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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54:56

육서심원

六書尋源

1. 개요2. 저자3. 평가4. 원문 보기

1. 개요

구한말 권병훈(權丙勳)이 글자의 구성 원리를 해설한 책이다. 수편(首編) 2책과 나중에 추가된 보편(補編) 1책을 포함하여 모두 30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설문해자(說文解字), 옥편(玉篇), 자휘(字彙), 강희자전(康熙字典), 광운(廣韻), 집운(集韻) 등을 인용하는 한편 자신의 독창적인 견해를 수록하였는데, 모든 형성자의 소리 부분에도 뜻이 있다고 여겨 소리 부분마저 모두 해설한 점이 특징이다. 즉 이 관점에서 형성자는 회의자이기도 한 것.

30질이 간행되어 국내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동국대, 대전대)과 국립중앙도서관에 각 1부씩, 그리고 해외로는 대만국립타이완대학, 일본의 덴리대학, 미국 국회도서관에 각 1부씩 기증되었다. 1983년에 경인문화사에서 영인본을 출간하였으나 곧 절판되었다.

2. 저자

저자 권병훈은 호가 성대(惺臺)로 1864년 경기도 양천군 삼정면(현 서울특별시 강서구 방화동)에서 태어났다. 1905년 육군유년학교교관에 임명되었고, 1906년 충남재판소 검사로 임명된 후, 황해도 재판소 검사, 원산재판소 판사, 함흥지방재판소 판사를 역임하였다.

기유각서에 의해 일본에 사법권을 박탈 당하자 법복을 벗고 공주로 내려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이후 30년간 육서와 문자학 연구에 몰두하였다. 1941년 향년 77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3. 평가

독창적 이론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실은 저자의 상상력에 바탕을 둔 독자연구라고 봐야 한다. 안타깝게도 당시 갑골문의 연구 성과를 접하지 못한 까닭에 기존의 전서해서의 자형(字形)을 바탕으로 자의적으로 파자식 풀이를 하는 옛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吉은 十, 一, 口로 열 번 말할 것을 한 번으로 줄여서 말하니 길한 것이다. 凶은 十, 凵로 벌린 입으로 열 번을 말하니 흉한 것이다.
기존에 吉을 선비(士)의 입(口)에서 나오는 말이니 길한 것이라는 식의 풀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士를 十과 一로 풀이한 건 독창적인 것은 아니고 공자도 ‘열을 미루어 하나를 더하는 것이 선비다(推十合一爲士)’라고 했고, 설문해자에서도 士를 풀이하여 수는 하나에서 시작해서 열에서 끝난다(數始於一, 終於十)고 한 것이 있다. 갑골문을 보면 吉의 윗부분은 도끼 형상[1]으로 제왕을 나타내고 아래는 입(口)으로 왕이 천지신령의 은혜에 제사지내면서 말하는 칭송을 뜻한다. 凶은 땅을 파서 꼬챙이를 교차시켜 설치해둔 위험한 함정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隹는 본래 꼬리가 짧은 새를 본뜬 글자인데, 꼬리가 짧다는 것은 머리가 중요하다는 뜻이고 더 나아가 앞이라는 뜻이 숨어 있으므로, 바로 앞이라는 뜻이 은의(隱意)에 해당한다. 그래서 金과 결합하여 머리를 내미는 송곳이란 뜻의 錐가 되고 辵과 결합하여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의 進이 된다는 것이다.
형성자인 錐를 회의자 또는 형성 겸 회의로 풀이했다. 進은 회의자갑골문에서 새 추(隹) 아래에 그칠 지 자의 상형자들 붙여둔 모양새를 띤다. 현재에는 두가지 정도의 이유라고 추리하고 있는데 첫번째는 말 그대로 새가 날아간다는 뜻을 따른 것이고, 두번째는 새가 원래 뒤로 걸을 수 없기에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을 넣은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隹는 부리와 발톱이 날카롭고 날개가 큰 새의 상형으로 주로 사냥에 쓰이는 새[2]이며, 위에서 주장하는 '앞'이라는 은의는 찾을 수 없다.
夕은 日이 서쪽 산에 가려 한 획이 사라진 형태여서 발음도 西域切이 된다.
夕은 갑골문에서 보면 日이 아니라 月과 동원(同源)으로 달 위에 황혼이 져서 달빛이 밝지 않은 것을 나타낸 것이다. 심지어 반절도 의미를 부여해서 창작했다(!). 반절에 쓰인 상·하자는 당연히 뜻과 무관하게 발음을 표시할 뿐인데, 여기서는 '서쪽 지역'이라는 의미까지 부여한 것이다. 西와 域은 반절상·하자로 쓰이지 않을 뿐더러 夕의 중고음은 [zi̯ɛk]이고 반절상자인 西의 중고음은 [siei]로서 성모가 일치하지 않는다.
工은 사농공상 중에 사를 제외한 농공상의 가운데에서 위로 농민 아래로 상인을 두기에 二 가운데에 丨이 이어주고 있는 형상이고, 발음은丨通切이다.
工은 장인(匠人)이 사용하는 도구의 상형이다. 설문해자에서도 ‘그림쇠와 곱자의 상형’이라 했으니 허신의 설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도 위와 같이 반절에 '뚫어 통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는데, 이 반절도 문헌상의 반절이 아니라 작자가 창작한 것이다.

4. 원문 보기

전산화된 육서심원 - 2014. 2. 4. 시점에서 수편(首編, 2편)과 본편(本編, 27편), 보편(補編, 1편) 중 본편 아홉편이 전산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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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비(士)는 원래 도끼형 무기를 들고 전쟁에 임하는 병사를 뜻함.[2] 鳥는 꼬리가 긴 새의 상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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