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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4 19:40:36

피아노 소나타 3번(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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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Chopin Piano Sonata No.3
작곡가프레데리크 쇼팽
장르독주곡
이보 포고렐리치의 연주.

1. 개요2. 구성
2.1. I. Allegro Maestoso2.2. II. Scherzo: Molto vivace2.3. III. Largo2.4. IV. Finale: Presto ma non tanto

1. 개요

Chopin Piano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쇼팽이 작곡한 그의 세 번째 피아노 소나타로 1844년에 완성되었으며 이듬해에 출판되었다.

소나타 2번과 함께 쇼팽의 피아노 독주곡 중 기술적, 음악적으로 가장 어려운 작품 중 하나이며 그의 최고 걸작 중 하나이다. 2번 소나타와는 구조적으로는 비슷하지만 곡의 배경이나 작품 성향은 전작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쇼팽은 이 곡에서 대위법적인 요소와 깊은 음색을 추구했고, 그만큼 견고하고 완성도 높은 소나타[1] 를 창조해냈다. 고전기 소나타와는 확실하게 차별성이 있는 작품으로, 그의 낭만주의적 아이디어를 더욱 가미하면서 자신만의 소나타를 정립하고 완성했다.

2. 구성

2.1. I. Allegro Maestoso

쇼팽 소나타 3번 1악장은 쇼팽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곡이라 평가받는 만큼, 고도의 예술성과 음악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주 없이, 초반의 하강화음에서 시작하는 강렬한 1주제. 박력 넘치는 이 주제는 전조하여 단2도 아래인 내림나장조로 전조한다. 그리고 등장하는 반음계적 동기 다음 주어지는 상대적으로 빠른 느낌의 4번째 동기가 모두 합하여 하나의 주제를 이룬다. 이 주제 하나만으로도 이 악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치밀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각 동기들은 유기적으로 하나의 선율을 짜낸다.

종지적 느낌이 강한 4번째 동기가 끝나면, 서정적인 2주제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2] 1주제와 완전히 상반되는 2주제는, 나란한조인 라장조에서 시작하는데, 넓은 음역의 무너진 아르페지오 음형 위의 아름다운 선율은 지극히 쇼팽스러운 멜로디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쇼팽은 고전주의적 발상[3]관념을 깨부수고, 그의 낭만적 감정을 곡에 충분히 넣었다.

2주제 또한 4개의 동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1주제 3동기를 차용한 1번째 동기,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밝은 2번째 동기, 유기적 연결을 도와주는 3번째 동기, 그리고 상승 아르페지오로 이루어진 4번째 동기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4번째 동기까지 오면 아까와 같은 곡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대조되는 분위기를 보여주며, 엄격한 1주제와는 다른, 상당히 애상적인 주제이다. 여기서도 1주제의 일부가 들어가 있으며, 전개부로 넘어갈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제시부가 끝나는 91마디에 도돌이표가 있지만 제시부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이 부분을 반복하여 연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시부 자체가 이미 1악장의 절반을 차지해 버렸기 때문에 도돌이표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관념을 지닌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어보면 1악장의 거의 2/3가 제시부가 되어 버려 곡의 균형이 무너진다. 후술하듯 재현부에서 1주제를 버리고 2주제만으로 곡을 이어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제시부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전개부로 들어가는데, 4동기의 마지막 저음부와 1주제의 첫 하강화음이 합쳐져 대위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어디서 바흐의 영향을 받았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며, 그 다음에는 1주제의 변형된 모습이 선보여지고, 바로 곧이어 내림라장조-내림마장조로 이어지는 2주제 2동기를 만난다. 이 주제는 늘어지고 또 다시 대위법적으로 치밀하게 구성되어, 다시 1주제로 넘어가긴 하는데, 여기서 재현부에 2주제를 보이기 위해 첫 주제의 마지막 동기를 전조하여 보여준다.

재현부에서는 놀랍게도 나장조로 다시 전조한 2주제를 차용한다. 이는 상당히 대범한 부분인데, 이미 전개부에서 충분히 변형된 1주제를 완전히 버리기[4]로 선택한 것이다. 그는 재현부에서 아직 완전히 발전하지 못한 2주제를 들고 와, 리듬이나 하모닉을 일부 변형시켜 더욱 견고하게 완성시켜 나간다.
2주제를 끝으로, 그는 코다를 통해 이 곡을 나장조로 마무리시킨다. 열 마디가 채 되지도 않는 이 코다는 하강 아르페지오 음형 (1주제의 그것)을 다시 차용해 이 소나타의 끝을 낸다.

2.2. II. Scherzo: Molto vivace

소나타 2번의 2악장과는 다르게 가볍고 밝은 느낌으로, 내림마장조의 조성을 갖는다. 스케르초 악장으로서, 앞의 완전히 변형된 1악장과는 다르게, 2악장은 오히려 매우 엄격한 A-B-A 구성을 지니고 있다. 고전주의 소나타의 스케르초마냥 곡의 길이가 정말 짧다.

1악장의 나단조와 상당히 동떨어진 조성인 내림마장조의 스케르초는, 유연하며 흐르듯 하는 주제를 지니고 있다. 왼손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나 기묘한 박자로 구성되어 있고, 상당히 급격하게 왼손과 오른손이 헤미올라 리듬의 유니즌으로 스케르초를 끝낸다. 이 스케르초 다음으로, 조금은 심심할 수 있는 다성부의 나장조의 트리오가 등장한다. 트리오의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스케르초는 일말의 주제 변화 없이 그대로 끝낸다.

2.3. III. Largo

느린 악장. 그러나 2번의 장송 행진곡과는 다르게, 자유로운 녹턴풍의 곡이다.

우레와도 같은 서주 다음에 등장하는 다장조의 대비되는 조용함, 그리고 그 다음 등장하는 노래와도 같은 나장조의 선율. 이렇다 할 부분은 없지만, 쇼팽의 야상곡 특유의 심금을 울리는 사랑스럽고 애상적인 선율이다. 느리고, 살짝 어그러진 듯한 춤곡과도 같은 이 파트는 짤막한 전환부를 거쳐 B파트에 돌입하게 된다.

마장조의, Sostenuto가 기입된 이 파트는 녹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즉흥곡에 가까운 음형을 보여주며, 쇼팽이 선율을 짜내는 재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금세 밝다가도, 다시 단조로 바뀌는, 이리저리 파도와도 같은 음형 속 내성으로 감정선을 보여주는 이 파트야말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쇼팽만의 천재성일 것이다.

아까와 동일한, 그러나 전조된 전개부가 지나면 다시 녹턴풍의 파트로 돌아와, 조금의 데코레이션과 같이 연주한다. 전의 주제와는 또 다른, 조금 더 밀도 있는 면모도 조금은 보인다. 다시 전환부를 거쳐, B파트의 음형과 A파트의 선율이 섞인 코다가 연주되고, 곡은 조용히 끝을 낸다.

지속된 음형 속 참신한 전조와, 지금까지의 그의 모든 선율을 통틀어도 가장 아름다운 선율에 꼽히는 이 조예깊은 악장은, 소나타 중에서도 가장 명상적인 악장에 해당될 것이다.

2.4. IV. Finale: Presto ma non tanto

론도 소나타 형식의 피날레 악장. Introduction-A-B-A-B-A-Coda로 구성되어있다.

기존 론도에서 소나타와 복합적으로 합성된 구성을 이루고 있다. 짤막한, 그러나 강렬하고 박력넘치는 서주는, F# 옥타브에서 시작하여, 빌드업을 쌓으며, 도미넌트 세븐스 코드를 통해 텐션을 매우 고조시킨다.

Agitato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피날레. 쇼팽이 그 어떠한 곡보다도 자신감 넘치는 이 주제는 셋잇단음표의 음형에서 천천히 빌드업된다. 옥타브 속 셋잇단 음형으로 갑자기 난이도가 끌어올려지는[5] 이 A파트는 더욱 텐션이 빌드업되어 B파트로 어떠한 전환 없이 바로 넘어간다.

강렬하고 낮은 코드 다음 날렵한 스케일 위주의 구성으로 되어있는 이 파트는 leggiro에서는 아예 날아다니는 듯한 스케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저음부에서부터 첫 주제의 파편이 위로 끌어올려지고, 점점 느려지며, 다시 A파트로 돌아오게 된다.

앞선 부분보다 조금 더 묵직한 이 파트는 이번에는 3:4 폴리리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맨 처음의 A파트와 같이 단선율이던 멜로디가 옥타브로 다시 반복되며 별다른 특징은 없이 다시 B파트로 넘겨주게 된다.

여기서의 B파트는 다시 A파트로 전환되는 부분이 앞의 B파트와 조금 다른데, 2악장의 화성 구성인 Eb-B 구성 레퍼런스와, 앞서의 것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큰 아르페지오의 연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단조로 전조시키는, 모종의 가교이자, 소나타로서는 재현부에 해당될 A파트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까보다도 훨씬 더 무거운 저음부의 16분음표 아르페지오 위의 한층 더 직설적인 주제[6]가 다시 재현되고 나면, B파트의 일부와 유사한 형태로 코다가 시작된다..

이 코다 또한 이 곡에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으로 뽑히는데, 처음부터 매우 넓은 범위의 아르페지오부터, 아까보다 더 복잡하고 더 빠른 음형, 왼손의 도약,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에튀드 Op.25 no.11(겨울바람)과 비슷한 음형까지, 상당히 난이도적으로도 까다로운 파트이다.

이 코다는 점점 끝으로 갈수록 더 강렬해지며, 마지막에는 승리에 도취된, 강렬한 나장조 코드로 마무리를 짓는다.


[1] 소나타 2번슈만에게서 다소 악장 간의 유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2] 이미 1악장 3동기 (반음계적 동기) 에서 주어진 주제이다. 쇼팽이 얼마나 유기적인 연결에 신경썼는지가 보이는 대목.[3] "지나치게 많은 감정을 이입하면 작곡가의 의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4] 이런 소나타 형식을 2부분 소나타 형식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같은 작곡가의 소나타 2번이 있다.[5] 왼손 반주 또한 난이도가 더 높아진다. 손이 작은 사람이 이 부분을 연주하면 모든 순간이 도약이 된다.[6] 주제의 주선율은 코다로 넘어가기 직전의 몇 마디의 상승 패시지를 제외하면 맨 앞의 A파트와 완전히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