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파이어 운동(FIRE movement)은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추구하는 경제적 절약 운동이다.한국에서는 '경제적 자유'라고도 부르며 파이어 운동을 실천하는 이는 파이어족으로 부른다. '자유'라고 해서 경제적 제약 없이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사고 싶은 것 다 사는 부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대체로 적극적인 저축과 투자로 연 지출 25-30배만큼 돈을 모아 근로소득 없이도 생활에 무리가 없는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은퇴해 적성에도 안 맞고 딱히 흥미롭지도 않아 괴롭고 귀찮기만 한 노동에서 해방을 주 목적으로 한다.[1] 이는 1990년대에 개발한 초기 개념에 한정하며 2020년대에는 외국에서도 풍요로운 재정적 독립을 추구하는 FAT FIRE처럼 생활 양식과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이 이루어졌고 일부 변형은 정형화까지 하였다. 관련 글
이들은 일생 동안 소비문화에 극단적으로 저항하며, 저축을 통해 40대 전후에 조기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불필요한 소비에서 벗어나 중요한 것에 집중한다는 가치 전환이 핵심이다.
FIRE는 미시, 거시, 계량경제적 전문 분야보다는 개인이 재정을 관리하는 방법, 행동 방식 혹은 철학에 가깝다. 한국에서는 '경제적 자유'라고 불리다 보니 앞 부분인 Financial Independence, 즉 돈을 극단적으로 모으는 것 혹은 부자만 생각하지만 FIRE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경제적 자유는 앞 절반일 뿐 은퇴 이후 삶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주로 밀레니얼 세대에서 유행한다.
2. 파이어족에 대한 오해와 몰이해
1. 파이어족은 부자인가?사실 FIRE라는 단어에는 어디에도 '경제적 자유'라는 단어는 들어있지않다. 경제적 자립이 올바른 단어로 경제적 자립과 경제적 자유는 어감 차이가 상당한데, 경제적 자유라는 말로 인해 마치 풍요롭게 중산층 이상의 수준으로 과시적 소비를 할 수 있는 부자 느낌이 강하게 한국 사회에 전해졌다.
하지만 오히려 파이어족은 부자, 과시적 소비등과는 완벽한 대척점에 있다. 돈의 많음이 아닌 젊어서부터 시간적으로 여유롭고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돈에 얽매이지 않고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다.
2. 파이어족은 일을 하면 안되는가?
파이어족이라고 하면 무슨 모든 경제활동을 하면 안되고 누워서 죽은듯이 숨만 쉬어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파이어 운동이란, 돈에 얽매이지않고 넘쳐나는 시간속에서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과 활동, 혹은 취미를 하며 살아가겠다는 것이지 아무런 일도 취미도 하지않고 죽은듯 시체처럼 살아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파이어족이 수익이 발생하는 강연, 유튜브, 블로그 등의 활동을 한다고 해서 그게 무슨 파이어족이냐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파이어족에 대해 완벽하게 몰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이어족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일을 생계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삶에서 탈피하겠다는 운동이지 굳이 본인이 원하는 활동에서 따라오는 돈을 거부하겠다는 운동이 아니다.
3. 아이가 있으면 파이어족은 불가능한가?
아니다. 그저 핑계일 뿐이다. 필요한 자금이 늘어날 순 있어도 아이가 있으므로 파이어족은 불가능하다는 말은 그저 단순한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실제로 두 아이를 키우며 파이어를 실천하는 부부도 있다.
3. 시드머니(종잣돈) 모으기
4. 파이어에 필요한 일반적인 자금
안정적인 은퇴를 위해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으나 대략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는 있다. 한국 기준으로 예금 10억 원이면 생활에 무리가 없다고 보는 편이다.간혹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10억이 넘는 상황에서 10억으로 어떻게 파이어를 할 수 있겠냐는 배부른 소리가 들려오곤 하는데, 파이어 운동이란 절약과 소비절제, 자기통제를 기본 가치로 하는 운동인데 과소비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 아파트 가격을 들이대며 파이어 운동을 운운하는 것은 이미 기본에서 상당히 멀리 벗어난 일이다.
서울에서도 빌라는 1~2억 수준으로 충분히 매매 가능한 매물들이 많으며, 반드시 아파트에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해도 직업으로 인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파이어족의 특성상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해야할 이유는 전혀 없으므로 공기좋고 물좋고 살기좋은 지방에 넘쳐나는 2~3억 대 아파트도 파이어족에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10억짜리 서울 아파트를 들이대며 10억으로 파이어족을 하기는 힘들다 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이다.
위에서 말했듯 필요한 자산은 개인마다 다르나, 2024년 2인 가구 최저 생계비인 220만원을 기준으로 생각해봤을때, 6억 6천만원의 자산을 모으면 나름 안정적인 세후 4%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달성가능하므로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돈이란 많으면 많을수록 다다익선이지만, 그게 가능했으면 파이어족 따위가 유행할 이유도 탄생할 이유도 없었기에, 대부분 목표 시드머니를 줄일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한다. 안정적 수익이라고 여겨지는 연 3-4 % 정도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에만 투자하여 생활비와 기타 비상금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일 때 은퇴를 결정한다.
다만 경제적 자유를 위해 지나치게 적은 생활비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 조기 은퇴한다는 파이어 운동의 철학에 부합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매월 발생하는 지출은 어느정도 여유있게 계산하는 것이 좋다.
한 예로, 현실적인 파이어의 기준으로 주거비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자가 주택" 과 "투자 가능한 연 지출의 25배 ~ 30배 순자산" 을 제시하기도 한다 참고글
섣불리 고위험 투자를 하기보다는 생활 양식과 목적에 맞게 적절히 파이어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5. 목표 자산 및 4% 법칙
목표 자산파이어족이 경제적 독립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표 자산을 설정하는 것이다. 목표 자산은 은퇴 후 필요한 연간 생활비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이를 위해 먼저 은퇴 후 생활에 필요한 금액을 산정한 다음, 이를 후술할 4% 법칙에 맞춰 계산하면 목표 자산을 구할 수 있다.[2]
4% 법칙
4% 법칙은 은퇴 후 자산의 4%를 매년 인출하더라도, 자산이 고갈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이 법칙은 Trinity Study에 근거해,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경우 평균적인 수익률을 통해 자산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4% 법칙은 매년 자산의 4%를 인출하면서도 남은 자산은 시장 수익률로 자라날 것을 기대하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에 맞춰 인출 금액을 매년 조금씩 조정하는 방식으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증가도 반영할 수 있다.
이 법칙은 은퇴 후 30년 이상의 긴 은퇴 생활 동안 자산을 지속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략으로, 파이어족에게 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중요한 지침으로 사용된다.한국 글
6. 유형
파이어 운동을 실천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각자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법이 나왔는데 대표적인 4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네 가지는 해외에도 잘 소개한 글이 여럿 있는 만큼 본인에게 맞는 유형이 무엇인지 참고할 수 있겠다. 해외 글 1 해외 글 2 한국 글 1 한국 글 2- Lean FIRE: 전통적인 FIRE에 가장 가까운 유형으로 저축을 늘리기 위해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은퇴 후에도 절약하는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 Coast FIRE: 충분한 돈을 모으고도 일을 하는 유형. 언제라도 퇴직이 가능해 정신적으로 여유로이 일을 할 수 있다.
- Fat FIRE: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유형. 경제적 걱정 없이 호화로이 생활할 수 있다.
- Barista FIRE: 은퇴 후 생활비 일부를 부업으로 충당하는 유형.
7. 파이어족 자가진단
파이어족이 무엇인지는 다소 애매하며,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이 자가진단은 Lean FIRE에 해당하므로 상황에 맞게 판단하여야 한다.- 꾸준한 절약과 저축을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가?
- 돈을 벌지 않아도[3] 기대 수명까지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예정인가?
- 수익률 연 5% 이상인 위험 자산에 투자하지 않아도 경제적 자립에 문제가 없는가?
- 조기, 보통 만 49세 이하에 자발적으로 은퇴하였는가?
8. 비판
파이어족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문제는 자본주의에서 일을 안하게 되면 역설적으로 노동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작 직장인 주제에 몇억~몇십억 모았다가 파이어족 하겠다고 아무도 일을 안하기 시작하면 버스를 100만원씩 주고 타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열심히 모아왔던 자산이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즉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가 일을 안하는 사람이 일을 하는 사람에게 꾸준히 소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불로소득은 다른 사람들보다 단기간에 빠른 자산을 축척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 받는 일시적인 여유에 가까울 뿐,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구조이다.
파이어족이 그렇게 꿀이었으면 워렌 버핏이나 일론 머스크, 젠슨 황 같은 억만장자들이나 CEO들은 진작에 은퇴를 하고 평생 놀고 먹으면서 자산 증식에만 신경썻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억만장자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퇴직을 하지 않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더 벌이고 있다. 또한 인류의 한계를 뛰어넘을 신기술 개발에 뛰어들기도 한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의 시스템 상 위에서 말하는 고소득자들은 이미 회사를 경영하거나, 혹은 신기술을 개발하는 등 사회에 큰 가치가 있는 일을 한다. 하지만 주식 어플을 쳐다보거나 아무 일을 안 하는 것은 가치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더라도 점점 자신의 생활 수준이 꾸준히 한 단계씩 떨어지고, 자산을 잃게 된다는 역설을 억만장자인 이들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수십년 전에는 억대 연봉이 재벌이나 대기업에서도 아주 고위직들만 만질 수 있는 돈이었지만, 지금은 월스트리트나 실리콘밸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들조차 충분히 받는 임금이 되었고 물가도 그만큼 올랐다.
그래서 금수저 2세들도 무능하거나 백수일 경우 이들에게 맹렬히 추격당하고 있고 역전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여러분이 커리어 개발을 잘 해 상위권 소득을 가지거나, 혹은 로또에 당첨되는 등 운이 좋아서 단기간에 여유가 생길 만큼 큰 돈을 번 것이 아닌데도 파이어족이 단순히 놀고 먹는다는 이유로 도전하는 허황된 꿈을 가진다는 점이다.
투자는 자기 혼자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억대 연봉자들부터 부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분이 푼돈을 투자하는 동안 이들은 똑같은 투자에 돈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투자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붉은 여왕 가설처럼 여러분이 이런 고소득자나 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면 여러분이 이들을 영원히 따라잡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돈이 없는 사람들이 푼돈을 불리겠다고 더 큰 위험을 가진 투자를 했다가 깡통을 차는 미친 짓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모은 돈이 없는 사회 초년생들이나, 막 노후 대비를 하는 50대들이 부자들까지 따라잡겠다는 욕심에 급등주나 코인, 레버리지를 건드리다가 전부다 날려먹게 되는데 인생에서 이런 타격을 몇 번 맞게 되면 돈도 없어지고 가정 불화에, 정신병까지 걸리게 된다.
위에서 말한 고소득자들이나 부자들은 여유가 있기 때문에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준의 투자만을 하고 있는데, 장기 투자로 더 큰 부자가 되는 일이 즐비하다. 게다가 주식으로 수천만원을 잃어도 월급이 수천만원이 되는 등, 여러분과 이미 게임이 안 되는 수준이다.
실제로 파이어족을 할 만큼의 부자들은 자기계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평판이 좋을 가능성이 높고, 엄청난 자산을 모았다는 그 자체로 존경을 받으면서 일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처럼 직장에서 갑질이나 뒷담화를 받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둬야 할 이유 자체를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9. 기타
- TVN 트렌드로드 뉴욕편에서 파이어 운동을 다루었다.
- 2020년대 초에는 언론도 파이어족을 다루기 시작했다. 대기업 은퇴 후 투자로 살아가는 파이어족은 자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보도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도 출연했는데 이수근은 결혼도 아직 안 했는데 반은 여친 자산이고 미래는 확실한 게 아니라고 지적을 했다. OSEN 기사
- 한국어 번역어로 널리 쓰이는 '경제적 자유'는 경제학 용어 경제적 자유주의와 무관하지만 비슷한 말이라 검색할 시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1] 파이어 운동이 한 가지 방식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자원봉사를 하거나 취향에 맞는 부업 혹은 소일거리 개념으로 적게나마 돈을 벌어서 생활비에 보태는 방식도 있다.[2] 예를 들어, 은퇴 후 매년 4,000만원이 필요하다면, 목표 자산은 4,000만원/0.04 = 10억이다. 즉, 매년 4,000만원을 인출할 계획이라면 은퇴 전까지 약 10억의 자산을 마련해야한다.[3] 근로, 주식 투자, 부동산 임대업 등. 취미 삼아 하는 소일거리도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