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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5 23:09:03

욕쟁이할머니 음식점


1. 개요2. 상세3. 관련 문서

1. 개요


구수한 욕을 하는 할머니 주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아예 가게 상호에 욕쟁이라고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그보단 그냥 불리기만 그렇게 불리고 가게 상호는 다른 경우가 많다. 사실 상호명에 대놓고 '욕쟁이'가 들어가 있다면 소문이 퍼지다 보니 나중에 간판을 바꿔 달았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붐에 편승하여 만들어진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2. 상세

주로 외진곳의 오래된 음식점에서 구수한 욕을 하는 할머니를 만나볼 수 있다. 대개 그런 욕쟁이 할머니 음식점은 맛집으로 알려져 있지만[1]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은 편이다. 맛이 나쁘지는 않지만 맛보다는 정으로 장사한다고 보면 된다. 특별히 욕먹는 것이 좋아서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네 할머니 같은 추억과 정을 느끼기 위해서 간다는 것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3인분 같은 2인분을 달라고 하면 쌍욕을 하면서도 실제로 3인분을 주고는 2인분값을 받는다던가, 5인분을 먹고도 나갈 때 "어? 저희 3인분 주문했는데요?"라고 하면 모르는 척 속아주기도 한다. 진짜 하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외국인들은 욕쟁이 할머니 맛집이라고 하면 일단 혼돈의 카오스에 빠진다. 이 욕쟁이 할머니 맛집에서 외국인들이 할머니에게 푸짐한 욕을 듣고는 당황해하면, 주변에서는 아무일 없다는 듯 식사하거나 오히려 그 욕 받는 걸 즐기는 것에서 외국인들은 더 당황해 한다.

이는 크게 한국의 사회문화 관념과 언어, 요식업의 역사 등의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맛과 위생 등 식당으로써의 최소한 이상을 갖춰서 살아남은 욕쟁이할머니 맛집은 대체로 이런 공통점을 갖는다.

1. 할머니에게 욕을 듣는 것이 무조건 기분 나쁘지 않다.
욕쟁이 할아버지 맛집, 욕쟁이 아줌마 맛집, 욕쟁이 아저씨 맛집, 욕쟁이 청년 맛집을 들어본 적 있는가? 이 욕쟁이라는 수식어에서 한국인들이 유일하게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 계층은 할머니 뿐이다. 한국인들에게 할머니라는 존재는 여러가지 이미지가 있지만 주로 한국의 성장기에서 묵묵히 가족을 위해 헌신한 모성애가 담겨있는 푸근하고, 정 많고, 챙겨주는 존재이며 욕을 하더라도 정말로 혐오를 담아서 욕하는 게 아니라 애정을 표현하는 말씨가 그럴 뿐인 일종의 츤데레 성격을 가진다. 그래서 손님도 할머니 음식 맛이 괜찮으면 굳이 서비스 태도를 문제삼지 않는다. 그 욕을 친근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2. 가성비가 좋거나, 최소한 푸짐하게 준다.
이런 식당들 다수, 특히 백반집이나 국밥집 중 살아남는 집은 대부분 맛 외에도 가성비가 좋거나 양이 푸짐해 호평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런 식당 대부분이 한국 성장기때 사회생활을 전혀 해보지 않던 전업주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갑자기 생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생겨난 케이스기 때문이다. 갑자기 어떤 이유로 이 아주머니들이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데, 전문기술이나 지식도 없고 자본금도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할 수 있는 것은 식당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동네에서 소규모로 개업하게 되니 손님은 모두 동네 지인들이나 그 동네 일하러 오는 일꾼들이다. 그래서 이런 식당은 대부분 큰 소득을 얻으려 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일하는 맛에, 그리고 동네 사람들 보고 부대끼는 맛에 하게 된다. 자연히 편한 말투가 될 수밖에 없고, 이 편한 말투란게 욕설이다보니 사실상 50년대~90년대까지는 동네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할머니들은 대부분 욕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게 되었다. 이런 식당 주인들 대부분은 오래 한 곳에 뿌리내리고 음식 장사를 하다 보니 손님들과의 신용이 나름 구축되어 있어서 음식맛 내려고 MSG를 쓸 지언정, 몇번 오면 금방 음식 취향을 알 수 있는 단골이 90%인 손님을 배신하면서 이득을 남기기 위해 값싼 재료를 쓰거나 많이 팔려고 음식양을 속이는 꼼수를 쓸 동인이 없다. 애초에 마켓이 정해져 있으니 손님을 더 받아서 돈을 벌 수 있을 가능성도 극히 낮고, 마진을 크게 남기기보단 동네 사람들 잘 먹고 가게 익숙한 검증된 재료를 쓰고, 큰 이익 보려고 식당을 키우기보단 단골들한테 맛난거 먹이면서 노동의 만족과 삶의 위안을 찾는다. 이런 집과 신용이 쌓이면 손님도 꼭 먹으러 가는게 아니라 친교를 나누기 위해서 다시 찾는다. 음식은 거짓말을 안 한다. 좋은 재료 쓰면 결국 맛이 나게 마련이고, 배불리 먹이면 100에 99는 만족하고 나간다. 골목식당의 공릉동 백반집 같은 케이스처럼 이런 집은 주인장이 욕좀 해도 단골이 지켜주고 먹여 살린다.

3. 집밥 같은 외식, 외식 같은 집밥.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이를 복합유연성으로 설명하는데, 서로 상극인 가치를 순환적이나 복합적으로 사고하며 둘 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한국인의 성향이라는 것. 사실 한국인들의 99%는 외식을 한다. OECD 2위의 노동시간을 보내는 대한민국 국민들 대다수는 하루 한 끼 이상은 집 밖에서 외식을 할 수밖에 없다. 집밥은 원하는 재료로 자기 취향껏 배불리 먹을 수 있지만 요리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고, 번거롭거나 조리가 어려워 한계가 있다. 반면 외식은 요리를 안 해도 먹을 수 있고 어떤 음식도 돈만 있으면 사 먹을 수 있지만 식당에 따라 복불복 서비스를 받게 되고 돈이 없으면 배불리, 맛있게 먹을 수 없다. 집밥과 외식은 이런 상극적인 면을 갖지만 한국인은 둘 다 포기 못해서 집밥 같은 외식 같은 집밥을 원한다. 이런 욕쟁이할머니 맛집은 단골들에게는 거의 집밥 같은 접근성을 가지며, 가끔 소문 듣고 찾아오는 외지 손님들에게는 처음 와서 서비스에 당황하지만 적응하고 나면 가성비도 괜찮고 맛도 괜찮으며, 주인장의 욕만 받아들이면 나름 친근한 대접 덕에 집밥 같은 위안을 얻을 수 있고, 외식 한끼임에도 집밥 같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인들의 둘 다 포기 못하는 성격이 이런 맛집의 존재를 키우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래는 욕쟁이 할머니가 아니었지만 욕쟁이 할머니붐에 편승하여 새로 만들어진 가게도 많다. 이런 욕쟁이 할머니 식당 열풍을 풍자한 장면이 바로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그 유명한 '욕이라는 건 말이다' 장면. 가짜 욕쟁이 할머니진짜 욕쟁이 할머니역관광시키는 장면이다. 윤서인은 이런 식당이 있다는 게 한국의 문제라고 만화로 표현한 바가 있는데, 욕쟁이할머니 집에 대한 비판이야 타당한 비판일 수 있겠지만 '한국의 문제'라고 드립을 쳐서 비난을 받았다. 사실 저런 가게는 한국뿐만 아니라 윤서인이 그렇게 추앙하는일본에도 있으며, 만화가 오다 에이치로가 고향인 구마모토에서 손님을 애송이멍청이라고 부르는 선술집 할아버지 이야기를 썰로 풀었다.[2][3]

사실 한국에서 욕은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별 악의 없이 자주 쓰이는 말이라 욕이 있다고 해서 불쾌해 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전체 말의 문맥에 따라 평가한다. 실제로 일부 중고등학교의 국어 교과에서는 비속어의 장점으로 친근감 형성을 내세우기도 한다.
유명한 일화로 박정희전주 민정시찰 중에 과음한 다음 날 수행원을 시켜 전주에서 유명하다는 삼백집의 콩나물국밥을 배달해 오라고 했는데, 삼백집 주인 할머니는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이런 썩을 놈들이 어디서 배달 소리를 해? 먹고 싶으면 와서 처먹어!"라고 욕을 내질렀고, 수행원은 박정희에게 배달이 안 된다고 보고하자 하는 수 없다며 직접 삼백집을 찾아갔다.[4]

그 후의 상황은 처음처럼 소셜 블로그 삼백집 칼럼에서 한층 더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데, 원래 국밥을 내면 주인 할머니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계란을 하나씩 까서 넣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와이셔츠 차림으로 국밥을 먹던 박정희를 보더니 계란을 하나 까서 넣어 주고는 "얼씨구? 생긴 건 박정희 닮아서 잘도 쳐먹네? 네놈은 어찌 그리 박정희를 쏙 빼닮았냐? 누가 보면 대통령인 줄 알겄다 이놈아." 라고 지나가다가 다시 "그래도 그 놈은 큰일이나 했지. 옛다, 계란이나 더 쳐먹어!" 라고 하며 계란을 하나 더 서비스로 까서 넣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욕을 먹은 당사자인 박정희는[5] 그냥 콩나물 국밥에 만족하고 껄껄 웃으며 "허허허. 할머님, 박정희가 나를 닮은 거지, 어찌 나더러 박정희를 닮았다고 하슈?" 라고 껄껄 웃으면서 좋아했다고 한다.[6] 하지만 그 할머니는 임종 때까지 "그 놈팡이는 절대로 박정희가 아니여!"라고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와탕카에서는 삼겹살집에서 주인공들이 욕쟁이 식당 할머니의 구수하고 정겨운 욕 한 사발을 기대하고 갔는데, 정작 할머니는 유순한 분이셨고 대신 나온 것이 욕쟁이 어린이였다는 반전이 있다. 욕쟁이(의) 할머니 식당이라는 것이다. 할머니들에는 할머니 모임에서 자리 시비로 욕 배틀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사회자 할머니가 막대기로 탕 탕 탕하고 중재를 하고 “됐구만! 인자 그 정도면 손색 없겄으!”라는 말 한 마디 하고, 막컷에
파일:와탕카 욕쟁이 할머니네 삼겹살.png
욕쟁이 할머니네 삼겹살 전국 61개 체인점 동시오픈.
이라고 써져있다.

츄리닝에서는 위의 박정희 에피소드가 패러디되었는데, 욕쟁이 고기집에 유명 정치인이 오자 손님들이 과연 어떻게 할까 지켜본다. 할머니는 정치인들에게 가서 손님이니 쫓아낼 수는 없고 주문은 받겠지만 뻘소리 말고 빨리 먹고 꺼지라면서 정치 잘 하라고 훈계까지 해서 손님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머쓱해 하며 고기를 구우려던 정치인은 주문한 돼지갈비가 아니라 소갈비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순풍산부인과에서도 에피소드가 있다. 오지명이 갔는데 처음엔 욕을 들어 화가 났지만 어느새 욕을 들어야 더 먹는 맛이 느껴졌다고.#

개그콘서트달인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연탄갈비집이 뉴욕 맨해튼에 욕쟁이할머니 청국장집 옆에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욕쟁이 할머니 국밥집에서 국밥을 먹는 광고를 찍어 히트를 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상록수 기타 연주 광고와 함께 대선 광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자세한 내용은 이명박은 배고픕니다 문서로.

3. 관련 문서


[1] 개인마다 편차가 있는 편이긴 하지만 죽집이나 국밥집, 토속음식점이나 생선구이집 등 백반집 위주나 토속술집이 맛집인 경우가 많다. 특히 곰탕집 부류는 할머니가 하루 종일 곰탕을 끓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맛이 우러나는 편이다.[2] 참고로 저때 만난 선술집 할아버지가 흰 수염 에드워드 뉴게이트의 모티브라고 밝혔다[3] 또한 미국 시카고에도 위너 써클이라는 핫도그 가게가 욕쟁이 종업원들의 식당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난 오브라이언 영상으로 알려졌다.[4] 이때 박정희가 한 말이 압권인데 "허허, 가라면 가야지?" 라고 대답했고 심지어 직접 찾아갔다고 한다.[5] 사실 수행원들은 그 할머니에게 욕만은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지만 할머니는 개무시를 했다고 한다.[6] 당시 그 할머니는 1972년 78세로 작고한 1894년생 이봉순 씨로, 1917년생의 박정희와 무려 20년 이상 차이나는 어머니 나이뻘 되는 사람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여자들이 20세 이전에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는 경우가 아주 흔했기 때문에, 젊은 시절의 박정희에게도 충분히 어른 대접을 받았을 나이였다. 비록 거친 말이긴 하지만, 어머니 나이뻘 되는 어른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면서도 큰일을 했다고 칭찬을 하였으니 크게 기분이 나쁠 리는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