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Biblical studies성서학(또는 성경학)은 말 그대로 그리스도교 혹은 유대교의 성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성서학의 주요한 목표는 성경의 인간 저자들이 '동시대의' 독자들에게 의도한 1차적인 문필적 의도를 추적하는 것이며, 그 특성상 언어학, 문학비평, 고고학, 역사학과 매우 깊은 연관을 가진다.
잘 모르는 사람은 "성서학, 그거 교단 입장 따라서 독후감 쓰는 학문 아니냐" 같은 오해도 많이 하지만, 현대 성서학에서 교단간 차이는 거의 없는 것에 가깝다.[1] 구미권에선 비단 의식적인 교회일치운동에서 뿐만이 아니라, 대놓고 '가톨릭(개신교) 성서학회'를 표방하는 곳에도 개신교(가톨릭) 성서학자가 잘만 참여하고 글을 기고한다. 오히려 교단간의 차이보다 더 큰 건 후술할 각 언어권간의 차이이다.[2]
근현대 성서학에서 가장 주도적인 언어권은 독어권과 영어권이다. 독어권은 근현대 성서학의 요람으로[3] 영어권보다 훨씬 일찍 근대적 방법론으로 접어든 곳이다. 때문에 오늘날 대부분의 학문들이 영어권에 종속된 것과는 달리, 성서학에선 여전히 독어권의 영향력이 매우 막강하며, 당장 현대어 성경들이 원문으로 쓰는 비평본 원문들, 곧 BHS,[4] Nestle-Aland,[5], 괴팅겐판 70인역[6] 등이 독일산 비평본들이다.[7] 또한 독어권의 특성상 가톨릭과 개신교의 인구가 거의 비등비등하여 한쪽이 한쪽에 종속되지 않고, 가톨릭-개신교간 협력이 매우 활발한 것도 장점이다. 물론 영어권도 당연히 중요하다. 영어권은 비록 독어권보다 근대성서학의 태동에서 후발주자이지만, 미국의 막강한 경제력과 투자 등으로 오늘날 독어권과 쌍두마차로 성서학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일선 사목 현장에선 미국이 독어권보다 훨씬 보수적이기 때문에 학문 레벨이 아니라 교양 레벨에서는 여전히 근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8]
2. 구약학
구약학의 경우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연구가 이루어진다.신학적 연구: 신학적 관점이란 곧 성경을 기독교의 신학과 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한 수단으로 구약을 공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 구절들을 통해서 교회의 구원론, 기독론, 인간론, 종말론, 도덕법 등을 만들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설교를 위한 성경 연구도 이쪽에 포함된다.
비평학적 연구: 비평학적 관점이란 성경을 본문비평, 역사비평, 편집비평 등 성서비평학적 방법으로 성경을 읽는 것을 뜻한다. 성경을 일반 문헌들과 동등한 위치에 두고 성경의 편집과정 등을 연구한다. 이 연구 방법론에서는 성경의 편집층을 나누고 성경 전승의 형성과정을 추적하는 것이 목적이다.
주석적 연구: 주석적 연구는 비평학점 관점과는 반대되는 입장의 연구다. 주석적 연구에서는 성경을 하나의 완전한 문학 작품으로 보고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레위기의 율법이 룻기 네러티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요나는 왜 하나님께 불평을 했는지 등을 설명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정경비평이라고 한다.
인류학적 연구: 인류학적 관점에서는 성경이 각 시대와 장소에 따라 어떻게 해석되고 사용되었는지를 연구한다. 성경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이 관점의 핵심이다. 이 방법론에서는 유대교의 형성에 성경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서구 사회에 미친 성경의 영향이 무엇인지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다른 말로는 문학비평이라고도 한다.
언어적 연구: 이 과정에서는 성경이 기록된 언어와 그 동족 언어들을 연구해서 성경을 올바로 번역하고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히브리어와 아람어, 아카드어와 우가릿어 등을 셈어를 연구하여 성경의 텍스트 자체를 연구한다.
근동학적 연구: 이 과정에서는 성경이 기록된 고대근동사회의 문화와 생각 아래에서 성경을 이해하는 것을 연구의 방법론으로 삼는다. 언어적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집트어를 포함해서 다양한 고대근동의 언어들을 연구하여 1차 자료를 연구하고 그에 따라 성경이 기록된 배경을 연구한다. 고고학이 함께 사용되는 관점이다.
3. 신약학
4. 관련 문서
[1] 가령 "예수에게 동복형제가 있었냐"는 질문의 경우, 성경 본문 그 자체에서는 정답을 확정할 수 없다는 데(곧, 엄밀한 의미에서의 성서학적 방법론으로는 확정할 수 없다는 데) 가톨릭과 개신교를 막론하고 성서학자간에 널리 의견이 일치한다. 다만 본문 그 자체에서는 정답을 확정할 수 없을 때 '전통'과 '믿음'이 어떤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학자 개개인의 생각이 다른 것이며, 이건 성서학의 영역이 아니다.[2] 가령 예수 세미나 학파가 영어권에선 나름대로 '목소리 큰 소수파'의 위치를 점한 반면, 독어권에선 동조자를 거의 못 모은 것을 들 수 있다. 그 외에 (엄밀히 말하면 성서학의 영역은 아니지만) 한국 가톨릭에서 성경의 장절 구별에 쉼표를 쓰고(예: 요한 1,1) 한국 개신교에서 콜론을 쓰는 것(예: 요한 1:1)도 가톨릭-개신교의 차이가 아니라 독어권을 포함한 유럽대륙과 영어권의 차이이다. 다시 말해, 독일 개신교는 한국 가톨릭처럼 쉼표를 쓰고, 미국 가톨릭은 한국 개신교처럼 콜론을 쓴다.[3] 일찍이 독일인 구약학자 벨하우젠은 모세오경이 모세의 단일저작이 아닌 J, D, E, P의 네 전통이 모여서 만들어졌다는 문서설을 주장했으며 이 여파로 독일의 성서학계는 비평적 연구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4] 《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 Deutsche Bibelgesellschaft, 51997. (BHS)[5] 《Novum Testamentum Graece》. Deutsche Bibelgesellschaft, 282012.[6] 《Septuaginta: Vetus Testamentum Graecum》. Göttingen: Vandenhoeck & Ruprecht.[7] 신약 번역의 경우 Nestle-Aland 못지 않게 UBS(《The Greek New Testament》, United Bible Societies)도 많이 쓰지만, UBS는 독립된 비평본이 아니라 Nestle-Aland의 본문을 그대로 가져다쓰고 본문비평 장치만 달리하는 형제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이들 프로젝트의 비평 본문 그 자체는 현재 독일 뮌스터 대학교Universität Münster 의 Institut für Neutestamentliche Textforschung에서 이뤄지고 있다.[8] 다시 말해서 학문 레벨에선 현대에 영어권이 딱히 독어권보다 보수적인 게 아니고, 독어권이 영어권보다 진보적인 것도 아니다. 다만 근대 성서학의 수용에서 영어권이 더 늦었기에, 20세기 전반만 하더라도 영어권이 학술 레벨에서도 근본주의 성향이 강했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