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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8:15:12

잔상에 립스틱을


1. 개요2. 사용 기법
2.1. 소멸 순서2.2. 예시
3. 기타

1. 개요

残像に口紅を / Zanzō ni Kuchibeni o

츠츠이 야스타카가 1988년 3월부터 1989년 3월까지 중앙공론(中央公論)이라는 월간 잡지에 연재한 글로, 매우 실험적인 형식의 소설이다.

2. 사용 기법

이 소설에는 리포그램이 사용되었다. 총 66장 동안 일본어 오십음도에 포함된 음절이 하나씩(청음탁음 포함) 사라지는 구성이며, 그 음절 하나가 사라질 때마다 대체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음절이 포함된 사물이나 유기체들이 소멸된다. [1] 자세한 규칙은 일본어 위키백과로.

이 때문에 데스(です) 와 마스(ます) 등의 일본어 표현이 사용되기 어려우며, 일상적인 물건들을 지칭하는 데 필요한 음 역시 소멸되기 때문에 소설 후반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소설 후기 대신 조사 보고(調査報告)라는 글이 쓰여 있다.

이 소설에 사용된 또 하나의 기법은 메타픽션. 이 세상이 허구임을 인식하는 소설작가 사지 카츠오(佐治勝夫)를 주인공으로 삼아 리포그램 기법과 일본어의 특성에 맞춘 규칙 설정 과정을 대놓고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메타픽션 설정은 각종 존재와 개념들이 말과 함께 사라져간다는 설정이 내포하는 위험에 대해 어느 정도 방어기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야기를 쓰는 데에' 필요하지 않은 이상 '심장'이 없어져 죄다 죽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자네는 소설을 쓸 때 일일이 "이 사람은 흉부 왼편에 심장이 하나 있다"는 인물 설명을 해주나? 표현상 반드시 써야 할 때 외에는, 상상의 존재인 자네와 나는 심장을, 또는 심장이라는 말을 필요로 하지 않아. '내 심장은 뛰었다'라 써야 할 때 비로소 자네는 자신의 심장이 없음을 알아채 사망하든 사라지든 하는 셈이야. 하지만 이런 표현은 다른 말로 쉬이 대체할 수 있을테지.
- 1장 中. 리포그램이 이미 적용된 채 소설이 시작됐다는 설정을 반영해 글자 하나[2]를 사용하지 않고 의역했다.

2.1. 소멸 순서

각 장마다 제목에서 없어지는 음을 친절히 알려준다. 물론 소설 내 등장인물은 그 음이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으며, 오히려 무엇이 사라졌는지를 의식하려 하면 비로소 그것이 사라졌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는 딜레마를 겪는다.

1부
1) [3]
2) ぱ
3)
4)
5)
6) [4]
7) ぷ
8) べ
9)
10)
11) ご
12) ぎ
13)
14)
15) ぴ
16)
17)
18) ぼ
19)
20)
21) ぽ
22)
23) び
24) ぐ
25) ぺ
26)
27) ぜ

2부 [5]
28)
29) ぞ
30) ぶ
31) ず, づ [A]
32)
33) ざ
34) ど
35)
36) じ, ぢ [A]
37)
38) で
39)
40)
41)
42)
43) げ
44) ば
45)
46)
47)

3부
48)
49)
50)
51)
52) , , [8]
53) , [9]
54) [10]
55)
56)
57)
58)
59) [11]
60)
61) だ
62)
63)
64)
65) が
66) [12]

2.2. 예시

 (50장) 勝夫の手が板を叩いた。板が言った。「入れ、入れ」誰かがいたっていいか。勝夫の、誰かに仮定の言い逃れの算段。板囲いを伝いつつの低回。「誰か」だって。いないさ。いないいない。
 いいさ。勝手に入れ入れ。敢行だ。ついに勝夫が犯意を抱いた。だが、さてさて、囲いのこの高さ。打開の手だては。眈眈。勝夫の偵察。
 おお。板囲いの高い一端には鉄管が。かの鉄管に手がかかって際には犯行が可能なのだがな。さて、かの高さに最短の手だては如何に。
카츠오[13]의 손이 목재로 된 임시 벽을 두드렸는데, 벽이 이르길, "들어오게, 들어오게." 여기에 누구를 들여도 되는 건지. 카츠오의, 혹시의 경우에 누구에게의 변명을 위해 궁리. 벽으로 된 경계를 좇으면서 고민. ‘누구’? 그런 건 없겠지. 없어 없어.
그래, 멋대로 들어서지. 해버리겠어. 결국 범의를 품은 그. 그런데 넘기에는 높은 이 벽, 해결책은 무엇인고. 묵묵히 수색.
오오. 벽의 높은 끝 부분에 쇠대롱이 있군. 저 대롱에 손을 뻗을 수 있으면 범행을 이룰 수 있을 듯 싶은데. 그러면, 저 높이에 대해 제일 손쉬운 해결책은 무엇인고.
(59장) 高い。高い。高い。意外だ。感嘆。凱歌。偉観言いがたい感慨。偉大だ。眼界の異化。大海の懐胎だ。 抱いた海岸の姦淫か。
かの断崖の加担。岩塊の加害。対岸の堕胎。戦い。単眼のタイタンの眼窩。怪異怪異。ダダか。陰画。かの画家、画壇の大家の描いた絵画だ。いい画題だ。買いたい。野の、田の、互いの対位。橙の香。 閑雅。ん。
看過か。海員会館だ。かの館員。開化館だ。外大だ。短大だ。眼科医院だ。感化院だ。快感。いい高台だ。無料の高台だ。ん。鷹だ。「鷹の台」か。眼下の医院。花壇の開花。
높다. 높다. 높다. 의외다. 감탄. 개가[14]. 위관[15]하기 어려운 감개. 위대하다. 눈의 세계의 이화. 큰 바다의 임신이다. 품은 해안의 간음인가? 그의 벼랑의 가담. 암괴[16]의 가해. 강 너머의 낙태. 싸움. 외눈인 타이탄의 안와. 괴이괴이. 다다? 음화[17] 그의 화가, 화단의 대가가 그린 그림이다. 좋은 화제다. 사고 싶다. 들과 밭, 서로의 대위[18]. 오렌지[19]의 향. 한아[20]. 응, 간과했나? 해원회관이다. 그의 관원[21]. 개화관이다. 외대다. 단대[22]다. 안과 의원이다. 감화원[23]이다. 쾌감. 좋은 높은 건물이다. 무료 높은 건물이다. 응. 매다. '매의 받침대'? 눈 아래의 의원. 화단의 개화[24].
(62장) がん。がたん。がん。がん。痛い。痛い。痛い。
암. 덜컹. 암. 암. 아파. 아파.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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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타



[1] 이 때, 소멸 후 기억에서 완전히 제거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 잔상에 립스틱을 발라주고 싶다는 구절이 소설 내에 등장한다(제목의 유래)[2][3] 처음부터 소멸된 상태로 시작한다. 모음이 사라지면 대응되는 장음 기호도 쓸 수 없게 된다. い, う, え, お도 동일.[4] 대응되는 요음도 사라진다. や, よ가 사라질 때도 마찬가지.[5] '장'의 제목은 아니지만 '부'의 제목에서 외래어 표기용 ゔ도 없어졌음을 알린다.[A] 발음이 구분되지 않는 요츠가나로서 함께 소멸한다.[A] [8] お와 を는 발음이 같아 함께 사라진다. 쓰다 보니 う도 안 쓰인 김에 그냥 같이 없앤 것 같다. 3인칭 소설이라 주인공인 카츠오(かつお)도 여기서 사라져야 할 것 같지만 주인공 버프로 지칭만 '그(かれ)'로 바뀐 채 남아 있다. 이것 역시 초반부에 미리 언급되는 부분.[9] は는 조사로 쓰일 때 한정으로 わ로 발음되므로 소설 앞부분에서 이 경우를 어떻게 판정할지 열심히 규칙을 짜두었지만, 결국 그냥 표현범위 자체가 극히 한정되는 시점에서 함께 없어지게 되어버렸다.[10] 여기서부터는 주인공에 대한 지칭 표현도 사라져 사실상 1인칭 시점과 다름없이 진행된다.[11] 촉음도 함께 사라진다.[12] '소멸된 시점'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ん만 남아있는 것은 65장이며, 따라서 66장은 아무 내용도 없다. '아'가 입을 열고, '응'이 입을 다문 소리, 즉 대비되는 음이라는 해석이 있다. #[13] 勝夫(かつお): 주인공의 이름.[14] 승리해 기뻐 부르는 노래#[15] 대한 경.[16] 바위 덩어리.[17] 네거티브로 찍은 사진.[18] 대비되는 주제. 대위법의 대위가 맞다.[19] 등자[20] 한가롭고 아담함, 조용하고 품위 있음[21] 관(館)에서 일하는 사람.[22] 단과대학의 줄임말.[23] 소년원, 아동 자립 시설[24] 꽃이 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