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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8 22:57:46

애기어


1. 개요2. 특징3. 문제점

1. 개요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디시인사이드 등 각종 SNS 혹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게시글에서 귀엽게 보이기 위해 어린아이처럼 발음을 뭉개어 쓰는 애교를 일컫는 말.

2. 특징

애기어는 사람에 따라 쓰는 어휘가 제각각 다르므로 어디까지가 애기어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성인이 쓰는 애기어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1. 자신을 3인칭화한다. 예를 들어 '제가 했어요'를 '○○이가 했어요' 라는 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넣어서 쓴다.
  2. 어린아이 컨셉을 밀기 위함인지 틀린 맞춤법, 비문, 오타를 남발하기도 한다. 조사의 활용에 대해 예를 들면, '기분 좋아요'라는 말을 쓸 때 '기부니가 좋네용' 같은 표현으로 쓴다. 요점은 이들이 실제 맞춤법을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귀척(=귀여운 척)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맞춤법을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그러기 때문에 상대가 지적해도 고치지 않을 확률이 높다.
  3. 받침이 없는 단어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반드시 'ㅇ', 'ㅁ', 'ㄹ' 등 비음과 유음 계통의 어감이 부드러운 받침을 붙인다.
  4. 최대한 유아적이고 귀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유아어를 쓰거나 발음이 서툰 어린 아이들의 말투를 흉내낸다. 원래 '~어'였던 어미를 '~오'에 대응시키거나 어미에 유난히 'ㄸ', 'ㅉ' 자음이 붙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했어요'라고 끝낼 것을 '~해떠요', '해또요', '해쪄요' 식의 속칭 '혀 짧은 소리'로 치환하는 식이다. 심각한 경우 '쩨짜에(←세상에)'처럼 기존에 없던 단어를 창조하기도 한다.[1]
  5. 이름이 긴 사물들은 줄여서 부른다. 단, 기존 단어보다 어감이 귀엽다고 인식할 경우 오히려 단어를 늘이기도 한다. 아이스크림→아큼이, 아저씨→아찌, 오줌→쥼쥼이[2] 등.
  6. '싫다'나 '없다'처럼 상대적으로 표기가 까다로운 문장은 어린아이의 발음대로 '시러(←싫어)'나 '업떠(←없어)'로 표기한다. 이 역시 위의 마찰음 문제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7. 된소리를 쓰지 않아도 되는 단어에 된소리를 붙인다. '고모'를 '꼬모', '버스'를 '뻐뜨' 또는 '뻐쯔' 라고 부르는 게 대표적인 예시.

이 외에도 무궁무진한 바리에이션이 있지만 사람마다 발음을 표기하는 방법이 달라서 모두 다 적을 수 없다.

보통 발음이 완전하지 않은 미취학 아동 시기에 내는 소리라거나 귀척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애교조로 말한다는 인식이 흔하다.[3] 실제로 2010년대까지만 해도 여성들 사이에서 흔한 말투였고 나 꿈꿨어 귀신 꿈꿨어가 대유행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페미니즘, 탈코르셋 문화가 퍼져서 여성들의 애교 문화가 줄어들면서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애기어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고 오히려 남초 커뮤니티에서 애기어가 많이 쓰인다.

잘 보이고 싶은 대상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기어를 쓰는 경우도 많지만[4] 아기나 애완동물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서 유아어를 쓰는 경우도 매우 많다. 이 경우 귀척이 아니라 반대로 자신이 연약한 대상을 돌보는 보호자 포지션에 놓는 것이므로 귀척이 목적인 애기어보다는 상대적으로 인식이 나은 편이다.

3. 문제점

현실에서 시전할 경우 눈총을 받기 쉽다. 남녀를 불문하고 외모가 귀엽고 어려 보여야 먹힐 확률이 높고 성인일 경우 사적인 대화는 괜찮지만 공적인 장소에서 애기어를 쓰는 것은 되도록 지양하는 분위기다. 대놓고 '자신을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봐달라'는 어필이기 때문에 동성에게 시전하면 사회적 평판이 떨어질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더 나아가 동성이든 이성이든 애교 자체를 싫어하는 성향인 사람이라면 가볍게는 무시, 짜증, 오글거림, 심하면 경멸과 역겨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제일 큰 문제는 단어를 짧게 말하기, 발음을 과하게 굴리기, 지나치게 혀 짧은 소리로 대표되는 애기어의 특성상 의사소통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애기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귀여움 이전에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당혹스러울 수 있다. 공주(왕자) 병에 걸렸다거나 유아퇴행적, 정신박약적이거나 로리타 느낌의 섹시함을 어필한다는 인상을 주기 쉬운 것은 덤. 딱딱한 모습으로 비치고 싶지 않거나 친근하고 귀엽게 보이기 위해 이러한 말투를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는 애기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의존적이고 독립적이지 못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역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게 극단적으로 활용된 것이 응애 나 아기 XX 같은 류의 드립이다.

남성이 여성만큼이나 애기어를 현실에서 남발해 대는 경우 유머가 그리 달갑지 않은 사람일수록 이러한 애기어 구사자를 매우 불쾌해하며 '어차피 수틀리면 남남일 거 뭐 저리 피곤하게 사냐' 같은 생각이나 들지 않으면 다행이지 심하면 소시오패스나 이중인격자로 보게 된다. 연인 관계에서 남자가 여자한테 귀여워보이려고 애기어를 쓸 때도 여자 측에서 불쾌감을 표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애기어를 지나치게 사용한 탓에 잘못된 발성을 습득했거나 선천적으로 구강에 문제가 있어서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경우 본의 아니게 일부러 귀여운 척을 하는 사람으로 오인되어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5] 이 경우는 후천적으로 잘못된 발성을 습득해서 부정확한 발음을 내는 경우도 있고 선천적으로 구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어렸을 때 구강호흡을 많이 하면 입 천장이 좁아질 수 있다. 아이가 나이를 먹었는데도 여전히 심하게 혀 짧은 소리를 낸다면 발성이나 구강 문제를 의심해 봐야 한다. 혀 짧은 소리는 언어장애의 일종이며 사회생활에 스트레스를 주는 큰 원인 중 하나이므로 되도록 어릴 때 교정하는 편이 좋다.
[1] 사실 언어발달 측면에서 보면 한국어의 'ㅅ' 및 영어의 's' 등 치경 마찰음 [s\]로 대표되는 마찰음 계열을 가장 늦게 제대로 발음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완전히 숙달되기 전에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VOT (voice onset time)가 매우 낮은 파열음이나 파찰음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2] 정작 유아어에서 소변에 대응되는 단어는 '쉬(아)'인 점이 아이러니하다.[3] 한편으로는 이런 풍조를 역이용해서 넷카마들이 여자인 척 애기어를 시전하기도 한다.[4] 대체로 여성이 남성에게 시전하지만 동성에게도 똑같이 하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남성이 여성에게 시전하기도 한다.[5] 주변 사람들이 관대하다면 그냥 넘어가 주는 운 좋은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주변에서 싫어하며 때로는 조롱이나 따돌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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