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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1 01:22:16

워싱턴 허스키스 미식축구 2013~14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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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허스키스 미식축구 2012~13 시즌

1. 시즌 요약2. 시즌 진행3. 주요 경기 및 사건

2013년 가을의 워싱턴 허스키스 미식축구 시즌이다. 스티브 사키지언 감독 아래 맞는 5년차 시즌이자, 정규시즌 종료 후 사키지언이 USC 감독으로 부임함에 따라 마지막 해가 되었다. 이젠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한 4학년 쿼터백 키스 프라이스와 NFL급 재능이 즐비한 공격진을 앞세워 2001년 이후 최고 랭킹인 15위까지 올라가본 해였으나, 사키지언 아래 끝내 고쳐지지 못했던 들쑥날쑥한 경기력과 시즌 중반 집중력 부재로 인해 팬들이 염원하던 북부 디비전 우승 및 라이벌 오레곤 덕스 상대 연패행진을 끊지는 못했다. 그래도 보울 게임을 승리로 장식함에 따라, 2001년 이후 최고의 전적인 9승 4패와 최고 최종랭킹인 2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년여의 보수 및 증축 작업을 마치고 허스키 스타디움이 재개장한 시즌이기도 하다.

1. 시즌 요약

전적 9승 4패
컨퍼런스 스탠딩 Pac-12 북부지구 3위
포스트시즌 2013 파이트 헝거 보울 승리
최종랭킹 25위
감독 스티브 사키지언

2. 시즌 진행

팀 랭킹은 경기 당일의 랭킹 기준이다.
날짜 상대 랭킹 결과 전적
8/31 #19 보이시 스테이트 브롱코스 38-6 승 1-0
9/14 일리노이 파이팅 일라이나이 19위 34-24 승 2-0
9/21 아이다호 스테이트 벵골스 17위 56-0 승 3-0
9/28 애리조나 와일드캐츠 16위 31-13 승 4-0
10/5 #5 스탠퍼드 카디널 15위 28-31 패 4-1
10/12 #2 오리건 덕스 16위 24-45 패 4-2
10/19 애리조나 스테이트 선 데빌스 24-53 패 4-3
10/26 캘리포니아 골든 베어스 41-17 승 5-3
11/9 콜로라도 버팔로스 59-7 승 6-3
11/16 #13 UCLA 브루인스 31-41 패 6-4
11/23 오리건 스테이트 비버스 69-27 승 7-4
11/29 워싱턴 스테이트 쿠거스 (제 106회 애플 컵) 27-17 승 8-4
12/27 BYU 쿠거스 (2013 파이트 헝거 보울) 25위 31-16 승 9-4

3. 주요 경기 및 사건

8월 31일 개막전은 크리스 피터슨 감독이 이끄는 보이시 스테이트와의 리매치. (바로 전 시즌의 보울 게임에서 워싱턴이 보이시에게 20-26 패배했다.) 피터슨의 명성도 있고 보이시가 파워 컨퍼런스 상대로 강하다 보니 대체적으로 보이시가 한수 위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워싱턴의 폭발적인 패싱 어택을 오히려 보이시가 막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었고, 2년차 수비코디 저스틴 윌콕스의 수비진은 지난 시즌보다 더욱 견고했다. 결국 38-6라는 관광 스코어의 이변이 일어났고, 전국적으로 아오안이던 워싱턴에게 오랜만에 이목을 집중시킨 이 경기는 피터슨 감독 커리어 최악의 패배로 남게 된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후 이 경기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이때는 아무도 몰랐다.

이후 약체 OOC 팀들과 애리조나를 잡으며 순항한 워싱턴은 10월 첫째주에 전국랭킹 15위까지 오른다. 이 주의 원정 상대는 랭킹 5위의 스탠퍼드. 비록 지난 시즌 워싱턴에게 뜻밖에 덜미를 잡혀 BCS의 꿈을 말아먹은 스탠퍼드였으나, 리그 최강의 수비는 더욱더 강해졌고 무엇보다 지난해엔 2년차 쿼터백 케빈 호건이 없었다. 결과는 종료 직전까지 접전 끝에 스탠퍼드의 3점차 승리. 4쿼터 말미 마지막 공격에서 워싱턴이 필드골 거리까지 들어갈 뻔했으나, 스타 타이트엔드인 오스틴 세퍼리언-젠킨스가 노마크 상태에서 패스를 떨어트리는 실수를 범했고 이어진 포스 다운에서 케빈 스미스의 캐치가 라인 아웃으로 선언되어 경기가 종료되었다.

허나 전국 최강급 스탠퍼드와 명승부를 펼친 것이 강한 인상을 주어, 시즌 초반에 당한 패배임에도 불구하고 다음주 랭킹은 고작 1계단 내려간 16위였다. 그리고 다음 상대는 역시 우승후보인 랭킹 2위 오레곤. 워싱턴은 올해야말로 9년째 지속된 라이벌전 연패를 설욕하겠다는 의지였고, ESPN의 대학풋볼 토크쇼인 College Gameday가 이번주 촬영지로 워싱턴 캠퍼스를 지목하여 시애틀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1] 경기 당일인 10월 12일, 동부시간 아침 9시 생방송(즉 서부시간 6시)을 맞추기 위해 학생들은 자정부터 레드 스퀘어에 몰렸고, 밤새 줄서서 사인을 만들고, 팀을 응원했다. 그날 기숙사 RA들이 죽어나갔었다. 승자예측 코너에서 고정패널 중 하나인 리 코소가 오리건 승리를 점치면서 오리 모자를 쓰자 야유가 쏟아졌지만, 호프 솔로워런 문 등 UW 관련 스포츠 인사들이 게스트로 나오고 ESPN 메인 중계위원 크리스 파울러가 학생들과 만담을 나누는 등 유쾌한 분위기였다. 물론 Gameday의 오랜 전통인 WSU 깃발 또한 인파속에서 등장했다. 다만 TV에 나오지 않은 부분은, 촬영지가 라이벌인 UW 캠퍼스인 만큼 UW 팬들이 깃발 게양을 방해하는 등 티격태격했다(...).

생방 때 내리던 비도 그치고 맑게 갠 상황에서 경기가 개막했고... 내용은 시궁창. 비숍 샌키가 왼쪽 외곽으로 70야드 터치다운을 만드는 등 여러번 폭발하면서 워싱턴의 공격을 혼자 먹여살렸으나, 하이즈먼 트로피 후보인 상대 쿼터백 마커스 마리오타와의 대결에선 역부족이었다. 수비가 서드다운까지 강제할 때마다 마리오타가 시간을 끌다 어떻게든 퍼스트다운을 내는, 수비적으로 비효율적인 드라이브가 여러번 있었고, 결국 진이 빠진 수비는 45점을 내줬다. 이걸로 오레곤에게 10연패를 당한 워싱턴은 라이벌 팬들로부터 WashingTEN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2]

워싱턴은 이어진 10월 셋째주에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던 애리조나 스테이트 원정에서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패배하고 랭킹은 하늘나라행 리그 우승의 꿈이 확실히 물 건너가게 된다. 아마 사키지언의 한계를 가장 여실히 보여준 경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번 말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팀의 멘탈, 스프레드 팀 상대로 수비 불안정, 하프타임 전략의 부재 등. 5년 연속 시즌 중반에 3연패, ASU 상대로 8연패, 애리조나주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12년간 무승이라는 불미스러운 기록들을 이어가기도. (물론 마지막 두가지는 전적으로 사키지언 감독의 책임은 아니다.)

시즌 후반에는 애플 컵 승리를 포함, 4승 1패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어 8승 4패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중하위권 보울인 파이트 헝거 보울에 선정되어 경기를 준비하던 12월 2일, 같은해 레인 키핀 감독을 경질한 USC 트로전스가 사키지언을 차기 감독으로 임명했다. USC같은 전국 톱급 프로그램이, 워싱턴에서 큰 성과를 못내고 있던 사키지언을 내정했다는 소식에 대학풋볼계가 뒤집어졌다.[3] 워싱턴 입장에서는 당장 리크루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아무리 봐도 바닥부터 다시 세워오던 워싱턴을 포기하고 우승을 노려보기에 더 편한 자리로 옮기는 모양새라서 배신감을 느낀 워싱턴 선수들이 언론에 대놓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4]

그리고 4일 후, 워싱턴은 차기 감독으로 크리스 피터슨을 임명한다. 이때 당시 피터슨의 주가는 실로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풋볼 변방이던 보이시에서 처음엔 공격코치로, 이후엔 감독으로서 팀을 정상급 스쿼드로 올려놓았고, BCS 보울 2회 우승 및 현역 감독 중 유일하게 올해의 감독상[베어]을 2회 수상하였으며, 8년간 92승 12패로 현역 FBS 감독 중 승률 1위였다.[6] 매년 풋볼 명문들의 러브콜을 거절하던 그가 왜 워싱턴을 택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때나 이후에나 추측이 대부분이지만, 그의 발언들을 종합해 볼 때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 경기 외적으로는 가족이 있는 보이시에서 가깝고 같은 서북미인 워싱턴의 위치가 마음에 들었고, 언론과 부스터 팬들의 간섭을 싫어하는 피터슨에게 USC 같은 대형 미디어 마켓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경기 내적으로는 2014 시즌부터 FBS가 BCS 시스템에서 플레이오프로 전환하면서, Power-5 컨퍼런스 소속이 아닌 보이시 스테이트에게 전국 우승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었고, 몇년간 WAC 및 MWC 컨퍼런스를 지배하다시피 하면서도 BCS 결승은 매년 간발의 차이로 놓쳐왔던 피터슨이 보이시에서 한계를 느낌과 동시에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있다. 그리고 그 한계를 가장 최근에 보여주었던, 자신의 커리어에서 최악의 패배는 바로 시즌 개막전에 워싱턴에게 당한 패배였던 것. 이미 2013년 당시 비슷한 분석이 나오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얼떨결에 대어를 낚은 워싱턴은 축제 분위기. USC에게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다.(...) 아니, 애초에 USC도 사키지언보다 피터슨을 먼저 원했다는 걸 생각해 보면 배가 아플만도. 그리고 USC의 이 결정은 몇년 후 USC에게 재앙을, 워싱턴에게 축복을 불러오게 된다.

피터슨이 보이시에서 시즌을 마치는 동안, 워싱턴은 쿼터백 코치 마퀴스 투이야소소포를 임시 감독으로 임명하였고, 팀은 순조롭게 보울 게임에서 승리하여 9승 4패로 시즌을 마쳤다. 랭킹에도 25위로 재진입하여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시즌후 최종랭킹을 달게 되었다.

다음 시즌:
워싱턴 허스키스 미식축구 2014~15 시즌



[1] Gameday는 보통 그 주 최고의 빅매치가 열리는 캠퍼스에서 촬영한다.[2] 여담으로 오레곤은 이 경기 이후로도 잘 나가다가 스탠퍼드에게 석패를 당하고, 2주 후 각성한 애리조나(...) 에게 알수없는 경기력으로 42-16으로 처발리며 BCS 레이스에서 탈선한다.[3] 몇년후 알려지는 바로는, USC AD였던 팻 헤이든은 원래 크리스 피터슨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인터뷰에서 우리 USC가 왜 당신을 고용해야 하는지 나를 설득해봐라주객전도된 질문을 던지면서 피터슨에게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리고 피터슨은...[4] 다만 사크 입장에서는 USC가 커리어적 고향이기도 한 만큼 언젠가는 회귀하고 싶은 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베어] 브라이언트 감독상.[6] 2016년 현재는 오하이오 스테이트 감독 어반 마이어에 이은 2위다. 심지어 그 앨라배마의 마왕 닉 세이번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