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양間
1. 개요
소를 두는 공간. 비록 현대에 와서는 시골에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식용 소들을 대량으로 사육하는 대형축사만이 존재할 뿐이나, 과거 농촌사회에서는 소와 말 같은 가축이 귀중한 가산이었기에 소를 키우는 집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공간이었다. 가축을 두는 곳인지라 파리가 끓고 냄새가 나는 등[1] 비위생적인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외양간은 집 가까이 붙은 헛간이나 창고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귀중한 가축인 소의 건강상태를 잘 돌볼 수 있도록 가까이 두기 위한 것.바닥은 흙바닥이며, 이 위에 짚 등을 깔아놓는다. 이 짚은 두엄이라 하는데 더러워지면 거름이나 땔감으로 이용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평소에 대비가 없었다가 일을 그르친 뒤에야 뒤늦게 대비함을 이르는 말로, 이미 일을 그르친 뒤에 뉘우쳐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목축이 생활사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근대 유럽이나 유목민족들에게는 외양간이란 개념이 사실상 없었다. 이들은 가축을 밖에 풀어 놓고 길렀기 때문인데, 가축이 위험할 것 같으면 그냥 집안에다 들였다. 사람이 사는 공간과 가축이 머무는 공간간의 경계가 없다시피 한 것이다. 다만 마구간만은 존재했는데, 이는 말이 귀족들의 귀중한 군사적 자산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선시대 주막을 다룬 드라마나 만화에서도 자주 나오는데 밤늦게 찾아온 손님이 방이 없으면 외양간이라도 달라고 하여 천을 깔고 짚 위에서라도 잠을 자는 게 나온다. 냄새야 그래도 밤늦게 밖에서 잠자기도 그렇고, 호환같은 재해도 우려해서 이렇게라도 머물었다. 즉, 실제로 벌어진 일인데 한 기록에서도 높은 벼슬아치가 밤늦게 주막에 들렀는데 방조차도 꽉 차서 할 수없이, 외양간이라도 달라고 하여 거기서 잠자는데 시끄러워 잠이 깨니 지방 벼슬아치가 주막에 머문다고 공권력으로 방을 비우라고 하여 멀쩡한 방에서 잠자던 손님들이 내쫓겨 외양간에 꾸역꾸역 들어왔던 거였다. 훨씬 높은 정승급 벼슬임에도 공권력을 함부로 과시하지 않고 얌전히 외양간에서 머물려던 그 사람은 분노하여 그 자리에서 벼슬을 밝혔다. 놀란 지방 벼슬아치가 사죄함에도 꾸짖고 이후 조정으로 와서 이런 일을 밝혀 그 지방 벼슬아치 관직을 내쫓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여담으로,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의 밴드 로젤리아가 커버한 海色의 가사 “ Weigh Anchor!” 부분이 몬더그린으로 인해 외양간처럼 들려 많은 유저들에게 웃음을 유발한적이 있다.
2. 각 지방의 외양간
서남부 지방에서는 오양간, 제주도에서는 쇠막 또는 쇠왕이라고 한다. 특이하게도 강원도와 경상도 지방에서는 마구간이라고도 부른다. 말을 기를때 부르던 명칭이 남아있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경기도와 삼남 지방에서 크기가 작은 집일 경우, 외양간은 외채집을 제외하고는 사랑채 혹은 행랑채에 두는데, 보통 부엌 등 불 때는 곳과 가까운 쪽에 둔다. 함경도, 특히 함북지방에서는 기후 관계로 외양간을 집 안에 두었다.3.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매우 널리 쓰이고 있다. 심지어 '소 잃고'라는 부분을 빼버리고 말을 해도 한국인 대부분은 그 의미를 다 알아 들을 정도.도시화가 진행되어 실제 외양간을 접할 일이 거의 없게 된 젊은 세대도 이 속담 덕분에 대부분 외양간의 뜻을 알고 있으며, 오히려 외양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 속담에 일부로서 쓰이는 것이 본래 뜻으로 쓰이는 경우보다 훨씬 많을 정도이다.
4. 온라인 게임을 뜻하는 신조어
흑우 드립과 엮어서, 그런 흑우들이 많이 플레이하는 과금 요소가 심하거나 운영상 문제가 많은 게임을 외양간이라고 칭하기도 한다.심각한 운영상의 논란으로 유저들의 대부분이 떠난 뒤에야 패치로 이를 수정하는 것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패치로 게임이 개선된 후에 떠난 유저들이 복귀할 경우, 검은 소가 달려오는 사진과 함께 "외양간이 고쳐졌다고?"라고 쓰는 밈도 있다.
5. 관련 문서
[1] 소와 말의 분변은 돼지와 달리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지 않다. 오로지 풀만 먹기 때문이다. 소와 말의 변을 말리면 굉장히 효율이 높은 연료로 쓸 수 있다. 실제로 방목을 하는 목장에서는 소와 말의 똥을 주워다가 뗄감 대신 연료로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