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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7 09:32:58

자산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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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04_자산어보2.jpg
국립해양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자산어보 1본.
1. 개요2. 특징3. 명칭 독음 문제
3.1. '茲', '玆', '兹' 비교3.2. '현산어보' 론3.3. '자산어보' 론
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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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자산어보()》는 조선 시대 후기인 1814년(순조 14), 정약용의 형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이 저술한 해양생물학, 수산학 서적이다.

3권 1책 구성으로, 흑산도 근처에 분포하는 200여 종의 물고기와 바다 생물이 수록되어 있다. 정약전 자필의 원본은 현존하지 않고 필사본은 여러 곳에 소장되었다. 그의 유배지[1]였던 흑산도(현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연안 어족(魚族)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어보(魚譜)로서, '흑산어보'가 아니라 '자산어보'라 한 까닭은 '흑산'의 '검을 흑()' 자에 나쁜 의미가 있으므로 피했다고 한다. 이외에 '현산어보'로도 전한다('명칭 독음 문제' 단락 참조).

2. 특징

KBS 역사 스폐셜
조선시대, 최신식 어류 백과사전이 있었다

3. 명칭 독음 문제

학계에서는 '자산어보'와 '현산어보' 중 독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쟁이 있다. 정약전의 호와 흑산도의 별칭이 '玆山'으로 일치하는데 읽을 때는 각각 '자산'과 '현산'으로 읽히는 것. 때문에 이태원 씨가 낸 《현산어보를 찾아서》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논쟁이 시작되었다.

3.1. '茲', '玆', '兹' 비교

한자 유니코드 자원(字源)
U+7386 검다 玄 + 玄
U+8332 ① 풀·나무가 불어나다
② 이, 저 (지시대명사)
艹(←艸) + 幺幺(絲의 생략형)
U+5179 이체자

엄밀하게 자원을 보자면 玆는 검을현(玄)을 겹쳐 강조한 것이고, 茲는 풀들이 무성한 것을 나타내는 글자를 가차하여 지시대명사로 사용하는 글자로 구별된다. 그러나 자형의 유사성으로 인해 혼용해서 써 왔고 특히 이체자인 兹는 퓨전된 자형으로 인해 더욱 구분할 수가 없다. 자산어보 필사본에서도 兹의 형태로 쓰여 있다.

후한 시기의 자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도 玆의 독음을 '자'로 적었고 후대에 청나라 고증학자 단옥재는 《설문해자주(說文解字注)에서 이를 '현'으로 교정했다. 과거부터 혼란이 있었으며, 현재의 자전들도 마찬가지다.

즉, 글자의 모양으로는 구분이 안되고 글자가 쓰인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것이 현산어보 측 주장의 근거가 된다. 맥락상 검다는 뜻이므로 현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이것도 완전한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오랫동안 통용하다보니 훈음이 섞여 '검을 자'라는 훈음이 생겨 맥락에 따른 구분도 무의미하다는 것. 이쪽은 자산어보 측 주장의 근거이다.

3.2. '현산어보' 론

玆山者 黑山也
玆山은 흑산이다.
余謫黑山 黑山之名 幽晦加怖
나는 흑산에 유배와 있는데, 흑산이란 이름은 어둡고 무섭다.
家人書牘 輒稱玆山 玆亦黑也
집안 사람들 편지에서는 언제나 玆山이라 칭한다. 玆 또한 검다(黑)는 뜻이다.
자산어보 머리말에서
(전략)……신안군 우이도에서 구해본 유암총서(柳菴叢書) 라는 책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줄 만한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했다.……(중략)……『유암총서』 중 「운곡선설」 항목을 보면 "금년 겨울 현주(玄州)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라는 대목이 나오며, 이 글의 말미에서는 "현주서실(玄州書室)에서 이 글을 쓴다"라 하여 글을 쓴 장소를 밝혀놓고 있다. 현주는 흑산도를 의미한다. 저자 유암은 이청의 친구이며, 유암이 흑산을 현주로 옮긴 것은 이청의 스승 정약용이 흑산을 玆山이라고 부른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현산어보를 찾아서》에서 발췌.
요약하자면, 저자 본인이 머리말에서 玆는 黑의 뜻이라 했고, 현산어보를 같이 집필한 제자 이청의 친구가 흑산을 현주(玄州)로 읽은 것은 정약전이 지은 현산어보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또 정조 때 편찬한 한자사전인 '전운옥편'은 한글로 독음을 달아놓고 있어서 당시 한자음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데 여기에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 此의 뜻이다. 濁의 뜻이다. 항간에 茲로 통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 黑의 뜻이다. 玄과 통한다.
黑의 뜻일 때의 독음을 "현"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3.3. '자산어보' 론

당대의 가장 권위있는 한자사전인 '강희자전'에는 玆항의 독음으로 '자'와 '현'이 모두 실려 있으며#, 강희자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참고 자료로 널리 쓰인 운서나 자전들('설문해자'부터 시작해서 '옥편', '집운', '유편', '자휘', '정자통' 등)도 역시 마찬가지이며(#), 심지어 玆의 표준 중국어 병음 표기가 cí, zī로 玄의 xuán과는 차이가 크다. 따라서 玆를 "자"로 읽는 것이 일반에 널리 알려진 독음이었으며, 玆를 '검다'는 뜻일 때는 '현'으로 읽어야 옳다는 것은 문헌상의 기록을 고증한 것일 뿐 실제로 사람들이 그렇게 읽었다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시 - 분 - 초라고 할 때의 (초)는 원래 ""라고 읽어야 옳지만 현실의 발음은 그렇지 않아서 아무도 "묘"로 읽지 않는다.

4. 기타

자산어보를 배경으로 창작된 작품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정약전정조 승하 후 일어난 신유박해의 결과 흑산도귀양을 가게 되었다.[2] 이는 정약전이 기록한 것 외에도 다른 나라에서도 알려졌던 사실인 듯 하다. 아귀의 영문명이 anglerfish, 즉 낚시하는 물고기라고 붙은것도 이 때문이다.[3] 참조기의 경우 흑산도 주변 해역에서의 출현 시기를 꼼꼼히 기록하였다.[4] 옛날의 한의학 서적에는 한약재도 모조리, 단 하나의 예외없이 '맛'에 대해 기록되어 있다.(부자나 초오 같은 독성 약물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다.) 당시의 맛이라는 것은 단순히 식용으로서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원시적인 화학적 검사법으로서 구성 성분 및 기능을 평가하는 기준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