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신부 Father Parkinson | |
<colbgcolor=#726aa6><colcolor=#ffffff> 성별 | 남성 |
나이 | 불명 |
직업 | 신부 |
소속 | 테리얼레이드 교회 |
[clearfix]
1. 개요
폴라리스 랩소디의 주역. 테리얼레이드 교회의 신부로, 마른 체격에 백발이 희끗희끗하지만 키가 크고 강단있어 보이는 중년 남성이다.주로 데스필드와 개그 콤비로 활약한다. 데스필드가 적당히 파킨슨을 골려먹다가 핸드건을 이용한 협박에 우는 소리를 내며 반박하는 것이 주 개그 패턴.
2. 능력
테리얼레이드 교회의 신부로 유명하다. 도시의 주임 사제 정도가 뭐가 유명한가 하겠지만, 테리얼레이드는 공권력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무법천지 그 자체다. 신앙이나 성직자에 대한 존중이 존재할 리 없는 이런 막장 도시에서 평범한 성직자가 그 어떤 지원도 없이 홀로 살아남아[1] 교회를 개척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교회의 물건을 도둑맞는 일은 예삿일이고 술주정뱅이를 재워줬다가 주정뱅이가 불을 질러 교회가 다 타버리고 재건한 것만 두 자릿수가 넘는다니 알 만하다. 애초에 법황청에서 교회를 세우려고 몇 번 시도했다가도 물먹고 물러난 곳에 단신으로 꿋꿋이 버티고 있으니 두말할 것도 없는 셈. 법황청에서도 이런 그의 분투를 인정하여 성물인 핸드건을 하사할 정도다.테리얼레이드에 오래 살아오는 동안 불량배와 갱단들과 어울리며 옷 속에 단검을 숨기는 등 잡다한 호신용 기술을 배운 모양이며, 완력 자체도 마른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불량배를 한 주먹에 때려눕힐 정도로 강하다. 사고 방식 또한 상당히 "실용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테리얼레이드의 갱단도 도시의 유일한 사제인 파킨슨 신부를 눈곱만큼이나마 존중 비슷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일부는 자기 죽으면 그래도 신부를 불러달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해둘 정도.
막장 도시인 테리얼레이드에 포교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굉장히 억센 성격의 소유자이다. 작중에서 핸솔 추기경의 평에 따르면, 단순히 꺾이지 않는 성격이 아니라 누르면 누를수록 더 강하게 튕겨 올라오는 용수철 같은 사람이다.
교회의 성물 핸드건을 지니고 있다. 테리얼레이드에 단신으로 버티고 있다보니 다른 물질적 지원이 별 소용없을 것을 짐작한 법황청에서 호신용 무기를 하사한 것. 파킨슨 신부는 이걸 가지고 자칭 서부 최고의 건맨이라 한다.[2] 하지만 핸드건이 워낙에 귀한 교회의 보물인데다가, 연재 당시 공개된 대륙의 지도를 보면 서부에는 테리얼레이드 이외에 신부가 있을 만한 곳이 거의 없으니 비교 대상이 없어 최고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작중에서도 비교 대상이 없어 최고가 되었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도 적절한 타이밍과 적절한 컨트롤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에게 핸드건 사용법을 가르친 죠르지오 신부가 말하길 그렇게 빨리 사용법을 터득한 자는 처음 봤다고 한다.
핸드건을 익힌 방식 역시 그다운데, 첫 발사로 오른팔이 부러지자 왼팔로 쥐고 쏘아대었다고 한다. 또 최고의 무기 중 하나이자 엄연히 교회의 성물인 핸드건을 무기로 보지 않고 그저 장난감처럼 사용하는 것[3] 역시 그의 개성 중 하나.
알고 보면 키 드레이번을 두 번이나 궁지에 몰아넣었던 인물이다. 첫 번째는 다림의 성당에서 핸드건으로 키를 무력화시켰고, 두 번째는 잊혀진 탑에서 키가 탄 스쿠너의 돛을 부러뜨려 표류하게 만들었다. 핸드건이 사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대단한 사람.
3. 작중 행적
미노 만에서 도망쳐온 오스발과 율리아나 카밀카르를 다림까지 데려다 주기 위해 데스필드를 끌고 길을 나선다. 다림에서 도리언 수도원장과 핸솔 추기경을 만나 교회의 율리아나 공주 암살 계획을 알게 되고, 이후 교회의 계획을 막기 위해 키 드레이번과 협력할 정도로[4] 사효적 효력과 인효적 효력[5] 사이에서 번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무법 도시인 테리얼레이드에서 10년간 포교 생활을 하며 겪은 일들에서 나오는 자세로, 교회를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재건하고 때로는 살인까지 저지르며[6] 신앙을 지키려 노력하는 자신을 보며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교회 건물보다 자신이 굳건히 지키고 있는 신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를 깨닫고 남긴 대사가 '교회는 내 마음속에 있다!'그러나 펠라론에서 일어났던 역대 법황이 일으킨 기적들은 형식적 신앙이 만들어낸 것이며, 신이 존재한다는 물적 증거가 된다.[7] 그러나 교황 퓨아리스 4세조차 신앙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과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신의 대리인인 법황을 거스르는 것 중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대답할 수 없었다. 파킨슨 신부는 이런 모순적인 상황에선 어떤 대답이든 교회의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퓨아리스 4세의 고백에 납득하면서도 현실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발견할 수 없었기에 진실한 답을 찾기 위해 펠라론 게이트에 뛰어들 생각을 하게 된다.
순수주의자다운 이러한 마음가짐 때문에 형식을 중시하는 귀족 출신의 고위 성직자들에게는 배척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테리얼레이드 포교라는 영웅적인 행동 때문에 인정받고 있다. 전직 이단심문관인 핸솔 추기경의 경우, 파킨슨이 큰 일을 방해하고 이단에 가까운 발언을 하고 다님에도 불구하고 그를 인정한다.[8] 율리아나 공주 암살 사건의 전모를 유일하게 알고 있으며 사상적으로도 교회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지만, 펠라론 측에서 그의 의지를 인정한 것인지 입막음이나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무기로 사용하지 않는 파킨슨 신부의 성격 또한 교회가 침묵하는데 일조했다.[9]
펠라론 게이트에 뛰어든 이후에 알 수 없는 존재[10]를 통하여 자신의 물음에 해답을 얻고, 라오코네스로 인하여 잊혀진 탑으로 옮겨져[11] 비니힐에게 선택된다. 그 후 율리아나를 쫓아온 키의 배의 돛을 부수고 율리아나 일행과 함께 카밀카르에 가서 보급을 한 뒤 데스필드와 테리얼레이드로 돌아간다.
테리얼레이드로 돌아가기 전, 율리아나와 한 대화는 폴라리스 랩소디의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율리아나가 묻었던 "다만, 사랑할 수 있을까요?" 라는 말은 수많은 화두를 하나로 함축한 질문이며, 폴라리스 랩소디의 주요 쟁점이기도 하다. 폴라리스 랩소디의 주제의식에 맞추자면, 사랑이란 복수이다. 사랑은 누군가를 구속함으로서 자유를 빼앗고, 행위를 강요함으로서 상처입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자신만을 생각하는 마음을, 사랑 그 자체를 돌려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다만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구속하지만, 그를 통해 돌아오는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말이다.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든, 미워하든, 아니면 그냥 무시하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관없이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파킨슨 신부의 말은 자유에 가깝다. 아마 작중 후반 오스발이 말하는 두개의 태양이 동시에 뜨는 것, 자유와 복수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에 가장 가까운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바닥이 새는 항아리에 물이 새든 말든 언젠가 채워질거라 믿으며 물을 붓는 행위와 같다. 분명히 헛수고이며,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고행이다. 이것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파킨슨 신부의 선한 마음을 옅볼 수 있다.
또한 파킨슨 신부는 다만 사랑할 수 있는 이유를 들어 "다만, 살아가기는 한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은 인간의 삶 전체를 통찰한 한마디이기도 하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바라며 살아간다. 재산, 권력, 여가 등등을. 그리고 그렇게 원하는 것을 얻으면, 이번에는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 그렇게 사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원하고, 그러다가 결국 현실의 한계에 맞닥뜨린다. 그러나 거기에서 욕망을 포기하는 인간은 극소수이며, 대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가지기를 바란다. 그 결과, 그 자신이 바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그것을 바라며 살아가게 된다. 파킨슨 신부의 말마따타 다만,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는 결국 이상을 바랄수밖에 없는 인간의 성질을 통찰한 한마디이며, 그렇기에 다만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은 현실성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므로.
그리나 더욱 놀라운 점은, 다음 구절에서 파킨슨 신부가, "그보다 더 멀리 가지는 못한다." 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다만 사랑하는 것보다 더 멀리 가는 것은 무엇일까? 테리얼레이드에 닻을 내린다는 말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그는 태리얼레이드만이 아닌 전세계를 다만 사랑하기를 포기하고, 테리얼레이드만 사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것은 율리아나가 묘사했듯 패배이며, 그러나 비굴한 패배가 아닌 자신의 결정에 따라 싸움을 중단한 것이다. 그것은 다만 사랑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 안의 교회가 올바르다는 사실을 믿으면서도, 세속의 교회인 펠라론의 규범적인 신앙 또한 틀리지 않음을 인정하는 말이다. 이는 자신 안의 교회는 테리얼레이드에서만 통용될 수 있다고 한정짓는 말이며, 이상은 이상일 뿐 현실에는 적용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담담히 인정하는 말이기도 하다.[12] 그의 비원은 현실에 패배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정도까지 다다른 것만으로 감사한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이야 말로 폴라리스 랩소디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제의식이다. 사람이 현실에 묶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실에 분노하거나 절망해서는 안된다. 율리아나가 말했듯, "별을 보는 눈을 가졌으면서도 나뭇가지 끝에도 닿지 않는 팔을 가졌다는 사실" 을 슬퍼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 어째서? 파킨슨 신부가 말했듯 "별은 보이기 때문이다". 파킨슨 신부는 결국 현실에 가로막힐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상을 추구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상을 바라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을 무가치하다고 말하는 오스발을 어떻게든 잡아 죽임으로서 무가치를 부정하려고 하는 키 드레이번이 '인간' 을 상징한다는 사실과도 같은 맥락을 지닌 것이다.
이후 마지막화에서는, 다시 데스필드와 함께 다시 테리얼레이드로 돌아갔음이 확인되었다.
세계 속에 자신을 만드는 자인 돌탄 선장의 반대항으로, 자기 속에 세계를 만드는 자이다. 일반적인 신앙과는 다르게 자신의 신앙으로 교회[13]를 만들어가고 포교하는 모습에서 나온 것이다.
신앙적인 면으로 보자면 하리야 헌처크, 기존의 신앙인들과 삼각관계에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의 신앙에 충실하지만 형식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는 하리야 선장과 사효적 효력 자체를 중시하는 기존의 세력 중간에 위치한다고도 볼 수가 있다.
[1] 마법사 세실리아의 비호가 있기는 했다.[2] 당연하지만 서부영화 패러디다.[3] 은근슬쩍 핸드건으로 데스필드와 오스발을 겨누면서 기겁하게 한다거나. 물론 이때 핸드건은 장전이 안 된 상태였고 이걸 알게 된 데스필드는 분한 나머지 공중제비를 돌았다.[4] 웃기게도 키는 율리아나를 죽일 생각이었다. 파킨슨도 이걸 알고 방방 뛰며 화를 내지만 교회가 그녀를 죽이는 건 놔둘 수 없었기 때문에 딱히 다른 방법이 없어서 일단 그와 협력하기로 한다.[5] 예를 들어 신부가 미사를 집전할 때 일부 절차를 빼먹은 경우와, 살인마가 절차를 완벽하게 따라 미사를 집전한 경우 어느 쪽이 옳은가?를 묻는 것. 즉 신앙에서 (완벽할 수 없는) 사람의 판단이 중요한지, 고정되어 변할 리 없는 형식과 절차가 중요한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의 형식주의는 때때로 불필요한 절차까지 강요하는 융통성 없는 요식 행위가 되지만, 폴랩에서는 기적으로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법황이 있기 때문에 특히나 더 큰 갈등이 된다.[6] 유리가 사람을 죽인 적 있냐고 묻자, 주님 앞에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고 대답을 회피하는데 나중에 펠라론 게이트의 회답을 보면 초경도 치르지 않은 소녀를 윤간하고 살해한 강간범들을 핸드캐논으로 쏴 죽인 적이 있는 듯하다. 게다가 퓨아리스 4세와 만났을 때 '내가 테리얼레이드에서 10년이나 버티면서 몇 명쯤 죽였다는 거 이미 눈치채지 않았냐'는 식으로 묻기도 했다. 작중에서도 대사의 철탑에서 해적들을 죽이기도 했다.[7] 작중에서 헨솔 추기경과 파킨슨 신부의 대화를 통해 수많은 이단 교파들과 펠라론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바로 역대 법황들이 보여온 기적의 존재라는 것이 언급된다.[8] 이는 라오코네스 때문이기도 하다. 펠라론 게이트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 몇 안되는 사람을 막고 싶었다면 라오코네스 본인이 적당한 때 나와서 밟아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고 굳이 펠라론까지 날아와, 굳이 자신이 라오코네스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굳이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한 것. 헨솔은 사실상 이것이 파킨슨을 부추기는 말이라고 해석했고, 라오코네스의 정체와 그 목적을 생각해보면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니다.[9] 사실 핸솔 추기경이 미리 법황에게 입막음 요구를 하지 말라고 언질을 줬다. 추기경 왈,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용수철은 튕겨나갈 수가 없다. 즉, 입다물고 있으라고 말하면 오히려 그것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파킨슨의 성격을 이용해 '알아서' 다물도록 만든 것.[10] 인간이 생각하는 신과 악마, 세계 개념 이상의 존재. 폴라리스 랩소디에서 신은 제1원인으로, 신은 모든 것에 앞서있다. 이점에서 파킨슨 신부가 묻기 전에 그 존재의 대답이 있었다는 것, "신은 우리를 사랑하십니까?" 라는 파킨슨 신부의 물음에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라는 대답에서 이 존재가 신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 대답에 신부는 감격해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11] 여차하면 파킨슨을 끌어내려고 그와 밧줄로 몸을 연결하고 있던 데스필드 역시 함께 옮겨졌다.[12]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렇다. 실존하는 신의 증거를 가진 펠라론 마저도 전쟁을 막기 위해 공주를 암살해야 할 정도로 막장인 현실을 보면, 아무리 파킨슨 신부가 영웅적인 행보를 보였다 해도 그의 주장은 절대 현실에 먹히지 않을 것이다.[13] 교회 건물을 말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교리라는 의미에서의 교회를 뜻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