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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6-17 16:37:30

샤이닝 레조넌스/스토리/챕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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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레조넌스의 스토리
{{{#!folding [보기 · 닫기] 1 월하의 서곡
Overture in the Moonlight
2 용주기사의 연습곡
An Etude of Knights and Dragons
3 영혼의 추상곡
Song of the Soul's Reflection
4 금빛으로 울리는 소나타
A Sonata Resonating with Gold
5 배신의 성담곡
The Oratorio of Betrayal
6 절대강자의 랩소디
Rhapsody of the Absolute Victors
7 요정들의 애가
The Lamentations of Fairies
8 일곱 빛깔로 빛나는 협주곡
Concerto Sparkling in Seven Colors
9 알프리에의 마법서 이벤트, 엔딩+M.O.E.S.
}}} ||


1. 개요2. 스토리 Part 1
2.1. 계획이 비틀려서 분노한 엑셀러2.2. 다크 엘프와 엑셀러2.3. 과거를 떠올리던 유마2.4. 새로운 작전2.5. 무언가가 수상한 레스틴2.6. 싸움을 걸었다가 태도를 바꾼 레스틴2.7. 레스틴이 했던 말을 곱씹은 유마2.8. 드디어 깨어난 알베르2.9. 새로운 동료 레스틴2.10. 신기한 그림책 (♡)2.11. 책을 읽다가 엉뚱한 길로 빠진 사람들 (₩)
3. 스토리 Part 2
3.1. 린나네 꽃집에서 일을 돕는 마리온 (÷)3.2. 연주 때문에 또다시 싸움이 일어난 현장 (%)3.3. 대낮에 술을 마신 버로스 (♢)3.4. 각자가 내세울 장점 (♤)3.5. 랩플과 자꾸 다투는 프리뮬라 (#)3.6. 소설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 (×)3.7.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 ($)3.8. 힘은 무엇인가? (☆)3.9. 유마 때문에 싸움을 일으킨 사람들 (+)3.10. 이성 문제 때문에 다투는 남매 (×)3.11. 모처럼만에 만난 엠마 (@)3.12. 간만에 만난 라일 (□)
4. 스토리 Part 3
4.1. 오르다 사막으로 간 일행4.2. 웰런트에서 좋은 소식을 들은 레스틴 ($)4.3. 음식 때문에 일이 커진 현장 (+)4.4. 여전히 키리카를 걱정하는 레스틴 (♤)4.5. 마리온에게 이상한 거를 가르친 린나 (₩)4.6. 드래곤 소울을 찾으려는 유마 일행4.7. 한때 황룡을 품었던 지너스4.8. 제국에게 넘어간 명룡의 드래곤 소울4.9. 레스틴이 말하는 키리카의 과거4.10. 선박 근처에서 적군과 맞닥뜨린 일행4.11. 태도가 바뀐 베아트리스4.12. 본색을 드러낸 게오르그

1. 개요

배신의 성담곡 파트를 정리한 문서다.

2. 스토리 Part 1

2.1. 계획이 비틀려서 분노한 엑셀러

어느덧 엑셀러 일행은 멜기우스 대성당으로 집결했다. 게오르그는 정찰대에게 들었던 내용을 그대로 읊었다. 황룡이 안정되었으며, 마르가에서도 확실한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엑셀러는 '내가 누르지 못한 황룡을 그쪽에서는 가볍게 처리했다는 얘기구나. 그놈은 성인의 가무녀로서만 뛰어나지, 용주기사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쪽은 전설로 칭송 받은 드래그마키나를 부렸다. 대체 원본과 내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다. 게다가 황룡이 힘을 키우는 과정을 목격한 나는 경외심에 빠졌다. 그것을 제대로 다스릴 때까지 황룡에게 손을 대지 말라고.' 당부했다. 게오르그는 '그대가 떠올린 대로다. 먼저 해룡의 드래곤 소울과 명룡의 드래곤 소울부터 물색하자. 그런 다음에 황룡을 건들자고.' 제안했다. 이때 요아힘에게 시선을 돌린 엑셀러는 전문가로서 의견을 드러내라고 명령했다. 요아힘이 고개를 기웃거리자, 엑셀러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과 황룡을 차지하면 불로불사가 실현되느냐고 물었다. 요아힘이 '아직 이쪽이 말하지 못한다. 이제부터 그것을 검증하자고.' 딴죽을 걸자, 엑셀러는 이러면 얘기가 다르다고 소리쳤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명분도 없이 알프헤임을 침략했다는 얘기로 들었기 때문이었다. 요아힘은 그렇게 말해도 소용없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고, 엑셀러는 '침공 작전은 각인 교회가 불로불사의 힘을 황제에게 권유한 시점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어쩌려고 난데없이 말을 바꾸냐고!' 따졌다. 게오르그는 요아힘이 워낙 언변에 서툴러서 저럴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의도를 왜곡해서 미안하다고 대신 사과했다. 그러고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에서 불로불사의 힘이 태어난다는 얘기 자체는 사실이다. 평범한 드래곤 소울로 근력을 키우거나, 특수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은 이미 실전에 보급됐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로 불로불사를 이룬다고 말할 자신은 있다. 하나 핵심인 드래곤 소울이 없으면 방법을 구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요아힘이 자기 의도가 그렇다고 밝히자, 엑셀러는 그렇다면 하루빨리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수색하라고 윽박질렀다. 그리고 불로불사를 이룰 방법을 만들라고 덧붙였다.

게오르그는 알았다고 밝혔고, 엑셀러는 '나는 아버지가 작성한 편지를 보다가 충격을 받았다. 몸도 마음도 쇠약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저 가슴 아프다. 지금 황제에게 일이 터지면, 나는 옥좌를 차지하지 못한다. 황족에서 차지한 기반이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제국은 옥좌를 둘러싼 싸움 때문에 애꿎은 사람만 파탄 낸다고. 그것만은 절대로 떠올리기 싫다고.' 말했다. 게오르그는 마음을 알았으니까 자기들에게 맡기라고 외쳤다. 엑셀러는 '이제 시간이 없다. 다음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 수색 작전을 계획하라고.' 명령했다. 엑셀러가 나가자, 제스트는 황녀가 이렇게까지 황룡의 힘을 겁내다니 놀랍다고 혀를 찼다. 게오르그가 말한 대로 황룡은 엄청난 힘을 보유했다. 천하의 엑셀러가 신중한 작전을 논의할 정도로 말이다. 제스트는 '지너스가 했던 얘기가 사실이구나. 놈은 황룡이 아직도 진면모를 보이지 않았다고 실토하였다. 이거라면 조금이라도 즐길 마음이 생겼다고.' 떠들었다. 그러고는 '지금 네가 세운 계획은 어떻게 돌아가느냐! 나와 체결한 약속을 언제 지키냐고!' 따졌다. 게오르그가 '나는 곧바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물색하고, 황룡을 우리 밑으로 끌어들이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통보하자, 제스트는 '그러면 네놈도 황룡을 노린다는 소리구나. 다시 말해서 무조건 황룡부터 쓰러뜨리자는 결론이 나는구나. 그렇다면 나와 그놈이 제대로 싸울 방법부터 알아보자고.' 말했다. 제스트가 나가자, 게오르그는 '어차피 너에게 달렸다. 나는 네가 보이는 언행을 최대한 이용할 계획부터 세웠다. 마지막에는 네놈을 신의 위광 앞에 세우겠다. 문제는 황녀가 지닌 힘으로도 황룡을 다스리지 못했다. 이러면 뭔가 방책이 필요하다. 황룡을 복종시켜야만 용명검 반델혼에 깃든 힘이 깨어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대책을 세우려고 요아힘을 끌어들였다.

2.2. 다크 엘프와 엑셀러

이번에는 베아트리스가 나타났다. 베아트리스는 황룡을 붙잡을 방법이 무궁무진하니까 낙담하지 말라고 엑셀러를 달랬다. 그러고는 '그대는 분명 키리카처럼 황룡을 휘어잡고도 남는다. 자세한 방법까지는 모른다고.' 했다. 엑셀러는 '키리카라면 원조 성인의 가무녀 말이구나. 어투를 보니까 너도 그놈을 아는 모양이라고.' 되물었다. 그래서 키리카를 안다고 말했던, 베아트리스는 당사자가 자기를 떠올리기 싫어한다고 대꾸했다. 엑셀러가 까닭을 묻자, 베아트리스는 옛날에 본인이 당사자를 배신했다고 알렸다. 다시 의문을 드러내던 엑셀러는 '너는 이제껏 스스로를 책망했을 뿐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배신했다는 말로 나를 속이냐고!' 꾸짖었다. 난데없이 입을 다물던, 베아트리스는 '그대는 나를 과대평가한다. 나는 다크 엘프 출신이다. 모두 알다시피 다크 엘프는 뿌리부터 배신자인 일족이라고.' 털어놨다. 엑셀러가 '너는 얘기할 때마다 자기 출생을 들먹인다. 신룡대전이 터졌을 무렵에 일어난 절도 사건 때문에 그러냐고!' 일갈하자, 베아트리스는 '그대도 얘기를 아는구나. 웰런트에서 사는 놈들은 하나같이 그것을 기억한다고. 그리고 이쪽도 용인기 절도 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채로 추방됐다고.' 되받아쳤다. 엑셀러가 '세계용이나 엘프 놈들에게 그거는 이적행위일 뿐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렇지 않다. 일천 년 전 시점부터 활약하던 다크 엘프가 나를 도와줬다고.' 말하자, 베아트리스는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엑셀러는 '그들 덕택에 나는 각인 교회와 접촉했다. 거기서 용호마적 그라비넷을 얻은 나는 용주기사로 거듭났다고.' 알렸다. 놀란 베아트리스는 아직도 입을 다물었다. 엑셀러가 '나에게 너는 배신자 나부랭이가 아니다. 오히려 믿을 만한 동료라고.' 달래자, 베아트리스는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다고 반발했다. 엑셀러가 '나는 그저 너를 믿는다. 다른 거에는 관심도 없다. 그래서 너에게 부탁할 테니까 이야기를 들으라고.' 말했다. 베아트리스는 자기처럼 보잘것없는 놈에게 부탁을 한다니 놀랍다고 혀를 내둘렀다. 엑셀러는 본인을 지옥에 떨어뜨릴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싫다면 거절하라고 밝혔다. 입을 다물던 베아트리스는 일단 얘기하라고 태도를 바꿨다. 엑셀러는 사실 게오르그 때문에 그런다고 입을 열었다.

2.3. 과거를 떠올리던 유마

유마는 '내가 머무르던 엘프 마을에서는 하나같이 황룡의 힘을 꺼렸다. 그래서 나는 누구와도 가까이 지내지 못하였다. 고독에 지친 나는 틈을 엿보다 마을 밖으로 갔다. 거기서 나는 황룡의 힘으로 하늘을 날거나 바위를 굴렸다. 그러던 어느 날에 나는 커다란 괴물과 맞닥뜨렸다. 겁을 먹은 나는 황룡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쩌면 마음 속에서 황룡을 방패로 삼았을지도 모른다. 하나 그거는 오판이었다. 평정을 잃은 나는 황룡이 지닌 힘을 다스리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주변은 완전히 잿더미가 되었다. 황룡이 지닌 힘은 모든 부분을 날리고야 말았다. 그때 상처를 받은 나는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원래대로 돌아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때서야 나는 황룡의 힘이 무섭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포에 질린 나는 정신이 아득했다. 고통, 공포, 회한에 휩싸인 나는 조용히 웅크렸다. 그렇게 시간이 며칠이나 지난 뒤부터 나는 태도가 뒤바뀌었다. 이대로 죽자고 다짐했을 무렵에 당사자가 이쪽 앞에 나타났다고.' 독백했다.

2.4. 새로운 작전

아그넘이 성에서 나온 소식을 알리라고 따지자, 소니아는 '아버지와 버로스는 그나마 위기를 넘겼다. 하나 열이 높은데다가 의식도 흐릿해서 의사소통이 힘들다고.' 말했다. 마리온이 둘이 빨리 낫기만을 바란다고 한숨을 쉬자, 소니아는 그때까지는 자신이 정신을 차리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적이 맞이한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 프로마주는 전쟁이 끝난 것처럼 조용하다고 털어놨다. 소니아는 그쪽이 맞이한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 레스틴은 이쪽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아그넘이 며칠 전에 엑셀러가 황룡을 잡으려다가 실패한 바람에 적들도 신중하게 움직인다고 털어놨다. 레스틴은 적이 쓸데없는 싸움에 말려들지 않은 채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물색한다고 간주했다. 소니아가 뭐라고 대꾸하자, 키리카는 '우리도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물색하자. 아직 해룡의 드래곤 소울과 명룡의 드래곤 소울이 남았다고.' 조언했다. 마리온은 '그래도 여기를 비우면 망한다. 알베르가 쓰러진 바람에 지금은 군에서도 제대로 명령이 나오지 못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소니아는 '방위 체제는 걱정하지 마라. 기사단이 조금 피해를 봤을 뿐이지 성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또한 수비대도 전투력을 잃지 않았다. 그러니까 우리도 드래곤 소울 수색 작전으로 돌아서자. 문제는 드래곤 소울이 있는 곳을 좀처럼 모르겠다. 그래서 섣불리 움직이지 못한다고.' 머리를 싸맸다. 린나가 아직도 확실한 정보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거들자, 레스틴은 그러고 보니까 뭔가가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키리카는 뭔가를 아느냐고 물었고, 레스틴은 샤리온 해안으로 보낸 정찰대에게 그럴싸한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소니아가 그게 사실이냐고 되묻자, 키리카는 '아직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소리구나. 더군다나 무엇 때문에 그걸 이제야 찾았냐고!' 따졌다. 레스틴은 '거기까지는 나도 모른다. 무엇보다 이쪽은 여러분을 도우려고 발을 뺐기 때문에 더더욱 모른다고.' 실토했다. 아그넘은 '그러니까 전투가 일어나기 직전에 나왔다는 소리구나. 그러면 당장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소니아는 샤리온 해안이 여기서 가까우니까 일단 가자고 했다.

2.5. 무언가가 수상한 레스틴

어느덧 유마 일행은 샤리온 해안으로 들이닥쳤다. 어느덧 소니아는 뭔가를 찾자마자 반응을 보였다. 유마가 까닭을 묻자, 소니아는 제국병이 저기서 움직인다고 물었다. 마리온이 제국군에게 위치가 탄로났다고 통보하자, 린나는 저쪽에서 놈들이 뭔가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레스틴이 입을 다물었을 무렵에, 아그넘은 그러면 여기서 놈들을 내쫓고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도 찾자고 소리쳤다. 키리카는 이미 제국에 넘어갔다면 억지로라도 뺏자고 뜻을 굳혔다. 적을 토벌하던 일행은 드래곤 소울을 찾으려 들었다. 아그넘은 제국군이 바로 물러가는 모습을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소니아는 놈들이 아직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고, 키리카는 여기서 드래곤 소울을 찾았다던데 정녕 사실이냐고 물어봤다. 레스틴은 여기서 좀더 움직이면 코랄 케이브가 나온다고 했다. 알고 보니까 웰런트 병사들이 그쪽에서 정보를 입수한 뒤였다. 키리카는 그렇다면 코랄 케이브로 가자고 일행을 이끌었다. 의도를 숨기던 레스틴은 서두르자고 털어놨다.

2.6. 싸움을 걸었다가 태도를 바꾼 레스틴

샤리온 해안에서 헛수고를 했던 유마 일행은 코랄 케이브로 들어갔다. 레스틴이 숨긴 계략도 모르면서 말이다. 유마가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이 어디에 있냐고 묻자, 키리카는 아무런 기척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레스틴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려줬냐고 따졌다. 그때 레스틴은 '누군가가 어떤 방법으로 기척을 막았을지도 모른다. 먼저 저기로 가자고.' 말을 돌렸다. 아무것도 모르던 키리카는 레스틴을 따라갔다. 유마 일행은 코랄 케이브 심층부에서도 아무 정보를 얻지 못했다. 소니아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이 아무 곳에나 방치될 리가 없다고 의심했다. 키리카는 레스틴에게 대체 어떤 정보였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레스틴은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 이야기가 거짓이었다고 실토했다. 유마 일행은 레스틴이 파놓은 함정에 꼼짝없이 걸리고 말았다. 아그넘이 대체 무슨 속셈이냐고 소리치자, 레스틴은 '사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분을 데려왔다. 설령 사고가 일어나도 여기서는 피해가 적게 난다고.' 알렸다. 키리카가 의문을 드러내자, 레스틴은 '이제부터 나는 황룡과 둘이서만 결판을 내겠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모두 나가라. 그러면 놈이 날뛰어도 피해자가 적게 나온다고.' 통보했다. 키리카가 유마에게 무슨 수작을 부릴 셈이냐고 따지자, 레스틴은 옛날에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원래부터 레스틴은 힘을 다스리지 못하는 유마를 없애려고 들었다. 유마가 혹시 그것을 뜻하냐고 되묻자, 레스틴은 조용히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는 힘을 다스리지 못한 유마가 아스토리아를 없앨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대꾸했다. 키리카는 '그게 무슨 소리냐! 이미 유마는 황룡의 힘을 제어했다. 아스토리아는 무사하다고.' 항변했지만, 레스틴은 '이번에 그렇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이놈은 벌써 황룡을 두 번이나 폭주시켰다. 그러니까 이놈은 미숙하기 그지없는 족속이다. 그런 놈은 황룡의 힘을 다스리지 못한다고. 이쪽은 돌이키지 못할 일이 터지기 전에 이놈을 죽이겠다. 옛날에 자기 힘을 다스리지 못한 황룡은 마을 하나를 통째로 없앴다. 그런 비극이 반복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유마가 그게 사실이냐고 되묻자, 레스틴은 '그렇다. 네놈처럼 황룡이 깃든 자가 스스로의 힘을 다스리지 못해서 사고를 쳤다. 그래서 이루 헤아리지도 못하는 인명 피해가 일어났다고.' 알렸다. 유마는 그런 엄청난 사실을 알자마자 말문이 막혔다. 아그넘이 그러지 말라고 하자, 유마는 '레스틴이 저러는 까닭을 이제야 알았다. 이쪽도 황룡이 얼마나 무서운 놈인지를 일찍이 눈치챘다고.' 반박했다.

얘기를 듣던 레스틴이 코웃음을 치자, 아그넘은 정녕 여기서 살해되고 싶냐고 소리쳤다. 유마는 전번에야 그랬을 뿐이지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본인과 황룡이 절대 그런 비극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레스틴이 근거를 대라고 되묻자, 유마는 '왜냐하면 내가 힘을 올바르게 쓰는 방법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동료를 비롯한 세상 모두를 위해서 그럴 방법을 알았다고.' 소리쳤다. 그런데도 레스틴은 '자신감 하나는 두둑하구나. 그러면 너는 스스로가 지닌 힘을 다스린다고, 절대 폭주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냐고!' 반문했다. 유마가 그렇다고 소리치자, 레스틴은 발언을 증명하라고 도발했다. 이때 레스틴은 '송곳니가 제대로 움직이면 삼라만상도 전율에 휩싸인다. 나는 빙아의 엘프 기사 레스틴 세라 알마다. 황룡이 깃든 자여, 네가 품은 각오를 확인하겠다고.' 소리치면서 달려들었다. 그러자 유마 일행도 레스틴에게 덤볐다. 혈투를 벌이던 유마 일행은 레스틴을 물리쳤다. 레스틴은 '나를 이기다니 대단하구나. 너는 옛날과 아주 다르다. 대체 무엇이 너를 바꿨느냐고!' 물었다. 유마가 '동료 덕분이지. 소니아는 언제나 나를 믿고, 키리카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본다. 아그넘은 어려울 때마다 나에게 힘을 빌려주며, 마리온은 시종일관 태도가 올곧다고. 린나는 항상 모두를 응원하지. 프로마주도 사정이 비슷하다. 주상 전하와 버로스 단장, 엠마와 프리뮬라, 랩플, 스텔라, 리셀로테와 알프리에, 라일을 비롯한 모두가 나에게는 소중하다고. 그들을 지키고 싶다고 결심한 순간, 아무리 거대한 힘에도 휩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겨우 깨달았다고.' 답변하자, 레스틴은 뭐라고 반박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유마에게 '먼저 발언을 믿겠다. 나는 네가 품은 각오와 힘을 느꼈다. 조금 전에 싸우다가 느꼈다는 소리라고. 스스로가 꺼냈던 말을 번복하지 않을 정도로 굳세게 단련했구나. 스승님이 나에게 맡긴 짐도 오늘부터 내려놓는다고.' 통보했다.

좀처럼 의문을 거두지 못한 키리카는 내막을 해설하라고 외쳤다. 그래서 레스틴은 스승에게 어떤 명령을 받았다고 이실직고했다. 당사자는 생전에 유마와 황룡이 맞이할 결말을 지켜보라고 외쳤다. 아그넘이 유마에게 망언을 늘어놓은 까닭이 고작 이거 때문이었냐고 놀라자, 레스틴은 유마를 시험하고 싶었다고 외쳤다. 아그넘이 반응을 못하자, 레스틴은 '유마가 위험한 놈으로 판명됐다면, 이쪽도 놈을 죽이려 했다. 이제부터 놈을 죽이려고 발광할 까닭도 사라졌다. 구천을 떠돌던 스승의 영혼도 겨우 안식을 되찾았다. 용건이 끝났으니까 나는 이만 돌아가겠다. 부하들이 나만 찾는다고.' 말했다. 키리카는 레스틴이 떠나기 직전에 잠깐 기다리라고 외쳤다. 레스틴이 까닭을 묻자, 키리카는 전쟁이야 지속될 테니까 유마를 지켜보자고 호소했다. 레스틴이 웰런트 기사단의 두령으로서 본분을 다한다고 소리치자, 키리카는 '웰런트 기사단에서는 우수한 인재가 많다. 하나 유마를 지켜볼 사람은 오직 그대뿐이라고.' 항변했다. 입을 다물던 레스틴은 '이제는 그러한 짓도 그만두겠다. 나는 조금 거리를 두고 너와 유마를 지켜보겠다. 나중에 만나자고.' 통보한 채로 되돌아갔다. 레스틴이 태도를 바꾼 덕분에 키리카는 기분이 좋아졌다. 유마도 레스틴에게 고맙다고 털어놨다. 용건을 끝낸 유마 일행은 그길로 마르가에 갔다.

2.7. 레스틴이 했던 말을 곱씹은 유마

우미네코 여관으로 돌아온 유마는 명상했다. 그러고는 레스틴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또한 그게 실제였는지를 알아내려고 들었다. 유마가 뭔가를 질문하자 황룡은 무슨 일이냐고 대꾸했다. 유마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황룡이 깃들었냐고 말했다. 얘기를 듣던 황룡은 한때 그런 놈도 봤다고 털어놨다. 얘기를 듣던 유마는 다시금 놀랐다. 이때 유마는 놈이 황룡의 힘을 일깨워서 마을 하나를 날렸다는 얘기도 사실이었냐고 물었다. 그래서 황룡은 그렇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제서야 유마는 레스틴이 했던 말을 깨달았다. 유마가 고맙다고 말하자 황룡은 의문을 드러냈다. 유마가 '내가 황룡의 힘을 일깨우면서 놀던 무렵에, 너는 무조건 마을에서 멀리 가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면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그랬냐고!' 말하자, 황룡은 그런 광경을 이제 다시는 보기 싫다고 대꾸했다. 답변을 들은 유마는 본인도 그리 떠올렸다고 대꾸했다. 그러고는 전번에 황룡을 품은 사람이 누구였냐, 시점이 내가 태어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냐고 주제를 바꿨다. 그러자 황룡은 입을 다물었다.

2.8. 드디어 깨어난 알베르

다음 날 아침이었다. 프리뮬라가 '재빨리 왕성으로 가라. 지금 주상 전하가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통보하자, 소니아는 얼굴을 폈다. 유마도 이제 고비가 넘어갔다고 좋아했다. 아그넘이 '어서 성으로 가자. 국왕도 너를 보면 기운을 되찾는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모두에게 성으로 따라오라고 말했다.

2.9. 새로운 동료 레스틴

유마 일행이 성으로 들어가자 둘은 평소처럼 움직였다. 소니아가 눈물을 보이자, 알베르는 그렇게 소란 떨지 말라고 웃었다. 버로스가 '공주는 우리가 의식을 잃었을 무렵에 많이 걱정했다. 그러니 지금은 그냥 넘어가자고.' 말리자, 소니아는 놀라서 말도 못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유마가 덕담하자, 키리카는 알베르와 버로스에게 쾌유되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알베르는 '이쪽이야말로 여러분에게 고맙다. 그때 여러분이 엑셀러와 트리슈라를 물리친 덕분에 나라가 되살아났다고.' 얘기했다. 그러고는 '황금의 뇌격 공주로 거듭나서 기쁘다. 다행이구나. 나는 네가 반드시 해낸다고 굳게 믿었다고.' 소니아를 칭송했다. 소니아는 알바르에게 고맙다고 털어놨다. 이때 레스틴이 나타나자, 아그넘은 그쪽도 병문안을 왔냐고 물었다. 그러자 알베르는 '내가 저놈을 불렀다. 앞으로 겪을 일을 논의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소니아는 벌써부터 무리하면 큰일난다고 말렸다. 알베르는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나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더는 무리하지 못한다. 그래도 내정과 회의조차 관리하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지지 않았다. 외부를 여러분에게 맡긴다고 쳐도, 앞으로 일어날 일만큼은 내가 제대로 정리하겠다. 그래서 레스틴을 불렀다고.' 털어놨다. 버로스가 본인들이 움직일 방안을 토의하려고 들었다. 소니아는 나머지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 그리고 유마에게 깃든 황룡을 제국이 포기해야만 전쟁이 끝난다고 독백했다. 유마가 황룡을 노리는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고 독백하자, 소니아는 갑자기 까닭을 물었다. 그래서 유마가 '내가 보일 처신을 고민했다. 제국은 나에게 깃든 황룡을 노린다. 다시 말해서 놈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여기로 다시 들어온다. 그러니까 나는 여기서 지낼 명분을 잃었다고.' 말하자, 아그넘은 이러면 곤란하다고 외쳤다.

소니아도 그런 무책임한 소리를 집어치우라고 질책했다. 유마가 말을 잇지 못하자, 알베르는 정녕 마르가에서 나가고 싶으냐고 물었다. 유마가 사람이 피해를 받을 바에는 차라리 떠난다고 하자, 알베르는 그것 때문에 사람이 마을을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유마가 다시 의문을 드러내자, 알베르는 '그대는 다른 사람과 의기투합해서 마을을 지켰다. 아스토리아 왕국도 그대 덕분에 안전을 보장 받았다. 우리 아스토리아는 은혜를 잊고, 위험하다는 까닭만으로 그대를 배척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유마는 말만 들었다. 알베르가 자기들에게 혐오를 품으면서 나가고 싶다면 그러라고 하자, 유마는 '그게 무슨 말이냐! 나는 여기에서 만난 사람이 좋다. 어머님이 숨진 뒤부터 나는 외톨이였다. 그런 나를 마을 사람과 동료가 받아들였다. 나는 여기에 정착한 뒤부터 안식처를 찾았다고.' 반발했다. 알베르는 '그렇게까지 마르가가 좋다는 얘기구나. 그런 말을 들으니까 과인도 기쁘다. 그러니 앞으로도 아스토리아에 머물러라. 우리와 삶을 잇자고.' 얘기했다. 얘기를 들은 유마는 '그대가 했던 말을 알았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흐트러졌다. 외람된 얘기를 꺼내서 미안하다. 앞으로도 여러분에게 협력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소니아가 너무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라고 달래자, 아그넘은 유마가 품은 사념이 사라졌으니까 이제는 본론으로 가자고 외쳤다. 그러고는 자기들에게 떠안길 일이나 말하라고 외쳤다. 소니아가 '지금까지 그랬듯이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부터 찾자. 아직 제국에 넘어가지 않은 것들이라도 지키자고.' 말하자, 레스틴은 혹시 위치를 짐작했느냐고 물었다. 키리카는 '하이엘프가 드래곤 소울을 봉인한 시설이 유적으로 바뀐 곳을 찾는다. 문제는 그런 곳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레스틴은 '유적이라고 했지? 그러고 보니까 옛날에 이런 보고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키리카가 정녕 참이냐고 되묻자, 레스틴은 '이번에는 진심이니까 너무 의심하지 마라. 나는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하기 싫다고.' 밝혔다.

아그넘이 대체 어떤 보고냐고 묻자, 레스틴은 '웰런트 정찰대가 오르다 사막에서 특이한 유적지를 찾았다. 그곳 근처에서는 일찌감치 드래곤 소울이 많이 나왔다. 그것도 평범한 놈들로만 말이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어디까지 관련되었는지를 알고 싶다고.' 통보했다. 키리카가 '그렇다면 당장 조사하러 가자. 거기가 어디인지를 말하라고.' 밝히자, 레스틴은 그곳을 지도로 남기려 들었다. 이때 알베르가 아스토리아 국왕으로서 무언가를 부탁하고 싶다고 털어놓자, 레스틴은 무슨 명령이던 달게 받는다고 했다. 알베르가 소니아 일행에게 합류하라고 알리자, 레스틴은 그게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알베르는 '현재 시점에서 아스토리아 군은 공격에 가담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웰런트 기사단도 대규모로 움직이기 어렵다. 지금은 대규모 군대가 아닌 유격대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대도 기사단장이 아닌 용주기사로서 힘을 실으라고.' 명령했다. 레스틴은 명령을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기사단을 무책임하게 버릴 상황도 아니었다. 키리카가 '나도 부탁한다. 전번에도 말했듯이 웰런트 기사단에서는 우수한 인재가 넘친다. 지휘권을 그들에게 넘기고, 우리에게 힘을 빌려라. 그럴 사람은 오직 그대뿐이라고.' 설득하자, 레스틴은 자신이 아직도 유마와 키리카를 지켜볼 처지라고 얼버무렸다. 그러다가 '이제는 지도를 남길 까닭도 없구나. 내가 여러분을 거기로 데려간다고.' 말했다. 알베르가 얼굴을 펴자, 레스틴은 웰런트 기사단장이 아닌 용주기사로서 아스토리아에 힘을 빌려준다고 선언했다. 키리카는 레스틴에게 고맙다고 얘기했다. 용건을 마친 일행은 성에서 나왔다.

2.10. 신기한 그림책 (♡)

엑셀러에게 찾아간 유마는 이제껏 무엇을 읽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엑셀러는 그림책을 봤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혹시 그림책을 제대로 읽느냐고 되묻자, 엑셀러는 조금 특별한 물품이라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유마가 좋아하는 책이니까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엑셀러는 자기가 어릴 무렵에 저걸 받았다고 했다. 알고 보니까 이거는 롬바르디아 황제가 엑셀러에게 사준 책이었다. 게다가 현재 시점에서는 절판된 책이라서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러자 유마는 책에 수록된 내용을 알려달라고 물었다. 그러자 엑셀러는 기사와 공주가 겪은 모험을 그렸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솔깃한 반응을 보이자, 엑셀러는 '어느 날부터인가 세상 사람 모두가 비탄에 잠기고야 말았다. 하늘이 흐리고, 대지가 기운을 잃기 직전에, 공주와 기사는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는 전설로만 나오는 일곱 빛깔의 꽃을 찾아 나섰다고.' 대답했다. 유마가 고개를 기웃거리자, 엑셀러는 '그거는 세상을 다정함과 환희로 감싸는 꽃이다. 이름답게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꽃이라고.' 했다. 유마는 세상을 감싸는 꽃이면 무지하게 크거나, 그만큼 빛이 강렬할지도 모른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엑셀러가 '유마는 상상력이 풍부하구나. 이쪽도 거기까지는 몰랐다. 어디까지나 공주와 기사가 거머쥐는 꽃이지. 그러니까 무지하게 강렬한 빛을 내뿜는 꽃이라고. 더구나 공주는 대담한 성품답게 직접 현장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기사는 언제나 공주 곁을 지키지. 그렇게 해서 둘이 언제나 같이 다닌다. 아무리 시련과 맞닥뜨려도 둘은 굴복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유마는 갑자기 책이 보고 싶으니까 입을 다물라고 했다. 그러자 엑셀러는 유마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리고 '읽으면 중간에 멈추기 어렵다. 왜냐하면 작가가 자랑하는 필력 때문이다. 책을 읽다가 자신이 거기에 빙의된 듯한 기분조차 들지. 게다가 여기저기에 단서가 숨었다. 극중 인물들이 배신자를 없애고, 화려한 꽃을 차지한 순간에 나는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내가 꽃을 차지한 기분도 들었다고. 다시 말해서 그림책은 사람이 품은 상상력을 키워주는 물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유마는 엑셀러가 중요한 부분을 알렸다고 절망했다. 그러자 엑셀러는 내용을 알더라도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책이니까 너무 풀죽지 말라고 달랬다. 유마는 엑셀러가 그렇게 추천하는 책이니까 갑자기 일고 싶다고 했다. 자기는 머릿속이 복잡한데도 말이다. 엑셀러는 유마에게 책을 준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유마는 갑자기 놀랐다. 그때 엑셀러는 책을 읽고 싶다고 말하면서 자리를 떴다. 유마는 '조금 전에 봤던 엑셀러는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이었다. 저런 모습을 많이 목격하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독백하다가 나갔다.

2.11. 책을 읽다가 엉뚱한 길로 빠진 사람들 (₩)

여관에 들어간 마리온은 조용히 책을 읽었다. 키리카도 사정은 비슷했다. 내막을 모르던 유마는 '무슨 일이갤래 둘이 탁자에 책을 놔뒀을까 궁금하다. 게다가 둘은 진지한 태도로 책을 읽는구나. 뭔가를 조사하는 모양이라고.' 독백하였다. 키리카는 개체가 성숙할수록 비늘이 단단하며 성분도 속성에 따라서 갈린다고 말했다. 마리온은 초석이 주로 대륙에서 산출된다고 말했다. 유마가 의문을 드러내자, 키리카는 비행 능력은 날개가 아니라 용 에너지에서 비롯된다고 독백했다. 마리온은 유황이 중요한 재료인 거야 알지만 중독 사고를 일으킬 여지가 많으니까 조심하라고 알렸다. 키리카는 '세계용과 관련된 기록이 생각보다 적다. 아마도 신룡대전 때문에 기록이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마리온은 불을 붙이는 순서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독백했다. 유마는 '이것들이 완전히 동문서답하는구나. 더군다나 당사자들이 그거를 모른다. 어쩌면 동문서답이 아닐지도 모르는구나. 대체 무슨 얘기를 나눌까 궁금하다고.' 독백했다. 그러고는 둘에게 물었다. 마리온과 키리카가 반응을 보이자, 유마는 지금 둘이서 무슨 얘기를 나눴냐고 물었다. 키리카는 드래곤, 마리온은 화약 사용법이라고 말했다. 둘이 서로 싸한 반응을 보이자, 유마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서로 동문서답했구나. 어쩌다가 일이 그렇게 되었냐고!' 되물었다. 키리카는 그때 마리온과 시장을 걸었다고 털어놨다. 마리온이 '내가 노점에서 신기한 물고기를 찾았거든. 대체 무엇인지 알려고 책을 뒤졌다고.' 알리자, 키리카는 여러 책을 빌려서 조사하다가 드래곤과 관련된 서술이 나왔다고 털어놨다. 마리온이 책을 보다가 화약 사용법과 관련된 해설에 빠졌다고 말하자, 유마는 혼란에 빠졌다. 왜냐하면 당사자들이 하나같이 무안가에 몰입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용건을 끝낸 유마는 곧장 다른 데로 갔다.

3. 스토리 Part 2

3.1. 린나네 꽃집에서 일을 돕는 마리온 (÷)

이번에 유마가 만난 사람은 린나였다. 린나가 '이쪽 받침대에 꽃을 놓아라. 무조건 보기 좋게 놓으라고.' 지시하자, 마리온은 알았으니까 맡기라고 대꾸했다. 유마가 마리온에게 혹시 린나네 꽃집에서 일을 돕냐고 묻자, 린나는 그렇다고 대신 말했다. 그러고는 '마리온은 마을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당사자가 빨리 마을에 적응하고 싶다고 털어놔서, 일부터 도우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마는 '그거는 참으로 좋은 구상이구나. 마리온이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 언변도 발전하고, 사람들에게 자기 얼굴도 각인된다고.' 긍정하다가, 마리온이 린나에게 이상한 거를 배우면 큰일난다고 걱정했다. 유마가 '스스로 마을에 정착하려고 애쓰다니 마리온은 대단하구나. 나는 그렇게 못했다고.' 독백하자, 마리온은 지금 일을 도우니까 나중에 말을 걸라고 외쳤다. 유마는 집중력을 흩어놔서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마리온이 일하는 모습을 목격한 린나는 제대로 안다고 했다. 린나가 말한 대로 진열 방식은 가게 모습을 뇌리에 새길 정도로 중요했다. 유마는 '그러고 보니까 그렇구나. 이쪽은 그러한 지식을 쌓지 못했다. 더더군다나 나도 마을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나도 일을 돕자고.' 속삭였다. 마리온이 일을 끝내자, 린나는 이제부터 점검한다고 나섰다. 마리온은 일을 제대로 처리했다고 털어놨고, 린나는 어떤 컨셉으로 물품을 배치했냐고 물었다. 마리온이 '꽃을 받침대 위에 똑같은 간격으로 배치했다. 아름답게 진열되어서 기분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대꾸하자, 유마는 아름답게 진열되었는데 무언가가 그렇다고 정색했다.

린나가 '저놈이 아름답다는 말을 다르게 해석했다. 나는 예술성으로만 승패를 갈랐지 합리성까지는 고려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자, 마리온은 뭔가가 잘못되었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린나는 '잘못되었다가 아니라 의식이 다를 뿐이다. 꽃은 자체로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물건이라고. 꽃을 보면서 즐겨라. 다시 말해서 꽃을 아끼려면, 꽃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이해하라고. 사람이 각양각색이듯이 꽃도 색상이나 모양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성격이 갈린다고.' 말했다. 마리온이 다시 물품을 배열하자, 린나는 '이제는 마음에 든다. 그냥 늘어놨을 때와는 다르게 꽃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고.' 말했다. 마리온은 '네가 말한 대로 전번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훨씬 밝다. 물품을 배열하는 요령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고.' 수긍했다. 유마는 '린나가 조금 알려줬을 뿐인데, 마리온은 바로 실전 감각을 익혔다. 일을 배우는 속도가 엄청나다고.' 독백했다. 마리온은 유마에게 고맙다고 말하더니, '뭔가 미숙한 일에 신경을 썼더니 피곤하다. 다른 일은 나중에 돕는다고.' 통보했다. 린나는 '유능한 조수가 생겨서 이쪽도 기쁘다. 언제든지 도우러 와라. 나는 언제나 그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마는 '평소 같았으면 이상한 생각을 불어넣을 텐데, 이번에는 평범하게 사람을 이끌었다고.' 독백하고 자리를 떴다. 일을 마친 유마는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3.2. 연주 때문에 또다시 싸움이 일어난 현장 (%)

유마가 이번에 만난 사람은 아그넘이었다. 레스틴이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 다른 거는 몰라도 이것만은 얘기가 다르다고.' 맞서자, 아그넘은 '나도 말하겠다. 나는 이미 너같이 무식한 놈에게 질렸다고.' 반박했다. 유마는 '아그넘은 언제나 누군가와 싸우는 사람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예민했다고.' 독백했다. 유마를 반기던 아그넘은 '이런 고지식한 놈에게 뭐라고 얘기해라. 그런 생각으로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이야. 무슨 소리인지 알았냐고!' 털어놨다. 유마는 '나더러 레스틴에게 그런 말을 하라는구나. 그러면 나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비명을 질렀다. 레스틴은 '들어줄 만한 의견이면 기쁘게 받아들이겠다. 누가 말하던 마찬가지라고.' 하더니, 아그넘에게 '네가 했던 말을 듣는 순간부터 이쪽은 더는 견디지 못했다. 그런 시시껄렁한 소리는 여기서 끝내라고.' 외쳤다. 유마가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냐? 사정을 알기 전에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자, 아그넘은 일단 유마에게 내막부터 털어놓자고 제안했다. 레스틴은 기쁘게 말을 받아들였다. 유마는 '이것들이 갑자기 용인기로 연주하는구나. 아무래도 이것 때문에 싸움이 일어난 모양이다. 그런데 이쪽이 듣기에는 제대로 어울리는데다가 호흡도 맞는다고.' 독백했다. 아그넘이 올바른 결론을 냈다고 말하자, 레스틴도 자기 연주가 정답이라고 외쳤다. 유마는 좋은 연주인 거는 아는데 더욱 자세한 부분까지는 모른다고 얼버무렸다. 아그넘은 '방법이 없으니까 내가 해설하겠다. 레스틴이 보여준 연주는 분명히 괜찮다. 그런데 애드리브가 없애서 따분하다. 그러니까 이놈은 악보에 적힌 대로만 연주한다고.' 알렸고, 답변을 들은 유마는 뭔가 엄청나다고 독백했다. 레스틴은 '그거야말로 올바른 연주법이다. 작곡자가 품은 의도를 알고, 연주자가 그것을 아름답게 표현해야지 음악이라고.' 반발했다. 아그넘이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냐! 음악은 현장에 맞춰서 연주해야지 진가가 드러난다. 연주하는 곳, 악기를 다루는 시간, 사용자가 보이는 컨디션, 관중석, 날씨에 따라서 바뀌는 법이라고.' 소리치자, 유마는 그것도 나름대로 그럴싸하다고 얼버무렸다. 레스틴이 '결국은 기분대로 연주한다는 얘기구나. 너는 연주할 때마다 멜로디를 바꾼다고.' 따지자, 유마는 '그거는 결국 전부 애드리브구나. 애드리브만으로 레스틴이 하는 연주에 따라가는구나. 그것도 나름대로 실력이 좋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아그넘이 '악보에 적힌 대로만 연주하다니 놀랍다. 나는 절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신음하자, 유마는 '생각이 정반대라서 저렇게 충돌하는구나. 희한하게도 연주 자체는 엄청 좋았다. 어째서 이런 일이 터졌을까 궁금하다고.' 독백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갈 길을 서둘렀다.

3.3. 대낮에 술을 마신 버로스 (♢)

유마는 버로스에게 여기서 무엇을 하냐고 물었다. 버로스는 유마에게 건강하게 지내냐고 말했다. 유마는 자기야 문제가 없는데, 오늘따라 버로스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고 했다. 그러고는 '묘하게 분위기가 가볍다. 게다가 발놀림도 이상하다고.' 독백했다. 버로스가 '딱히 이상하지 않다. 또한 나는 술에 취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자, 유마는 '역시 술을 마셨군. 그러고 보니까 냄새도 난다고.' 비명을 질렀다. 버로스는 '거리 포장마차에서 마셨다. 나는 공주가 용주기사로 거듭나서 기쁘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그제서야 버로스가 술을 마신 까닭을 알았다. 버로스가 '사실 주상전하는 공주가 품은 고민을 눈치챈 뒤였다. 공주를 용주기사의 메신저로 채택한 주인공도 국왕이다. 국왕은 공주에게 용주기사와 교류하면서 자극을 받고, 용주기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고.' 밝히자, 유마는 조용히 긍정했다. 버로스는 '일이 풀린 덕택에 공주는 용주기사로 거듭났다. 그러니까 나는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지만, 하필 유마는 자기 뒤에 있었다. 유마가 자기 위치를 밝히자, 버로스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고 웃었다. 버로스가 답답했던 유마는 계속 위치를 밝혔다. 이번에야말로 버로스가 유마를 쳐다보자, 유마는 '이쪽도 소니아가 용주기사로 거듭나서 기쁘다. 소니아는 어릴 때부터 용주기사를 노렸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털어놨다. 버로스가 '네가 말했던 대로다. 왜냐하면 공주는 용주기사 알베르를 보면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웃자, 유마는 '숨결에서 냄새가 올라온다. 바로스가 고주망태가 되었다고.' 신음했다. 그러다가 버로스는 '하나 용주기사 소니아는 아직 풋내기일 뿐이다. 앞으로 계속 수련해야만 훌륭한 전사로 거듭나려면 수련부터 거듭할 처지다. 그러니까 너는 다른 분들과 함께 공주를 지탱하라고.' 태도를 바꿨다. 유마가 원래부터 그리 한다고 털어놓자, 버로스는 똑바로 말하라고 호통을 쳤다. 버로스가 또다시 눈길을 돌리자, 유마는 '나는 여기 있다고. 저거는 길 안내 표지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용건을 끝낸 유마는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3.4. 각자가 내세울 장점 (♤)

레스틴을 보던 어떤 소녀는 빙아의 엘프 기사가 나타났다고 외쳤다. 다른 사람은 무척 아름다운데도 다가갈 방법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떤 노파는 '모습을 봐도 심장이 두근거리는구나. 회춘한 기분이 든다고.' 털어놨다. 소니아가 레스틴이 여자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하자, 레스틴은 여기서 엘프족을 찾기 힘드니까 눈길이 더욱 쏠렸을 뿐이라고 대꾸했다. 유마가 '과연 그럴까? 나는 레스틴이 잘생기고, 강인해서 사람에게 인기가 많은 줄만 알았다고.' 털어놓자, 소니아는 성에서 지내던 사람들도 저놈과 가까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소니아가 말한 대로 레스틴은 무술과 마법에 능통하고, 사명감이 투철하고, 매사에 차분했다. 레스틴은 자기가 연애에 어둡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해도 소용없다고 반발했다. 유마는 레스틴이 이제까지 여자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작 소니아가 키리카와 관련된 얘기를 질릴 정도로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자, 레스틴은 오빠로서 동생을 아낄 뿐이라고 둘러댔다. 그러자 소니아는 아직까지 동생을 걱정하다니 앞날이 어둡다고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유마가 '그것도 괜찮다. 식솔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도 중요하다고.' 하자, 소니아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그럴지도 모른다면서 웃었다. 옛날부터 임무만 알던 레스틴은 다른 여자에게 처신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털어놨다. 소니아가 그렇다면 여자에게 아예 무관심했냐고 되묻자, 레스틴이 '그런 처신에 관심을 두고 싶었는데, 중요한 일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바람에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다. 철이 들었을 때부터 세상, 그리고 사람을 위해서 고결하고 강인한 전사로 거듭나자고 결심했다. 평화를 지키는 전사로서 알마 가문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단련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소니아가 참으로 사명감에 투철하다고 말하자, 유마도 이제 보니까 레스틴도 멋지다고 했다. 레스틴이 촌뜨기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요령을 모를 뿐이라고 외치자, 유마는 그런 금욕적인 부분이 부럽다고 말했다. 얘기를 듣던 소니아는 그러면 레스틴을 닮고 싶다는 뜻이냐고 놀랐다. 유마가 의문을 드러내자, 소니아는 '뭔가를 모르는 듯한데, 너는 너다. 긍지나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너는 누구보다 따스한 사람이라고.' 달랬다. 레스틴이 '유마는 놀라울 정도로 성격이 섬세하다. 나도 그렇게 솔직한 부분을 닮고 싶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렇게 말하니까 조금 창피하다고 머리를 긁었다. 소니아는 부끄러울 부분도 아니니까 자신 있게 다니라고 응원했다. 레스틴은 '소니아가 말한 대로 네가 내세울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니까 자신 있게 움직여라. 유마까지 나처럼 벽창호로 바뀌면, 슬퍼할 사람이 속출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소니아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소니아는 갑자기 자기에게 들어온 질문 때문에 놀라서 얘기를 못했다. 유마는 레스틴이 품은 의도를 알려다가 현장에서 나갔다.

3.5. 랩플과 자꾸 다투는 프리뮬라 (#)

프리뮬라가 랩플이 믿음직하지가 않다고 소리치자, 유마는 아까도 랩플과 다퉜냐고 되물었다. 프리뮬라는 랩플이 자기에게 시비를 걸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얘기를 듣던 유마는 언제나 구도가 그렇다고 고개를 기웃거렸다. 엠마는 그들이 아직도 저런다고 웃었고, 프리뮬라는 '랩플은 완전히 철부지라서 나만 보면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는다고. 듣다 보면 웃기지도 않는다고. 언젠가는 나도 숙녀로 거듭난다고.' 소리쳤다. 엠마가 갑자기 의문을 드러내자, 프리뮬라는 '랩플 걔는 참으로 구제불능이라고. 뒤쪽 밭에 묻어서 비료로 쓰고 싶다고.' 외쳤다. 유마는 '말이 너무 지나치구나. 랩플도 프리뮬라를 아주 싫어하는 놈이 아니라고.' 타일렀다. 그런데도 프리뮬라는 '난데없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호감을 품은 사람에게 웃기는 소리를 늘어놓으면 쓰냐고!' 외쳤다. 유마는 랩플이 옛날에 프리뮬라를 많이 걱정했다고 알렸다. 그러자 프리뮬라는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유마는 위치를 알려준 사람도 랩플이었다고 덧붙였다. 프리뮬라가 그것이 사실이냐고 되묻자, 유마는 랩플이 당사자를 아주 싫어하지 않는다고 알렸다. 프리뮬라는 잠깐 어디로 다녀온다는 얘기만 남기고 여관에서 나가려 들었다. 유마가 어디로 가냐고 묻자, 프리뮬라는 '랩플에게 사과하겠다. 내가 화나서 영업을 방해했다고.' 알렸다. 유마는 그런 추태를 저질렀다면 어서 거기로 가라고 타일렀다. 엠마는 제대로 화해하라고 명령했고, 프리뮬라는 마침내 랩플의 연금 공방으로 길을 돌렸다. 엠마가 저들이 어릴 때에는 사이가 좋았다고 털어놓자, 유마는 '정녕 그것이 사실이냐! 나는 그저 저들이 옛날처럼 돈독하게 지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엠마는 '나중에 사이가 좋아질 게다. 지금도 가끔 다툴 뿐이지 진심으로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잠시 후에 돌아온 프리뮬라는 '이게 사람 성질을 건드리는구나. 언젠가는 게이트 브리지에서 떠민다고.' 씩씩거렸다. 유마가 뭔가를 묻자, 프리뮬라는 '그게 가당키나 하냐! 놈이 나한테 이상한 소리를 늘어놨다고. 그런 족속은 질색이야. 말도 섞기 싫다고.' 고함을 쳤다. 얘기를 들은 유마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러다가 엠마에게 둘이 언제 화해할까 궁금하다고 물었다. 엠마는 그저 웃는 얼굴로 괜찮다고 말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다른 곳으로 갔다.

3.6. 소설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 (×)

뭔가를 읽던 소니아는 엄청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마는 도대체 무슨 책을 읽냐고 물어봤다. 소니아가 요즘 마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소설 시리즈를 읽는고 말하자, 키리카는 '혹시 그거는 제8 야경 초소 신간 아니냐! 이쪽도 초반부터 계속 읽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소니아가 '너도 보는구나. 이것이 무척 재미있다고.' 털어놓자, 키리카는 마을을 습격하는 사건이 에피소드마다 제대로 구성되어서 재미있다고 알렸다. 소니아는 그것을 논리정연한 추리로 해결하는 야경 단원도 멋있다고 감탄했다. 키리카는 '거기에서도 루키아너스가 압권이다. 실마리를 푸는 관찰력,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 무엇보다도 유혹에 흔들리지 않은 채로 임무에 전념하는 모습이 좋다고.' 얘기했다. 소니아는 '미녀를 돌려보내면서 나오던 대사도 근사하다. 성숙한 어투로 돌려보내서 좋다고.' 맞장구를 쳤고, 키리카는 소니아가 그런 매력을 제대로 안다고 말했다. 소니아가 '너는 그런 인물을 좋아하는구나. 나는 오라일리 반장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혹시 오라일리 반장이라고 했더냐! 아마도 그대는 마지막 전투 장면을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사건에 숨은 마물과 대결하는 부분이 참으로 흥미롭다. 소니아는 '전투 장면이 실감 나게 묘사됐다. 오라일리 반장이 보여준 근육질 몸매, 그리고 당사자가 돌격으로 끝내는 부분이 마음에 든다. 그거는 더할 나위 없이 통쾌하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남자에게는 힘과 호쾌한 면모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알렸다. 키리카가 '그렇다고 오라일리 반장이 단순한 놈도 아니다. 대원 전체를 뒤에서 떠받치는 인물답게 성품도 좋다고.' 거들자, 소니아는 삽화도 멋지게 나왔다고 말했다.

무언가가 의심스러웠던 키리카는 이번에도 얼굴을 따지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소니아는 '루키아너스도 삽화가 멋지게 나온다. 게다가 그게 언제나 오라일리 반장보다 크게 나온다고.' 반발했다. 키리카도 '그게 무슨 소리냐! 오라일리는 저번 권에서 표지를 장식했다고.' 덤볐다. 그러다가 키리카가 '일단 루키아너스가 멋지게 나온다는 부분만큼은 받아들이겠다. 역시 그대는 사람 보는 눈이 좋다고.' 태도를 바꾸자, 소니아는 '너도 오라일리 반장을 제대로 봤다. 성격까지 이해하다니 놀랍다고.' 털어놨다. 키리카가 루키아너스를 제대로 이해해서 진심으로 기쁘다고 얘기하자, 소니아는 '그런데 말이다, 너도 그들이 의기투합하는 순간만을 바랐을 게다. 오라일리 반장은 멋진 사람이라서 남에게 힘을 불어넣는다고.' 대꾸했다. 키리카가 '만일 오라일리 반장이 루키아너스를 동료로 받아들인다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신뢰감을 보장할지도 모른다. 그런 조합이야말로 더없이 적당하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키리카가 말한 대로 둘이 서로에게 알맞는 모험 동료라고 말했다. 유마가 현장을 조용히 지켜보자, 프로마주는 지금 얼굴빛이 갔다고 말했다. 유마가 '둘이서 나눈 얘기를 들으니까, 어느 쪽도 나와는 정반대로 보인다. 이쪽이 다른 분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모양이라고.' 털어놓자, 프로마주는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 때문에 속을 끓이면 곤란하다. 너무 거기에 감정을 이입하지 말라. 애들 장난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유마는 그거야 아는데 자꾸 신경 쓰인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프로마주가 '그것도 그대다운 모습이다. 그대는 그대답게 당당하게 앞을 보고 살라고.' 충고하자, 유마는 고맙다고 말했다. 용건을 끝낸 유마는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3.7.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 ($)

마을을 떠돌던 유마는 알프리에와 만나서 얘기는 나눴다. 알프리에가 우연히 창고에서 나온 물품을 꺼내봤다고 알리자, 유마는 무언가를 떠올렸다. 그러다가 머리만 있는 석상을 보다가 태도를 바꿨다. 알프리에는 '완서 유적에서 발굴된 부엉이 석상이다. 실내 인테리어로 적합하니까 유마에게 준다고.' 덧붙였다. 유마는 '나는 여관 객실에서 지내서 뭔가를 들여놓지 못한다. 그래도 독특하게 생긴 부엉이 석상이라서 재미있다고.' 털어놨다. 알프리에는 완서 유적에서는 부엉이 석상이 잔뜩 나오기 때문에 그리 특이하지 않다고 펄쩍 뛰었다. 유마는 그러냐고 되묻자, 알프리에는 '부엉이는 밤을 감시하고, 완서 거리를 지키던 동물이었다. 원래 완서는 알프헤임 북단에 자리잡았다. 그것도 신룡대전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원래 거기는 몬스터가 날뛰는 곳이라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엉이에게 기도를 올려서 안전하기만을 바랐다. 석상 머리에 뚫린 구멍만 봐도 알듯이, 완서 사람들은 여기에 횃불을 꽂아서 어둠을 몰아냈다고.' 사정을 알렸다. 얘기를 들은 유마는 알프리에가 말한 대로 석상 머리에 뚫린 구멍을 봤다. 그러고는 주제를 바꾸려고 했다. 그때 알프리에가 '완서 중앙에 자리잡은 망대에서 바라본 야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횃불이 별처럼 빛났다. 부엉이 덕택에 완서는 오랫동안 번영했다. 그러다가 유행성 전염병 때문에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털어놓자, 유마는 혹시 유적 얘기가 맞느냐고 되물었다. 알프리에가 그렇다고 말하자, 갑자기 린나가 나타나서 꽃을 주려고 했다. 꽃을 봐서 기분이 좋아진 알프리에는 린나에게 꽃병을 가져올 테니까 기다리라고 말했다. 이때 린나가 부엉이 머리처럼 생긴 석상을 보자, 유마는 '그거는 완서 지방 유적에서 나왔다. 알프리에는 그것이 완서를 지켰다고 말했다. 내가 들은 내용이 그렇다고.' 알렸다. 정작 린나는 '완서에 부엉이 석상이 있을 줄은 몰랐다. 이쪽이 거기로 숱하게 갔는데도 부엉이 석상 같은 거는 찾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무언가 수상한 낌새를 알아낸 유마는 '알프리에는 완서 유적에서 부엉이 석상이 잔뜩 나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유적을 탐사하는 린나는 그거를 모른다. 또한 알프리에는 완서 거리가 번창했을 무렵에 일어난 일을 자기가 목격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독백했다. 린나가 '갑자기 무슨 일이냐! 여우에게 홀린 사람처럼 보인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렇다고 힘없이 말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3.8. 힘은 무엇인가? (☆)

유마가 한숨을 쉬던 무렵에 나타난 지너스는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유마는 힘이 무엇인지 떠올렸다고 대꾸했다. 그러자 지너스는 역시 제스트 때문에 그러냐고 짐작했다. 옆에 있던 유마는 자기들이 제스트와 맞닥뜨렸을 무렵에, 최강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유마가 말한 대로 제스트는 엄청나게 위험한 놈이었다. 지너스는 그러냐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유마는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힘을 확보할까 궁금하다고 털어놨다. 그러고는 지너스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때 지너스는 제스트를 물리칠 방법이 알고 싶으냐고 했다. 하나 유마가 물어보려던 사안은 겨우 그것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까 유마는 지너스가 제스트를 어떻게 보는지를 알고 싶었다. 유마가 떠올리는 최강의 검사가 지너스이기 때문이었다. 얘기를 듣던 지너스는 '자신이 최강이 아니다. 제스트를 보면서 무언가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유마가 그게 무엇이냐고 되묻자. 지너스는 제스트가 마치 갖고 싶은 장난감이 없어서 투정을 부리는 꼬맹이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래서 유마가 시점이 언제이냐고 묻자, 지너스는 '그거는 너와 같이 다니기 전이었다. 하나 너와 같이다니면서 놈을 바라보는 눈길이 바뀌었다. 나는 여기에 놈이 있으면 어떨까 궁금하다고.' 고뇌했다. 이야기를 듣던 유마는 혹시 제스트를 뜻하냐고 되물었다. 알고 보니까 지너스도 제스트를 제대로 모르는 상태였다. 하나 옆에서 제스트를 보좌하는 놈이 있다면 사정이 다를지도 모른다고 굳게 믿었다. 왜냐하면 제스트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은 채로 힘을 추구하기 때문이었다. 마치 독불장군처럼 말이다. 유마는 '그렇다면 제스트에게 그런 사람이 없었다는 얘기구나. 다시 말해서 놈이 지독한 고독에 시달렸다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했다. 그때 지너스는 제스트가 그런 말을 들으면, 지금 자기를 무시하지 말라고 외칠 뿐이라고 했다.

지너스가 말한 대로 제스트는 남에게 멸시를 받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러자 유마는 놈을 동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제스트를 보다가 혼자였던 자신이 떠올라서 그랬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고는 제스트가 누구에게도 공감을 받으려고 들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지너스는 놈이 그리 말하고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유마는 이럴 무렵에는 조금 다정하게 말하라고 딴죽을 걸었다. 얘기를 듣던 지너스는 제스트에게 필요한 사람은 힘을 시험할 상대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했다. 유마가 머리를 싸매자, 지너스는 괜한 고민에 휪싸여봤자 방법이 없다고 했다. 자기 마음은 오로지 자기만이 바꾸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는 유마더러 자기 목표를 보면서 나아가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유마는 지너스에게 무언가를 부탁했다. 지너스가 반응을 보이자, 유마는 자기 곁을 떠나지 말라고 했다. 제스트 얘기는 알아들은 상태에서 저랬다. 말을 듣던 지너스는 알았다고 대꾸했다. 그때 유마는 어차피 가정이니까 제스트가 우리 팀에 들어왔어도 문제는 없다고 했다. 얘기를 듣던 지너스는 놈이 번번이 승패를 가르자고 외칠 듯하다고 했다. 유마는 그것도 재미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지너스는 유마가 용으로 변신할 때마다 결투를 받고도 남는다고 털어놨다. 그때 유마는 '그러면 곤란하다고. 그래도 싸우는 상대가 아닌 동료로 지낸다면 행복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떠났다.

3.9. 유마 때문에 싸움을 일으킨 사람들 (+)

소니아가 이만 나가자고 말하자 유마는 알았다고 화답했다. 키리카가 둘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소니아는 잠깐 시정으로 가니까 나중에 보자고 말했다. 키리카가 '잠깐만 기다려라. 둘이서만 나가려 들다니 비겁하다. 나도 유마랑 같이 가고 싶다고.' 떼를 쓰자, 소니아는 이미 어제부터 유마와 약속했다면서 부탁을 거절하였다. 키리카는 '그렇다면 미안하다. 하나 이쪽에게도 지금 일이 생겼다. 그러니까 오늘만 바꾸라고.' 애걸했고, 소니아는 무엇 때문에 그러냐고 되물었다. 키리카는 '지금은 까닭을 얘기하기 못한다. 그래도 나는 유마와 있고 싶다고.' 털어놓자, 소니아는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마라! 그러면 이쪽도 양보하지 못한다고.' 소리쳤다. 키리카가 이번에 양보를 받아내겠다고 맞서자, 유마는 '대체 이거 무슨 추태이냐! 그렇게까지 언성을 높이지 말라고.' 둘을 말렸다. 소니아는 키리카에게 단념하라고 통보했다. 이때 키리카가 양보할 사람이 누구인데 이러냐고 맞서자, 유마는 서로 언성을 높여봤자 소용없다고 둘을 달랬다. 그제서야 둘은 사정도 모른 채로 자기 말만 늘어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갑자기 자괴감에 휩싸인 키리카도 갑자기 오기가 생기는 바람에 그랬다고 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내막을 해설하면 일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고 자책했다. 알고 보니까 오늘 아침부터 키리카가 좋아하는 팬케이크 가게에서 어떤 행사가 열린 뒤였다. 그게 사실이냐고 말한 소니아는 그렇게 거북한 내용도 아닌데 이게 뭐냐고 혀를 찼다. 이때 키리카는 그게 커플로 방문하는 손님에게 팬케이크를 무한으로 제공하는 행사였다고 알렸다. 소니아는 놀라서 말을 못했다. 키리카가 '그것 때문에 유마와 같이 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대에게 사정을 말하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사고를 쳤다고.' 알리자, 소니아는 그게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키리카가 그렇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하게 이러지 말자고 외쳤다. 그러고는 유마에게 쇼핑을 중단한다고 알리고, 키리카와 유마를 어딘가로 끌고가려고 했다. 키리카가 혹시 셋이서 움직일 셈이냐고 묻자, 소니아는 팬케이크 무한정 제공 같은 행사를 놓치면 조상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소리쳤다. 키리카가 커플로 방문한 손님에게만 적용되는 행사라고 말하자, 소니아는 유마가 교대로 들어가면 그만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서 키리카와 유마가 먹은 다음에, 소니아가 유마와 함께 들어갈 작정이었다. 유마는 그러면 자기더러 2회나 가게에 방문하라는 뜻이냐고 따지다가 끌려갔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다른 곳으로 갔다.

3.10. 이성 문제 때문에 다투는 남매 (×)

레스틴과 만난 키리카는 혹시 여성에게 흥미가 없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놀란 레스틴은 느닷없이 무슨 말이냐고 소리쳤다. 유마도 난데없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키리카가 '여러분이 말한 대로 뜬금없을지도 모른다. 하나 나는 오라버님이 날마다 보이는 행동이 의심스러웠다고.' 말하자, 레스틴은 혹시 자기가 수상한 짓을 했느냐고 되물었다. 정작 키리카는 '오라버님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그랬다. 이참에 내가 말하겠다. 이제껏 많은 여자가 그대에게 호감을 품었다. 하나 그대는 이제껏 여자와 같이 지내지 않았다. 웰런트에서 지냈을 때부터 그랬다. 나는 그저 동생으로서 오빠를 걱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머리를 싸맨 레스틴은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태도를 바꿨다. 그러고는 '너는 지금 어떻게 지내느냐! 황룡을 흠모하고 사명에 매진하는 태도는 더없이 건전한 생활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너도 남자를 의식하라고.' 주제를 바꿨다. 키리카는 '지금 우리는 그대가 맞닥뜨린 상황이 궁금해서 이랬다. 이쪽은 됐으니까 괜히 주제를 바꾸지 말라고.' 항변했다. 레스틴은 '문제는 네가 맞이한 상황이 더욱 심각한 듯하구나. 나는 다른 남자가 너를 흠모한다는 소문을 듣지 못했다. 이것만큼은 오빠로서 묵인하지 못한다. 어쩌면 키리카에게 남자가 생겼는데도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얼굴이 빨개진 키리카는 '그런 사람은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유마 앞에서 무슨 망언을 늘어놓으냐고!' 소리쳤다. 유마가 의문을 드러내자 키리카는 그만 뒤로 넘어졌다. 그러고는 레스틴에게 자기 상황을 알면서 처신하라고 외쳤다. 아무것도 몰랐던 유마는 키리카에게 잔뜩 잔소리를 들은 줄만 알았다. 그러자 레스틴은 옛날부터 언변이 뛰어난 놈이라서 뭐라고 반박하기 힘들다고 얘기했다.

사정을 모르는 유마는 레스틴에게 지금도 여자와 사귈 마음이 없느냐고 물었다. 레스틴은 '네가 나를 걱정하는 마음이야 이해했다. 이쪽도 남자이니까 다른 여자에게 관심이 있다. 문제는 사명 때문에 좀처럼 다른 곳으로 관심을 두지 못한다. 그거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주제를 바꿨다. 유마가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그러지도 못하는 판국이라고 수긍하자, 레스틴은 '네가 말한 대로다. 이쪽은 그저 평온한 세상을 바란다고.' 확답하였다. 이야기를 듣던 유마는 레스틴이 안심하고 연애하려면 일단 전쟁부터 끝내자고 말했다. 레스틴은 유마가 불순한 의도를 품었다고 일갈했다. 유마는 '키리카가 말한 대로면 너는 분명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니까 네가 누군가와 사귄다면 키리카도 안심한다고.' 했고, 레스틴은 '그럴지도 모르는구나. 그럼 평화가 도래한 다음에 계획을 짜겠다. 그러면 키리카도 안심하고 다른 남자에게 눈길을 돌린다고.' 털어놨다. 레스틴이 그러자, 유마는 무슨 소리이냐고 물었다. 레스틴이 '나에게 호감을 품은 사람이 나타나면 괜찮은데 키리카는 상황이 다르다. 내가 누군가와 교제하다가 일이 터질까봐 그런다. 키리카가 이쪽을 멀리하고, 아무와도 얘기하지 않다가 이상한 놈에게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유마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키리카는 야무진 성격이니까 그럴 리가 없다고.' 달랬다. 레스틴은 '그것도 이해했다. 하나 키리카는 나에게 하나뿐인 동생이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오빠로서 키리카를 많이 걱정했다. 나쁜 남자에게 걸리지 않는다고 쳐도, 키라카에게 항상 좋은 남자가 온다는 보장도 없다. 고민에 휩싸인 동생을 내버려두고 다른 사람과 교제하기 싫다. 아무리 키리카가 그거를 바라봤자, 오빠로서 키리카가 불행한 모습을 묵고하지 못한다. 키리카가 끝까지 행복하게 지내기 전까지는 오빠인 나에게 행복은 없다. 일단은 키리카부터 신경 쓴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유마는 이대로 가면 평화가 돌아와도 레스틴이 키리카를 계속 신경 쓴다면서 독백하다가 나갔다.

3.11. 모처럼만에 만난 엠마 (@)

엠마가 유마를 반기자, 유마는 혹시 도울 일이 생겼냐고 질문했다. 엠마는 괜찮다고 둘러대다가 무언가를 찾아냈다. 바로 유마가 입은 의복 때문이었다. 엠마가 옷이 조금 낡았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래도 이거는 괜찮다. 고쳐도 금방 망가진다고.' 털어놨다. 엠마가 남녀노소를 떠나서 옷차림이 초라하면 망한다고 소리치자, 유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엠마가 곧바로 고쳐줄 테니까 맡기라고 외치자 유마는 마지못해 옷을 넘겼다. 그러다가 유마는 저런 말을 전번에도 어딘가에서 들었다고 독백했다. 엠마가 바로 꿰맸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자, 유마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엠마는 어째서 멍하니 있느냐고 캐물었다가 의복 속에 바늘이 남았느냐고 주제를 바꿨다. 그래서 유마는 느닷없이 옛날 일이 떠올라서 그랬다고 알렸다. 엠마가 혹시 유년기에 들었던 말이 떠오르냐고 묻자, 유마는 '그대가 들려줬던 말은 이쪽이 옛날부터 질리도록 들었다. 생전에 어머님이 그렇게 꾸짖었을 때가 갑자기 떠올랐다고.' 이실직고했다. 이때 엠마는 조용히 이야기만 들었다. 그러다가 유마가 그때는 시끄럽게 들렸던 소리가 이제 그립다고 하소연하자, 엠마는 '여기에는 유마에게 제공되는 객실, 그리고 유마와 같이 다니는 동료도 있다. 이미 너와 동료들은 식구나 마찬가지라고. 같은 시설에서 오래 지내면 식구처럼 지내는 법이라고.' 충고했다. 이야기를 듣던 유마는 좀처럼 의심을 풀지 못했다. 엠마는 괜찮다면 자기를 양어머니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말을 들은 유마는 놀라서 입을 벌렸다. 그러자 엠마는 유마에게 무언가를 시험했다. 유마가 '어떻게 주제 넘게 그런 이야기를 어떻게 하냐! 나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명령을 거부하자, 엠마는 웃으면서 유마를 압박했다. 엠마를 보던 유마는 자기에게 식구처럼 소중한 사람이 생겼다는 말을 들어서 기쁘다고 했다. 엠마는 자기들이 이미 같은 지붕에서 지내는 사이니까 인사는 이제 됐다고 웃었다.

3.12. 간만에 만난 라일 (□)

유마와 마주친 라일은 따로 좋아하는 용인기가 생겼냐고 물었다. 유마가 고개를 기웃거리자, 라일은 '어떤 용인기에서 나는 소리가 마음에 드냐고 물었다. 악기는 사람마다 취향이 갈린다. 네가 평상시에 동료들과 만나서 듣는 용인기 소리를 알고 싶었다. 그러면 내가 나중에 그쪽 취향에 어울리게 조율하기 쉽다고.' 해명했다. 유마는 정작 용인기에서 나는 소리 자체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답변을 들은 라일은 그저 수긍했다. 그러다 유마는 라일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라일은 '이쪽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키리카가 쓰는 용익궁 코토노카구라가 마음에 든다. 섬세한 악기에서 나는 소리가 참으로 예쁘다. 아그넘이 쓰는 용염장 이그류트는 열정적인 선율과 박력으로 유명하다. 소니아가 쓰는 용린조검 템페리온에서도 신비한 음색이 드러난다고. 그렇게 치면 다른 놈들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라일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유마는 라일에게 물어봤다가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 라일이 무슨 악기를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태도를 바꾸자, 유마는 악기에서 나는 소리, 그리고 사용자가 보이는 연주 스타일은 각양각색이라고 수긍했다. 그때 라일이 하나만큼은 확실하다고 얘기하자, 유마는 고개를 기웃거렸다. 그래서 라일은 '나는 의뢰를 받은 상태에서 용인기를 만지는 사람이다. 의뢰가 끝나면 소유자가 나타나서 음색을 시험하거든. 그때 사용자는 "바로 이거다! 이게 바로 사상 최고의 악기라고! 이것보다 좋은 소리는 없다고!" 떠올린다. 그러니까 가장 좋은 음색은 곧바로 조율이 끝난 용인기에서 날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유마는 자기도 그거를 안다고 맞장구를 치면서 나갔다.

4. 스토리 Part 3

4.1. 오르다 사막으로 간 일행

마르가에서 용건을 마친 유마 일행은 오르다 사막으로 출격했다. 갑자기 뒷골이 싸했던 키리카는 현장에서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레스틴이 난데없이 까닭을 묻자 키리카는 '드래곤 소울이 여러 군데에서 감지됐다. 이대로 가면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찾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얘기를 듣던 레스틴은 '여기에 유적이 자리잡았으니까 그렇게 마음 졸이지 마라. 여기에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이 있다면 다른 것을 능가하는 기운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화답했다. 얘기를 들은 키리카는 레스틴이 말한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고대의 묘비(오르다 사막 전반부) 구역에서 이상한 배를 보던 레스틴은 자신이 여기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마가 유적이 아니라 배로 보인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키리카는 이상한 물건을 찾아냈다. 소니아는 무슨 기운이라도 찾았냐고 물었다. 마리온도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찾았냐고 하자, 키리카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에서 나온 기운이 아니다. 거대한 드래곤의 기운이 움직였다. 아무래도 근처에서 드래그마키나가 돌아다닌다고.' 답변했다. 아그넘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자고 진땀을 흘렸고, 키리카는 '일단 입을 다물어라. 소리를 내면 위치가 발각되니까 어서 다른 곳에서 숨자고.' 말했다. 린나가 '숨을 곳은 저쪽뿐이라고. 다른 데는 피난처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자, 프로마주도 어서 가자고 부추겼다. 그렇게 일행은 버려진 배로 들어갔다.

소니아는 생각보다 깨끗한 내부 때문에 감탄했다. 키리카가 발각되면 망한다고 다그치자 소니아는 조용히 굉음을 들었다. 마침내 굉음이 멈추자 유마는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왜냐하면 외부에서 베아트리스가 일행을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베아트리스는 '엑셀러가 말한 대로 상황이 굴러갔구나. 군대가 오간 자국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이쪽은 반드시 뭔가를 얻는다. 모처럼 드래그마키나까지 빌려줬는데 수확을 내지 못하면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주변을 뒤져서 놈들 실마리라고 찾자고 말했다. 그렇게 둘은 뭔가를 찾으려고 키를 돌렸다. 키리카가 말했던 드래그마키나가 사실은 궁니르였다. 둘이 사라지자 소니아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키리카는 '저놈들이 누군가를 간절히 찾았다. 이번에 저놈들이 찾는 대상이 궁금하다고.' 화답했다. 마리온은 놈들이 아무래도 자기들을 노렸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린나에게 아까부터 무엇을 하냐고 물었다. 알고 보니까 린나는 내부에서 뭔가를 찾아낸 뒤였다. 유마가 '이거는 서적이구나. 여기에 중요한 내용이라도 적혔냐고!' 묻자, 린나는 펴지도 않아서 내용을 모른다고 대꾸했다. 린나가 '이번에는 제대로 물건을 찾았다. 이거는 신룡대전 말기와 관련된 책이며 작성자는 하이엘프족이라고.' 밝히자, 마리온은 그때에 이것을 썼다는 말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레스틴이 '그렇다면 하이엘프가 만들었다는 뜻이구나. 만일 하이엘프가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껏 외형을 유지하지도 못했다고.' 대신 답변했다. 답변을 들은 마리온이 하이엘프가 그렇게 대단한 종족이냐고 되묻자, 레스틴은 '무엇보다 황룡을 비롯한 세계용과 의기투합해서 신에게 대항한 종족이라고. 하이엘프는 우리 엘프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문명을 이룩했다고.' 알렸다. 그러면 책에 중요한 정보가 적혔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던 소니아는 린나에게 책을 읽으라고 지시했다. 책을 읽던 린나는 '이거는 신룡대전과 관련이 깊다. 문제는 작성된 시점이 너무 오래되었다고.' 말하려다가 태도를 바꿨다. 아그넘이 까닭을 묻자 린나는 '영봉 그랑시엘과 관련된 지도가 나왔다. 설산 중턱에 있는 동굴에 제단이 자리잡은 듯하다고.' 알렸다. 키리카가 아무에게도 드러나지 않은 동굴에 제단이 있다는 뜻이냐고 되묻자, 소니아가 혹시 자기랑 똑같은 생각을 품었냐고 대신 말했다. 그러자 키리카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그쪽에 보관했다면 아귀가 맞는다고 밝혔다. 소니아는 그것이 맞을지도 모르니까 확인하러 가자고 제안했다. 일단 배에서 나온 일행은 한숨 돌리려고 마르가로 돌아갔다.

4.2. 웰런트에서 좋은 소식을 들은 레스틴 ($)

레스틴이 '그렇군. 우리 주군께서 건강하다니 참으로 다행이구나. 이제는 한시름 놨다고.' 말하자, 알프리에는 '현재 시점에서는 국가도 평온하다. 하나 대륙에 자리잡은 국가마다 맞이한 상황이 다르니까 절대 허투루 대처하지 말라고.' 말했다. 유마가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묻자, 레스틴은 고향 웰런트가 맞이한 상황을 알아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알프리에는 웰런트에서 사는 지인이 편지로 근황을 알렸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웰런트는 레스틴 남매 고향으로 안다. 대륙에 있을 정도로 머나먼 나라와 편지까지 나눈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자 알프리에는 아스토리아 사람과 웰런트 소속인 엘프들은 관계가 돈독하다고 통보했다. 유마가 둘이서 아스토리아 유격대에 동참할 정도로 사이가 좋아 보인다고 하자, 레스틴은 '여기서 우리 선조들이 지냈다. 그러니까 여기는 엘프들 고향이라고.' 말했다. 유마는 그러고 보니 어딘가에서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뭔가를 눈치챈 레스틴은 고대 엘프족, 통칭 하이엘프는 원래부터 알프헤임에서 지냈다고 알렸다. 유마는 그들이 제단을 세워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보관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레스틴이 '머나먼 옛날 신룡대전이 일어났을 때였다. 그때 일부 하이엘프는 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대륙으로 건너갔다. 그들이 세운 나라가 웰런트라고.' 밝히자, 알프리에는 '그리고 몇몇 인간은 신룡대전이 끝나고 무너진 알프헤임으로 다시 이주했다. 거기가 아스토리아 왕국이라고.' 덧붙였다.

레스틴은 '이주민이 생기기 전부터 우리 웰런트에서는 알프헤임을 선조들 영토로 규정했다. 실제로 성지순례 때문에 방문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그리고 이주자들은 그러한 순례객을 대륙에서 찾아온 손님으로 대접하고, 섬에 흩어진 엘프 성지를 유지했다. 덕분에 웰런트와 아스토리아는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사정을 밝혔다. 유마는 '어머니가 거기 출신인데도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문제는 롬바르디아가 대륙에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웰런트도 제국에게 침략을 받았냐고!' 했다. 레스틴은 '현재 시점에서 제국은 아스토리아만 노린다. 그러니까 아스토리아에서 목적을 이루기 전까지는 웰런트에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제국이 그나마 진정된 덕분에 여기서 끝났지, 십수 년도 지난 옛날에는 내란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그쪽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마가 그러면 지금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레스틴은 '하필이면 대륙 정세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혔다. 그런 시점에서 함부로 다른 나라를 공격하면 큰일날 뿐이라고.' 반박했다. 알프리에가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혔다. 제국에 소속된 정찰 부대가 가끔 웰런트로 잠입하려고 들었을 뿐이지, 아직 직접 싸우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다고.' 알리자, 유마는 겨으 마음을 쓸어내렸다. 레스틴은 자기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말하더니, '고맙다. 고향과 관련된 정보가 들어오는 즉시 본인에게 통보하라고.' 부탁했다. 알프리에는 소식이 오는 즉시 호출한다고 말하고 업무에 집중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4.3. 음식 때문에 일이 커진 현장 (+)

아그넘을 호출한 소니아는 '튀김이나 가져와라. 그리고 그릴 치킨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냐고!' 소리쳤다. 아그넘은 '알았으니까 보채지 마라. 그건 그렇고, 소니아는 음식을 무지하게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유마는 그렇게 먹어도 괜찮으냐고 물었고, 현장을 지켜보던 마리온은 입을 다물었다. 당사자인 소니아는 '괜찮다고. 오늘은 업무에 치여 살아서 엄청 배가 고프니까 군소리 말고 가져오라고.' 말했다. 마리온이 조용히 현장을 지켜보던 무렵에 소니아는 배고프면 여기로 오라고 말했다. 마리온은 자신이 이미 먹었다고 알렸고, 아무것도 모르던 소니아는 '그래도 여유 공간이 있을 텐데 아니었냐! 이거는 맛있으니까 받으라고. 제대로 먹는 아이가 자라는 법이라고. 그러니까 어느 정도 먹으면 몸이 자라서 지금보다 힘이 커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마리온이 '그렇게 많이 먹으면 뒤룩뒤룩 찐다. 강해지는 거는 나중 문제라고.' 거절하자, 소니아는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마리온은 '거기에 있는 커다란 빵은 내가 6시간을 움직일 열량을 준다. 수프는 4시간, 그라탱은 8시간, 커다란 고기는 10시간만큼 움직일 여지를 준다. 내가 저기에 진열된 음식을 모조리 집어넣으면 96시간이 지나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고. 너도 저것들을 집어넣고 싶다면 60시간 정도 금식할 각오해라. 참고로 이것은 여기에 진열된 것만을 먹어야만 성립한다. 그리고 저녁에 뭔가를 다시 먹을 거냐고!' 정곡을 찔렀다. 소니아가 당연하다고 말하자, 마리온은 그러면 이제껏 먹은 것이 거의 여분 에너지로 바뀐다고 경고했다. 유마가 남아도는 열량은 뭘로 바뀌냐고 묻자, 마리온은 알다시피 전부 뱃살로 간다고 털어놨다. 소니아가 신음을 내자, 유마도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소니아가 '감히 누구 앞에서 떨떠름한 표정을 짓느냐! 혹시 내가 요즘에 살쪘냐! 아니면 아니라고 이실직고하라고.' 소리치자, 유마는 말을 더듬었다. 마리온은 살찐 소니아 모습이 상상된다고 했다. 그래서 소니아는 말을 다물었다. 겨우 정신차린 소니아가 무언가를 묻자 마리온은 소니아에게 새로운 갑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니아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유마가 다시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이번에는 아그넘이 나타났다. 아무것도 모르던 아그넘은 소니아에게 그릴 치킨을 가져왔다. 소니아는 닭고기를 넘길 테니까 운동하고 온다고 소리쳤다. 용건을 끝낸 유마는 그대로 나갔다.

4.4. 여전히 키리카를 걱정하는 레스틴 (♤)

이번에 유마가 만난 사람은 레스틴이었다. 레스틴이 '그대에게 하나만 묻고 싶구나. 여기에 날아온 뒤부터 실전에 투입되는 사례가 늘었던데, 키리카가 맞이한 상황은 어떠하냐고!'고 묻자, 린나는 아주 건강하다고 대꾸했다. 프로마주가 '피부도 매끈하고, 머릿결은 살랑살랑거린다. 다시 말해 그림으로 남긴 듯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하자, 레스틴은 '이대로 가면 외모에 홀린 놈들이 키리카를 넘볼지도 모른다. 키리카가 잘못된 놈을 만난다면, 오빠로서 징계를 내린다고.' 격분했다. 린나는 레스틴이 키리카와 관련된 일이 생길 때마다 근심이 늘어난다고 털어놨다. 유마가 주야장천 키리카를 걱정하냐고 묻자 레스틴은 오빠로서 본분을 다할 뿐이라고 외쳤다. 린나는 레스틴이 옛날부터 키리카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했다고 불평했다. 유마가 그것이 무슨 소리냐고 따지자, 린나는 '레스틴은 키리카에게 당근을 먹이려고 온갖 요리법을 조사하고, 행상인에게 찾아가서 머릿결에 좋은 샴푸를 주문했다. 이거 말고도 사례가 많다고.' 해설했다. 프로마주도 키리카가 옷을 고를 때도, 그렇게 피부를 드러내는 옷만은 사양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까지 덧붙였다. 레스틴은 '그때 키리카는 여성으로서 타인을 상대할 기술이 부족했다. 나는 그저 후안무치하게 지내지 말라고 타일렀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린나가 '그대는 키리카가 지금 착용한 무녀복까지 반대했다. 어깨와 가슴이 너무 드러난다고 말이다. 이것은 곡선미가 강조된다고. 아무래도 그대가 거기까지는 마음에 두지 않은 듯하다고.' 정곡을 찔렀다.

레스틴이 '린나는 처신에 능숙한 사람이다. 남자가 장난스럽게 말을 걸어도 가볍게 받아칠 정도로 언변이 뛰어나다.'고 하자, 린나는 '키리카도 이제 어엿한 숙녀다. 그러니까 키리카도 남자에게 신경 쓴다고.' 반발했다. 레스틴이 말을 못하자 린나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프로마주도 어째서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보냐고 따졌다. 유마가 셋에게 자기를 쳐다보는 까닭이 뭐냐고 말하자, 레스틴은 자신이 유마를 믿는다고 털어놨다. 레스틴이 이상한 답변을 들려주는 바람에 유마는 얘기를 못했다. 린나는 유마에게 뭐라고 따졌다. 그러다 레스틴에게 시선을 돌린 린나는 유마를 믿는다고 말했는데도 무언가 수상하다고 덧붙였다. 레스틴이 '키리카가 맞이한 상황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근 편식을 비롯한 여럿 때문에 이쪽은 유마에게 신경 쓰지 못한다고. 또한 키리카에게 당근을 먹일 바에는 홀몸으로 드래곤을 물리치겠다. 그렇게 키리카는 당근을 싫어한다고.' 얘기하자, 이야기를 들은 린나는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굴지 마라. 이제는 여동생을 놔주라고.' 반발했다. 그런데도 레스틴은 '나는 키리카에게 그렇게까지 집착하지 않는다. 그저 키리카가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프로마주가 무지하게 골치 아프다고 혀를 차자, 린나도 대열에 동조하였다. 유마는 시종일관 냉철한 레스틴이 이렇게 키리카를 챙기다니 놀랍다고 독백하다가 현장에서 나갔다.

4.5. 마리온에게 이상한 거를 가르친 린나 (₩)

린나가 마리온에게 용주기사로 거듭났으니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라고 말하자, 현장을 지켜보던 유마는 감탄했다. 왜냐하면 남에게 장난을 일삼는 린나가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충고한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었다. 마리온이 알았다고 말하자, 린나는 '태도가 좋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기초 훈련을 하자고.' 말했다. 마리온이 도대체 뭐냐고 묻자, 린나는 '끝에 뭔가를 붙여라. 이론으로는 힘드니까 곧바로 실전에 돌입하자고.' 말했다. 마리온이 뭔가를 따라하자 유마는 충격을 받았다. 전번처럼 린나가 남들에게 장난치기 때문이었다. 남이 웃음거리로 전락한 줄도 몰랐던 린나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유마는 린나에게 남에게 거짓말을 했느냐고 다그쳤다. 아무것도 모르던 마리온은 린나가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결국 린나는 자기가 거짓말을 했다고 이실직고했고, 유마는 어째서 남에게 거짓말을 하냐고 소리쳤다. 린나가 '사실 용주기사로 발탁된 순간에는 누구나 사명감 때문에 긴장한다. 이쪽도 한때는 그랬다고.' 까닭을 말하자, 유마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마리온이 입을 열자, 린나는 벌레 씹은 사람처럼 표정을 구겼다. 유마가 그렇다면 마리온이 긴장감을 떨치도록 하려고 그랬냐고 물었다. 린나는 이쪽도 새내기를 돌볼 처지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마리온은 자기를 돌봐도 되는데 거짓말만은 사절한다고 했다. 유마까지 동조할 무렵에 린나는 '그거는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다. 긴장을 풀어주고, 마리온이 거짓을 간파하는지 못하는지 알아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마리온은 '미묘하게 눈빛이 흔들리네. 솔직히 말해라. 그것도 거짓말이냐고!' 정곡을 찔렀다. 마리온에게 거짓말이 탄로났다는 사실을 깨달은 린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그러자 마리온이 무슨 말이냐고 질문하자, 린나는 '이번에는 나를 속여라. 만일 그런다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꼬드겼다. 마리온은 용주기사로 발탁된 사람에게 거짓말을 가르치면 쓰냐고 따졌고, 유마는 거짓말 자체가 나쁘다고 린나를 꾸짖었다. 린나는 '그것도 귀담아듣겠다. 게다가 이제는 머리에서 구상이 나오지 않는다. 다음에 가르치고 싶은 내용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유마는 어째서 마리온에게 이상한 거를 알려주냐고 물었다. 그래서 린나는 가끔 새내기에게 존경 받고 싶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유마가 '괜히 누군가에게 존경 받으려고 하지 마라. 나는 언제나 네가 존경스럽다. 시종일관 밝고 힘있는 모습을 동경한다고.' 말하자, 린나는 말을 못했다. 마리온도 '나도 린나를 대단한 사람으로 여긴다. 린나 덕분에 모두가 나쁜 마음을 품지 않는다고.' 말하자, 린나는 혹시 아부 아니냐고 의심했다. 마리온이 진심이라고 말하자, 린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혔다. 그러다가 린나가 자기처럼 긍정적인 사람으로 거듭날 방법을 알려준다고 말하자, 유마는 핵심에서 빗나갔다고 혀를 찼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곧장 다른 데로 갔다.

4.6. 드래곤 소울을 찾으려는 유마 일행

마르가에서 한숨 돌리던 유마 일행은 영봉 그랑시엘로 발길을 돌렸다. 전반부인 거상이 잠든 은령에 도착하자, 키리카는 드래곤 소울이 내뿜는 기운을 찾아냈다고 알렸다. 레스틴이 그게 사실이냐고 되묻자, 키리카는 근처에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이 기운을 내뿜었다고 확답했다. 아그넘은 이제야말로 주소를 제대로 찾았으니까 서두르자고 말하고 앞장섰다. 마침내 이들은 로고스 얼음골 유적으로 발을 들였다. 전반부인 푸른 동굴을 휘젓던, 일행은 뭔가를 찾아냈다. 어딘가로 연결된 문이였다. 린나가 여기가 좀 수상하니까 기다리라고 말하자, 유마는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이때 린나는 '여기에 이상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다. 네안델슨의 미궁 대전에서는 "비밀의 문을 만든 당사자가 문을 여는 방식을 기억하려고, 일부러 요철을 만든다고." 나온다. 린나가 그 부분을 건드리자, 문이 순식간에 열렸다. 린나는 드래곤 소울이 이 앞에 있을지도 모르니까 서두르자고 말하고 앞장섰다. 유마는 린나가 참으로 유적 탐험에 정통하다고 감탄했다. 마침내 이들은 로고스 얼음골 유적에 건설된, 용의 제단으로 들어갔다. 소니아가 '여기에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안치했다는 얘기구나. 그렇다면 진정 드래곤 소울이 여기에 있느냐?'고 묻자, 린나는 '그렇다. 여기에 비석도 있다. 여기에 안치한 거는 명룡의 드래곤 소울인 듯하다.'고 말했다. 레스틴이 '지금 명룡이라고 했느냐? 나는 "명룡이 황룡과 맞먹는 힘을 자랑했다."는 정보를 안다.'고 하자, 아그넘은 레스틴에게 대단하다고 털어놨다. 그러고는 키리카에게 드래곤 소울을 회수하자고 말했다. 키리카는 드래곤 소울을 찾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유마가 까닭을 묻자, 키리카는 '분명 이쪽에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이 기운을 내뿜는다. 원래는 제단에서 드래곤 소울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그래도 이 근처에서 뭔가가 나왔다.'고 털어놨다. 레스틴이 누군가에게 신원을 밝히라고 소리치자, 지너스가 나타났다.

유마는 지너스를 보자마자 뒤로 넘어졌고, 아그넘은 지너스에게 여기서 뭘 하느냐고 소리쳤다. 지너스는 '너희도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찾으려던 모양인데, 이미 너희는 기회를 잃었다.'고 소리쳤다. 키리카가 다른 일행에게 바로 저기서 드래곤 소울이 기운을 내뿜는다고 외치자, 지너스는 '성인의 가무녀는 그런 것도 간파하는 게로구나. 네가 말한 대로 나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차지했다.'면서 빈정거렸다. 유마는 지너스에게 그렇다면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당장 넘기라고 말했지만, 지너스는 그거를 대체 어디에 쓰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마리온이 '제국에게 드래곤 소울을 빼앗기면 우리가 망한다고. 그러니까 당장 넘기라고.' 쏘아붙이자, 지너스는 '너희가 그걸 지킨다고 떠드니까 갑자기 우습구나. 이미 너희는 수도 마르가에 보관된 공룡의 드래곤 소울을 어처구니없이 빼앗긴 신세다. 자기들이 겪은 일도 잊다니 참으로 비참하기 그지없다.'고 비꼬았다. 소니아가 그거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외치자, 지너스는 '너희에게 다른 드래곤 소울을 넘겨봤자, 결국에는 제국에게 빼앗길 신세다. 그러니까 나는 절대로 드래곤 소울을 너희에게 넘기지 않는다.'고 버텼다. 유마가 그게 아니라고 항변하자, 지너스는 깜냥이 된다면 억지로라도 빼앗으라고 말했다. 아그넘이 '이놈이 아주 갈 데까지 갔구나. 그렇다면 힘으로 빼앗고야 말겠다. 네놈이 바라는 대로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갈취한다.'고 소리치자, 유마 일행은 지너스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도 지너스는 재빠른 공격으로 유마 일행을 농락했다. 그러다가 일행은 옆에서 지너스를 치자고 결정했다. 빈틈을 노리자는 소리였다. 몇 분 뒤에 이들은 지너스를 물리쳤다. 지너스가 말을 꺼내지 않자, 아그넘은 왜 그러냐고 따졌다. 이때 지너스가 이제 이쯤으로 끝내자고 말하자, 아그넘은 '그거는 또 무슨 소리냐! 멋대로 내빼지 말라고. 아니면 뭐냐! 우리에게 순순히 패배를 인정한다면,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이쪽으로 넘기라고.' 소리쳤다. 얘기를 들은 지너스는 '뭔가를 착각한 모양인데, 이쪽은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소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그넘이 '아까는 소지했다고 말한 놈이 이제 와서 딴소리를 늘어놓으냐!'고 쏘아붙이자, 키리카는 아그넘에게 '진정해라. 이놈은 조금 전에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소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무리 봐도 다론 놈에게 넘어간 듯하다.'고 충고했다. 지너스는 '그렇다. 지금 이쪽이 소지한 물품은 해룡의 드래곤 소울이다. 이거는 옛날에 어느 유적에서 나왔다. 내가 왔을 때에는, 명룡의 드래곤 소울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고 통보했다. 아그넘이 감히 누구 앞에서 말장난을 치냐고 성질을 내자, 지너스는 잘못된 정보를 알려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키리카가 뭐 때문에 그렇게 말하느냐고 묻자, 지너스는 '지금 유마가 품은 힘을 이쪽이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쪽이 못했던 일을 저놈이 해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리온은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냐고 따졌고, 소니아는 '너와 유마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고 물었다. 레스틴이 지너스가 과거에 황룡을 품었다고 폭탄 선언하자, 키리카는 '저놈이 옛날에 황룡을 품었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유마는 '옛날에 레스틴은 황룡이 자기 힘으로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그렇다면 그게 거짓부렁이 아니었다.'면서 경악했다. 레스틴은 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이 지너스였다고 통보했다.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유마는 아무 말도 못했다. 지너스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러다 지너스는 유마에게 무언가를 질문했다. 유마가 반응을 보이자, 지너스는 '네가 황룡이 지닌 위력을 다스리려고 쓴 방법이 뭐냐?'고 물었다. 유마가 그때 노래가 들렸기 때문이었다고 답변하자, 지너스는 의문을 드러냈다. 유마는 '동료들이 부른 노래였다. 모두가 나에게 말을 걸 듯이 따스한 노래였다. 모든 동료가 나에게 노래로 호소했다. 덕분에 나는 주상 전하를 비롯한 모두를 떠올렸다. 날뛰다가 모두를 피해자로 바꾸지 마라, 모두를 죽이지 말라는 마음만으로 힘을 제어했다는 얘기라고.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황룡의 힘을 가라앉히지 못했다고.' 말하자, 지너스는 '그런 방법은 난생 처음 들었다. 노래가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열쇠이구나.' 하고 속삭였다. 유마가 이상한 반응을 보이자, 지너스는 '한때 황룡을 품고 큰 사고를 친 사람으로서 너에게 조언해주마. 너는 이제부터 신화 시대부터 내려온 분쟁에 휘말린다.'고 말했다. 유마가 '신화 시대에서 내려온 분쟁이라고?' 의문을 드러내자, 지너스는 '그렇다. 그리고 분쟁을 끝낼 사람은 바로 너다. 그거를 마음에 두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4.7. 한때 황룡을 품었던 지너스

유마는 지너스에게 기다리라고 말했지만, 당사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아그넘은 '저놈은 이번에도 자기가 할 말만 남기고 사라졌구나. 참으로 웃기는 놈이라고.' 혀를 찼다. 키리카가 레스틴에게 지너스를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레스틴은 자기도 옛날에 들었다고 답변했다. 유마가 대체 누가 그리 말했느냐고 따지자, 레스틴은 자기 스승인 엘리제가 알려줬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놀라운 사실을 알자마자 눈이 커졌고, 레스틴은 엘리제가 자신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너스가 황룡의 힘을 품은 채 날뛰자, 공포를 느낀 엘리제는 바로 뭔가를 조사했다. 황룡에게 휩쓸린 마을은 잿더미로 바뀐 지 오래였다. 그런 폐허에서 우두커니 지냈던 사람이 지너스였다.'고 알렸다. 엘리제는 지너스에게 '너에게서 황룡의 소울을 떼어냈다. 이제는 내가 그것을 품었으니까 괜찮다고.' 다독였다. 지너스가 엘리제에게 신원을 묻자, 엘리제는 '나는 용주기사다. 다시 말해 용인기를 다루고, 드래곤을 거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너스는 '지금 드래곤을 거드는 자라고 했느냐? 그렇다면 그대가 황룡을 제대로 다룬다고 굳게 믿는구나.' 하면서 빈정거렸다. 그래서 엘리제는 '아니다.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황룡처럼 거대한 힘이야말로 나에게는 버겁다. 그래도 나는 힘을 다스릴 운명이라고.' 털어놨다. 얘기를 들은 지너스는 입을 다물다가, '무엇 때문에 일이 이렇게까지 꼬였냐! 내가 황룡을 품으면 그저 비극이 일어난다는 얘기이냐'고 하소연했다. 엘리제는 '그런 질문을 나에게 하지 마라. 어차피 나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 만약 네가 지속해서 황룡이 깃든 뜻을 찾아간다면, 이런 비극과 성격이 다른 무언가를 만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얘기를 끝낸 엘리제는 곧바로 현장에서 떠났다.

레스틴은 엘리제가 실수를 저질렀다고 통보했다. 유마가 의문을 드러내자, 레스틴은 그게 바로 유마였다고 했다. 유마는 놀라서 말도 못했다. 알고 보니 엘리제는 유마를 임신한 채로 황룡의 힘을 아들인 유마에게 넘겼다. 그제서야 모든 내막을 눈치챈 유마는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 레스틴이 '엘리제는 너를 낳은 뒤에 사정을 깨달았다. 엘리제는 너에게 깃든 황룡의 소울을 옮기려 했지만, 끝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갓 태어난 유마의 영혼이 황룡의 영혼과 뭉치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실패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유마에게 초커를 걸어서, 황룡의 힘을 제어하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알리자, 유마는 엘리제가 자기에게 초커를 건 까닭을 알아냈다. 그러고는 하늘에 있는 엘리제를 불렀다. 아그넘이 이상한 반응을 보이자, 레스틴은 영문을 알아봤다. 아그넘이 '황룡이 엘리제를 거쳐서 유마에게 깃들었다고 했지? 그렇다면 지금 지너스에게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갔다는 소리라고. 그런데도 놈은 비상한 힘을 자랑한다. 뭔가 특수한 힘도 소유한 듯하다.'고 말하자, 레스틴은 '지너스는 절대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아직도 그은 황룡의 힘을 품었다.'고 대꾸했다. 아그넘이 무슨 말이냐고 되묻자, 레스틴은 '황룡을 비롯한 세계용은 실체를 지니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계용은 자연계의 의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각자의 소울을 중심으로 자연계의 에너지가 응축된 것이, 용의 힘이자 세계용 자체라고. 이미 중심축인 황룡의 핵은 유마에게 넘어간 지 오래다. 하나 거기에 모였던 황룡의 힘, 다시 말해서 용 에너지는 아직도 그에게 남았다. 지너스가 비상한 힘을 낸 까닭은 전부 그것 때문이다. 지너스는 아주 옛날에 황룡을 품었는데도 지금껏 나이를 먹지 않았다. 용 에너지 때문에 그리 되었다고 치면 아귀가 맞는다.'고 해설을 보강했다.

얘기를 듣던 소니아는 지너스에게 황룡이 깃든 까닭이 뭐냐고 물었다. 레스틴은 '자세한 부분은 나도 모르지만, 이거는 지너스의 고향과도 관련이 깊다. 더군다나 거기서 지너스는 황룡의 힘을 다스리지 못하다가 사고를 쳤다. 아무래도 그곳에는 황룡의 의식이 잠든 유적지가 있다. 나는 어느 날 갑자기 거기로 발을 들인 지너스에게 황룡이 깃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다. 이때 마리온이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자 유마는 까닭을 물었다. 마리온이 '지금 여러분은 지너스와 엮이는 과거에만 골몰했다.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까 당장 놈을 쫓자. 해룡의 드래곤 소울을 아직도 놈이 소지했다고.' 알리자, 소니아는 '그거는 나도 신경 쓰인다. 어쨌거나 지너스가 소지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유마에게 따로 말까지 남겼으니까 우리에게 피해를 줄 놈은 아니라고.' 했다. 린나는 '해룡의 드래곤 소울이야 그놈에게 넘어갔다고 치자. 그런데 문제는 명룡의 드래곤 소울이 더 신경 쓰인다. 그거는 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마리온이 뭔가를 말하려 들자, 갑자기 굉음이 났다.

4.8. 제국에게 넘어간 명룡의 드래곤 소울

유마 일행은 소리의 진원지로 가자, 거기에는 이상한 용 한 마리가 보였다. 유마가 '이거는 제국군이 되살린 몬스터구나. 이놈이 대체 뭐 때문에 여기로 왔냐?'고 의문을 드러내자, 린나는 ' 불길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빼앗긴 듯하다.'고 말했다. 레스틴은 시간 없으니까 당장 놈이나 물리치자고 소리치고 무기를 꺼냈다. 그렇게 유마는 베놈 드래곤과 혈투를 벌였다. 베놈 드래곤이 이상한 공격을 일삼자, 유마 일행도 지지 않고 맞섰다. 그리고 유마 일행은 베놈 드래곤을 없앴다. 키리카가 '제국군이 보낸 몬스터를 물리쳐서 다행이다. 그런데 문제는 명룡의 드래곤 소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자, 아그넘은 '우리는 제국에게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빼앗겼다. 일이 아주 복잡해졌다.'고 혀를 찼다. 그러다 린나가 '그럴지도 모른다. 잠깐 기다려라. 그러고 보니까 베아트리스가 사막에서 뭔가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이년이 까닭도 없이 사막을 휘젓고 다닐 놈도 아니라고.' 말하자, 레스틴은 베아트리스가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빼앗았느냐고 되물었다. 린나는 자기도 잘 모르지만, 베아트리스가 뭔가를 알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소니아도 그렇다면 당사자에게 직접 묻자고 나오자, 린나는 '이년이 사막에서 열심히 뭔가를 찾아다녔으니까 아직도 근처에서 돌아다닐지도 모른다. 다시 배로 가자고.' 일행을 설득했다. 용의 제단에서 용건을 마친 유마 일행은 곧장 마르가로 발길을 돌렸다.

4.9. 레스틴이 말하는 키리카의 과거

유마는 레스틴에게 키리카가 어릴 때 어떤 사람이었냐고 물었다. 레스틴이 느닷없이 무슨 소리를 하냐고 따지자, 유마는 '키리카는 성실하고 어른스러운 사람이다. 성격이 옛날부터 그랬을지도 몰라서 물어봤을 뿐이라고. 당근 편식을 비롯한 여러 에피소드를 알고 싶다. 아는 대로 나에게 털어놓으라고.' 대꾸했다. 레스틴은 '그렇구나. 먼저 당근을 가리는 까닭부터 말하겠다. 키리카는 요즘이 아니라, 아주 옛날부터 당근을 질색했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너무 부풀려 말하지 말라고 외쳤고, 레스틴은 겨우 그 정도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 이러는 거라고 했다. 유마가 당사자가 당근을 얼마나 싫어했냐고 묻자, 레스틴은 '단순히 싫어하는 수준이 아니다. 먹기 싫다고 대성통곡하면서, 접시나 의자를 망가뜨리기 일쑤였다. 게다가 대성통곡할 때 나오는 목소리로 유리를 깰 정도였다.'고 했다. 유마는 키리카가 그렇게나 당근을 싫어하는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레스틴이 '키리카는 어릴 때 눈물이 많았다. 내가 체술을 가르칠 때에도, 걸핏하면 울면서 떼를 쓰고, 맨발로 달아나기 일쑤였다.'고 말하자, 유마는 지금 이미지와 너무 맞지가 않는다고 놀랐다. 레스틴은 '나는 오빠로서 동생이 부리는 어리광을 받아주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태도야말로 키리카에게 유해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고, 유마는 레스틴도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다고 독백했다. 레스틴이 '걔가 나에게 의절을 선언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신음하자, 유마는 그런 레스틴을 이해해줬다. 그러다 유마는 레스틴에게 '그래도 이것저것 보살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빠니까 마냥 엄격하게 굴지는 못했을 거라고.' 알렸고, 레스틴은 '그렇다. 네가 말한 대로다. 키리카가 아주 어렸을 때, 나는 욕조에서 걔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고 화답했다.

화답을 들은 유마는, 우애가 좋아서 부럽다고 말했다. 그러자 레스틴이 '키리카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려 하지 않았다. 내가 욕조에 들어가라고 말하면, 걔는 욕실에서 나체로 달아나기 일쑤였다.'고 말하자, 유마는 할 말을 잃었다. 레스틴이 유마에게 얼굴이 굳은 까닭이 뭐냐고 묻자, 갑자기 키리카가 나타났다. 레스틴은 키리카에게 뭐 때문에 그렇게까지 표정이 일그러졌냐고 물었다. 그래서 키리카는 대체 무슨 억하심정을 품었길래, 남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냐고 따졌다. 레스틴이 '이쪽은 너에게 억하심정을 품지 않았다. 그저 유마에게 옛 이야기를 해줬을 뿐이라고.' 해명하자, 키리카는 '이 양반이 간덩이가 부었구나. 감히 누구 앞에서 부끄러운 과거를 폭로하고 난리냐고!' 외쳤다. 레스틴이 미안하다면서 꼬리를 내리자, 유마는 '시종일관 냉철한 레스틴이 저렇게까지 밀릴 줄 몰랐다. 어릴 때 당근을 안 먹는다고 대성통곡하고, 툭하면 맨발로 도망쳤다던 증언이 거짓부렁으로 들릴 정도로 박력이 넘친다.'고 독백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곧장 다른 데로 갔다.

4.10. 선박 근처에서 적군과 맞닥뜨린 일행

마르가에서 잠깐 휴식하던, 유마 일행은 오르다 사막에 자리 잡은 고대 선박으로 다시 갔다. 유마 일행은 선박 내부에서 베아트리스를 찾았지만, 놈은 어디에도 자취를 남기지 않았다. 레스틴이 다른 곳으로 움직였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그거는 모른다고 말하려다가 태도를 바꿨다. 유마가 혹시 드래곤 소울이 기운을 내뿜었냐고 묻자, 키리카는 '거대한 드래곤의 기운이 감지되었다. 그런데 이거는 명룡의 드래곤 소울에서 나오는 기운이 아니다. 전번에 여기서 느꼈던 기운과 똑같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왔다. 베아트리스는 궁니르와 함께 일행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베아트리스는 '이번에도 네놈들을 만났구나. 여기서 뭐 하냐?'고 말했고, 린나는 '마침 다행이구나. 우리는 너에게 뭔가를 묻고 싶었다.'고 외쳤다. 베아트리스가 '네가 나에게 질문할 줄은 꿈에도 몰랐구나. 대체 뭘 묻고 싶으냐?'고 말하자, 린나는 혹시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가져갔느냐고 말했다. 이때 베아트리스는 '혹시 네놈들이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찾아냈냐? 그거는 대체 어디서 나왔냐?'고 되물었고, 린나는 '아직도 시치미를 떼다니 배짱 하나는 두둑하구나. 영봉 그랑시엘에 보관된 드래곤 소울을 훔친 범인은 바로 너라고.' 소리쳤다. 베아트리스는 '영봉 그랑시엘에서 드래곤 소울이 나왔다니 무슨 얘기이냐? 게오르그, 이 요망한 자식이 나를 속였다.'고 비명을 질렀다. 키리카는 게오르그가 대체 무슨 짓을 했냐고 물었지만, 베아트리스는 됐으니까 비키라고 둘러댔다. 린나가 '너도 사실은 다 알았지? 언제까지 우리에게 시치미를 뗄 셈이냐!'고 말하자, 아그넘은 '이런 식으로는 절대 결말이 나지 않는다. 이놈에게는 여러모로 신세를 졌으니까 여기서 빚이라도 갚자. 산 채로 붙잡은 다음에 얘기를 천천히 듣자고.' 린나를 타일렀다. 베아트리스가 '이쪽을 붙잡는다고 큰소리 빵빵 치다니 가소로운 놈들이구나. 내가 그렇게 쉽게 잡힐 줄 알았다면 오산이라고.' 말하고 싸우려고 들었다.

이때 궁니르가 베아트리스에게 여기를 맡기라고 말했다. 베아트리스가 떨떠름하다는 식으로 나오자, 궁니르는 '나는 너를 지키는 사람이다. 엑셀러가 나에게 하달한 명령도 바로 그거라고.' 말하고, 유마 일행에게 싸움을 걸었다. 결국 유마 일행은 궁니르와 전투했다.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궁니르는 돌진, 전기 장판, 꼬리, 낙뢰 같은 수단으로 유마 일행을 압박했다. 더군다나 꼬리 끝에서도 전기가 흘러나왔다. 그래도 유마 일행이 포기하지 않고 궁니르에게 계속 타격을 주자, 궁니르는 누적된 피해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궁니르는 그렇게 타격을 받았는데도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고 발악했고, 베아트리스는 이제 됐으니까 그만 철수하자고 궁니르를 달랬다. 그런데도 궁니르가 임무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버티자, 베아트리스는 '그거는 나도 안다고. 그러니까 내빼자. 싸움이 능사가 아니다. 여기서 네가 죽으면 나는 엑셀러에게 면목이 없다고.' 다그쳤다. 결국 궁니르는 뜻을 굽히고 도망치자고 결론을 냈다.

4.11. 태도가 바뀐 베아트리스

린나는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서는 가차 없이 버릴 놈이, 어디서 충성스러운 부하인 척 거짓부렁을 늘어놓으냐고 소리쳤다. 키리카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때 베아트리스가 '이번에는 이쪽이 태도를 바꿨다. 지금은 진심으로 누군가를 섬기자고 결심했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뭐 때문에 그러냐고 되물었다. 베아트리스는 '엑셀러는 나 같은 놈을 진심으로 신뢰했다. 그래서 이번 임무에서는 궁니르까지 붙여줬다고. 나도 처음에는 당사자가 탐탁치가 않았다. 너무 올곧은 성격이라서 어쩔 때는 무지 멍청한 사람으로 보였다고. 그런데 나도 갈수록 놈을 닮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옛날에 일어난 일, 분노, 원한을 비롯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답변했고, 키리카는 조용히 긍정했다. 베아트리스가 과거를 여기에서 청산한다고 말하자, 린나는 '그거는 또 무슨 개소리냐! 뭔가 착각한 모양인데, 용서해줄 사람은 네놈이 아닌 우리라고. 그리고 용서해줄 마음 따위는 추호도 없다고.' 고함을 쳤다. 키리카가 다독이는데도 린나는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대들었다. 키리카가 그것을 셋이서 천천히 다시 말하자고 나오니까, 린나는 대경실색하였다. 이때 키리카는 베아트리스에게 그래도 괜찮으냐고 질문했고, 베아트리스는 언젠가 반드시 그러자고 대꾸했다. 린나가 아무 말도 못하자, 베아트리스는 이런 케케묵은 얘기를 끝내고 다른 거나 논의하자고 털어놨다. 키리카가 그거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베아트리스는 명룡과 엮인 얘기를 털어놓으라고 말했다. 키리카가 명룡과 엮이는 부분만 알려줄 테니까 그리 알라고 털어놓자, 베아트리스는 알았으니까 당장 이실직고하라고 외쳤다.

린나가 저런 년에게 고급 정보를 넘기면 곤란하다고 저항하자, 키리카는 괜찮으니까 자기에게 맡기라고 말했다. 린나는 '이러면 우리가 불리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키리카는 영봉 그랑시엘로 갔을 때에는, 명룡의 드래곤 소울이 사라진 뒤였다고 베아트리스에게 통보했다. 베아트리스는 '물건을 보관한 곳에서 절도 사고가 일어났다는 뜻이구나. 얘기를 들으니까 게오르그 그놈이 더욱 수상하다.'고 대꾸했다. 키리카가 그게 사실이냐고 되묻자, 베아트리스는 '고맙다. 조금 전에 들려줬던 얘기는 언젠가 다시 하자고.' 말하고 사라졌다. 궁니르도 베아트리스를 따라갔다. 린나는 키리카에게 저런 년을 믿어도 괜찮으냐고 따졌고, 키리카는 혹시 눈치재지 못했냐고 되물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린나는 대체 뭘 눈치챘다는 뜻이냐고 따졌다. 그래서 키리카는 조금 전에 봤던 베아트리스에게서 옛날 모습이 나온 듯하다고 대꾸했다. 린나가 '그런 느낌도 들었다. 지금까지와는 뭔가 달랐다고.' 하자, 키리카는 '만약 그게 사실이면, 베아트리스는 엑셀러 덕택에 과거를 딛고 새롭게 태어났다는 결론이 나온다. 나도 이제까지 베아트리스를 싸가지 없는 놈으로 여겼다. 그러니까 우리부터 베아트리스에게 품은 악감정을 버리자고.' 말했다.

4.12. 본색을 드러낸 게오르그

한편 멜기우스 대성당에서는, 요아힘이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보자마자 '아주 환상적이구나. 이게 바로 명룡의 드래곤 소울이구나. 이런 고순도 용 에너지 반응은 생전 처음이라고.' 좋아했다. 이때 게오르그가 '미리 말하는데, 이거는 일개 연구 수단이 아니다. 네놈에게 따로 넘겼으니까 확실하게 성과를 내라고.' 명령하자, 요아힘은 '그거야 나도 안다. 그냥 나에게 맡기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요아힘이 뭐 때문에 엑셀러에게 보고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자, 게오르그는 '황녀에게는 드래곤 소울을 찾지 못했다고 알렸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돌아다니면 이쪽에게 문제가 생긴다.'고 대꾸했다. 요아힘은 '그렇구나. 그래서 명룡의 드래곤 소울에서 나오는 기운을 차단했다는 뜻이구나. 엑셀러가 눈치채면 망하니까 말이야.' 하면서 맞장구를 쳤다. 게오르그가 '네가 말한 대로다. 이런 허술한 연극으로 계집년 비위를 맞춰주는 짓도 이제는 질렸다. 이년은 이제 유통 기한이 지났다고.' 말하니까, 요아힘은 그렇다면 계획을 실천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게오르그는 계획이야 일찌감치 시작되었다고 대꾸했다.

요아힘이 '그렇다면 두 마리를 실험 재료로 삼을 기회가 생겼다는 뜻이구나. 결과물이 참으로 기대된다.'고 좋아하자, 게오르그는 일단 명룡의 드래곤 소울부터 제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얘기를 들은 요아힘은, '그거는 나도 안다. 그러면 이제 황룡을 포기하자고 결론을 내렸냐?'고 게오르그에게 얘기했다. 게오르그는 '황룡의 의식은 숙주인 소년과 깊게 엮였다. 숙주에게 협력을 받지 못하면 황룡의 용명검인 반델혼을 다루지 못한다. 지금은 황룡을 우리 손아귀에 넣지 못한다. 하나 명룡은 그렇지가 않다. 의식도 없는데다가 순수한 힘만이 드래곤 소울로 남았다. 여기서 명룡의 용명검을 만든다면 우리가 용의 힘을 자유자재로 다룰 기회가 생긴다. 용명검은 용을 상징하는 물품이다. 그것만 있다면 운명조차도 내 뜻대로 바꾼다고. 명룡의 검은 단순한 용명검이 아닌 올바른 모습으로 바뀐다.'고 말하더니, 요아힘에게 명룡의 드래곤 소울로 용명검을 제작하라고 명령했다. 요아힘이 '그렇구나. 황룡의 검이야 이쪽도 몇 번이나 눈으로 봤다. 그리고 내 스티그마로 얻은 분석 능력으로 원리를 거의 다 알았다. 무조건 용명검을 제작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하자, 게오르그는 '참으로 믿음직스러운 말이구나. 그때만을 기대한다.'고 알렸다. 요아힘은 '나에게 맡겨라. 이 요아힘은 각인 교회의 역사를 바꾼 천재 마도 과학자다. 수백 년 간 지지부진했던 "신의 업" 재현 계획을, 단 십 년만에 실전으로 옮긴 나에게 불가능은 없다.'고 웃었다.

이때 제스트가 '아무래도 네가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긴 듯하다.'고 말하자, 게오르그는 이제 황룡 때문에 엑셀러를 이용할 마음을 버렸다고 털어놨다. 제스트는 그러면 어쩔 셈이냐고 다시 물었고, 게오르그는 '요아힘에게 전권을 넘겼다. 뜬구름이나 잡는 황녀보다는 훨씬 낫다고.' 대꾸했다. 제스트가 이제 황녀는 유통 기한이 다 되었느냐고 묻자, 게오르그는 '마지막에는 황룡이 지닌 힘도 필요하다. 이거는 요아힘이 제대로 연구했다는 전제 하에서만 성립된다.'고 알렸다. 제스트가 '그렇다면 열심히 해 봐라. 약속한 대로 나에게 환희를 선사해라. 그거를 위해서 "신을 잇는 자" 칭호를 너에게 넘겼다.'고 말하자, 게오르는 '그거야 나도 안다고.' 받아쳤다. 제스트는 '네가 그리 나온다면, 놈이 연구를 끝날 때까지, 내가 황룡과 놀아도 된다는 얘기냐?'고 되물었고, 게오르그는 '그거야 너에게 맡기마. 하나 요아힘이 제대로 성과를 내기 전까지, 황룡을 죽이지 말라.'고 털어놨다. 제스트는 '나도 놈을 죽이지 않겠다. 대신 놈에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가르쳐줄 뿐이라고.' 말하고 웃었다. 게오르그가 '뭐 때문에 신이 이런 놈을 골랐을까? 나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독백하자, 제스트는 지금 뭐라고 말했냐고 살기를 드러냈다. 게오르그가 아니라고 둘러대자, 제스트는 '알았다. 너도 전력으로 이쪽에게 협력하라.'고 말하고 웃었다. 제스트가 사라지자, 게오르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