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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5 22:05:08

신체발부 수지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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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y(身, ruby=신)][ruby(體, ruby=체)][ruby(髮, ruby=발)][ruby(膚, ruby=부)] [ruby(受, ruby=수)][ruby(之, ruby=지)][ruby(父, ruby=부)][ruby(母, ruby=모)] [ruby(不, ruby=불)][ruby(敢, ruby=감)][ruby(毁, ruby=훼)][ruby(傷, ruby=상)] [ruby(孝, ruby=효)][ruby(之, ruby=지)][ruby(始, ruby=시)][ruby(也, ruby=야)]
사람의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감히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요

[ruby(立, ruby=입)][ruby(身, ruby=신)][ruby(行, ruby=행)][ruby(道, ruby=도)] [ruby(揚, ruby=양)][ruby(名, ruby=명)][ruby(於, ruby=어)][ruby(後, ruby=후)][ruby(世, ruby=세)] [ruby(以, ruby=이)][ruby(顯, ruby=현)][ruby(父, ruby=부)][ruby(母, ruby=모)] [ruby(孝, ruby=효)][ruby(之, ruby=지)][ruby(終, ruby=종)][ruby(也, ruby=야)]
몸을 세워 도를 행하여서 후세에 이름을 드날려 부모님을 드러내드리는 것이 효도의 마침이다.

1. 개요2. 설명3. 기타

1. 개요

효경(孝經)에 나오는 문장이다. 유교적 사상의 핵심적인 문구라 자주 인용된다. 여기서 나온 입신양명(立身揚名)은 세속적 출세를 나타내는 단어로도 흔히 쓰인다.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얼핏 면도도 하지 말고 손톱도 깎지 말라는 허무맹랑한 말로 들릴 수 있으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식이 몸을 성히 보존하고[1]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서 바라는 가장 큰 염원인 것이다. 따라서 축자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해하지 말라"는 의미로 보면 시대를 초월한 효의 본질을 짧은 글에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선에선 문신을 새겨도 신체발부 수지부모라하여 큰 처벌을 받기도 하였는데, 그 이유는 단순히 문신을 새겨서가 아니라 문신을 새김으로서 다가오는 결과 때문이다. 문신이 하나의 풍습이었던 일본과 중국과 달리 조선에선 검계 같은 조직폭력배들이나 하던 짓이었다. 만약 자식이 문신을 새겼다는 것은 높은 확률로 조직폭력배에 가입을 했다는 의미고, 직업 특성상 사람을 죽이고 해치는 중범죄일은 예사 일인데다가, 잘못하면 조직원들한테 살해되거나 관군에 체포가 돼서 처형까지 당할 수 있으니 "이런 몸 상할 수 있는 일을 아예 하지마라"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즉 상투를 틀고 수염을 깎지 않는 것은 이 문장의 의미를 몸에 상징적으로나마 계속 지니게해서 늘 행동거지에 조심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2. 설명

조선 시대에는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상투를 틀었고 조선말기 단발령에 대한 반발의 논거가 되었다.[2] 형벌도 참수형이나 거열형, 궁형 등 신체가 훼손되는 형벌을 가장 치욕적인 것으로 여겨서 신체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는 교수형사약을 명예로운 형벌로 여겼다. 자살 [3]도 당연히 큰 죄악으로 보았다.

하지만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해도 손톱, 발톱은 다 깎았다. 손발톱을 깎지 않으면 생활에도 불편하고 위생 상으로도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손발톱을 깎은 후에도 뒷처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는데 항상 불에 태우거나 변소에 버렸다고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여우나 호랑이, 쥐 등이 이것을 먹고 그 손톱의 주인으로 변신해서 인간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미신이 있었기 때문. 비단 옛날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어른들 사이에서는 이런 터부가 있다. 사실 손발톱 뿐만 아니라 수염도 어느 정도 가위질을 해서 관리했다. 어떤 사대부들은 손, 발톱을 깎아 봉투 등에 모아두었다고 한다. 성호 이익은 유언장에서 자신이 모아둔 손발톱을 같이 입관시켜 달라고 했다.

터럭을 손상한다 해서 무조건 불효로 매도당한 것은 물론 아니었다.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서 시아버지를 봉양한 효부에 대한 전승이 곳곳에 전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 단발령이 반발을 산 것은 항목에도 나와있듯이 을미사변, 배코친머리에 대한 부담감, 강제시행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얽힌 결과였다.

3. 기타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에서는 아직도 전설이라 불리는 문제가 나온 적이 있는데, 바로 "조선시대 단발령에 대한 조상들의 반발에 대해 논리적 근거를 대고, 이를 분자생명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시오."였다. 참고로 교수가 생각한 모범답안은 대략 다음과 같다고 한다. "조상들이 제시한 논리적 근거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이나, 그들이 단발령에 대해 반발할 때에는 이미 부모에게서 물려받았다고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세포는 없다. 즉, 그들의 체세포는 전부 그 오리지널 세포인 수정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부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신체발부수지부모를 주장할 수 없다." 이 문제의 배점은 98점 만점에 무려 20점. 교수의 독특한 시험문제 참고.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나서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발단속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내려온데다가 특히 1970년대에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장발단속이 많이 이루어졌는데 그 때문에 신체발부 수지부모가 블랙코미디적인 용법에서 쓰여왔다.

근육조선이라는 대체역사소설에서는 주인공 수양대군(최영직)이 논리를 기반으로 헬스로 몸을 튼튼하게 다져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입신체비'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역사가 바뀌며 후속작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에선 단발이 머릿니가 벼룩이 피를 빨아먹지 못하게 한다며 시행한다.

현대 중국어에서도 사용되는 표현이다.

[1] 이 기준은 나라에 따라 매우 다르다. 당장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에서도 전족과 같은 몸을 해치는 풍속이 유행하기도 했다.[2] 그런데 상투를 틀기 위해서는 상투 안쪽을 어느 정도 밀었다. 자세한 사항은 상투 문서 참고. 단발령에 대한 저항은 사실 서양문물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다.[3] 자살도 어떤 자살이냐에 따라 달랐다. 예를들어 임금이 자결을 명할때 하얀 천을 하사받으면 형벌이 아니라 명예로운 죽음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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