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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31 21:32:24

오수의 개

1. 개요2. 줄거리3. 기타


獒樹의 개

1. 개요

불을 꺼 주인을 구한 개에 대한 민담[1] 중 비교적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동물과 관련된 민담이자 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의 지명 유래와 관련된 지명 유래담이기도 하다.

2. 줄거리

옛날 전라도 남원[2] 땅에 한 노인이 살았다. 노인은 처자식 없이 오직 개 한 마리와 같이 살았는데, 주인은 개를 지극히 돌보았고 개는 주인이 가는 곳마다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졸래졸래 따라다녔다.
어느 봄날, 노인은 이웃 마을에서 벌어진 잔치에 부름받아 개를 데리고 잔치판에 가서 술과 안주를 배불리 먹고 잔뜩 취해서 지팡이를 짚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깐 개울가 풀밭에 드러누워 장죽을 물고 담배를 피우다가 이내 곯아떨어졌고 개는 그러한 노인 곁에 머물렀다. 얼마 후 들풀에 자연 발생한 들불이 붙으면서 풀밭에 불이 일었고 겨우내 바짝 마른 풀들은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급속히 퍼져 나갔다. 개는 큰 소리로 계속 짖으며 적극적으로 노인을 깨우려 했으나 술에 왕창 취해서 세상 모르고 자는 노인은 개짖는 소리에도 잠에서 깨지 않았고, 노인이 드러누운 자리로 불길이 번지자 개는 개울로 뛰어들어 온몸을 적시고 돌아와 주인이 자는 자리 주변을 뒹굴며 풀을 물로 적셨다. 그러나 불길은 계속 다가왔고 개는 개울로 뛰어들어 자기 몸을 물로 적시고 돌아와 불속으로 뛰어들어 몸을 뒹굴어 불을 끄기를 되풀이했다. 날이 어둑해질 무렵 술에서 깬 노인은 풀밭이 검게 탄 것을 보고 놀라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개는 불을 끄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기진맥진하여 죽고 말았고, 노인이 드러누웠던 자리 주변의 풀들만 타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노인은 스스로 사실을 파악하고 슬피 통곡하며 '이 개가 날 살리려고 제 몸이 타는 줄도 모르고 불을 껐구나. 술취한 인간은 개만도 못하다더니 내가 그런 인간이구나!' 하고 절망하여 개를 원둥산에 장사지내고 개를 죽게한 충격에 다시는 절대 술을 먹지 않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하며 실제로도 무슨일이 있어도 술을 완전히 끊고 절대 먹지 않았으며, 이 이야기를 들은 고을 관리들과 마을사람들까지 진심으로 슬퍼하며 개의 장례식에 적극 참여할 정도였다. 노인은 들고 온 지팡이를 비석 삼아 개무덤에 꽂아 두었는데 세월이 흘러 이 지팡이가 가지를 뻗어 잎을 내고 뿌리를 내리면서 한 그루의 느티나무가 되었으니 개 오(獒) 자를 붙여 오수(獒樹)라 이른다.

3. 기타

주인을 구한 개에 대한 전설은 전국 곳곳에서 전해오며 전라북도 내에서도 임실군 오수면 이외에 익산시 금마면, 정읍시 신태인읍과 북면, 고창군 성내면, 김제시 순동 지역에도 이와 비슷한 전설이 내려온다.

임실엔 오수개를 기리는 의견비도 있다. 정확히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고, 1928년 전라선 개설 공사 중 오수면 상리마을 앞 하천에서 발견됐다. 비석 앞면엔 하늘을 보고 누운 개 형상과 개 발자국 모양이 있다. 뒷면엔 최소 65명이 넘는 시주자 명단이 새겨져 있다. 1940년 원동산공원으로 옮긴 의견비는 1971년 전라북도 민속문화재 1호로 지정됐다.

1982년부터 매년 5월엔 오수개의 넋을 기리기 위한 오수의견문화제가 열린다. 오수고등학교는 2024년 전북펫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반려동물 행동 교정 전문가를 육성하는 '반려동물산업과' 신입생 20명을 뽑았다.

[1] 진화구주(鎭火救主)형 민담이라고도 한다.[2] 1914년 부군면 통폐합 이전에 오수면과 지사면은 남원군 관할이었다. 때문에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 고장 사람들이 "장 보러 읍내 간다"고 하면 대부분 임실장이 아니라 남원장에 간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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