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촌

찬미예수님 !
구세주 탄생의 기쁨과 2025년 새해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처음 제가 주교품을 수락할 때의 각오는 '사람들의 발이나 닦아 주자'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시는 복음 장면 (요한 13, 14 참조)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구절이 저의 주교직 사목표어가 되었습니다.
주교품을 받은 지 10년도 더 지났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발은 제대로 닦아주지 못했습니다. 고통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의 발도 닦아주지 못한 채 10년 세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제 몸이 병들었습니다. 지난 1월 뜻하지 않게 담도암 수술을 받았고 여름엔 장 유착 때문에 전신 마취 수술을 또 받았습니다. 그 사이에 담도암이 복부에 전이되어 지난 10월 부터 항암 치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8차까지 항암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제 병의 치료를 위하여 오히려 제 발의 더러움을 씻어주고 계십니다. 이분들이 주님의 치유를 전해 주시는 천사임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아직도 본당의 많은 신자들 수도자 성직자들께서 저를 잊지 않으시고 저의 치유를 위해 기도해 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도 덩달아 힘을 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분들이 안 계셨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지은 기도 빚이 쌓여가니 그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2025년 새해에도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하여 주님께서 후히 갚아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다시 한번 구세주 강생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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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성탄절 유경촌 티모테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