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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3-13 21:11:44

이정재(무풍지대)

파일:무풍_이정재_0.png
배우 조경환
등장 에피소드 1~26화

1. 개요2. 작중 행적3. 전투력

1. 개요

무풍지대의 등장인물이자 주역. 실존인물 이정재를 모티브로 했으며, 배역은 조경환[1][2].

훗날 본작의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는 야인시대이정재의 기원이 되는 캐릭터로, 평소 차분한 성격, 최강급에 못 미치지만 대단한 싸움실력, 시라소니에 대한 태도, 정계진출에 뜻을 두고 목민심서를 읽거나 이천의 역사를 공부하고 있다던가, 김두한에 대한 동경과 열등감 등등 야인시대의 이정재는 본작에서 가져온 설정이 많다.

2. 작중 행적

파일:무풍_이정재_1.png

동대문파의 수장. 주먹계 3대 거두라 불리는 오야붕으로, 작품이 시작하는 시점에선 정계진출을 목표로 고향땅 이천의 표밭을 열심히 관리하는 한편 자유당 및 그 수장인 이기붕과의 결탁을 꾀하고 있었다. 한편 주먹세계로는 김두한은 정계진출을 앞두고 있어 조직을 해산했지만 아직 명동의 이화룡이 건재했던 지라 그와 대립을 염두에 두며 대내외적으로 고문 '김사범'[3]의 조언을 들어가며 조직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그러면서도 자신의 가정에 게으르지 않아서 두 딸들[4]을 위해 가정교사 '민희라'도 고용하거나 아내와 금술이 좋은 등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자 아버지 노릇도 제대로 하고 있었다.[5]

자신의 사돈[6]유지광이 제대 직전 휴가차 찾아오자 그를 반기면서 그가 학생 때 대학가를 평정했다는 사실에 그를 유능한 인재로 보고 탐내지만 유지광이 일단 제대 후엔 잠시 쉬고 싶다고 말했기에 당장 급하지 않았던 이정재는 때가 되면 사돈을 부르겠다며 그를 다독였다.

그 쯤 동대문의 별동대 수장인 박석진[7]이 동대문에 돌아갈 건중친목회 배당금을 빼돌린다는 걸 알고 배신을 감지한 김사범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정재에게 이를 귀뜸했지만 이정재는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론 '밑에 식구들이 많으니까 그랬겠죠.'라며 박석진을 믿었다. 물론 그냥 믿기만 한 건 아니고 횡령을 주도한 박석진의 부하들의 손발을 '압수'하며 박석진에게 간접경고만 한 다음, 박석진을 따로 불러 자신의 친필이 담긴 징표와 천만원이란 거금을 주며 그를 신용한다는 말로 당근과 채찍을 모두 써 그의 불만을 잠재웠고 실제로도 박석진은 이에 만족하며 배신할 마음을 품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기붕이 40명에 달하는 대량 정치인 암살을 지시하자 그걸 박석진에게 맡겼는데, 박석진이 너무나 엄청난 일이라 임무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자신은 물론 자신을 따르는 휘하 부하 및 조직이 죄다 손절당해 끝장날 것이라 생각했고 때문에 자신에 동조하는 세력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킨다. 박석진 혼자만 해도 별동대 수장이다보니 동대문 사단의 3할을 홀로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이 있었고, 박석진에게 동조한 '이영숙'[8]이나 다른 군소조직이 합치니 동대문의 절반 이상이 등을 돌리는 심각한 내부분열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설상가상 박석진이 자신이 믿음으로 준 징표와 암살목록을 증거로 자신을 고발해버리면서 이정재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게 된다.

그래도 미리 김사범의 경고 때문에 차선책을 마련해두었던 이정재는 급히 산에서 수행하고 있던 유지광을 호출하였고, 그를 새로운 별동대 수장으로 임명한다. 이때 '사돈은 조직 내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아도 좋다. 내 부탁만 가끔씩 들어달라'는 파격적인 권한을 주며 사돈만의 조직을 만들라고 지시, 이 대화 과정에서 이정재가 정계진출하여 펼치려는 꿈이 '강력한 힘(=정치)으로 사회의 악을 몰아낸다'는 것이 드러난다.[9]

경무대의 곽영주와 인연이 있어 일단 박석진의 고발에 의한 법적 구속에서 벗어난 이정재는 자신이 눈여겨 본 대로 유지광이 굉장한 능력을 보이며 단기간에 '화랑영화사'를 조직, 깔끔하게 박석진의 반란 세력을 격파하며 제압하자 굉장히 흡족해하고 그를 매우 신용하기 시작한다. 반대로 영 조직에서 제대로 구실을 못하고 영화사업에 정신이 팔려 몸을 사리는 조직 내 2인자 임화수를 이때부터 탐탁치 않게 보기 시작했다.

파일:무풍_두한정재.png
대립하는 이정재(왼쪽)와 김두한(오른쪽).

유지광이 자신이 내린 임무를 족족 성공시키고, 조직이 중대한 사건을 맞이할 때마다 유지광이 적절한 조언을 하는 걸 보고 그를 더더욱 신임했고, 자유당과 함께 자신의 조직이 승승장구를 하는 것처럼 보이자 결국 자유당과의 결탁만이 확실한 자신의 정계진출로라고 확신한 이정재는 점점 일을 키우게 된다. 유지광과 함께 자유당을 위해 온갖 정치테러를 자행하며, 평소 신경 쓰고 있던 김두한을 모욕하며 협박한다[10]던가 나도 엄연히 '정치인'이라며 멋대로 의원들만 드나들 수 있는 국회 식당에 난입한다던가 점점 그 행동이 기고만장해진다. 본래 이런 것에 제동을 가했어야 할 성격의 유지광도 하필 정치테러 중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아버지를 실명시켜버리는 일로 실연을 당한 이후 야망을 향해 폭주하는 상태였기에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었다.

하지만 장충단집회 방해 사건으로 잠시 유지광이 형을 살고 있어 부재중인 틈에, 이기붕이 자신의 당선이 불확실해지자 몇 년이나 닦아놓은 자신의 표밭이자 고향땅 선거구 이천을 내놓으라고 요구를 해오는 일이 발생한다. 이에 이정재는 당연히 격분했고 동대문 조직 전체가 이천땅을 봉쇄하며 자유당의 접근을 막는 등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이정재는 정치테러를 자행하며 너무나 많은 약점이 있었기에 조직 전체가 경찰의 손에 구속될 처지가 된다. 압박을 못 견딘 이정재는 살기 위해 이천을 이기붕에게 내주게 되고[11] 모든 것에 환멸을 느낀다며 모든 일에서 손을 놓아버리고 칩거하게 된다.

그런데 그쯤 자유당이 자신의 말을 잘 듣는 또 하나의 주먹조직을 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것이 전 주먹계의 위기라고 판단, 김사범과 상의한 끝에 유지광을 불러들여 차후의 계획을 설명해주게 된다. 일단 약점이 많은 이정재 자신은 동대문의 수장자리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2인자 임화수를 회장 자리에 앉힌다. 동대문이 정치테러를 자행하는 동안 그동안 몸을 사린 임화수는 약점을 크게 잡힐 일도 없었고, 연예계를 주름 잡고 있으며, 곽영주 같은 빵빵한 정치적 배경도 갖고 있으니 그라면 한동안 조직을 운영하며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물론 그것은 잠시고 상황이 안정되면 유지광이 임화수를 제치고 진정한 후계자로서 동대문의 회장자리에 앉는다는 것이 계획의 최종 목표였다. 자신의 야망을 이룰 수 있다는 말에 유지광이 이 계획에 동의하자, 이정재는 임화수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그 자신은 김사범을 포함한 자신의 심복들 몇몇을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가 주먹계를 은퇴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예상보다 자유당의 폭주는 심각했고 임화수의 조직 운영 능력은 처참했다. 3.15 부정선거고대생 습격 사건마저 일어나버렸고 그제야 이정재는 경악하며 임화수와 유지광을 긴급하게 호출하지만 때는 늦어 4.19혁명이 발생, 자신의 동대문, 사돈의 화랑동지회, 결탁했던 이기붕과 자유당,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까지 모조리 몰락해버리게 된다.

설상가상 거기서 끝났으면 자신의 일신이라도 지켰을텐데 이후 박정희가 나타나 5.16 군사정변을 통해 정권을 잡고 혁명재판을 일으켜 이정재 자신도 그에 잡혀가는 신세가 된다. 처음에는 이미 은퇴한 상태여서 부정선거에 개입하지 않아서 가벼운 형을 받으리라 자신도 생각했고 주변인물도 그렇게 여기고 있었지만, 임화수가 화랑동지회에 관한 일을 불어버리며 그가 회장 자리에 있던 것이 드러나게 된다. 이는 당시 폭처법에 의거,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였다. 유지광이 그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죄를 몽땅 뒤집어 쓰는 식으로 필사적으로 노력해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그는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된다.

3. 전투력

훗날 다뤄지는 야인시대와 달리 직접적으로 무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천하장사 씨름꾼이라는 주변의 설명이나, 본인이 전 주먹황제 김두한과 1:1 맞짱도 염두에 두는 걸 보면 김두한을 따라갈 수는 있는 전투력인 듯. 다만 김사범이 '자네 손에 잡히면 끝이라고 해도 김두한은 주먹황제였잖아. 승산이 많지 않아.'라며 만류한다던가 시라소니 린치 때 그의 최강급 싸움 실력에 망신당할 것부터 걱정하는 걸 보면 김두한이나 시라소니보단 한 수 아래인 모양으로, 이런 전투력 설정은 훗날 야인시대에도 그대로 넘어간다.[12]
[1] 배우가 실존인물 이정재와 외관이 흡사한지라 드라마 제1공화국에서도 이정재를 맡았었다.[2] MBC 전속탤런트 1기로 어린이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을 비롯하여 MBC에서만 전속으로 활동하다가 <무풍지대>로 KBS에 첫 출연하게 된다. <무풍지대>를 찍을 당시 이정재를 기억하던 지인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그들은 대체로 드라마가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는 투로 보았다고 회고했다. 실제 이정재의 비서였던 실존인물 '이천일'이 <무풍지대>나 <야인시대>를 왜곡이라고 거품을 물던 것과 대조적이다.[3] 야인시대의 김기홍 포지션인 동대문의 책사. 설정상 원로주먹이라 이정재가 '김선배님', '형님'하며 존대하며 그의 말을 매우 경청한다. 야인시대에선 사사오입 개헌을 시점으로 이정재와 갈라서 동대문을 뜨지만, 본작에선 군사정부의 혁명재판까지 이정재와 함께 한다.[4] 드라마의 설정이고 실존인물은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였다. 무풍지대 방영 당시 이정재 아들인 '이정수'는 버젓이 생존한 상태에 정치나 주먹계 인물도 아니어서 등장시킬 수 없었는 듯.[5] 야인시대에선 이러한 이정재의 가정사가 전부 생략되어 죽을 때까지 야망을 위해 산 독신인 것마냥 그려진다.[6] 이정재가 10살 연상에 지위도 한참 높았지만, 유지광의 형이 자신의 고모부인지라 유지광이 항렬이 더 높았다. 그래서 유지광을 '사돈', '사돈님'이라 부르며 존대한다.[7] 훗날 야인시대의 김동진.[8] 훗날 야인시대의 이영숙.[9] 야인시대에선 반민특위 때의 일로 이정재가 흑화하며 가지게 된 '힘이 곧 정의'라는 논리에 입각한 꿈이나 여기서는 이정재가 어떻게 이런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작중 유지광의 꿈도 이와 흡사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정재가 유지광의 절대적 충성을 받아내기 위해 한 말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10] 작중에선 1화부터 내내 이정재가 김두한을 신경 쓰고 있음이 표현된다. 김두한은 이미 주먹계를 떠난 사람이라 동대문이 딱히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존재였고 실제로도 김사범, 유지광 포함 다른 동대문 조직원들은 김두한을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이정재만이 김두한이 당선이 됐니, 김두한은 무엇을 했니 자꾸만 김두한을 언급하며 신경쓴다. 이러한 이미 정계진출에 성공한 김두한에 대한 동경과 질투, 열등감은 훗날 야인시대에서 더욱 세심하고 뚜렷하게 묘사된다.[11] 야인시대에서는 이정재가 후보 등록 포기서에 도장 찍기 직전 참지 못하고 이기붕 및 자유당 일원들을 보고 욕지거리를 내뱉지만, 무풍지대에서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있다가 책상을 부술 기세로 도장을 찍어눌러버리기만 한다.[12] 드라마 '무풍지대'에서 나레이션으로 동대문파의 전투력이 명동파보다 못하다고 직접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 이정재의 전투력도 김두한이나 시라소니, 이화룡 등 정상급 주먹에 비하면 손색이 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