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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포드가 1970년에 출시한 소형차인 포드 핀토의 연료탱크에 심각한 결함이 그대로 널리 알려진 사건이다.2. 전개
충돌실험 영상[1]
1978년 인디애나에서 73년식 핀토를 타고 가던 어머니와 아들이 뒤에서 오던 트럭과 충돌했는데 부서진 핀토에 불이 붙었고 결국 화재로 인해 폭발하여 어머니는 사망하고 아이는 심한 화상을 입었다. 이에 유가족들은 포드에게 소송을 걸었고 소송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사실이 드러났는데 포드가 그 전부터 연료탱크의 결함을 알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폭발의 원인은 부실한 후방 범퍼와 후방 패널과 연료탱크 사이에 어떠한 충격을 지탱할 만한 구조물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후방 충돌 시 연료탱크가 차체 쪽으로 밀려들어와 문짝에 끼어 폭발하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포드 내부에서는 연료탱크를 보호해 폭발을 방지하는 장치가 가치가 있는지 비용/편익 분석을 실시했고 폭발을 방지하는 부품을 장착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대당 11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와 트럭 1,250만 대에 11달러짜리 부품을 다는 비용이 총 1억 3,700만 달러였다. 한편 사망자 180명 혹은 부상자 180명을 가정한 상태에서 사망의 경우에는 한 사람당 소송 비용이 20만 달러, 부상의 경우에는 6만 7천 달러였고 안전장치가 없어서 파손될 자동차 2천 대의 수리비용은 1대당 700달러라고 나왔다. 그리고 이걸 모두 계산한 결과 11달러짜리 부품을 개별적으로 모두 달았을 때의 비용의 절반도 안 되는 정도인 4,950만 달러라는 결과가 나오자 포드는 리콜 후 안전장치를 장착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망사고 발생 시 개별적인 보상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라고 판단하며 안전장치 장착을 포기하는 최악의 실책을 저질렀다.
이러한 포드의 비용/편익 분석은 법정에서 포드를 퇴직한 전 직원들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포드는 피해보상금액 250만 달러와 벌금 350만 달러를 선고받았음은 물론, 배심원들이 제시한 벌금형 1억 2,500만 달러 제안까지도 받아들여졌다.[2] 위의 계산 결과와 비교하면 인명경시로 인해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치렀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 후대에도 공학윤리 교육에서 공리주의의 문제점을 들 때 자주 언급되며 밀턴 프리드먼-학생 간의 논쟁과 마이클 샌델 교수 강연에서도 언급되었다. 또 2018년 법원직 9급 공무원 시험 국어 과목에서도 이 내용을 다룬 지문이 출제된 적까지 있다.
발 킬머 주연의 1984년 코미디 영화 특급비밀에 이를 비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닉 리버스 일행을 쫓던 동독군 차량이 톰슨 기관단총에 의해 타이어에 펑크가 나자 운전병이 급히 차를 돌릴 때 주차된 상태로 정말로 뜬금없이 등장했다. 운전병이 브레이크를 밟아 범퍼만 살짝 부딪히고 멈췄는데... 기막히게도 바로 폭발해 두 차의 탑승자가 전원 사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독군 차량은 불이 조금만 붙었을 뿐 차 자체가 멀쩡했기에 주인공 일행이 "독일이 차는 잘 만들어" 라며 그 차를 탈취한 뒤 불이 붙은 그대로 몰고 가는 것이 백미. 단종 후에도 핀토의 악명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충돌 직전 핀토 로고를 대놓고 확대해서 강조했기에 말 다했을 정도다.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도 자동차 리콜을 담당하는 주인공이 포드사가 말한 리콜 공식을 똑같이 설명한다.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핀토의 인기와 판매량은 급격히 추락했고 바베큐 시트라는 불명예스러운 멸칭까지 얻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일본제 소형차들이 잘 팔리는 계기도 마련해 주었다.
3. 사건 이후
핀토 자체는 사건 이후 설계를 개선한 뒤 계속 판매되었으며 1979년에 페이스리프트까지 거친 뒤 1981년에 북미 시장용 에스코트에 자리를 물려주고 단종되었다. 말 그대로 자동차판 DC-10이라고 해도 될 수준으로 처음과 끝이 똑같다.[3]
한편 이와 같은 기업 범죄가 20여년 뒤 같은 회사에서 또 일어나게 되었다. 익스플로러, 마운티니어 등 중형 SUV에 적용된 타이어를 납품했던 파이어스톤 측에서 타이어 문제가 있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드에게 시정하지 않고 두었다가 1996년부터 고온 상황에서 트레드 분리로 인해 타이어가 빠지면서 전복 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자주 발생해 217명이 죽고 800여 명이 부상을 입게 되면서 그에 따른 1,300만 개의 타이어 리콜 조치와 함께 미국에서도 자동차 리콜 강화법이 통과되었을 정도다.
[1] 뒤에서 박은 차는 쉐보레 임팔라 5세대다.[2] 거진 1억 3,000만 달러를 손해봤으니 손익계산을 통해 부품 비용과 비교해 보면 고작 700만 달러 차이고 기존에 생각한 배상 비용과 비교해 보면 무려 8,000만 달러를 더 썼다. 거기에 기업 이미지가 안 좋아진 것까지 포함하면 리콜 시의 비용보다 확실한 손해를 봤다 할 수 있다.[3] 차이점이라면 포드는 그래도 핀토 외에 잘 팔리는 모델들이 여럿 있어서 매출 자체에 있어서는 비교적 타격은 적었지만, MD는 사실상 DC-10과 그 후속작 MD-11에 사활을 걸었고 결과는 여러 기체 결함과 신뢰성 하락으로 인한 판매량 폭락이었다. 결국 MD는 보잉에 인수되어 회사가 통째로 증발해 버렸는데, 문제는 그를 인수한 보잉의 이사회를 MD 임원들이 장악해 버리며 보잉 737 MAX MCAS 결함사태라는 희대의 결함을 또 다시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