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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명
Cabin Fever
일라이 로스가 만든 2002년 호러 영화이자 로스의 연출 데뷔작으로, 외딴 산장에 놀러온 5명의 대학생들이 살이 썩어들어가는 정체불명의 기괴한 질병에 감염되어 벌이는 참극을 그렸다.[1]
제목 캐빈 피버는 원래 사람(들)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 갇혔을 때 과민성, 불안감, 부주의 등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을 겪는 것을 뜻하는 관용어구로[2], 이 영화에서는 본래의 뜻보다 말그대로 '오두막집(Cabin)'의 '질병(Fever)'을 의미한다.
각본 자체는 1995년에 완성되었는데[3] 당시에는 '호러 영화는 돈이 안된다'며 안 팔렸고, 1996년 스크림이 히트 후 호러 영화가 다시 떴을 때도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면서 팔리지 않았다. 불쾌한 내용과 강도 높은 고어, 니거 등 비속어 사용 또한 투자자를 끌어모으지 못한 이유. 결국 2001년에 로스는 자기가 직접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일단 5만 달러를 조달해 제작에 착수한다. 우여곡절 끝에 100만 달러가 넘는 제작비로 완성한 캐빈 피버는 전 세계적으로 3,05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 흥행에 성공하며 이후 올드 스타일 호러 영화와 그 리메이크들의 부흥을 이끈 선두격인 작품이 된다.
로스는 이 영화에서 마더스 데이, 더 씽(1982), 이블 데드, 텍사스 전기톱 학살, 왼편 마지막 집, 시체들의 새벽 등 자신이 좋아한 1970~80년대 호러 영화의 걸작들을 의도적으로 모사했음을 명확히 밝힌다. 아예 찍을 때 '이건 텍사스 전기톱 학살 씬, 저건 이블 데드 씬, 이번에는 더 씽 풍으로'하면서 만들었다고.
동년 호러 영화 전문 사이트 블러디 디스거스팅에서 팬들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등 호러팬들에게는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당시의 주류 평론가들은 '과거 호러 영화들을 짜깁기한 역겹고 멍청한 고어축제(Gorefest)'라든지 '일라이 로스는 호러 영화, 코미디, 풍자극, 정치적 우화의 4가지를 동시에 시도하지만 어느 것도 성공적이지 않다.' 등의 혹평을 보내 로튼토마토 63%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로스는 "솔직히 로저 이버트가 캐빈 피버를 어떻게 생각하든 누가 신경쓰는가? 나는 피터 잭슨,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는 관심이 있는데, 그들은 이 영화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피터 잭슨은 '호러 팬들은 캐빈 피버 같은 영화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는 광고용 문구를 제공했고 쿠엔틴 타란티노는 '새로 나온 미국 영화 중 최고'라며 일라이 로스에게 '호러의 미래'라는 찬사를 보냈다.
2009년에 후속작 캐빈 피버 2가 개봉했다.
2014년에는 프리퀄 캐빈 피버: 페이션트 제로가 제작되었다. 둘 다 일라이 로스가 제작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며 그리 평은 좋지 않다. 여담으로 페이션트 제로의 주연 숀 애스틴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감지네 샘와이즈를 연기한 배우다.
그리고 2016년에 1편의 리메이크 캐빈 피버: 블러디 홀리데이가 개봉했다.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특수효과 분장의 진화로 훨씬 더 고어스러운게 특징. 대략 30초까진 평화롭다 그 이후 충격과 공포의 장면들이 연속으로 나온다.[4] 개봉 이후 로튼 0%라는 역대급 악평을 받았으며 관객평도 나쁘다.
2. 줄거리
개를 데리고 숲을 지나가던 부랑자가 토끼를 잡아 개가 있는 장소로 온다. 그러나 개는 살이 썩어 죽어있었고, 부랑자는 시체에서 뿜어져 나온 피를 얼굴에 덮어 쓴다.대학생 친구들인 폴, 카렌, 마시, 제프, 버트는 봄방학의 시작을 맞아 산 속의 오두막집에 놀러 간다. 제프와 마시는 연인이며, 폴은 카렌과 7년간 사귀었으나 같이 자본 적이 없어 안달내는 관계, 버트는 경솔한 사고뭉치이다. 그들은 차를 타고 가다 들른 한 상점에서, 사람을 무는 버릇이 있는 데니스라는 정신이 약간 이상한 아이와 그 아버지 '깜둥이'들 때문에 가게에 라이플을 비치해둔다고 말하는 할아버지 가족을 만난다. 산장에 도착한 후 제프와 마시는 섹스를 하고, 폴과 카렌은 수영하러 간다. 버트는 총을 들고 다람쥐를 잡으러 가는데, 뭔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총을 쏘나 그는 오프닝에 등장한 부랑자였다. 병들고 형편없는 몰골의 그는 도와달라며 비틀거리며 다가오지만, 겁을 먹은 버트는 도망쳐 버린다.
그날 밤, 다섯명의 친구들이 캠프파이어를 하는데 그림[5]이라는 청년이 그의 개 닥터 맘보를 데리고 불쑥 나타난다. 그림이 가진 마리화나를 나눠 피우던 중 비가 내리고, 물건을 챙기느라 자신의 캠프에 간 그림을 남겨두고 모두 오두막집으로 돌아간다. 이윽고 누군가 문을 두드려 그림인 줄 알고 열어주나 얼굴이 썩어가는 부랑자가 서 있는다. 그는 도와달라며 사정하고, 제프는 그를 집에 들여놓으려 하지만 버트는 그가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자 문을 닫아버린 후 전염병 환자를 들여놓을 수 없다고 우긴다. 부랑자는 그들이 타고 온 픽업트럭을 훔치려다 차에 온통 피를 토해놓고 폴이 들은 횃불에 닿아 온 몸에 불이 붙은 채 도망친다.
다음 날 부랑자의 시체가 근처 저수지에 떠 있는 장면과, 이 저수지가 오두막에 급수 파이프로 연결된 모습이 보인다. 폴이 이 물을 컵에 따라 가져가 카렌을 진정시키고, 카렌은 물을 한 모금 마신다. 망가진 차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러 인근의 집에 찾아간 제프와 버트는 죽은 부랑자가 집주인 여자의 사촌 헨리라는 것을 알자 대충 얼버무린 후 도망간다. 간밤의 소란에 대한 신고를 듣고 찾아온 보안관 대리 윈스턴이 오두막집을 찾아온다. 폴은 윈스턴을 구슬려 그는 견인 트럭을 보내주겠다며 떠난다. 한편 집 안에 잠든 카렌 옆에 완전히 빈 물컵이 보인다. 또한 그날부터 그림이 데리고 다니던 개 닥터 맘보가 오두막집을 맴돌기 시작한다.
그날 밤, 카렌 옆에 누워 그녀를 어루만지던 폴은 손가락에 묻은 피를 본다. 카렌도 부랑자의 병에 감염된 것을 안 친구들은 당황하며 그녀를 바깥의 헛간에 격리한다. 다음 날 버트가 트럭을 고치고 친구들은 카렌을 데리러 간다. 차에 남은 버트는 피가 섞인 기침을 하며 자신도 감염되었음을 깨닫는데, 피를 토하는 카렌을 데려갈 것을 거부하고 혼자 차를 몰아 떠나버린다. 제프는 감염되기 싫다며 혼자 짐을 싸들고 숲속에 들어간다. 카렌을 다시 헛간에 옮겨놓은 폴과 마시는 자신들도 감염되었을 것이라고 비관하며 섹스를 한다. 그리고 욕실에 들어간 마시는 자신의 등에 감염의 징후가 나타난 것을 본다.
한편, 바트는 가게에 들러 사정을 설명하며 의사를 불러달라고 하다 데니스에게 손을 물린다. 데니스의 아버지는 화를 내며 바트를 쏘려 하자 바트는 도망친다. 데니스의 아버지는 동료 두 명을 불러 감염자들을 죽이기 위해 바트의 뒤를 쫓는다.
총을 들고 밖을 순찰하던 폴은 저수지에 떠 있는 헨리의 시체를 발견하고 물이 감염 원인임을 깨닫는다. 점점 감염 증세가 심해지는 마시는 울면서 오두막 밖을 거닐다 닥터 맘보에게 공격받아 죽는다. 마시의 비명을 들은 폴이 달려와 개를 쏴죽인 뒤 카렌을 살펴보러 헛간에 간다. 폴은 얼굴이 완전히 썩어 문드러진 채 살아있는 카렌을 곡괭이로 내리쳐 죽인다. 잠시 후 쫓기는 바트가 오두막에 도착한다. 그를 쫓는 가게 주인 일행 세 명은 헛간을 열어 총을 든 채 죽어가는 바트를 사살한다. 이때 옆에서 폴이 그들을 기습해 모두 살해한다. 폴은 제프를 찾아 숲을 헤매다, 동굴에서 그림의 토막난 시체를 발견한다. 마을 사람들이 몰고 온 차를 타고 가던 폴은 손등에서 감염의 징조를 본다. 폴은 10대들과 술을 마시며 파티를 하는 윈스턴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지만, 마침 그때 윈스턴에게 감염자들을 사살하라는 무전 연락이 들어온다. 윈스턴 일행은 폴을 공격하고, 폴이 반격하여 몇명의 사람을 감염시킨 뒤 윈스턴을 몽둥이로 쓰러뜨린다.
길가로 나가 쓰러진 폴은 지나가는 차에 발견되어 병원에 옮겨진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자신들이 어찌할 수 없는 병이라며 다시 보안관에게 넘겨, 윈스턴이 폴을 차에 태워 데려간다. 폴은 '물...'이라고 감염원을 경고해주려 하지만 윈스턴은 물을 달라는 말로 오해하여 그를 강가에 버린다. 한편 제프는 숲을 나와 오두막을 살펴본다. 오두막이 온통 피투성이인 것을 본 그는 눈물을 흘리다, 곧이어 자신만 살아남았다며 환호한다. 그러나 오두막집을 나오자마자 대기하던 경찰들의 총에 맞아 죽는다.
가게를 배경으로, 아이들이 폴이 죽은 강가 근처에서 물을 떠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파는 모습이 보인다. 한편 이 강물을 식수로 팔기 위해 운송하는 트럭이 지나간다.[6] 세 명의 흑인이 가게에 들어오자, 주인 할아버지가 그들에게 잘 손질한 라이플을 건네주며 친근하게 말을 건넨다.
쿠키 영상으로 가게 할아버지가 "말이란 게 참..."하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깜둥이를 위한 것이라고 했던[7] 라이플은 말 그대로 정말 깜둥이에게 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단골 흑인들이 오면 빌려주면서 사냥하는데 쓰라고 있는 총으로 흑인들이 방문하자 할아버지는 친근하게 헤이 깜둥이들 왔냐고 인사를 건넨다. 흑인들끼리라면 모를까 백인과 흑인이 그렇게 인사하기는 쉽지 않은데 그 정도로 친밀한 사이라는 것.
3. 여담
영화 섹스 아카데미에서 누드 연기를 한 마시 역의 세리나 빈센트는 누드 배우로 자신의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을 꺼려 노출 연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일라이 로스는 그녀의 엉덩이 노출 씬을 꼭 찍고 싶어했고, 다른 배우 찾아보라고 하는 얘기까지 나오는 대립 끝에 결국 딱 1인치만 엉덩이를 노출하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로스가 자를 가져와서 직접 재가면서 했다고.폴 역을 맡은 라이더 스트롱은 쉬는 시간 동안 얼굴에 피칠갑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던 중, 도보 여행을 하던 여학생들과 마주쳤다. 소녀들은 처음에는 기겁했지만 그 중 한명이 그가 ABC의 인기 하이틴 시트콤 '보이 미트 월드(Boy Meets World)'[8]의 배우라는 것을 알아보자 외려 그에게 벌떼같이 달려들었고, 라이더는 간신히 도망쳤다. 이후 다시는 촬영 중간에 다른 데로 새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오두막을 습격하는 개 '닥터 맘보' 역으로는 원래 다른 개를 섭외했으나, 너무 늙고 병들어 급히 조달한 현역 경찰견을 사용했다고 한다. 개가 워낙 사납고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배우와 같이 촬영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 개와 배우가 같이 나오는 장면이 없고 개가 공격하는 장면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극중 나오는 상점은 노스캐롤라이나의 'Priddy's General Store'라는 실존하는 상점이다. 이곳을 찾는 영화팬들도 꽤 많다고. #
[1] 참고로 살이 썩어들어가는 질병은 실제로 있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극적으로 빠른 진행 속도와 다발성 장기부전을 유발할만큼은 아니다.[2] 미스버스터에서 실제로 이를 실험해 '신빙성있음'을 준 적이 있다.[3] 대학 동창 랜디 펄스타인과 공동 집필.[4] 살이 썩어들어가고 다른 누군가를 죽이려는 듯 몰려가는 일행 등.[5] 일라이 로스가 연기했다.[6] 이 물은 이후 스프링필드 고등학교에 납품되면서 2편의 스토리가 시작된다.[7] 작중 주인공들은 흑인들을 "쏴죽이거나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8] 7시즌까지 방영. 라이더는 주인공 코리의 친구 숀으로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