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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12-27 01:14:43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1. 개요2. 작곡과 초연3. 악기 편성4. 곡 해설
4.1. 1부. 프롤로그4.2. 2부. 틸의 장난의 시작4.3. 3부. 틸의 전도와 조소4.4. 4부. 틸의 사랑과 실연4.5. 5부. 틸과 학자의 대결4.6. 6부. 틸의 유쾌한 일상4.7. 7부. 틸의 몰락과 죽음4.8. 8부. 에필로그
5. 기타


원제목: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Op.28 (Till Eulenspiegels lustige Streiche/Till Eulenspiegel's Merry Pranks Op.28)
레너드 번스타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1959년 4월 20일 녹음

1. 개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94~1895년에 쓴 교향시. 14세기 중반에 독일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말썽꾼 '틸 오일렌슈피겔'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이를 묘사한 표제 음악이다.

2. 작곡과 초연

슈트라우스는 1889년에 작곡한 '죽음과 변용' 이후 오페라의 작곡에 대한 의욕이 생겨 오래 전부터 흥미를 느낀 틸 오일렌슈피겔 전설을 음악화하고자 하는 열망에 빠졌다. 그래서 시릴 키슬러(Cyrill Kistler, 1848-1907)가 1889년에 완성한 오페라 '오일렌슈피겔'에 영감을 받아 틸 오일렌슈피겔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를 만들려고 직접 대본을 집필하려고 했지만, 이 대본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그리고 1894년에 초연한 오페라 '군트람'의 초연도 대실패로 끝나며 슈트라우스는 오페라에 대한 흥미를 잃고 다시 교향시에 열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1894년 10월에 뮌헨의 궁정 오페라극장의 지휘자로 취직한 슈트라우스는 전부터 흥미를 느낀 틸 오일렌슈피겔 전설을 음악화하고자 하는 열망에 빠져 1895년 5월 6일에 곡을 완성했다. 이후 곡은 1895년 11월 5일에 쾰른에서 프란츠 뷜너[1]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그리고 곡은 '사랑하는 친구 아르투르 자이들[2]'에게 헌정되었다.

1916년 10월 23일에는 바슬라프 니진스키세르게이 디아길레프에 의해 발레로도 처음 연주되었으며, 이후에도 이 곡은 발레로 여러 번 연주되었다.

3. 악기 편성

이 곡은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중 처음으로 4관 편성을 채택한 곡이기도 한데, 전체적인 악기 편성은 다음과 같다.

피콜로, 플루트 3, 오보에 3, 잉글리시 호른, D조 피콜로 클라리넷 1,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3, 콘트라바순 1, 호른 8(5~8번은 임의), 트럼펫 6(4~6번은 임의), 트롬본 3, 튜바 1, 팀파니, 큰북, 작은북, 심벌즈, 트라이앵글, 대형 래칫[3], 현5부(16-16-12-12-8)

4. 곡 해설

곡은 15분이나 되는 비교적 짧은 연주 시간 동안 매우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데, 스토리 라인으로 따지면 8부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작곡가가 구분한 것이 아니라,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임의로 구분한 것이다.

4.1. 1부. 프롤로그

곡은 일단 여유 있게(Gemächlich)라고 지시된 F장조, 4/8박자의 동화풍의 바이올린 선율(A)로 시작한다. 이 부분은 슈트라우스에 따르면 '옛날 옛날에 소문난 장난꾸러기가 살았지'에 해당된다. 뒤이어 바이올린의 트레몰로와 함께 틸 오일렌슈피겔의 장난기 어린 모습을 묘사한 호른 독주의 길고 유쾌한 팡파르(B)가 등장하고, 이 주제가 여러 악기로 반복되며 색채감을 살린다. 뒤이어 클라리넷의 냉소적인 선율과 목관의 불협화음이 틸의 비웃음(C)을 묘사하며, 바이올린의 중심의 현이 느긋한 움직임으로 장난칠 대상을 몰색하는 틸의 모습을 그려낸다. 뒤이어 C를 근간으로 한 클라이맥스가 이어지는 듯 하다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C의 변형이 목관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3개의 주제가 이 교향시의 기본 주제들이다.

4.2. 2부. 틸의 장난의 시작

이렇게 틸은 장난칠 대상을 찾아가는데, 먼저 비올라의 트레몰로 위에 저음현-플루트-바이올린 순으로 연주하는 A의 변형이 실린다. 틸은 시장으로 걸어온 뒤 갑자기 클라리넷의 D2로부터 A6까지의 빠른 스케일과 심벌즈의 단타와 함께 말을 타고 시장으로 돌진하는데, 염소가 우는 듯한 트럼펫[4]과 고음에서 하락하는 목관, 래칫의 딸깍거림이 시장의 아낙들의 당황과 경악, 어지럽혀진 시장의 모습을 생생하면서도 재미있게 묘사한다. 틸은 채찍을 들고 '한걸음에 7마일을 달리는 마법의 장화'를 신은 것마냥 도주하는데 이때 목관이 혼란스럽게 들려온다.

4.3. 3부. 틸의 전도와 조소

이제 틸은 비올라와 바순, 클라리넷의 민요풍 선율과 함께 수도승처럼 도덕을 마을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뭔가 싫증이 난 듯 C 동기를 기반으로 한 독주 바이올린의 불안한 선율도 들리고 호른과 트럼펫이 약음기를 낀 선율이 신랄하면서 뭔가 불안한 조소를 보낸다. 독주 바이올린은 가장 높은 음에서 가장 낮은 음으로 급격히 추락한다. 틸은 종교를 조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4.4. 4부. 틸의 사랑과 실연

C 주제가 틸이 '아름다운 처녀들에게 고백을 하는 듯' 행복한 분위기로 전개되고 한 처녀에게 한 고백은 실제로 받아들여질 듯 곡은 우아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하다가 피콜로의 트릴과 금관의 어두운 팡파르로 틸이 실연을 당했음이 묘사된다. 트롬본과 트럼펫으로 C의 변형도 등장하며, 플루트와 클라리넷의 하행 스케일도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틸은 이제 '전인류에 대한 복수'까지 결심하게 된다.

4.5. 5부. 틸과 학자의 대결

틸이 복수의 대상으로 삼은 대상은 베이스 클라리넷과 바순, 현의 중간 음역으로 묘사되는 권위적인 속물 학자들이다. 틸은 학자들에게 어려운 문제를 제기하고 학자들은 여기에 목관의 4성 카논으로 암시되는 소모적인 논쟁을 벌인다. 3명의 학자들이 늦게 온 것을 묘사하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바이올린 총주-바이올린 독주-피콜로 독주 순으로 논쟁이 끝날 무렵에 들어온다. 학자들은 무의미한 논쟁에 눈살을 찌푸리고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틸은 팀파니의 단타 뒤에 큰북도 겹치며 흥겨워하는 와중에 트럼펫의 C와 함께 학자들을 조롱한다. 갑자기 고음 목관과 현이 C를 연주하고, 분위기가 전환되며 바이올린과 클라리넷으로 친근하고 민중적인 멜로디가 나온다. 이는 틸이 민중들이 부르는 속요(俗謠)를 흥얼거리는 부분이라고 설명된다. 음악은 잠깐 차분하고 조용하게 흘러가는 듯하다.

4.6. 6부. 틸의 유쾌한 일상

그러다가 클라리넷과 플루트, 바이올린의 아르페지오와 호른과 트럼펫이 연주하는 C를 느리고 부드럽게 변형시킨 선율이 대위적으로 연주되고, B가 목관의 C와 결합되어가며 새로운 부분으로 넘어간다. 총주로 C가 연주되고, 호른과 트롬본, 뒤이어 트럼펫이 연주하는 흥겨운 분위기의 새로운 선율과 플루트군의 즐거운 트릴이 나타나며 곡의 즐거움은 고조된다. 이후 A의 초반을 반복하는 즐거운 음악이 호른과 트럼펫 솔로의 반주에 맞추어 목관과 현의 피치카토로 연주되는데, 이 즐거운 음악은 몰아치는 듯한 클라이맥스로 이어지고 이게 악기군을 더해가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여기까지의 2분 가까운 부분은 모든 음악 작품 중 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틸의 즐거움이 정점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학자의 동기'가 연주되고, 갑자기 음악이 끊기며 작은북만이 울린다.

4.7. 7부. 틸의 몰락과 죽음

뒤이어 금관의 저음의 준엄한 화음이 틸이 법정에 잡혀 들어갔음을 묘사한다. 틸은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듯 휘파람을 부는 듯하며, 휘파람을 3번 분 끝에 사형 확정을 예감한 틸은 약음기를 낀 호른과 트럼펫으로 묘사되는 불길한 분위기에 접어들며, 금관의 우람한 음악이 사형 확정을 알리자 고음 클라리넷이 C 주제를 연주하며 Bb6에 다다른 후 갑자기 플루트의 트릴과 함께 하강하며 틸이 교수대의 이슬로 사라졌음이 묘사된다. 이제 '틸의 이야기는 끝났다'는 듯 현의 피치카토가 조용히 울리고 1마디 가량 쉰다.

4.8. 8부. 에필로그

그러다가 에필로그 격으로 바이올린으로 곡 도입에 나온 A가 차분하게 나온다. 틸은 죽었지만, 그의 유쾌한 삶과 장난기는 민중들에게 하나의 설화가 되어 영원히 남게 되었다. 트라이앵글이 감동적으로 울린 뒤 B의 변형이 클라리넷과 호른으로 울리고, 갑자기 목관의 거대한 트릴과 함께 C가 총주로 울려퍼지며 이 즐거운 음악은 끝난다.

5. 기타



[1] Franz Wüllner, 1832~1902, 독일의 지휘자. 니벨룽의 반지의 라인의 황금과 발퀴레를 초연한 것으로 유명하며, 후에는 슈트라우스의 신작 교향시 돈 키호테의 초연도 맡았다. 1890년에는 슈베르트의 가곡을 피아노 반주한 축음기 녹음도 남겨서 '최초로 피아노 연주 녹음을 남긴 사람'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녹음 품질이 너무 낮아 그의 피아노 연주는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한다.[2] Arthur Seidl, 1863~1928, 독일의 음악 저널리스트 겸 교수[3] Ratchet, 손잡이를 돌려 톱니바퀴를 몸통에 부딪히게 해 딸깍거리는 소리를 내는 목재 악기.[4] 이 부분에서 슈트라우스는 트럼펫 주자에게 플러터텅잉(Flutter-tonguing)이라는 특수 기법을 쓰게 했는데, 플러터텅잉은 관악기 연주자가 혀를 푸르르 떨어 독특한 울림을 만들어내게 하는 기법이다.[5] 참고로 이 연주회에서는 자신의 걸작 중 하나인 테 데움도 연주되었는데, 이게 브루크너가 공개 연주회에서 자신의 작품을 들은 마지막 날이 되었다.[6] 참고로 브루크너는 1889년에 바이로이트 음악축제에서 슈트라우스랑 잠깐 만난 적이 있고, 이 둘은 당시 브루크너가 개정 중이던 교향곡 8번의 3악장을 피아노 2중주로 연주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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