림을 없애고 세상을 지키자고 외쳤다.

15.2. Part 2 (트리슈라)

유마 일행은 뒤틀림을 해소하려고 그리모어로 들어갔다. 어느덧 이들은 보스 스테이지에 도달했다. 아그넘이 극한에 이른 뒤틀림답게 아주 기분 나쁘다고 하자, 키리카는 코앞에서 거대한 기척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그때 누군가가 '너희가 방해하게 내버려둘 줄 알았느냐! 멸망은 이 세상이 맞이한 숙명이라고.' 일갈했다. 레스틴이 정정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라고 외치자, 마리온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공간 자체가 말하는 듯하다고.' 털어놨다. 엑셀러는 그렇다면 뒤틀림 자체가 사람처럼 움직이냐고 소리질렀다. 이상한 목소리는 '나를 방해할 셈이면 방도가 없구나. 그렇다면 너희와 전력으로 싸우겠다.'고 말하고 트리슈라를 유마 일행에게 보냈다. 트리슈라를 목격한 유마가 뒤로 넘어지자, 린나는 트리슈라가 그때 게오르그와 자폭했다고 비명을 질렀다. 이상한 목소리는 '한때 세상에서 악명을 떨쳤던 놈을 재현했다. 영혼만 없을 뿐이지 힘은 원본과 동일하다. 옛날부터 너희를 괴롭힌 놈과 다시 싸울 마음이 생겼느냐!'고 일갈했다. 유마는 '그걸 말이라고 하냐! 몇 번이고 이겼던 놈이니까 이번에도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소리쳤다. 트리슈라가 덤비자 유마 일행은 가볍게 놈을 쓰러뜨렸다. 우여곡절 끝에 뒤틀림을 조금이라도 없앤, 유마 일행은 트리슈라가 사라졌다고 쾌재를 불렀다. 린나는 '생각보다 너무 시시한 놈이구나. 아니면 우리가 성장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자 이상한 목소리는 착각하지 말라고 외쳤다. 엑셀러가 또다시 반응을 보이자, 이상한 목소리는 '내가 일으킨 뒤틀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겨우 그런 힘으로는 뒤틀림을 없애지 못한다고.' 비웃었다. 레스틴이 그렇다면 트리슈라가 일부에 지나지 않았느냐고 하자, 유마는 이게 끝이 아니라니 놀랍다고 절망에 빠졌다. 소니아는 일단 돌아가서 알프리에한테 정보를 더 얻자고 다독였다. 얘기를 들은 유마는 일행을 데리고 마르가로 돌아갔다. 유마 일행에게 내막을 들은 알프리에는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체념했다. 레스틴은 '별은 아직도 저기서 빛을 낸다. 그놈이 말한 대로 세상은 위기를 맞이했다.'고 혀를 찼고, 마리온은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낙담했다. 알프리에가 '이번에는 서로 다른 뒤틀림이 몇 종류나 관련되었다. 이거는 나도 생전 처음 겪는다고.' 하자, 소니아는 '그렇게 낙담하지 마라. 다른 놈까지 전부 없애면 그만이라고.' 외쳤다. 유마는 알프리에한테 뒤틀림을 없앤다고 통보하고 다시 그리모어로 들어갔다. 알프리에는 유마 일행에게 응원 정도만 해줬다.

15.3. Part 3 (게이볼그)

유마 일행이 맞이한 뒤틀림은 전번과 비슷했다. 최종 스테이지에서 게이볼그가 나오자, 유마 일행은 게이볼그를 순식간에 없앴다. 유마가 이제야말로 뒤틀림이 사라졌다고 웃자, 이상한 목소리는 '너희는 참으로 어리석구나. 세상을 구원하려면 엄청난 대가가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린나가 '저게 또 시작이네! 패배한 주제에 억지 부리지 말라고.' 외치니까, 이상한 목소리는 '여기도 내 일부일 뿐이다. 그러고 너희는 내가 어떤 놈인지도 모른다. 아직도 발악하고 싶다면 다음 무대로 가라고.' 비웃었다. 유마는 그러면 아직도 뒤틀림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말이냐고 소리쳤고, 아그넘은 '무지 끈질긴 놈이구나. 여기서 시간 죽이지 말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다. 유마는 말을 받아들이고 마르가로 돌아갔다. 알프리에는 유마 일행을 이런 일에 끌어들여서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마리온은 '우리는 여기에 휘말리지 않았다. 그저 세상이 위험하니까 싸울 뿐이라고.' 일축했다. 린나도 세상이 위험에 빠졌는데 자기가 앉아서 지켜보면 쓰냐고 거들었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한 알프리에는 뒤틀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고 고뇌했다. 엑셀러도 이렇게까지 성가신 뒤틀림을 처음 봤다고 거들었다. 아그넘은 '뒤틀림이 내보내는 놈은 하나같이 위험천만하다고. 이거는 귀찮은 정도가 아니라 지긋지긋한 투쟁이라고.' 불평했다. 지너스는 '여기서 고뇌해봤자 소용없다. 일단 다음으로 가자. 여러분도 알듯이 지금은 뒤틀림부터 없애자고.' 했다. 유마는 말을 듣자마자 다음 구역으로 일행을 데려갔다.

15.4. Part 4 (궁니르)

유마 일행은 세 번째 뒤틀림을 없애려고 그리모어로 침투했다. 이번 최종 스테이지에서 맞닥뜨린 놈은 궁니르였다. 궁니르는 특유의 전기 장판 공격으로 유마 일행을 압박했다가 순식간에 나가떨어졌다. 유마가 이제 끝났느냐고 동료들에게 묻자, 이상한 목소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구나. 너희는 뭐 때문에 숙명을 거역하느냐!'고 따졌다. 아그넘은 '또 시작이구나. 이제 네놈과는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외쳤고, 이상한 목소리는 '뒤틀림은 이치, 파멸은 추세다. 그런데 한낱 미물인 네놈들이 뭐 때문에 그것을 거역하느냐!'고 일갈했다. 유마는 파멸이 이 세상에 다가올 추세인 줄 몰랐다면서 놀랐고, 키리카는 '그렇다면 세상을 파멸로 몰아붙일 셈이냐! 어떻게 그런 짓을 하냐고!' 고함쳤다. 이상한 목소리가 대답을 하지 않자, 유마는 동료들과 함께 마르가로 갔다. 유마 일행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알프리에는 세상이 파멸을 바란다니 놀랍다고 낙담했다. 유마는 조금 전에 뒤틀린 공간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그랬다면서 고개를 숙였고, 린나는 '그거는 놈이 우리 사기를 꺾으려고 늘어놓는 거짓부렁이다. 절대 거기에 놀아나지 말라고.' 충고했다. 알프리에가 그게 사실이냐고 되묻자, 유마는 놀랐다. 알프리에가 '어쩌면 세상이 일찍부터 파멸을 바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이번 뒤틀림 때문에 뜻이 현실로 다가왔을 뿐이라고.' 말하자, 유마는 '그럴 리가 없다. 그거는 내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둘레를 보라고.' 일갈했다. 알프리에가 반응을 보이자마자 유마는 거기서 피어난 꽃을 보라고 일깨웠다. 알프리에는 꽃을 보자마자 '언제 이런 곳에서 꽃이 피었을까? 참 예쁘다. 게다가 새들도 귀엽게 소리를 내고, 벌레에게 붙은 날개도 햇빛을 받아서 반짝거린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유마는 '이 세상은 아름답다. 만약 세상이 파멸하기 직전이었다면 이런 광경이 절대 나오지 못한다. 그러니까 무조건 멸망을 막자고.' 소리쳤다. 알프리에는 유마에게 '그렇구나. 나도 모르게 우는소리를 뱉어서 미안하다. 그리모어가 일으킨 왜곡은 순전히 나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쪽이 반드시 책임진다.'고 사과했다. 소니아는 '안심해라. 이대로 조금씩 나아가면 세상을 구원할 수가 있다고.' 외쳤다. 알프리에는 유마 일행에게 마지막까지 부탁한다고 말했다.

15.5. Part 5 (제스트)

유마 일행은 네 번째 뒤틀림을 없애려고 들어갔다. 이번에 만난 놈은 제스트였다. 유마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제스트를 제거했다. 유마가 해냈다고 말하자, 이상한 목소리는 '어째서냐! 네놈들이 그렇게나 목숨을 갈구하는 까닭이 뭐냐! 나는 지금 그렇게까지 파멸을 거스르려는 까닭이 뭐냐고 물었다. 네놈들은 스스로 파멸을 원하지 않았더냐! 서로를 증오하고, 서로에게 무기를 겨눈 채 한결같이 스스로를 파멸로 내몬다.'고 분노했다. 소니아는 '거기까지는 아니다. 우리는 어리석은 짓거리를 저질러도, 무언가를 만들거나 키우거나 사랑한다.'고 꾸짖었고, 키리카는 '오늘을 살려는 사람은 내일도 살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게 바로 생존이라고.' 일깨웠다. 유마는 세상이 무조건 파멸을 맞이하더라도, 자기들이 그것을 전력으로 막는다고 외쳤다. 이상한 목소리가 대꾸하지 않자, 아그넘은 용건도 끝났으니까 어서 나가자고 부추겼다. 유마는 동료들을 데리고 마르가로 돌아갔다. 알프리에가 유마 일행에게 하늘을 보라고 말하자, 린나는 별이 작아졌다고 외쳤다. 레스틴은 '아무래도 별이 다른 곳으로 간 모양이구나. 하나 아직도 제자리에서 빛나기 때문에, 완전히 위기를 몰아낸 줄 안다면 오산이라고.' 충고했다. 유마가 '그나마 뒤틀림이 조금씩 사라지니까 다행이다. 우리가 했던 일이 아주 헛수고가 아니라고.' 하자, 알프리에는 '조금만 힘내자. 머지않아서 우리는 세상을 구원할 수가 있다고.' 일행을 북돋았다. 유마는 나머지 뒤틀림도 없애려고 움직였다.

15.6. Part 6 (게오르그)

유마 일행은 나머지 뒤틀림도 없애려고 그리모어로 침투했다. 이번에 만난 놈은 게오르그였다. 유마 일행은 게오르그와 격투를 벌인 끝에 겨우 살아남았다. 이상한 목소리가 '이런 빌어먹을! 이거는 말도 안 된다고!' 소리치자, 마리온은 '또 그런 소리를 늘어놓는구나. 이제 네놈한테 놀아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비웃었다. 이상한 목소리는 정녕 세상이 생존을 갈구했느냐고 반문했고, 유마는 '이제 뒤틀림도 사라진다. 세상이 진정한 의지를 되찾는다는 뜻이라고. 세상은 절대 파멸을 갈구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상한 목소리가 '그거는 거짓부렁이다. 내가 그런 거짓부렁에 넘어갈 줄 아느냐!'고 여전히 현실을 부정하자, 린나는 '너도 참 끈질기구나. 그런 놈은 원래 인기가 없는 법이라고.' 꾸짖었다. 이상한 목소리는 '이 세상이 생존을 갈구했다면 방도가 없구나. 이번에는 내가 이 세상에게 질문하겠다. 이 세상을 책임졌고 가장 강력했고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용으로서 너희, 그리고 세상에게 묻는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제서야 유마가 뭔가를 깨닫자, 레스틴은 동료들에게 어서 나가자고 부추겼다. 결국 유마는 동료들에게 이끌린 채 마르가로 돌아갔다. 일행에게 얘기를 들은 알프리에는 이제 하나만 남았다고 말했다. 유마는 마지막에 황룡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했고, 소니아는 '아직도 별이 저기서 빛난다. 그래도 이제 하나 남았다.'고 털어놨다. 키리카가 '여기까지 왔으니까 더는 망설이지 말자. 우리는 그저 사명을 따를 뿐이라고.' 외치자, 유마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그넘이 뭐라도 짐작되느냐고 묻자, 유마는 뒤틀림이 말했던 마지막 용이 혹시 황룡이냐고 했다. 알프리에는 유마 일행에게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마라. 이 세상을 부탁한다.'고 했다.

15.7. Part 7 (황룡)

유마 일행은 마지막으로 남은 뒤틀림을 없애려고 그리모어로 들어갔다. 린나가 '이번에도 우리가 왔다. 가장 강하다는 사람은 어디에 있냐! 혹시 꼬리를 말고 도망친 거 아니냐!'고 외치자, 이상한 목소리는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곧 나타난다고 비웃었다. 그때였다. 유마 일행이 맞이한 몬스터는 놀랍게도 황룡이었다. 지너스는 황룡을 보자마자 뒤로 넘어졌고, 유마는 자기가 짐작한 대로였다고 이를 갈았다. 이상한 목소리가 '이거는 이제까지 봤던 꼭두각시가 아니다. 세계에 퍼진 영혼을 모아서 다시 만든 원본이라고.' 하니까, 유마는 이게 진정한 황룡이냐고 반문하였다. 이상한 목소리는 '이번에는 이 세상을 대표하는 놈과 싸우거라. 너희가 정녕 추세를 거스르고 싶다면 이놈을 물리치라고.' 외쳤다. 황룡이 유마를 부르자 유마는 어쩔 줄을 몰랐다. 황룡이 자기와 싸우라고 소리치니까, 유마는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황룡은 '나는 황룡이자 뒤틀림 자체다. 뒤틀림을 완전히 풀고 싶다면 나를 물리치라고.' 했다. 유마가 그런 짓을 못한다고 버티자, 황룡은 '망설이지 마라. 지금도 세상이 조금씩 파멸을 맞이한다.'고 일깨웠다. 유마가 어떻게 황룡과 싸우라는 말이냐고 외치자, 황룡은 '나와 싸우기 싫다는 얘기구나. 그러면 이쪽이 먼저 친다.'고 외치면서 달려들었다. 황룡은 이제까지 봤던 놈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래도 유마 일행은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이들은 황룡이 퍼붓는 공격을 이겨냈다. 유마가 황룡을 부르자, 황룡은 유마에게 강해졌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황룡을 다시 부르려다가 깜짝 놀랐다. 공간이 조금씩 무너지자, 소니아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레스틴이 어서 탈주하라고 외치자, 황룡은 유마에게 어서 돌아가라고 했다. 유마는 '그럴 수는 없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돌아가라고?' 저항했다. 황룡은 '이쪽은 그리모어 때문에 잠깐 되살아났을 뿐이다. 뒤틀림이 사라지는 즉시 나도 자취를 감춘다. 그래도 네가 마지막으로 성장한 모습을 봐서 기뻤다. 그걸로 됐다.'고 했다. 유마는 얘기를 듣고, 이만 돌아간다고 했다. 황룡도 유마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유마도 황룡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마르가에 갔다.

유마 일행이 마르가로 돌아오자, 알프리에는 하늘을 보라고 했다. 소니아가 괴상망측한 별이 사라졌다면서 웃자, 엑셀러는 그러면 뒤틀림이 완전히 사라졌느냐고 되물었다. 알프리에가 '여러분이 말한 대로 뒤틀림은 사라지고 세상도 위기를 모면했다. 여러분 덕택에 무지하게 커다란 뒤틀림이 하나 사라졌다.'고 말하자, 아그넘은 그렇다면 그런 엄청난 뒤틀림이 아직 널렸다는 말이냐고 소리쳤다. 마리온은 그래도 세상이 위기를 모면했다면서 아그넘을 달래고, 유마에게 자기들이 해냈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입을 열지 못하자 마리온은 까닭을 물었다. 지너스가 너무 풀죽지 말라고 꾸짖자, 유마는 지너스에게 반응을 보였다. 지너스가 '황룡은 네가 성장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것을 깨끗이 인정했다. 그러니까 가슴 펴고 다니라고.' 하자, 유마는 '나도 안다. 나는 지금 슬퍼서 이러지 않는다. 황룡이 잠깐이나마 다시 돌아왔으니까, 또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믿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유마는 황룡에게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렇게 또 다른 이야기가 끝났다.

16. 성야의 장

키리카가 '이거는 꽤 흥미롭다.'고 말하자, 유마는 지금 무엇을 읽느냐고 물었다. 키리카는 '린나에게 빌린 고문서를 읽었다. 린나가 "여기에 흥미로운 기술이 있다고" 했다.'면서 웃었다. 유마가 내용을 묻자, 키리카는 '고문서에 적힌 내용이 이렇다. 먼 옛날 이국에서는 이 무렵에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고 알렸다. 유마가 아직도 내용을 모르자, 키리카는 행사가 이른바 크리스마스로 통했다고 해설했다. 소니아가 그게 뭐냐고 말하자, 식솔이나 친지들과 파티를 열고 거기서 서로 선물을 교환한다고 나온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그런 풍습을 처음 들었다고 놀랐고, 키리카는 착한 일을 한 어린이 앞에 신비한 사람이 와서 선물을 나눠줬다는 얘기까지 돌아다닌다고 했다. 소니아가 '그거 멋진 얘기구나. 우리한테도 그런 신비한 사람이 나타날까? 갑자기 궁금하다.'고 웃자, 키리카는 착하게 지낸 사람에게만 나타난다고 했다. 이때 느닷업이 끼어든 레스틴이 '착한 사람 앞에만 나타난다고 했지? 키리카는 마음 자체가 굉장히 좋은 사람이니까 분명 선물을 받을 게다.' 하면서 웃자, 키리카는 레스틴에게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냐고 되물었다. 레스틴이 '이쪽은 아까부터 계속 현장을 지켰다. 착한 어린이에게만 나타나는 사람 얘기를 들으니까, 너와 린나가 아버님에게 질책을 들으면서 엉덩이를 맞았던 일이 느닷없이 떠올랐다.'고 하자, 키리카는 괜한 얘기는 하지도 말라고 외쳤다. 유마는 키리카에게 참으라고 다독이고, '근데 이야기를 들으니까 엄청 즐거웠던 모양이다. 아니냐? 모처럼만에 우리도 그 파티를 열자고.' 제안했다. 소니아는 '그거 좋은 기획이구나. 내가 다른 분들을 불러오마. 선물도 준비하겠다.'고 웃었다. 아그넘은 '됐다. 드디어 완성되었다. 이거는 바로 내가 고문서를 보고 만든 케이크라고.' 외치면서 케이크를 보여줬다. 린나는 케이크를 보자마자, '이게 고대 케이크구나. 달콤하고 맛있다. 딸기 맛이 죽여준다.'고 호평했다. 아그넘이 '그렇지? 처음 만든 케이크치고는 잘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했다. 린나가 '이거면 가게에서 팔아도 된다.'고 하자, 아그넘은 '그렇지? 내가 봐도 제대로 만들었다.'고 웃었다. 린나가 케이크를 더 달라고 하자, 아그넘은 다른 케이크까지 제공했다.

이때 소니아가 '슬슬 선물을 교환하자. 여러분은 쪽지를 뽑아라. 쪽지에 적힌 사람에게 물품을 제공하라.'고 지시하자, 유마를 비롯한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마리온이 털모자를 보자마자 유마에게 기쁘다고 말하자, 유마는 '너무 성급하게 골라서 불안했는데, 마음에 든다고 하니까 다행이구나. 그럼 나에게 선물을 줄 사람은 누구냐?'고 했다. 이때 소니아가 '내가 너에게 선물한 거는 노래다. 고문서에 적혔던 노래를 들려준다.'고 말하자, 유마는 기대되는니까 어서 노래를 들려달라고 대꾸했다. 아그넘이 자신에게 오는 선물은 뭐냐고 하자, 린나는 '나는 그대에게 향수를 주겠다. 원래 향수도 성별마다 사용하는 종류가 다른데, 이번에는 그냥 범용으로 가져왔다.'고 답변했다. 아그넘은 향수를 보자마자, '이거 좋구나. 이쪽도 이제 매력을 뽐낼 방법이 생겼다.'면서 힘차게 외쳤다. 레스틴은 얼굴빛이 굉장히 좋다고 말하더니, '남은 사람은 우리 뿐이라고.' 키리카에게 알렸다. 약 올랐던 키리카가 나쁜 사람에게는 국물도 없다고 말하자, 답변을 들은 레스틴은 놀라서 얼굴이 파래졌다. 이때 키리카가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태도를 바꾸자, 레스틴은 키리카에게 고맙다고 했다. 마리온이 창 밖을 보라고 하니까, 유마는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다. 마리온은 잡담할 시간 없으니까 어서 보라고 재촉했다. 유마 일행이 창 밖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사람들이 마을에 심어놓은 나무가 모두 빛을 내자, 소니아는 예쁘다면서 웃었다. 마리온이 '키리카가 크리스마스에는 나무에 특별한 물품을 부착한다고 했다. 그래서 잠깐 환영을 시험했다.'고 답변하자, 유마는 고맙다고 맞장구를 쳤다. 마리온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일도 아니라고 부정하자, 프로마주가 나타나서 '여러분은 벌써 모인 모양이구나. 착한 사람에게 선물을 준다. 줄 서서 물품을 받아가라고.' 말했다. 유마가 '크리스마스는 참으로 좋은 행사구나. 해마다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독백하자, 소니아는 유마에게 접근했다. 유마가 어떠한 내용을 묻자, 소니아는 '다음 해에도 다시 행사를 열자고 말했다. 그러자 유마는 알았다고 화답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행사가 끝났다.

17. 정월의 장

레스틴이 설날을 올바르게 보내는 법이 적혔단 말이냐고 하자, 유마는 '린나가 찾은 고문서에 그렇게 적혔다. 옛날 외국에서는 새해 첫 날을 설날이라고 불렀다.'고 해명했다. 마리온이 그거는 처음 들었다고 하자, 아그넘은 그래서 고문서가 어쨌다는 거냐고 유마에게 따졌다. 얘기를 들은 유마는 이 고문서에 설날을 보내는 방법이 디테일하게 적혔다고 털어놨고, 린나는 '여기에서는 획기적인 난방기구를 만드는 방법까지 나왔다. 이번 겨울은 추우니까, 우리가 실제로 물품을 만들면 분명 도움이 된다.'고 좋아했다. 아그넘이 '나도 추위에 약하지만 말이야, 그럴 때면 불꽃으로 몸을 녹이자고. 쓰레기도 청소한다고 치자고.' 불평하자, 유마는 '역시 불꽃의 마술사구나. 그런데 그런 사람은 오로지 너뿐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린나가 고문서가 너무 많이 훼손되어서 제대로 정보를 얻기 힘들다고 하자, 소니아는 '단편적인 정보라도 얻자. 난방기구의 외형이라도 알면 프로토 타입을 만들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마는 일단 난방기구를 만들자고 말하고 아그넘에게 신호를 보냈다. 아그넘은 자기에게 맡기라고 말하고 뭔가를 실천했다. 마침내 유마 일행은 난방기구를 만들었다. 프로마주가 '이게 바로 코타츠구나. 모양이 기묘하다.'고 알리자, 레스틴은 '이게 고대 이국에서 사용했다던 난방기구이구나. 탁자에 이불을 덮어씌운 장치 아니냐?'고 혀를 찼다. 린나는 '그대가 말한 대로 탁자에 이불을 덮어씌운 장치다. 그리고 안에 화로를 장착했으니까 들어갈 때 조심하라고.' 알렸다. 마리온이 보는 것만으로도 온기가 전달된다고 웃자, 소니아는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털어놓고 코타츠를 작동시켰다.

코타츠에 들어간 린나는 전신에 온기가 퍼진다면서 좋아했고, 마리온도 따끈따끈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아그넘이 오랜만에 톱질을 해서 땀이 났다고 사양하자, 유마는 '이거 대단하다. 아주 획기적인 난방기구구나. 밖에서도 쾌적하게 지낼 방법이 생겼다.'고 호평했다. 소니아는 '상반신이 허전해도 겨울 캠핑에서 쓰기에는 무지하게 편하지. 가지고 가는 과정부터가 험난할 테지만 말이야.' 하면서 웃었다. 코타츠에 온몸을 맡긴 프로마주는 더할 나위 없는 환희를 느꼈다. 키리카가 기분이 좋아서 이대로 잠들지도 모른다면서 웃자, 레스틴은 '그렇게 쾌적하다는 얘기구나. 그러면 나도 시험하겠다.'고 말하더니, 셋에게 '그런데 여러분은 뭐 때문에 그렇게 좁은 곳에서 지내느냐?'고 따졌다. 갑자기 약이 오른 키리카는 어쩌다 보니까 일이 여기까지 왔을 뿐이라고 소리쳤다. 유마는 내부가 너무 좁다고 걱정했다. 소니아가 '좁으면 어떠냐! 벌써 들어왔으니까 나가기도 귀찮다고.' 외치자, 레스틴은 '확실히 그렇구나. 이런 쾌적한 곳에서는 나가기도 힘들다.'면서 현실을 받아들였다. 마리온이 계속 이러고 싶다고 말하자, 린나와 프로마주는 황홀한 기분을 느꼈다. 아그넘이 이들이 좀 이상하다고 하자, 소니아는 '확실히 이상하다. 이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린나가 까닭을 캐묻자, 소니아는 '나는 차를 마시려고 코타츠에서 나가려는데, 좀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유마도 '나도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싶은데 여기서 나가지 못한다.'고 알렸다. 마리온도 그렇다고 말하자, 린나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비명을 질렀다. 레스틴이 '그거는 사실이다. 나가고 싶다고 결정했는데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외치자, 키리카는 여기에 어떤 마법이 적용되었다고 털어놨다. 소니아는 이게 고대인이 난방기구처럼 제작한 함정이라고 소리질렀고, 유마는 자신들이 지금 함정에 꼼짝없이 걸려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아그넘은 '이거 큰일났구나. 어쩌지? 함정을 없앨 방법이 있냐?'고 허둥거렸다. 마리온이 고문서에 뭔가가 적혔을지도 모른다고 알리자, 소니아는 린나에게 고문서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린나는 코타츠에 온몸을 맡긴 상태였기 때문에 팔을 꺼내지 못했다. 아그넘은 코타츠의 메커니즘도 모르고, '이것들이 거기까지 치밀하게 계산했구나. 고대인이 아주 정교한 함정을 팠다.'고 경악했다.

18. 연과의 장

키리카가 린나에게 지금 무엇을 읽느냐고 묻자, 린나는 '재미있는 고문서를 또 찾아냈다. 여기에는 밸런타인 데이가 무엇인지 잘 나왔다. 먼 옛날 외국에서는 2월 무렵에, 여성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줬다는 뜻이라고.' 했다. 소니아가 혹시 사랑 고백 아니냐고 정색하자, 린나는 '거기서 지인이나 벗에게 초콜릿을 주는 문화도 생겼다. 그러니까 초콜릿을 주는 대상이 애인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초콜릿의 원료는 이른바 카카오다. 이거는 알프헤임에서도 널리 유통되는 물품이라고.' 알려줬다. 프로마주는 '카카오 열매로 만든 과자라면 지친 몸을 풀어줄지도 모른다. 이쪽은 꼭 그것이 먹고 싶다.'고 털어놨고, 키리카가 '마침 뭔가가 떠올랐다. 마을로 가서 물품을 공수한다.'고 말하자, 소니아도 '이쪽도 장만할 물품이 떠올랐다. 나도 따라간다.'고 알렸다. 마리온이 초콜릿 재료를 사러 간다고 조르자, 결국 린나까지 대열에 합류했다. 재료를 준비한 소니아 일행은 다짜고짜 초콜릿을 만들었다. 키리카가 '나는 그대가 요리하는 모습을 못 봤다. 혹시 자신 있냐?'고 캐묻자, 소니아는 '자신은 없어도 분명 괜찮을 게다. 옛날부터 요리는 애정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대꾸하였다. 린나는 '그렇구나. 그대는 초콜릿에 사랑을 담는구나.' 하면서 웃었고, 소니아는 '그게 무슨 소리냐! 이쪽은 그저 전우로서 유마에게 음식을 대접할 뿐이라고.' 소리쳤다. 키리카도 '이쪽도 유마에게 초콜릿을 건네겠다. 성인의 가무녀인 이 키리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황룡이 깃든 유마에게 초콜릿을 줄 처지라고.' 밝혔다. 린나가 무척 억지스러운 논리로 들린다고 키리카에게 반발하자, 프로마주는 '그렇다면 그대는 누구에게 초콜릿을 주겠느냐? 다른 분들처럼 유마에게 주겠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린나는 프로마주가 했던 말을 깡그리 무시하고, 마리온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광경을 본 프로마주는 자연스럽게 질문을 돌렸다면서 혓바닥만 내밀었다. 마리온이 유마에게 초콜릿으로 마음을 표현한다고 알리자, 소니아와 키리카는 얼굴이 하애졌다. 린나도 솔직해서 좋다면서 비꼬았다.

레스틴이 '이게 고대 행사에서 동원된 과자구나. 그런데 뭐 때문에 나에게 이것을 넘겼느냐?'고 묻자, 소니아는 이것이 누군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는 수단이라고 털어놨다. 키리카가 '처음 만드는 과자라서 걱정된다. 우리는 맛있는 과자를 만들고 싶으니까 그대도 우리를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레스틴은 '그렇구나. 상대가 유마라고 들었다. 이런 천하의 못된 놈 같으니라고. 그래도 키리카가 만든 거니까 고맙게 먹겠다.'고 불평 섞인 답변을 들려줬다. 초콜릿을 시식한 레스틴이 '이거는 카카오 열매에서 비롯된 풍미구나. 나는 좀더 쓴 맛이 강조된 것을 좋아한다.'고 하자, 키리카는 그대 취향을 묻지 않았다면서 소리쳤다. 레스틴이 '요즘 키리카가 나에게 너무 싸늘하구나. 이제는 다 컸다 이거냐?'고 말하자, 소니아는 '우리가 만든 것도 먹어봐라. 다른 것도 먹어야지 비평하기 쉽다고.' 제안했다. 얘기를 듣자마자 초콜릿을 시식한 레스틴은 '여러분이 만든 초콜릿은 하나같이 맛이 좋다. 거기서도 키리카가 만든 것이 단연 최고다. 어쨌거나 걔는 내 동생이라고.' 얘기했다. 린나는 '아직도 동생 걱정으로 가득한 양반이네. 이런 자리에서는 좀더 객관적인 의견이 필요하다고. 어떻게 해야지 맛이 좋아지냐?'고 외쳤다. 얘기를 들은 레스틴은 '이거는 손이 끈적해지기 쉬운 과자이니까 무슨 가루로 감싸면 먹기 쉽다.'고 조언했다. 마침내 이들이 2차 결과물을 가져오자, 아그넘은 '갑자기 달콤한 냄새가 나는구나. 이쪽에게도 하나 달라고.' 말했다. 소니아는 얘기를 듣더니, '꼭 먹어봐라. 아직은 결과물이 미흡하니까, 먹고 나서 결점을 알려주라고.' 했다. 아그넘이 '결점을 알려달라고? 혹시 이거를 먹으면 쓰러지는 거 아니냐?'고 비명을 지르자, 소니아는 '그걸 지금 말이라고 지껄이냐! 우리는 동료에게 독약이나 먹이는 악덕이 아니니까 군소리 말고 먹으라고.' 호통을 쳤다. 아그넘이 맛있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성공했다면서 웃었다. 아그넘은 '이거 무척 맛있다. 불만도 없다. 이쪽이 이거를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졌으니까 나중에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키리카는 '아그넘이 저렇게까지 호평했으니까 이거는 틀림없는 성공작이라고.' 화답했다. 소니아가 '드디어 우리가 해냈다. 괜한 짓을 하지 않았다.'면서 눈물을 보이자, 키리카는 '그대가 눈물을 보일 정도로 감동했구나. 사실 자신이 없었던 게로구나.' 하면서 소니아를 달랬다. 정작 소니아는 키리카에게 지금 눈물을 보였으면서 누구에게 딴소리를 하냐고 따졌다. 린나는 자신들이 드디어 해냈다면서 좋아할 무렵에, 마리온이 어디로 갔느냐고 주제를 바꿨다.

유마가 뭐 때문에 난데없이 소란스럽느냐고 묻자, 소니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건 그렇고, 네 입에 묻은 거는 뭐냐?'고 놀랐다. 그때야 유마는 입 주변에 초콜릿이 묻었다는 사실을 깨달고, 키리카는 유마에게 혹시 그게 초콜릿 맞냐고 따졌다. 아무것도 모르던 유마가 '잘 아는구나. 아까 마리온이 옛날 과자라면서 만들어줬거든. 이게 엄청 맛있다.'면서 대꾸하자, 소니아는 '마리온이 너에게 초콜릿을 줬다고? 아까부터 안 보인 까닭이 이거 때문이었냐?'고 경악했다. 린나는 자기들이 머뭇거릴 무렵에 마리온이 목적을 달성했다고 하자, 키리카는 유마에게 '내 초콜릿도 받아라. 그대에게 늘 신세만 지던 내가 이번에는 그대에게 뭔가를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마가 여러분도 이거를 만들었냐고 묻자, 린나는 그렇다고 말하고 프로마주에게 초콜릿을 줬다. 프로마주는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린나는 '일찌감치 스트레이트로 승패를 가르지 못해서 아까웠다. 초콜릿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이 더 중요한 줄도 몰랐다. 무슨 일이 터지던 솔직한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그대들도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도록 하라. 그럼 나는 간다.'고 말했다. 열 받은 소니아는 난데없이 정리 멘트를 날리면 어쩌자는 거냐고 따졌다.

19. 백연의 장

유마는 '밸런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받은 사람은 그 답례로 상대에게 쿠키를 대접하라. 그렇지 않으면 재난을 받는다.'고 독백하고, 린나가 보유한 고문서에 그런 말이 적혔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레스틴은 '일단 우리가 초콜릿을 먹었으니까 작은 답례라도 하자. 나는 재난을 받기 싫다고.' 말하고, '그렇다면 쿠키를 제작하자. 최대한 맛있게 만들자고.' 유마 일행을 다독였다. 아그넘이 '초콜릿을 취식한 당사자들도 모였고, 고문서에 적힌 재료야 진작 모았다. 재빨리 저주를 풀자고.' 외치자, 유마는 아까부터 뭔가를 까먹었다고 알려줬다. 그러자 아그넘은 '아뿔싸! 쿠키 틀을 잊어먹었구나. 이러면 쿠키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고.' 비명을 지르고, '쿠키 모양을 예쁘게 두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하니까 평범한 원처럼 만들자.'고 계획을 바꿨다. 유마는 마지못해 둘에게 동조하다가, '까먹었은 물품이 그것이었나? 아무래도 뭔가가 다르다고.' 독백했다. 아그넘이 '그런데 고문서에는 "이 고대 풍습에는 더 깊은 뜻이 숨었다고" 나온다.'면서 말을 걸자, 유마는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아그넘은 '쿠키를 주는 상대를 하나로 국한한다. 마음에 둔 여자에게 쿠키를 주는 이벤트였다고.' 해설을 덧붙였고, 유마는 그런 뜻이었냐고 놀랐다. 이번에는 아그넘이 혹시 기회가 딱 1회일 때 누구에게 쿠키를 줄 테냐고 물었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나는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니까 딱 한 분에게만 쿠키를 주지 못한다.'고 얼버무렸다. 아그넘이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지 마라. 소니아, 키리카, 린나, 마리온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고.' 강요하자, 유마는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모두에게 쿠키를 주겠다. 요리할 때는 잡담하지 말라고.' 외쳤다. 그러고는 레스틴에게 구조 신호를 보냈다. 레스틴이 '나는 너에게 전권을 넘겼다. 그러나 키리키가 눈물을 보인다면 국물도 없을 줄 알라.'고 협박하자, 유마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아그넘이 이참에 불면 일이 쉽게 굴러간다고 강요하자, 유마는 오븐에 넣을 장작을 찾는다는 명분을 들이밀면서 달아났다. 아그넘은 유마에게 '제대로 얘기하라고. 어딜 도망가는 거냐!'고 소리쳤지만, 당사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레스틴은 '이쪽은 마음을 굳게 먹고 대답을 듣겠다. 하나 유마가 너를 고른다면, 내가 선택할 여지는 극도로 줄어든다. "사랑을 기뻐해줄까? 당사자를 죽일까?" 고민된다.'고 독백했다. 유마는 자꾸 이런 식으로 가면 쿠키가 완성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리고 유마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쿠키를 완성했다.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원래는 1시간도 걸리지 않을 일이었지만, 레스틴과 아그넘이 자꾸 잡담하는 바람에 계획이 꼬였다. 아그넘은 '그렇게까지 정색하지 마라. 이쪽도 가끔씩 너를 놀리고 싶었다.'고 웃었고, 쿠키를 시식한 레스틴은 '맛은 완벽하구나. 이거면 키리카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분명 기뻐한다.'고 웃었다. 유마도 자기들에게 걸린 저주가 드디어 풀렸다고 환호했다. 아그넘이 '유마, 사람을 하나도 빠짐없이 데려와라. 레스틴, 너는 탁자를 준비해라. 나는 여기를 정리하고 현장으로 간다.'고 통보하자, 유마는 여기를 아그넘에게 맡긴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갔다. 유마가 나가자, 아그넘은 그럼 계획을 시작하자고 웃었다. 현장에 도착한 키리카는 쿠키를 맛보자마자, '이게 바로 쿠키구나.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냄새가 좋다.'고 호평했다. 마리온이 고문서에서 언급되는 과자라서 맛있어 보인다고 웃자, 유마는 '며칠 전에 여러분이 초콜릿을 줬으니까, 이번에는 우리가 이걸로 화답했다. 일단 먹자.'고 모두를 설득하였다. 소니아가 어서 먹자고 말하자, 아그넘은 먹기 전에 하나만 얘기한다고 털어놨다. 린나가 사람 궁금하게 갑자기 뭐냐고 따지자, 아그넘은 '그거는 평범한 과자가 아니다. 엄청나게 매운 쿠키가 하나 숨었다. 이른바 두근두근 벌렁벌렁 룰렛 쿠키라고.' 웃었다. 유마는 언제 그런 부분까지 준비했냐고 말하려다가, 뭐 때문에 장난을 쳤느냐고 주제를 바꿨다. 아그넘이 '그냥 먹으면 재미없거든. 일단 손을 댔으니까 먹으라고.' 말했다. 소니아는 잠깐 고민하다가 과자를 먹자고 결론을 내렸고, 린나는 '아주 좋은 도전장이구나. 나는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기쁘게 받아준다.'고 웃었다. 키리카도 마지못해 대열에 합류했다. 마리온이 무언가를 고르자, 쿠키를 시식한 소니아는 이게 생각보다 무지하게 달고 맛있다고 웃었다. 마리온도 달콤한 맛 덕분에 기분이 좋다고 화답했다. 린나가 '내가 고른 쿠키는 달콤하고, 평범하게 맛있는 놈이라고.' 말하고, 키리카에게 답변을 요구하자, 키리카는 유마의 온기를 느꼈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그러면 아무도 함정에 걸리지 않았느냐고 묻자, 아그넘은 '분명 하나는 엄청 맵다고. 쿠키가 모두 사라졌는데도 아무도 걸리지 않아서 참 이상하다.'고 독백했다. 그때 프로마주가 비명을 질렀다. 린나가 프로마주에게 소리치자, 프로마주는 맛이 터무니없다고 불평했다. 알고 보니 함정에 걸린 사람은 프로마주였다. 이제서야 유마는 자기들이 프로마주를 까맣게 잊었고, 프로마주가 현장에서 초콜릿을 먹었는데도, 쿠키를 만드는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그넘이 그렇다면 이게 고문서에 적힌 저주냐고 외치자, 레스틴은 그저 벌레 씹은 표정만 지었다.

20. 황금주의 장

어느 날이었다. 아그넘이 일이 산더미처럼 많아서 더는 버티지 못한다고 불평하자, 유마는 오늘따라 아그넘이 한숨을 쉰다고 했다. 레스틴도 '요즘에 바쁜 거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미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일만 했다.'고 거들었다. 프로마주가 '피로가 쌓이면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사람은 때때로 휴식해야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하자, 린나는 좋은 소식이 왔다고 웃었다. 유마가 의문을 드러내자, 린나는 '이 고문서에서 좋은 내용이 나왔다. 여러분이 품은 고민을 단번에 날려 버릴 그것은 바로 황금연휴라고.' 말했다. 아그넘이 그게 뭐냐고 되묻자, 린나는 '그거는 외국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풍습이다. 말 그대로 모두가 휴식하는 날이라고.' 해설했다. 그러나 린나는 일부 자영업자가 대상에서 배재된다는 문구를 보자마자 얼굴을 찌푸렸다. 마리온이 거기까지는 알 바가 아니니까 일단은 휴식하고 보자고 외치자, 키리카는 피로를 풀면서 기분 전환도 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소니아가 '그렇다면 다같이 연회라도 열자. 이제껏 열심히 했으니까 그래도 된다고.' 웃자, 아그넘은 '그거 좋다. 고문서에 나오는 대로 하자고.' 말했다. 그때 국왕 알베르가 나타나서 마침 할 말이 생겼다고 통보했다. 소니아가 놀라자, 알베르는 오늘 휴가를 냈다고 털어놨다. 아그넘이 '갑자기 무슨 소리냐! 당신 지금 미쳤냐고!' 하자, 알베르는 지금부터 황금연휴라고 외쳤다. 아직도 상황을 모른 아그넘은 입을 다물었고, 알베르는 조금 전에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아그넘이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되묻자, 키리카는 알베르에게 혹시 그 고문서를 읽었느냐고 했다. 알베르가 '그렇다. 과인은 황금연휴라고 외치면 휴일을 얻을 수 있다고 들었다. 그것이 사실이냐?'고 말하자, 유마는 '그게 무슨 소리냐? 국왕 자리가 비면 망한다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알베르는 유마에게 국왕 권한대행을 맡긴다고 선언했다. 유마가 놀랐는데도 알베르는 오늘 하루만 자기 역할을 대신하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유마는 알베르에게 기다리라고 말했지만, 당사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마리온이 유마가 아스토리아의 국왕이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하자, 린나는 유마 앞에서 폭소했다. 유마는 다른 동료들에게 무책임한 소리는 그만두라고 외쳤다. 아그넘이 왕은 좀처럼 차지하기 힘든 자리라고 부추기자, 소니아도 자신들이 도울 테니까 할 만큼 하자고 유마를 달랬다. 유마는 '여러분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도 해보겠다. 그런데 국왕이면 뭘 하라는 게냐?'고 독백하고 성으로 갔다. 이때 나타난 마을 사람이 '마을 우물이 마르는 바람에 모두가 곤경에 빠졌다. 제발 도와달라.'고 애걸했다. 유마가 바로 대책을 세운다고 말하자, 마을 사람은 고맙다고 말하고 사라졌다. 프로마주가 다음 사람이 왔다고 통보하자, 유마는 '아직도 사람이 있단 말이냐! 벌써 수십 명이 여기로 왔다고.' 놀랐다. 키리카가 날마다 이런 식으로 사람이 많이 오냐고 묻자, 아스토리아 병사는 오늘은 그나마 방문자가 적은 축에 든다고 털어놨다. 얘기를 듣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아그넘은 '그게 사실이냐! 그렇다면 우리 연휴를 어떻게 되는 거냐고!' 소리쳤다. 린나도 마냥 웃지도 못할 지경이라고 울먹였다. 그런데도 소니아는 '그러면 어쩌라는 말이냐! 아버지가 무책임하게 휴가를 냈으니까, 우리가 최대한 힘을 내자고.' 소리쳤다. 그러자 유마는 고맙다고 말했다. 밤에 돌아온 알베르는 유마에게 '내가 없을 때 권한을 대신 보여줘서 고맙다. 오늘 은혜를 평생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탈진한 유마는 알베르에게 말도 제대로 못했다. 소니아가 뭘 했느냐고 말하자, 알베르는 '마을 온천에서 느긋하게 몸을 담그고, 버로스, 엠마, 프리뮬라와 함께 야외에서 밥을 먹었다.'고 대꾸했다. 소니아는 답변을 듣자마자, 그거는 원래 자신들이 세운 계획이었다고 정색했다. 아그넘도 모처럼 세운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이빨을 갈았다. 그러자 유마는 '국왕은 자기가 쉬고 싶어도 쉬기 힘들구나. 하루라도 쉬고 싶은 마음을 이제 알았다.'고 알베르를 두둔했다. 아그넘이 마지못해 유마에게 동조하자, 알베르는 '그렇구나. 내 마음을 알아줘서 고맙다. 그렇다면 하루만 더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마 일행은 부탁을 단번에 거절하고 성에서 도망치듯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