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있니, 앨리스?"
- "엄마,아빠가 죽었다."
"또 다른 일은, 앨리스?"
- "무언가 부서졌다."
"뭐가 부서졌니, 앨리스?"
- "나".
- "엄마,아빠가 죽었다."
"또 다른 일은, 앨리스?"
- "무언가 부서졌다."
"뭐가 부서졌니, 앨리스?"
- "나".
1. 개요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의 극중 배경 설정.루트릿지 정신병원의 정신과 의사인 하이어로니머스 Q. 윌슨(Heironymous Q. Wilson)[1]이 1864년 11월 4일부터 1874년 8월 24일까지 약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의 담당 환자 앨리스 리들의 언행을 기록 해놓은 진료차트. 의사의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환자'를 관찰한 내용이지만, 상당히 섬뜩한 느낌이 드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2. 내용
1864년 11월 4일
원장으로부터 아주 다루기 힘들고 심각한 상태에 있는 환자를 맡게 될 거라는 통보를 받았다.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는 소식이다. 그녀의 이름은 앨리스인데 그녀의 진찰 결과는 별로 좋지 않다. 그녀의 기록을 보고 나서 아직도 생존해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녀는 거의
일년간이나 무의식 상태로 있어온 것이다.
-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면 나의 환자로 받아들였을까? -73/10/3
1864년 11월 11일
머리에 이상한 붕대를 감고 아무 말 없이 들것에 누워 있는 앨리스는 삶에 집착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일년 전의 화재 이후 그녀의 외상은 놀랍도록 회복되었지만 그녀는 치매 환자 같은 상태에서 고통 받고 있다. 마치 화염이 그녀의 의식을 모두 불태워 버린 듯 귀가 먹고, 말을 못하며 어떠한 외부적 자극에 대해서도 반응을 안 보이는 그녀는 병실내의 우울한 분위기를 압도하는 듯하다. 앨리스를 안으로 옮기려고 할 때 고약한 고양이 한 마리가 그녀 위로 뛰어 올랐다. 고양이의 울부짖음에 놀란 보조원 들은 들 것을 놓쳐 불쌍한 소녀를 그만 땅에 떨어뜨렸다. 가장 이상한 것은 그 고양이가 마치 자기 영토를 지키거나 포획한 먹이를 다른 약탈자로 부터 보호하려는 듯 앨리스 위에 서서 버티고 있었다는 것이다. 보조원 하나가 막대기로 위협을 하고서야 비로소 고양이는 가까운 울타리로 도망쳤다. 하지만 거기서도 관목사이에 웅크리고 앉아 큰눈을 뜨고는 우리가 앨리스를 어떻게 할 건지 관심 있는 듯 계속 쳐다 보았다.
- 나는 지난 몇 년간 고양이가 보여주는 징조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73/10/21
1864년 11월 13일
대 화재 이후 12개월이나 지났지만 앨리스는 더욱 더 깊고 고요한 심연으로 빠져들고 있다. 원장이 그녀를 베들럼의 지하 병동 깊은 곳에 묻어 버리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의사들은 그녀의 외상을 치료해냈지만, 그녀의 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 원장이 나에게 어떠한 성과를 기대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이곳 병동에서 지낸 지난 23년간 옥스포드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특별한 기술이라도 터득한 줄 알고 있나 보다.
1864년 11월 14일
그녀의 유일한 소지품은 하나 밖에 없는 단추로 만든 눈이 실에 겨우 달려 달랑거리는 지저분한 토끼 인형이다. 그녀의 순수했던 시절의 장난감으로 화재사건 이전 그녀의 삶과 유일한 매개체인 토끼는 이제 그녀의 깊은 잠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었다.
- 토끼가 쇼크치료에 유용한 도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걸 왜 미쳐 깨닫지 못했을까. -73/10/21
1864년 12월 8일
내가 그녀의 눈에 불빛을 가져가도 그녀의 눈동자는 어떠한 미세한 반응 마저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귀가에서 벽돌 두 개를 부딪쳐 소리를 내 보지만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녀의 청각이나 시각이 손상 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을 안 보인다.
그녀는 고통이나 두려움이나 다른 어떤 고뇌도 못 느낀다는 소문은(모틀 목사님과 다른 사람들이 전하는 소문이다) 믿기 어렵고 너무 매정 한 것 같다. 그렇지만 앨리스는 이토록 우리의 세계와는 너무 나도 먼 곳에 있는 것이다.
1864년 12월 9일
많은 면에, 앨리스는 자신이 이미 무덤에 있는 것 같다. 그녀의 얼굴은 미동조차 없어서 마치 관 속에 들어가 있는 훈련중인 것처럼 보였다. 만약 그녀가 오늘 이 오래된 병원에서 죽는다면, 지역 신문 부고란에 적힌 그녀의 이름을 주목하는 사람은 과거 그녀를 알고 있던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곤 거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 "아, 그거 참 안됐군"이라고 혼잣말을 한 후 신문을 넘기고 최근 노팅힐에서 벌어진 칼부림 뉴스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이다.
- 그녀는 입원할 때부터 너무 조용했다. 이미 깊은 광기가 그녀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간 것은 아닐까? -23/10/73
1864년 12월 10일
그녀는 허약해 보이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을 보면 매우 튼튼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 높은 열은 지속되고, 때때로 호흡이 불안정하며, 회복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상자국은 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있다. 그녀가 마치 대영박물관의 미라처럼 힘없이 늘어져 있는 것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그녀의 몽상으로부터 끌어낼 것이다. 비록 그 반응이 비자발적이더라도 말이다. 내일부터 냉찜질이나 혈소판 치료를 꾸준히 시작할 것이다. 출혈은 그녀의 기억상실증에 어느 정도 차도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새 충격기구를 사용해보고 싶은데 나는 그녀가 이 치료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1864년 12월 14일
앨리스의 화상을 치료한 의사들의 증언에 의하면, 괴사한 상처부위를 제거하고 붕대를 감는 동안 그녀는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몇 달 동안 그들이 행한 여러가지 검사를 겪는 동안에도 그녀는 전혀 동요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또 어떤 날에는 그녀가 밴시처럼 울부짖었다고 한다. 간호사들이 비명소리에 반응하면, 앨리스는 마치 악마로부터 해방된 것처럼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결국, 간호사들은 이러한 발작에 대해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어떤 소리도 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1865년 1월 6일
지난 밤에 또 다른 환자가 죽었다. 앨리스에게 투여하는 것과 같은 약으로 치료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확신했었기 때문에 이 사태가 매우 거슬린다. 아마도 강한 약물들이 그녀의 약한 가슴에 너무 과했을 지도 모른다. 이 약을 앨리스에게 투여하기 전에는 조금 더 실험이 필요하다.
- 아편티크와 장뇌를 조금 더 사용했다면 그 환자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13/12/73
1865년 1월 22일
출혈은 앨리스의 안색을 창백해지게 하는 것 외에는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단조로운 누더기 환자복과 대조적으로 그녀의 안색은 기묘한 상아빛으로 변했다. 원기회복제를 이용하여 기력을 되찾게 할 수 있을 것이다.
1865년 2월 18일
일주일간 벌써 세 번째 절단 수술이다. 이는 어떤 병원으로 보더라도 많은 숫자이다. 난 덜렁거리는 의족과 조각난 목다리를 상상한다. 난 나폴레옹의 의사에게 감사의 기도를 들여본다. 무통증 절단수술 기술을 알아내기 전에 그 비명들은 얼마나 참혹했을까?
클로로포름의 지워지지 않는 냄새를 씻어낼 길이 없다.
1865년 2월 23일
나의 실험실 창 너머로 정원 병동을 볼 수 있다. D간호사가 아이들을 바람 쐬는 방으로 인솔해 가고 있다. 자갈길 위로 움직이는 여러 명의 걸음소리가 들린다. 앨리스도 언젠가는 저들과 정원을 돌아다닐 수 있을까? 언젠가는 의식을 회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녀의 남은 나날들을 그 두꺼운 회색 벽안에서 지내게 될까? 여태까지의 경과로 봐서는 어떤 희망을 갖는다는 게 소용 없어 보인다.
- 그녀의 의식이 우리에겐 상상이 불가능한 숲과 정원을 뛰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74/1/27
1865년 2월 24일
앨리스는 입원한지 처음 몇 달간 그랜섬이라는 의사로 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았었다. 그는 앨리스가 겪은 일을 고려할 때 그녀가 사회로의 복귀를 기피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을 앗아간 화재, 전 가족들의 희생, 부서지고 불타버린 신체 이러한 정신적 압박 속에서 일반인도 아닌 어린 소녀가 정신을 못차린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랜섬은 몇 달이 지나고 앨리스를 점점 더 잘 알게 되면서 그녀의 문제는 그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심각한 충격의 영향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앨리스의 부서진 뼈들과 타버린 살들은 회복되었지만 앨리스는 그녀의 고치 속에 계속 갇혀있다. 불상한 이 그랜섬이란 친구는 결국 스스로 미친 사람이 되어버렸다. 회진 등 병원의 일상적인 업무를 계속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그의 환자들 만큼이나 비정상적으로 돌변하여 횡설수설하면서 약병들을 모두 부숴버리게 되고 말았다. 난 여기서 근무하면서 의사가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되어버리는 일들을 많이 보아 왔고 솔직히 그런 일들이 보다 더 자주 일어나지 않는 것이 신기하게 여겨질 때도 있다. 아무튼, 그랜섬에 대한 일화는 소름 기치는 한 수술도구 사고로 결말 짓게 되었다.
1865년 3월 23일
그 어느 것도 앨리스를 자극하는 것 같지 않다. 나는 수갑, 족쇄, 구속복 등을 이용해 보기도 하고, 앨리스를 단독실에 가둬 놓기도 해봤다. 한편으로는 그녀의 정원에 몇 시간씩이나 혼자 두는 등 자유를 만끽 시켜 주기도 해 보았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그녀를 움직이지는 못했다. 수년간 사용한 적이 없는 몇 가지 요법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그 효과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1865년 4월 1일
매년 오늘이 되면 나의 시계가 정오를 가르칠 때 세상의 바보들을 기념하는 날을 지정해 놓은 것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라는 생각에잠기곤 한다.
앨리스는 완전히 모든 문을 걸어버렸다. 그게 가능한 지 모르겠지만, 앨리스는 유럽의 정신과 의사들이 말하는 소위 "영혼"속으로보다 깊게 도망쳐 버린 듯 하다. 난 계속해서 다른 방법들을 써보겠지만, 특별한 징후가 보이지 않는 한 희망을 가질 이유가 없는 듯하다. 진전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나는 이 일지를 계속 써 나아갈 것이다.
1873년 9월 7일
수년간의 잠에서 깨어 앨리스는 이 이상한 고양이 같은 그림을 가지고 우리에게 말문을 열었다. 정말로 내가 여태까지 본 어떤 고양이하고도 비교가 안되는 이상한 고양이다.
- 이토록 기괴한 그림도 앞으로 이어질 그녀의 상상력을 예시하진 못했다. -74/3/29
1873년 9월 9일
솔직히 앨리스의 갑작스러운 의식 회복에 마음이 들떠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 그녀의 "진전"이라고 다행으로 느끼고 있는 증상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1873년 9월 10일
앨리스가 오후 약을 먹고 잠들어있는 동안 D간호사는 자발적으로 앨리스 토끼의 눈을 새로 달아 주었다. 내가 오랫동안 병동 생활을 했지만 아직까지도 하찮은 일이 환자에게 얼마나 큰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놀란다. 앨리스는 잠에서 깨자 히스테리적으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가야 뭐가 잘못됐니? 왜 그런지 얘기 해보렴" D간호사가 물었다. 그러자 앨리스는 갑작스럽게 시 같은 것을 읊조렸다.
다시 구멍 속으로, 우리의 길을 따라 서둘러 구멍 속으로.
지금은 어두운 쇠락에 물들은, 한때는 영광 찬란했던 정원 속으로.
지금은 어두운 쇠락에 물들은, 한때는 영광 찬란했던 정원 속으로.
그리고는 계속해서 울기만 했다. D간호사가 토끼에 새로 달은 눈을 떼어내고서야 비로소 앨리스는 평소의 평온한 상태로 돌아갔다.
- 이런 행동을 보면, 괜히 평온한 호수에 돌을 던져 그녀를 깨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74/3/29
난 그녀의 반응과 그에 대한 나의 태도를 매일 같이 고요한 연못에 조약돌을 한씩 던지는 사람에 비유해 본다. 매일 매일 던진 작은 돌은 미세한 잔물결을 남기고 뿌연 물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어느 날 놀랍게도 그 작은 돌이 연못 속의 물고기를 맞춘다면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수 밖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또한 그 파장이 단순히 연못에 잔물결을 남기는 것에 비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것에 비유한다면 D간호사는 오늘 물고기를 맞춘 것이다. 하지만 난 앨리스의 점점 격렬해 지는 감정적 표출이 고마워 해야할 일인지 걱정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발견한 하나는 그녀가 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73년 9월 11일
앨리스는 이제 기분이 내키면 그림도 그린다. 오늘 아침 나는 앨리스가 그린 또 하나의 환상세계를 보게 되었다. 그녀가 표현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일까? 난 이것이 지옥에 대한 그녀의 악몽을 그린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1873년 9월 12일
어제 밤 병원 내에서 두 명의 젊은 미치광이 환자들이 나란히 목을 매어 자살했다. 결과적으로 난 오늘 앨리스나 다른 환자들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시민들로부터 이 환자들을 시내에 묻으면 안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얼마간의 토의 끝에 결국 시내 매장이 합의 되었다. 이 두 청년들을 따로 눈에 띄지 않게 한 명은 램스보텀 교회 뒤에, 또 한 명은 립체스터에 묻기로 했다.
1873년 9월 15일
앨리스에게 무엇을 먹이는 데는 두 명이 필요하다. 한명은 그녀의 입을 벌리고 다른 한 명은 그 벌려진 입으로 음식이나 약을 넣어주어야 한다. 그녀의 턱은 죽음의 손아귀에 의해 꽉 다물어져 있는 듯하다.
1873년 10월 1일
지난 보름간 난 지하 실험실에서 새로운 약제를 개발했다. 그녀의 최근 움직임은 나의 연구열을 다시 한번 부채질 했다. 어제 밤 약간의 청산과 스트리키닌의 투여가 흥미 있는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실로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적어도 쥐들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물론 두 성분 중 하나가 조금이라도 많이 들어간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1873년 10월 15일
앨리스의 방으로 향하던 중 숨 죽인 웃음 소리를 듣게 되었다. 보조원 두 명이 앨리스에게 욕을 하면서 가죽 채찍을 가지고 위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두 명이 한 배에서 나온 형제임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앨리스는 그들의 멍청한 짓에 반응 하지 않았다. 보조원들 또한 나의 질책을 달갑게 받아 들이지는 않았듯이. 쓸만한 사람을 찾기는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1873년 10월 18일
원장이 나를 찾아 왔다. 그의 짙은 향수 냄새는 아직도 나의 코 끝에서 맴 돈다. 그는 자주 오지는 않지만 오게 되면 예고도 없이 찾아와서 한참을 있곤 한다. 보통은 원내를 맴돌며 이 환자 저 환자 관심을 보이는 척 하는 데 이번에는 앨리스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앨리스가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자 지루하다는 듯 큰 하품을 해 보였다. 그런데 앨리스의 최근 그림을 몇 장 보여주자 그는 손등에 누가 불쏘시개로 지지기라도 한 듯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 그는 병원을 떠날 때즘엔 매우 동요한 상태였다. -7/4/74
1873년 10월 24일
D간호사가 방밖에서 듣자니 앨리스는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외눈박이 토끼에게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1873년 10월 26일
사실 앨리스는 원내에 있는 수 많은 환자들과 비교해 볼 때 그리 특별한 경우는 아니다. 그렇다고 그녀의 비극을 과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의 비극이면 누구라도 정신이 온전치 못했을 것이다. 불타는 방안에 갇혀 도와달라고 소리지르는 가족들의 비명을 듣는 심정을 상상해 보라. 앨리스는 그런 비명을 분명히 들었고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들어왔을 것이다.
- 다시 생각 해보건데, 위의 말은 취소해야겠다. 그녀의 케이스는 가장 특별한 것이다. -74/7/4
1873년 10월 28일
D간호사가 마지 못해 새로운 약을 앨리스의 입안으로 붓는 동안 나는 그녀의 굳게 닫힌 이 사이로 숟가락을 끼워 넣었다. 경련이 시작되자 나는 구속복을 재점검하고 불을 어둡게 하고 방을 나왔다. 이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그녀는 오늘 평탄한 잠은 이루지 못할 것이다.
- 다시 생각 해보건데, 위의 말은 취소해야겠다. 그녀의 케이스는 가장 특별한 것이다. -74/7/4
1873년 11월 3일
나는 자정을 넘기는 시계 소리를 듣다가 어느새 다른 소리들을 알아차린다. 깊은 야밤 병원 안에는 정신 나간 환자들이 즐비하다. 앨리스는 꼼짝도 하고 있지 않고 나는 소름 끼치는 비명소리, 족쇄의 쩔그렁 거리는 소리, 광기어린 신음 소리, 참을 수 없는 재잘거림, 미치광이의 중얼거림을 계속 듣는다.
초반의 경기가 지나자 앨리스의 몸은 다시 생명이 빠져나간 듯 고요해 졌다. 그녀의 간헐적인 몇 마디가 아니라면 나는 그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기 위해 입가에 거울을 대어 보았을 것이다. 그녀가 뭐라고 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너무 음울해", "그를 통해서", 혹은 "이상한 나라의 부점(Boojum)"이라고 들리는 것 같다. 무의미란 말이다.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걸까? 장소의 이름일까? 아니면 단순히 무의식 중의 헛소리일까. 나는 그녀의 중얼거림을 큰소리로 그녀에 귀에 외치기도 하고 바늘로 그녀의 어깨를 찔러보기도 한다. 그녀는 숨을 헐떡거리지만 그렇다고 발음이 더 명확해 지지는 않는다. 약제는 피를 타고 온 몸을 흐른다. 이 차가운 방안에 앉아 있으니까 지난번 치료 때가 생각 난다. 찢어진 매트는 지난번 환자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매트 속에 살고 있는 쥐들이 그와 얘기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선조들의 영혼이 쥐를 통해 그와 대화 하려 한다고 믿었다. 외가적 천공 수술 후 그는 그런 환상에서 벗어났고 기숙사로 옮겨졌다.
앨리스는 침묵하고 있다.
- "이상한 나라의 부점!"그녀는 어떻게 이런 환상을 구현해 내는 것일까? -11/4/74
1873년 11월 17일
앨리스는 마지막 치료 후 2주 간이나 꿈쩍도 안하고 있다. 날마다 그녀의 보조원들은 그녀에게 약을 탄 스프와 죽을 억지로 먹인다. 어쩌면 내가 또 잘못 판단 한 것 일수도 있겠다 그녀를 구하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하나의 스케치로 다시 한번 반의식 상태로 돌아왔다.
- 내가 생각한대로였다. 그 멍청한 보조원들은 모두 원장의 덜떨어진 조카들이었다! -74/4/13
1873년 11월 21일
보조원들이 또 늘 하던 장난을 쳤다. 앨리스의 입을 벌리는 것에 실증이 나서 이번에는 앨리스의 토끼 입에다가 죽을 들이부으며 인형 토끼에게 음식을 먹이는 장난을 하고 있었다. 이런 장난을 하면서 보조원들은 정신병원 근무의 수칙 한가지를 배우게 되었다. 환자가 아무리 유순하다 하더라도 그녀에게 등을 보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른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앨리스가 무의식 상태에서 깨어나 이들 보조원들을 공격했다. 독기를 가득 품은 채로 앨리스는 보조원 하나를 숟가락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허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꽤 깊고 큰 상처를 남겨 놓게 되었다. 그녀는 숟가락을 도살용 칼처럼 쥐고는 보조원의 통통한 뺨을 찔렀다. 공격을 멈춘 앨리스는 이번엔 숟가락을 자신에게 돌려 동맥을 끊을 것처럼 자신의 손목을 마구 그었다. 난 그녀의 상처를 꿰매어주고 보조원을 치료했다. 앨리스는 흉터가 남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보조원은 어떨지 아직 말하기 이른 것 같다.
- 이 정도의 공격은 별것도 아니라는 걸 미리 알았어야 했다. -74/4/13
그녀는 다시 수면 상태로 들어갔다. 내가 어떤 말이나 일을 하더라도 아침과 같은 발작은 나타나지 않는다.
1873년 12월 7일
오늘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그녀의 입에는 긴장이 풀렸고 이제는 물리적인 힘으로 밥이나 약을 먹일 필요가 없어졌다. 약 먹을 시간이 되면 이제 그녀는 마치 새로운 약을 원하기라도 한다는 듯 스스로 입을 약간 씩 벌리기 시작했다. 치료는 멀었지만 작은 변화라도 진척을 상징한다.
1873년 12월 8일
지저분한 한 고양이가 앨리스의 얼굴을 핥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날카로운 소리를 내고는 이내 창틀 위로 도망갔다. 창살 사이로 빠져 나간걸 보면 삐쩍 마른 녀석인가 보다. 고양이의 얼굴에서 미소를 본 듯하다. 동물의 만족이 어떻게 그렇게 사람처럼 얼굴에 나타날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원내에 수많은 야생 고양이들이 있다. 고양이의 숫자가 환자 수 보다 많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 앨리스가 처음 병원으로 올 때 봤던 고양이가 생각난다. 조금 더 여위었지만. -74/4/26
1873년 12월 11일
오늘 여섯 명의 정신질환 아동들이 병원을 빠져나갔다. 아직 그들의 소재에 대한 소식은 없지만 아이들이 사람들을 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1873년 12월 12일
D간호사가 앨리스를 휠체어에 태우고는 그녀의 토끼와 함께 뜰로 바람을 쏘여주려고 나갔다. 어쩌면 환경의 변화로 앨리스가 협조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 D간호사는 최근 후원자들이 주장하는 '연민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이론을 좋아한다. 나는 이 광경을 사무실 창가에서 바라봤는데 앨리스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1873년 12월 13일
어제 밖에서 쐰 바람이 그녀의 상상력을 자극했나 보다. 밖에서 들어온 앨리스는 흥미로운 스케치를 그려내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그녀가 병실 천정의 노란색 페인트를 쳐다보는 것 이외의 일도 할 수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 어떤 때 보면 그녀의 광기어린 그림에서 재능을 보이기도 한다. -74/4/26
1873년 12월 15일
내가 그녀의 방에서 토끼를 꺼내 버린 지 사흘이 지났다. 굳게 닫힌 병실의 문을 통해 흘러나오는 그녀의 비명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873년 12월 16일
탈출했던 아이들이 밀턴 크로스 근처의 버려진 학교에서 발견 되었다. 다섯 명의 아이들은 바깥 세상으로의 여행에서 얻은 상처와 피멍을 안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 명의 아이는 버려진 우물의 밑 바닥에서 발견되었다.
1873년 12월 18일
그녀의 최근 그림들이 말해 주듯이 그녀는 아직도 계속해서 정신없이 지껄이고 있다.
1873년 12월 21일
오늘 앨리스의 방에 들어갔을 때 그녀는 나에게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난 D간호사를 불러 그녀를 묶어 놓았고 약의 오전 투여량을 높였다.
-그녀가 "나를 먹어봐", "나를 마셔봐" 라고 계속해서 속삭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74/7/23
1873년 12월 25일
그녀는 또 다시 혼수 상태로 빠져들었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누군가 방에서 들어설 때 마다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린다는 것이다. 그것이 약이건 음식이건 분명히 더 원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1874년 4월 4일
몇 달이 지났지만 또 다시 아무런 변화도 없다.
그녀의 청산 투여량을 하루에 두 방울로 늘렸다. 내가 쓸모 없는짓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러한 요법은 다른 환자에게 더 효과가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1874년 4월 17일
나의 요법에 지친 D간호사는 스스로의 "처방"을 고집했다. 앨리스의 토끼를 다시 고쳐 그녀의 침대 속에 넣어 주는 것이다.
1874년 4월 18일
훙미로운 변화다! 앨리스가 D간호사에게 토끼 그림을 선물한 것이다. 비록 그녀의 토끼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 내 시계인가? -74/5/10
1874년 6월 1일
별안간에 정말 마른하늘에 번개 치듯이 앨리스는 나를 괴상한 미소로 맞이했다. 그리고는 정말 연속된 번개처럼, 마치 수 십년 간 그렇게 해왔다는 듯이, 앨리스는 나하고 꽤 자유스러운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난 여기에 그녀가 한 이야기를 몇 가지만 써 본다.
"스나크(Snark)의 독침을 조심해라. 악마 주사위(Demon Dice)는 운이 나쁘면 당신의 적이 될 것이다. 지네(The Voracious Centipede)가 부드러운 배를 가진 것을 명심하라. 난 버섯의 맛을 좋아하지만 깨무는 버섯(Killer Mushrooms)은 싫다."
아쉽게도, 이것을 두고 그녀의 상태가 호전 되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1874년 6월 2일
그녀가 살고 있는 세계는 실로 지독하고 혼란한 공포와 그칠 줄 모르는 유혈의 세계이다. 그녀의 공상은 너무나도 심하고 너무 광상적이며 모순된 것이어서 어떤 때는 듣고 있기 조차 쉽지 않다. 그녀는 파괴에 의해 모든 것이 구부러진 악몽의 세계에 대해 얘기한다. 커다란 총검을 든 개미들과 살을 찢어내는 꽃들, 육식 물고기, 불을 뿜는 증오 등 그녀의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몹쓸 생물들은 정말 어지러울 정도이다. 이러한 생물들은 가장 흉포한 보쉬의 작품에서 나오는 것들 보다도 더 말도 안되는 것들이다.
그간 아는 수도 꼭지에서 물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사람의 처지와도 같았다. 하지만 물이 흘러 넘치기 시작한 이제 난 그 물을 틀어 막을 방법도 물을 오염시킨 원인도 찾아낼 수가 없다.
1874년 6월 7일
그녀는 점점 더 나에게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제야 약제 투여량이 맞는가 보다. 어떤 때는 그녀가 나의 존재를 두려워하고 질색하는 듯이 보이지만 자기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듯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댄다.
1874년 6월 8일
그녀는 오후 내내 사람 크기의 체스 말들과 있었던 소름 끼치는 공방전에 대해 이야기 했다. 외눈박이 거인에게 쫓기던 앨리스는 그거인의 손아귀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살아있는 체스판 위에서 2개의 체스 말(Chess Pieces )들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늘 그렇듯이 그녀의 묘사는 충분히 그 상황을 이해하고도 남을 만큼 생생했다. 그것은 프루아사르(Jean Froissart)의 어느 기록보다도 더욱 사람을 끄는이야기들이다.
1874년 6월 11일
몇 분이나 잠들었을까? 나는 앨리스가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나의 시계줄 장식품을 잡아당기는 광경을 보며 눈을 떴다. 적어도 그녀가 얌전해 질 때까지는 치료 중에 수갑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난 그녀의 연필도 빼앗았다. 이러한 벌이 그녀에게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두고 보겠다.
1874년 6월 12일
이걸 왜 미처 몰랐을까. 연필이 없어지자 그녀는 시를 읊기 시작했다.
속까지 옴이 퍼진 그는 나를 소동 사이로 이끌어주네
"잭 폭탄(Jack bomb)"을 던지고 나는 우리의 갈 길에서 증오를 없애네
"잭 폭탄(Jack bomb)"을 던지고 나는 우리의 갈 길에서 증오를 없애네
나는 그녀에게 "잭 폭탄"을 묘사하라고 했다. 약고 영리한 소녀는 연필을 돌려달라고 했다.
1874년 6월 15일
그녀의 이야기 속에도 가끔 정상적인 내용도 들어있다. 하지만 어떤 강렬한 단어들은 그녀를 다시금 그녀의 환상 세계로 돌려보낸다. 그리고 "화재"와 같은 단어들은 당연하겠지만 그녀를 슬픔의 심연으로 굴러 떨어지게 한다.
- 가끔 그녀의 말 내용은 명확해 지는 때가 있지만 그녀의 그림들은 이러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74/7/20
1874년 6월 17일
앨리스는 차주전자를 병실 반대편으로 던져버리고는 "내가 몇 번이나 말해야겠어요? 난 친구들 하고만 차를 마신다고요!"라고 소리쳤다.
1874년 6월 18일
어떤 때는 꽤 점잖을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때는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로 상스러운 때도 있다. 실험으로 난 그녀가 가장 지독한 성질을 부릴 때 쓸 많은 양의 아편을 제외한 모든 약물 투여를 중단해보기로 했다.
1874년 6월 25일
어쩌면 보다 많은 냉수 요법이 그녀의 머리 속에 있는 혼란한 생각들을 얼마간 씻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녀는 이제 폭언도 한다.
특히 그녀는 '붉은 여왕'이라는 인물에 대해 거칠게 폭언을 하고 있다. 날마다 그녀의 분위기는 의지적인 침울함에서 악독한 분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보여진다. 선조들은 강한 정신이 만성적으로 불안정한 정신을 뚫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히포크라테스의 제자가 앨리스를 검사 했다면 그녀의 머리 속을 미스트랄 천 개의 힘을 가진 폭풍우가 휘젓고 다니고 있다고 진단 했을 지도 모른다.
- 비록 여왕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하면서도 앨리스는 그녀를 그리거나 묘사하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그녀가 여왕에게 쏟아내는 저주는 그 끝을 모른다. -74/7/20
1874년 7월 19일
목욕 중에 앨리스는 오랜시간동안 광적으로 분노하며 한 간호사를 "공작부인(The Duchess)"이라고 부르면서 공격했다.
1874년 7월 22일
최근 앨리스와의 대화이다.
"뭐하고 있었니, 앨리스?"
"당연히 파티에 참석하고 있었지"
"아주 큰 파티였니?"
"오 그럼요, 가장 성대한 파티였어요. 친애하는 의사 선생님.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고 곧 성에 다다를 수 있을 거예요."
"당연히 파티에 참석하고 있었지"
"아주 큰 파티였니?"
"오 그럼요, 가장 성대한 파티였어요. 친애하는 의사 선생님.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고 곧 성에 다다를 수 있을 거예요."
1874년 7월 25일
그녀는 하루는 매우 잠 못 이루는가 하면 그 다음 날은 또 아기같이 곤하게 잔다. 그녀는 점점 예측하기 어렵게 변해간다.
1874년 7월 27일
앨리스가 또 하나의 시를 지어냈다.
그들은 화재가 나 때문인 것처럼 나를 조롱해요.
난 내 칼로 그들을 의식에서 지워 버리죠.
난 내 칼로 그들을 의식에서 지워 버리죠.
1874년 7월 28일
그녀는 '버섯 숲(Fungiferous Forest)'이라는 곳에 대해 길게 말했다. 거긴 나무만한 버섯들로 가득 찬 장소인데, 발로 밟으면 사람을 붙드는 버섯들과 군엽들이 즐비한 곳으로 내가 미처 듣지 못한 혼란스러운 생물들로 가득찬 동굴 같은 황무지였다.
- 내 기억으로 그녀는 이러한 장소를 그려낸 적이 있는 것 같다. -74/8/
1874년 8월 10일
나로서는 지독히 수동적인 앨리스와 그녀가 꿈속에서 나타난다고 묘사하는 강렬한 인물과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어렵다. 그녀의 검술 능력에 대한 상상은 나에게 삼총사의 허세를 그려내게 한다. 그녀의 용감한 행동들은 남을 위해 싸웠던 영웅들의 그것을 떠오르게 한다.
이런 것들은 "웅대한 환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광기도 아니다. 그럼 도대체 뭐란 말인가?
- 그녀는 과연 그녀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74/8/24
1874년 8월 12일
"그녀의 목을 잘라!"
이것이 오늘 앨리스가 말한 유일한 말이었다. 무엇을 의미하는 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하트 여왕의 이야기들과 연관되는 격렬한 분노를 보였다.
- 내가 이런 발작에 익숙해 졌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74/9/11
1874년 8월 13일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해보았다. 치료, 약물, 징계와 놀이... 그 어느 것도 변화를 이끌어 내진 못했다. 앨리스는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만 말한다. 시나 그림도 기분 내킬 때나 자기가 편할 때 쓰고 그린다. 나의 명령, 지시, 간청 및 요청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고집이 매우 센 듯 하다. 그리고 내가 하는 무슨 일이나 말에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난 그러나 앨리스의 동화나라에서 일어나는 환상적인 이야기에 푹 빠져 버린다. 난 붉은 여왕과 그녀의 추종자들에 대해 승리를 거두고 환상세계가 회복되는 날이 기다려진다. 어쩌면 이러한 회복을 통해 앨리스는 스스로를 이겨내고 균형을 잡으며 스스로의 의지를 찾아 이 병원을 떠나게 될 지도 모른다.
어떤 때 그녀는 매우 가까워 보이지만 다른 때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으며 여기서 나와 함께 루트릿지의 초라한 밤색 벽 안에서 평생 지낼 거라는 생각이 든다.
1874년 8월 24일
당신이 파괴하려는 것이 나의 훌륭한 발명품이라면, 난 그 도전을 이겨낼 것이다.
내겐 적절한 장난감이 있으니까. [2]
3. 기타
비공식적 팬메이드 나레이션 버전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