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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4 05:28:44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1. 개요2. 등장인물3. 줄거리4. 명대사5. 여담

1. 개요

김초엽 작가가 2019년 발표한 SF 단편소설.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수록되어 있는 첫번째 작품이다. 주인공 '데이지'는 순례자들에 대한 질문[1]의 대답을 얻기 위해 순례자들의 기록을 찾고 그들의 길을 따라가려고 한다. 귀환자의 눈물의 의미와 마을의 시스템을 밝히고 마침내 순례길에 떠나는 이야기.

2. 등장인물

3.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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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이오해커 디엔은 릴리 다우드나가 맞았다.

릴리 다우드나는 얼굴의 큰 흉터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으며 '완벽한 아이들'을 만들어 더 이상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가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돈을 벌다가 갑자기 온라인으로 자신의 작업 방식을 알려준 것은 이 때문이었다.

올리브의 서술에 따르면, 릴리가 40세 쯤 되었을 때에 자식을 갖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가 배양을 시작하던 중 결함을 발견하게 되고는 서슴없이 폐기하려고 했을 때, 릴리는 깨달음을 얻었다.

완벽해서 차별이 없는 세상보다, 불완전해서 서로를 의지하는 세상이 더 낫지 않을까?

결함이 있어서 사라져야 하는 세상은 옳지 못한 세상이라고 생각한 릴리 다우드나는 자신의 기술들을 모두 쏟아부었고 '마을'이라는 장소를 만들어 결함이 있는 아이들이 태어나게 했다. 실제로 릴리의 바람대로 마을 사람들 간에 차별은 없었으니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봐도 괜찮을 듯하다.

시초지로 갔다가 돌아오는 순례라는 의식은, 올리브가 릴리를 찾아 떠났던 것이 유래가 되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이 남게 된다. 제목과 동일하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바로 지구에서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데이지가 편지에 서술한 것을 보면 이상하게도 마을의 사람들끼리는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13]

올리브 역시 다시 마을에 돌아오는 일은 없었고 같이 결함이 있던 델피와 함께 양극화, 분리주의에 대한 저항을 하다가 삶을 끝냈다.

이렇게 데이지도 자신의 친구 소피에게만 편지를 남긴 채 올리브의 흔적을 따라 순례를 하려고 한다. 편지가 끝나면서 이야기도 끝나게 된다.

4. 명대사

사람들은 디자인에 의해 만들어진 아름답고 유능하고 질병이 없고 수명이 긴 새로운 인류를 '신인류' 라고 통칭했다.
마을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릴리의 얼룩이 특별한 정보값을 갖지 않는 하나의 특성일 뿐이었지만 지구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릴리를 마음껏 멸시하고 혐오할 수 있는 하나의 낙인이었다.
그녀는 얼굴에 흉측한 얼룩을 가지고 태어나도, 질병이 있어도, 팔 하나가 없어도 불행하지 않은 세계를 찾아내고 싶었을 것이다. 바로 그런 세계를 나에게, 그녀 자신의 분신에게 주고 싶었을 것이다. 아름답고 뛰어난 지성을 가진 신인류가 아니라,서로를 밟고 그 위에 서지 않는 신인류를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마을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결점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서 때로 어떤 결점들은 결점으로도 여겨지지 않았다.
지구로 내려간 우리는 그 다른 존재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거야. 그리고 우리는 곧 알게 되겠지. 바로 그 사랑하는 존재가 맞서는 세계를. 그 세계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비탄으로 차 있는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진실을.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거야.
그때 나는 알았어.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5. 여담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2] 귀환자가 사랑한 사람이 시초지에서 죽어서 결국 돌아오게 되었다. 어린 화동(花童)이었던 데이지는 왜 울고 있는지 알 수 없었을 따름이다.[3] 금서들이 모인 도서관이라고 한다. 뒤뜰을 지키는 문지기가 지키고 있는 구역이기도 하다.[4] 데이지의 증언에 따르면 말투가 신랄하다고(...)[5] 올리브[6] 이후 올리브의 회상을 보았을 때 올리브가 떠나겠다고 하자 무모한 행동이라며 만류한 듯하다.[7] 릴리 다우드나가 살았던 곳이 미국인 것을 보아서 만 나이를 기준으로 삼아 18세부터 어른으로 칭한 듯 하다.[8] 시초지, 즉 지구에 남을 것인지 돌아올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9] 사실 선생님도 귀환자들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자신도 '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10] 사실 이후 오스카가 선생님과 대화하는 것을 보면 오스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왜 '마을의 역사'는 '시초지의 역사'보다 짧고 굴곡이 없냐"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지의 과대해석 다만, 역사에 굴곡이 없었던 것 역시 릴리가 바라는 점이었기 때문에 오스카가 데이지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었다는 것을 변함이 없다.[11] 이름은 델포이(Delphi)에서 따 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어와 영어 모두 델피라고 발음되기 때문이다.[12] 올리브를 공격하려던 남자들을 향한 델피의 대사가 "여긴 비개조인들의 구역인데 경찰이 올 것 같아?"라는 걸 보았을 때 이미 양극화는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된 듯하다.[13] 아마 마을의 구성원들은 서로가 같은 근원에서 태어난 존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성애를 느낀다 해도 대부분 형제애를 느끼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14] 김초엽 작가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