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포지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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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정식 명칭은 아니나 흔히 쓰는 표현으로 두 포지션 중 어느 한 쪽도 믿고 맡기기 어려운 어정쩡한 선수를 말한다. 간단히 말해 두 포지션에서 이도 저도 아닌 선수에게 붙이는 부정적인 표현.[1][2]NBA 기준으로 가장 흔하게 나오는 트위너(3.5번)가 키가 작은 파워 포워드형 타입이다 보니 트위너하면 포워드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듀얼 가드, 스윙맨도 사실 트위너에 가까웠으나 현대 농구에서 입지가 상승한 케이스. 낮은 레벨에서는 충분히 빅맨이나 가드 등으로 고정된 포지션으로 활동할 수 있지만, 선수층이 두텁고 사이즈가 상향 평준화되는 리그서부터는 프론트 코트에서 뛰기엔 높이가 떨어지거나 백코트로 뛰기엔 볼관리, 슈팅거리나 1:1 능력을 갖추지 못해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피트 마이클. 미국에서 주 포지션인 스몰포워드로 활동하기엔 사이즈가 다소 떨어지는 선수지만, 미국 무대 밖에서는 정통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사이즈에 기량까지 갖춰서 최고의 용병으로 활약한 케이스.
그러나 골때리는 건 KBL 외국인 선수 선발 기준이 1인 신장 205cm, 2인 신장 합계 398cm였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조합 또한 트위너였다. 한마디로 2미터 조금 넘는 센터 용병과 190대 중반의 트위너를 언더사이즈 4번으로 조합해 빅맨진을 꾸려서 골밑을 용병으로 도배하는 것. 이런 방식의 수혜자가 바로 KBL의 전설 중 1명인 조니 맥도웰. 192cm정도밖에 안 되는 키지만 국내의 같은 190cm대 빅맨을 압도하는 몸빵과 스킬로 KBL의 골밑을 휘젓고 다녔다.
한국에서 대표적 트위너인 전희철은 고교 시절부터 골밑 몸싸움을 대단히 싫어하고 중거리-외곽슛 위주의 플레이를 선호했다. 그러나 키 때문에 경복고 - 고려대 시절 내내 울며 겨자먹기로 센터나 파워 포워드로 뛰어야 했다. 성장기에는 빅맨으로 뛰다가 막상 프로로 오고 나서 외국인 선수들한테 밀리고 애초에 선호하던 스몰 포워드 자리는 센터로 굳어버린 몸이 적응 못하며 트위너가 된 전형적인 케이스.
반대로 키 큰 3번 타입들이 운동능력의 한계로 3번/4번 어디에도 적응 못해 도태되는 경우도 많다. 정훈 같은 경우는 이런 이유로 프로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
여담으로 역대 최고의 3점슈터도 드래프트 시점까지도 1,2번 트위너로 평가받았었다.
2. 재평가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NBA에서는 트위너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다. 지역방어 도입에 따른 픽앤롤, 혼즈 오펜스의 대중화 등으로 의해 빅맨의 야투 능력이 중요시되고, 또 코트를 넓게 쓰는 동시에 경기 페이스가 빨라지면서 빅맨보다 빠르고 스윙맨보다 체격이 좋은 트위너들이 대우를 받기 시작한 것. 오히려 투빅을 오래 쓰는 팀들이 희소해지면서 트위너형 중장신 포워드들이 4번 자리에서 득세하는 상황이다. 또한 약간 작더라도 발이 빨라 수비 범위가 넓고 미스매치에 능한 빅맨들이 센터를 곧잘 소화함에 따라, 과거였다면 4번이었을 선수들이 포지션을 아예 풀타임 5번으로 올려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물론 이를 위해선 플로어를 넓힐 수 있는 3점슛, 중장거리 야투나 픽앤롤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수비능력 등이 뛰어나야 한다. 여기에 윙스팬이 평균보다 긴 선수라면 비록 키는 작아도 팔길이로 수비범위 및 높이에서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신장만 트위너지 윙스팬이 뛰어난 선수는 오히려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도 한다. 2019-20 시즌의 휴스턴 로케츠가 이런 유형의 선수들 (P.J. 터커, 로버트 코빙턴)을 극대로 활용한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수비에서 외곽까지 커버할 수 있으면서 볼 없는 움직임에 특화돼 골밑 커팅이나 3점 슛, 속공 등으로 기여하는 것.
여하튼 현 NBA에서 트위너라는 표현은 근 수 년 만에 잘 쓰이지 않는 용어가 되어버렸다. 종전에는 주로 3번과 4번, 4번과 5번 사이에 애매하게 낀 선수들에게 트위너 딱지가 붙었다면, 이제는 3.5번형 트위너들은 4번으로, 4.5번형 트위너들은 5번으로 무리없이 이동하여 자리를 잡았기 때문. 일례로 장신 윙 타입인 카일 쿠즈마는 2000년대라면 높은 확률로 트위너 취급을 받았겠지만 지금은 그런 거 없다.
방식은 다르지만, 2015-16 시즌 추일승 감독의 고양 오리온스 역시 포워드 농구를 구사하면서 한국형 트위너 포워드들의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통 빅맨이 아닌 애런 헤인즈와 가드인 조 잭슨을 기용하면서 골밑을 전담하는 대형 빅맨 기용을 포기하는 대신, 최진수, 김동욱, 이승현, 장재석 등 194cm~203cm 내외의 슈팅력을 갖추고 있고 활동량이 좋은 포워드나 포워드/센터들을 동시에 기용하면서 포워드 농구를 펼친 것. 이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 포워드들은 수비에서는 적극적인 디나이와 협력 수비, 공격 리바운드 참여를 통해, 공격에서는 유기적인 2:2 플레이와 외곽슛 등을 통해 자신들보다 20cm 이상 큰 KCC의 하승진이 포함된 상대방의 빅맨 라인업을 압살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상대편의 에이스 가드인 안드레 에밋을 마크함으로써 조 잭슨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굉장히 큰 이득. 미국이나 한국이나 트위너 포워드가 살아남는 법은 슈팅력과 활동량, 다양한 수비기여도인 듯 하다.
과거의 한국 같으면, 대표팀에서나 소속팀에서나 한기범에게 5번을 맡기고 자신은 내외곽을 넘나들었던 김유택, 한국 농구사의 가장 대표적인 파워 포워드인 전희철, 고교에서는 빼어난 슈터였고 프로에서 반쯤은 가드였던 현주엽 등 지금은 당연히 파워 포워드, 심지어 스몰 포워드로 분류될 수 있는 선수들도 센터라고 했는데, 페인트존은 흑인 선수들의 것이 돼버린 KBL 출범 이후에는 이런 유형의 선수를 포워드로 분류하게 되었다.
3. 프로레슬링에서
프로레슬링 업계에서는 선역과 악역으로 구분지어지지 않는, 각본상 언제든지 자기 원하는대로 배드애스적으로 거침없이 행동할 수 있는, 일종의 안티 히어로나 안티 빌런적 존재를 일컬는다. 이런 트위너 캐릭터는 제대로만 자리잡으면 각본은 물론 업계 안에서 선역과 악역을 자연스럽게 맡기거나, 아니면 이분법적 대립에서 벗어나 훨씬 더 복잡하고 풍성한 대립을 짤 수도 있기 때문에 귀중한 전력에 속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WWE의 애티튜드 시대에서 핵심인물인 스티브 오스틴이나, PG 시대에서는 딘 앰브로스(현 존 목슬리) 같은 캐릭터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1] 즉, 4번을 완벽하게 소화하지만 다른 포지션도 가능한 크리스 웨버, 케빈 가넷이나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3번이 가능하지만 2번, 간헐적으로 4번도 가능한 스카티 피펜 등은 all-arounded player(다재다능한 선수)이지 트위너가 결코 아니다. 이 점을 잘 모르던 2000년대 초반 국내 언론에선 MVP 후보로 떠오르던 가넷을 두고 "NBA 최고의 트위너"라는 가당찮은 수식어를 붙인 적도 있다.[2] 이는 꼭 농구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다른 종목에서도 두가지 포지션 사이에 애매하게 걸쳐있는 경우 트위너라고 할 수 있는 것. 프로레슬링에서도 악역임에도 의외의 부분에서 선역같은 모습을 보이거나, 선역과 악역 모두와 대립하는 중립 포지션을 트위너로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