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톨릭·정교회·성공회의 성인
Sancta Agnes(291 - 304)
축일은 1월 21일. 영미식으로는 아그네스, 이탈리아에선 아녜제(Agnese) 또는 이네스(Ines)라고도 한다.
4대 순교 성녀[1] 중 한 사람이기도 하며, 이름처럼 정결한 신앙생활 때문에 후세에 오며 동정녀의 상징처럼 굳어졌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평소에 뭇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흔들리지 않았고, 박해를 받을 때 매음굴에 갇혔지만 천사가 머리카락을 라푼젤급으로 확 길러주고 흰 옷을 입혀줘서 아무도 그녀를 건드리지 못했다.
그 광경에 무릇 변태들이 겁에 질렸다가 한 용자 변태가 나서서 덮치려고 했지만, 그는 아녜스를 건드리기도 전에 즉사해버렸다. 음란한 시선으로 훔쳐보기만 하던 찌질한 변태는 장님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관리들이 이 사실을 알고 뭔일이냐며 갈구자, 아녜스는 "천사가 지켜줬다"면서 전구의 기도를 올려서, 죽은 변태를 되살리고 장님이 된 변태를 다시 눈뜨게 하였다. 이런 아녜스를 불길 속으로 집어던졌지만, 불들이 알아서 피해주는 기이한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다시 끌려와 참수당하여 동정으로 순교했다.
생몰년도가 사실이라면 그녀는 고작 14살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남자들이 꼬이고, 매음굴에 던져지고, 참수당한 게 되어버린다.
가톨릭 순교 소설 '파비올라'에서는 여주인공 파비올라의 사촌 동생 설정으로 나온다. 이 때 파비올라의 아버지가 아녜스에게 "결혼 적령기니 좋은 상대를 찾아보라"고 권하며, 딸 파비올라를 가리키며 "저렇게 노처녀로 살지 말라"며 딸을 디스한다. 참고로 파비올라의 설정상 나이는 20세.
그런데 이와 비슷한 사례가 실제 확인되는 근대 역사 기록에 남아있다. 아녜스의 이야기는 구전되고 여러 사가를 거치면서 과장이 곁들여졌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까다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어도, 아녜스보다도 어린 11살 소녀가 20세기에 시성까지 된 이 사례는 이탈리아 경찰/사법당국의 사건기록과 의료기록까지 있었기 때문에 빼도박도 못하는 진짜 이야기이다.
이탈리아 시골마을에 살았던 마리아 고레티(1890년 10월~1902년 7월)는 이웃 청년 알렉산드로 세레넬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몰리자, 가해자에게 "이러면 진짜 큰 죄가 된다"면서 저항하다 칼에 난자당하여 중상을 입고 끝내 선종했다. 마리아의 이야기는 비록 아녜스의 이야기처럼 멀쩡한 눈이 멀었다거나 한 건 아니었으나, 30년형을 선고받은 세레넬리[2]는 감옥에서의 첫 3년간 불량스러운 태도로 뻗대던 중 마리아 고레티가 백합을 모아 건네주며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는 꿈을 꾼 후, 마음을 고쳐먹고 참회의 길로 들어선다.
세레넬리는 30년형을 마친 후 아직 살아있던 마리아의 어머니 아순타 고레티를 찾아가 용서를 빌고, 아순타에게도 용서를 받아, 남은 평생을 수도원에서 기도하며 살았다고 전해진다. 비오 12세 교황은 1947년 있었던 시복식에서 아순타에게 다가가 함께 눈물을 흘렸고, 3년 후 시성식에서는 마리아를 일컬어 "20세기의 아녜스"라 하였다. 가해자였던 세레넬리도 노년의 나이로 참석했으며, 마리아의 시성식은 어머니가 딸의 시성식에 참석하는 사상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었다.
아뉴스 데이의 아뉴스(Agnus)와 어감이 비슷하며 실제 어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때문에 아녜스 성녀를 표현한 성화에는 어린양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2. 인명
2.1. 실존 인물
- 김효주 아녜스 - 한국 가톨릭 교회의 순교자
- 비센테 아녜스 핀손 - 에스파냐(스페인)의 항해사
- 아녜스 드 쿠르트네 - 이스라엘의 왕비
- 아녜스 바르다 - 프랑스의 영화감독
- 아녜스 소렐 - 프랑스 국왕 샤를 7세의 정부
- 자니네 아녜스 - 볼리비아 대통령
- 프랑스의 아녜스 - 프랑스 공주
2.2. 가상 인물
3. 기타
[1] 아녜스(1월 21일), 아가타(2월 5일), 세실리아(11월 22일), 루치아(12월 13일).[2] 세레넬리는 범행 당시 아직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성인이면 무기징역감인 범죄로 30년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