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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5 15:36:11

프림 블레이드



Prim Blade

1. 개요2. 설명3. 행적4. 프림 블레이드의 만행

1. 개요

판타지 소설드래곤 라자》에 등장하는 에고 소드[1], 그 이름은 '새침데기[2] '이라는 뜻.

2. 설명

소유자는 길시언 바이서스. 또한 그의 최대의 후회거리. 그가 가출할 때 바이서스 왕궁의 보물고에서 대충 쓸만해 보이는 거 슬쩍[3]해왔는데, 이딴 검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후에 길시언 왈, "사람을 미치게 하는 마검".

단순히 수다만 떠는 게 끝이 아니라, 검으로서의 성능도 뛰어나고 여러 가지 유용한 마법도 구사할 수 있다. 작중에서 등장한 능력들은 다음과 같다.

흔히 생각하는 강력한 마법 공격은 없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좋은 무기에 속한다. 어지간한 판타지물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무기는 구하기 어렵고 주인공이 써봄직한 상급품에 속한다.

3. 행적

3.1. 드래곤 라자

남자가 내민 것은 롱소드로 멋지게 생긴 검이었다. 제멋대로에 가까운 남자의 복장으로 볼 때 검은 정말 고급으로 보였다. 바디 부분은 검은 색의 금속이었는데 그 가운대로 흰색의 금속이 길게 박혀 있었고 그 흰색 보석이 무지무지한 빛을 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드 부분은 바디와 일체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완만히 넓어지던 바디가 갑자기 크게 넓어지며 가드가 된 모양이다. 가드의 중간에는 검정색으로 보이는 보석이 박혀 있다. 남자가 내 쪽으로 내민 힐트 부분에는 흰색의 가죽이 칭칭 감겨 있었고 폼멜은 그저 장식 정도의 기능만 있도록 작았고 가드에 있는 것과 비슷한 보석이 박혀 있었다.
- 본문에서의 묘사
프림 블레이드는 에고 소드답게 자아를 갖고 있는 마법검으로서, 칼자루를 잡고 있는 소유자와 정신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검을 가진 사람은 직접 말해야 하기 때문에 사정 모르는 사람이 보면 검한테 소리지르는 정신병자로 보이기 딱 좋다. 후치 네드발 일행도 처음 길시언을 봤을 때는 정신 나간 사람으로 봤으나, 한 번씩 잡아본 뒤 진실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수다스럽고 장난기가 많은지 소유자가 말을 할 때 헛소리를 엄청해서 무의식중에 따라하게 하게 만드는 고약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 어떤 마검보다도 무서운 검.[5] 그렇다고 손을 떼면 땡깡을 부리려고 물리적으로 검을 진동시키는데 그 시끄러움은 대략 '술집이 꽉 차도록 모여서 왁자지껄하게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난리를 치던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자마자 천둥번개가 쳤나하고 바깥을 확인하게 만들' 정도. 성격은 10대의 새침데기 소녀...로 위장하고 있는 300살 먹은 여우 같은 녀석. 위 예로, 길시언을 통해서나 다른 인물들에게 말할 때는 엄청 고상하게 말하지만 길시언의 말로는 "상대방의 몸을 찌르면 들리는 상대의 심장 고동소리를 들으면서 침을 꼴딱꼴딱 삼키며 즐긴다." 그래서 이미 죽어서 심장 고동소리가 없는 언데드를 찌르거나 베는 건 무지 싫어한다.[6] 덕분에 길시언은 검법이 바뀌어버렸다. 찌르기를 거의 안 쓰고, 거의 베기 위주로 간다고. 심지어 검을 씻을 때 향수로 씻어달라는 극성 공주병 같은 요구를 하기까지.

그래도 언변은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이 말하는 능력으로 가끔은 소유주에게 도움도 준다. 길시언 바이서스가 가지고 있었을 때도 웅변을 한다든가 설득을 위해 진지한 대사를 할 때 프림 블레이드의 덕을 봤다. 샌슨의 경우 정신수양에 사용하거나, 때로는 조언을 구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진지해야 할 자리에서는 길시언이 '중요한 자리니 숙녀답게 굴라'고 경고하거나 '대장간에 가서 수다쟁이 검이라고 검신에 새겨놓겠다'고 협박하면 조용해진다. 혹은, 정말 중요한 자리라면 가끔 알아서 또는, 자기도 처음 듣거나 신기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걸 듣느라 수다 떠는 것을 잊는다. 완전히 사람이다. 그랜드스톰의 하이 프리스트는 프림 블레이드를 가리키며 길시언에게 "퍽 귀여운 검이구먼." 이란 말을 날리기도 했다.[7]

다만 평소에 워낙에 떠들어서, 길시언은 영구 사일런스 마법이 부가된 검집을 구하려고 했고[8], 심지어는 크라드메서의 대응책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크라드메서가 치질일 경우를 대비해 상당량의 관장약을...그만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우아아악"하는 단말마의 포효와 함께 무릎에다 대고 검을 분질러 버리려고 했으나 후치와 샌슨이 간신히 말렸다. 샌슨은 왜 사일런스 검집을 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작가가 답하길, '샌슨도 6년쯤 들고 다니면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6년 동안 동고동락 하면서 길시언에게 정이 많이 들었는지, 길시언이 죽을 때는 울먹거리다가 거의 목놓고 울었다고 한다. 후치가 검을 쥘 힘도 남지 않은 길시언의 손에 프림 블레이드를 쥐여주며 함께 들은 프림 블레이드와 길시언의 대화가 직접 서술되는데, 그 내용을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프...림"
"...죽는 거야?"

길시언은 힘없이 턱을 끄덕였다. 프림 블레이드는 애써 고통을 참는 목소리로 말했다.

"힘들면 말하지 마. 아. 그, 그러니까 말이야. 난 많은 주인의 죽음을 봐왔어. 칼을 쥔 사람은 꼭 죽게 마련이더라? 응. 그러니까 이건 익숙해. 익숙하단 말이야."
"다...행이..."
"다행이지! 그럼. 난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도. 아무렇지도...., 이 바보야!'

길시언은 잠시 말을 멈추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묘...묘..."
"묘? 무슨, 아. 묘비에 그렇게 새기라구? 바보, 여기 잠들다? 물론이야! 너 같은 바보 자식은 죽어서도 망신을 당해야 해! 이 멍청한 자식! 죽어, 죽어랏! 나쁜 놈, 이 나쁜 놈아! 우아아아앙!"

프림 블레이드는 목을 놓아 울어젖혔다.

3.2. 퓨처 워커

드래곤 라자에는 그냥 마법사가 만든 검으로만 나오지만, 퓨처 워커에서 제작자가 무지개의 솔로처임이 밝혀진다. 솔로처를 만나자 아빠! 라고 발랄하게 부른다. 참고로 당시에 프림을 들고 있던 건 샌슨.

길시언 바이서스가 죽은 이후에는 샌슨 퍼시발에게 맡겨져, 저 소유자의 입을 빌려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한껏 발휘해 샌슨이 후세에 현명함의 대명사라고 일컬어지는데 여러가지 의미로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된다.

3.3. 그림자 자국

그림자 자국에서는 샌슨 사후 아일페사스가 사용하고 있던 것으로 서술된다. 그러나 작중에서 분실, 바이서스의 왕이 사용하게 된다.

이전 작들과는 달리 상당히 시니컬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을 쥔 왕에게 "죽어서 해골이 되면 예쁘겠군"이라고 말한다. 전작에서의 장난스러운 면들은 거의 전부 사라진 듯. 생각해보면 주인이 죽는 걸 최소한 두 번은 봤을테니 그럴만도 하다. 1000년 전의 프림 블레이드가 말괄량이 수다쟁이에 살짝 변태끼가 있는 소녀라면 그림자 자국에서의 프림 블레이드는 산전수전 다 겪은 성인 같은 느낌이랄까.[9][10]

왕이 죽은 후에 정확히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일페사스가 회수했을 가능성이 크다.

길시언과 같이 지냈던 추억이 각별했던 건지, 단지 작가의 서비스인지, 아일페사스가 오래 사용하고 있었던 탓인지 인간을 보면 대개 길시언만 떠올린다고 말했다. 간단히 유추해보자면 프림 블레이드를 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상시 장비해가며 썼던 사람이 거의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건 샌슨 정도) 다만 프림 블레이드에게 있어 '처음으로' 긴 시간동안 계속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상대가 길시언이었을 테니 검의 사용자들 중 가장 각별히 생각한다 해도 이상할 건 없고, 오히려 자연스럽다.

4. 프림 블레이드의 만행

"사람과 드래곤만 그게 되지. 살기는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킬링 오러(Killing aura). 학자들은 드래곤만 그게 된다고 생각했지만, 토끼를 보셨나요. …아냐! 젠장. 어, 자이펀인들은 그걸 해냈어. 내 생각엔 모든 동물이 다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것은 드래곤과 인간일 거야. 인간은 원래 짐승에 가까우니… 방해하지 마! 에, 그러니까, 엘프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사니까 될 것 같기는 한데, 성격상 안 될 것 같다. 엘프는 몸매가 너무 좋으… 그아아아악! 임마! 아니, 엘프는 유피넬의 어린 자식이니까!"

"따라서 저기서 속도가 느려질 것을 감안할 때, 오전 동안은 열심히 달려야 될 것입니다. 길시언. 그 황소는 더 달릴 수 있겠습니까?"
길시언은 고개를 숙이고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마 프림 블레이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샌슨은 한 번 더 물어봐야 했다. 길시언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오히려 그쪽 말이 좀 지쳐보이는데 잡아먹어버리는 것이… 아냐! 임마, 끼어들지 마! 에, 지쳐 보이는데 괜찮겠습니까?"
"뭐, 아직은 견딜 만합니다. 그쪽이야말로 달리며 이야기까지 하느라 힘들어 보이는군요."
"천만에요. 동시에 두 가지 정도 하는 게 뭐 어렵겠습니까. 정신병자라서… 젠장! 너, 임마!"

"오래간만입니다. 레디. 그동안 바람은 많이 피워… 끼어들지 마! 에, 그동안 잘 지냈습니까?"
"반갑습니다! 그래, 이게 얼마만입니까? 왕자님이 리치몬드를 잡겠다고 떠난 게."
"리치몬드는 잡았습니다만, 대신 썬더라이더가 사춘기 젠장! 썬더라이더가 저주에 걸렸습니다. 임마! 좀 닥치란 말이다! …웃지 마!"

"빛의 탑으로 가 보게. 아무래도 마법사끼리는 서로 잘 알 테지. 혹 다른 사람의 수법을 알아볼 수도 있을 테고 말이야."
길시언은 입을 딱 벌렸다.
"빛의 탑으로 가라고 하셨습니까? 제 말 듣지 못하셨습니까? 제가 리치몬드를 사랑한단… 아니! 죽였단 말입니다."
"아무래도 자랑하고 싶은 모양이군?"
"아니오. 마법사를 죽인 제가 빛의 탑으로 가라니오. 그게 말이나 됩니까?"
"글쎄. 리치몬드는 다크메이지라고 하지 않았나?"
"다크메이지든 어쨌든 마법사입니다. 저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정중히 섹스를 요구… 죄송합니다. 제발! 내가 지금 하이 프리스트와 이야기하고 있는 것 모르겠어? 입 좀 닥쳐엇! 그리고 그런 말을 하고도 네가 숙녀냐! 아아악! 웃지 말고 내 말을 들으란 말이다!"

아프나이델은 되도록 길시언의 심사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차분히 설명했다.
"저희들은 상인들을 찾아가 물어보았습니다. 상거래 도중에 붉은 머리의 소녀를 본 적은 없냐고요. 그러던 도중에 어떤 상인이 왜 찾냐고 물어오더군요. 그래서 길시언께서는 그 소녀가 자기 어머니라고 대답했습니다."
"푸흐허아하하핫!"
길시언이 이를 북북 갈고 있었지만 엑셀핸드는 거기에 신경쓰지 않고 웃어젖혔다. 물론 네리아와 샌슨도 크게 웃었다. 아프나이델은 치밀어 올라오는 웃음을 아래로 끌어내리려 애쓰면서 점잖게 말했다.
"그래서 어처구니가 없어진 상인이 그게 말이 되냐고 묻자 길시언은 요즘 아이들은 조숙하다고 대답하시더군요. 상인은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며 두 번 다시 저희들과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더군요."
"우하하, 힉, 히꾹, 아아악! 나, 나 죽어, 히꾹, 수, 숨이 우하하! 마, 막힌다아아…"
네리아는 웃음과 딸꾹질과 비명을 동시에 꺼내어놓았다. 길시언은 이를 박박 갈았고 아프나이델은 길시언의 눈치를 보면서 계속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다음 상인에게 들렀을 때는 그 소녀가 자신의 첫 여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콰당! 기어코 샌슨은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샌슨은 미친 듯이 웃느라 두 번이나 테이블을 헛짚으면서 간신히 일어나 앉았다. 아프나이델은 침착하게 말했다.
"그래서 상인이 괴이한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언제 그랬냐고 묻자 10년 전이라고 대답을 해서 그 상인은 우리를 아주 괴상한 놈들이라는 식으로 쳐다보며…"
"그아악! 아프나이델! 이제 계속하시오!"
"예에?"
"아, 아니! 그만하시오옷!"

"칼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림 블레이드… 그만둬엇!! 에, 어, 죄송합니다. 칼은 전쟁 중에는 많은 일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후작은 자이펀과 손을 잡고 둥글게 돌며 춤이라도… 야이 빌어먹을 칼아아악!!!![11]

"공연한 일에 끼어들지 마! 나설 데가 있고 나서지 않을 데가 있다."
그러자 다시 다른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아, 하지만 저 목소리는 나서면 안 되는데!
"난 지금껏 나서는 데 있어 허락을 받은 적이 없소. 왜냐하면 싸가지가 없기 때문에… 야, 이 자식아!"

"준비가 모자라서 패하는 경우는 있어도 준비가 과해서 패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우리에겐 레니 양이라는 평화적이고도 젖내나는 무기가… 레니 양, 미안해요. 이 빌어먹을 자식아!! 후우, 후우! 아흠. 어쨌든 레니 양이라는 평화적이고도 좋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무기가 있긴 합니다만, 보다 좋지 않은 결과, 그러니까 크라드메서가 악성 변비일 경우를 대비하여 상당량의 관장약을…… 그만하겠습니다."
길시언은 조용히 검집을 풀더니 그대로 위로 들어올려 무릎에 대고 부러뜨릴 기세를 취했다.
"우아아아악!!!!!"
나와 샌슨이 동시에 달려들어서 간신히 그를 말려놓았다.프림 블레이드가 아마 비명을 지르지 않았을까

젊은이의 순한 얼굴은 이런 표정에 있어 최적이라고 할 만한 얼굴이었지만 그 거대한 덩치를 본 천공의 3기사는 감탄하고 말았다. 그레이는 활짝 웃으며 무스타파에게 말했다.
"이봐, 저 친구, 마치 멜다로 공 같지 않아?"
"체격은 확실히 그렇군."
"혹시 멜다로 공의 후손 아닌가 모르겠어."
그레이와 무스타파가 이런 잡담을 나누는 사이에 젊은이는 이쪽을 돌아보았다. 젊은이는 곧 환한 얼굴이 되어 씩씩한 걸음걸이로 걸어왔다.
솔로처와 천공의 3기사가 바라보는 가운데 멈춰선 젊은이는 솔로처를 바라보며 열렬하게 말했다.
"아빠!"[12] 퓨처워커 최고의 명대사.

이 밖에도 샌슨이 말하는 도중 데미를 염소로 만들어버렸다. 이런 만행을 저질러대니 길시언이 생전에 영구 사일런스 주문이 걸린 칼집을 만들 생각을 할 수밖에. 하지만 그냥 칼집에 영구마법을 거는 건 무리라는 조언을 들은 데다, 당시 크라드메서의 웨이크닝 사운드 때문에 드워프의 광산이 폐쇄되어 새 마법칼집을 만들 재료도 부족했는지라 결국 무위로 돌아간 듯. 샌슨은 아직까지는도움도 받기도 하고 수련(?)의 일부로 생각하는듯. 왜 사일런스 겁집을 안구하냐는 독자의 질문에 답변에 의하면 길시언처럼 한 6년 시달리면 찾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퓨처 워커에서 샌슨의 입을 통해 말한 대사로는, "글쎄요 여자의 직감이랄까요"라든가, "칼, 사랑해요!" 따위가 있다.
덕분에 칼도 간신히 평정심을 유지한 채 "감사합니다. 프림 양"이라고 억지로 말을 해줘야 했다.

하지만 퓨처 워커 후반부에는 샌슨에게 기운을 북돋워 주는 명대사를 날리기도 한다. 이하와 같다.
싸워야 해. 미래가 뭘지 몰라서 주춤거리지 마. 휴전은 얄팍한 타협이야. 그런 건 없어. 아니, 그런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인간 스스로가 결정해야 돼. 누군가가 고정시킨 현실 때문이 아니라. 일어나서 걸어가. 자손들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너희들의 선조들도 자신을 위해 그들의 인생과 싸웠어. 너희들도 너희들의 인생을 위해 싸우기만 하면 돼. 너희들의 자손들은 스스로를 위해 싸우겠지. 왜냐하면, 너희들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으니까. 그 싸움은 노래가 될 수도 있겠고 탑이 될 수도 있겠고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도 있겠지. 아침에 일어났을 땐 졸음과 싸우는 거야. 힘껏 일할 땐 게으름과 싸우는 거야. 논쟁을 벌일 땐 상대방과 설전을 하지. 자이펀이 적이라면 검을 들고 일어나 싸워. 뭐가 옳은지는 여가 선용의 시간을 위해 남겨둬. 방해물은 항상 생기고, 싸움은 영원한 것이야. 내 앞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움직여!

여담이지만, 이런 성격이 왠지 마비노기에서 여자 검 정령 성격의 모티브가 된 거 같기도 하다... 젠장

모바일 드래곤 라자에서 길시언의 스탠딩 포즈 중에 프림을 두 손으로 들고 가만히 있다가 이내 부들부들 떨더니 왁살스럽게 검집에 꽂아넣는 모션이 있다.


[1] 판타지 소설계에서 드래곤 라자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단어로, 인텔리전트 웨폰 대신 에고 소드라는 명칭이 국내에 퍼지게 된 작품이다. 해외에서 에고 소드 하면 못 알아 듣는다. 하지만 드래곤 라자 연재일보다 이른 날에 나온 게임메거진 97년 8월호 천일모험기에 에고소드라는 명칭이 나오는 것을 보아 단어 자체는 작가인 이영도가 여기서 가져왔을 가능성이 높다.[2] 프림(Prim)은 고지식한, 점잔 빼는이라는 뜻이다.[3] 빛의 탑에서 프림 블레이드를 보고 길시언의 정체를 안 마법사가 "그럼 이거는 장물이구먼?"이라고 이죽거렸다. 이에 길시언은 "내 집 창고에서 가져온 건데 장물이라고 할 순 없지요."라고 받아쳤다.[4] 원래 D&D 쪽 룰에는 본체를 타격한다고 리치가 되는 주술 자체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5] 중요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귀에다 대고 누가 관계없는 얘기를 떠벌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당연히 자기 말도 꼬여버리지 않겠는가? 지폐 세고 있는데 옆에서 구구단 외고 있는다 생각해보자[6] 좀비같은 언데드의 경우는 구역질을 하고 스켈레톤이나 골렘 같은 경우는 온몸이 멍들었다고 엉엉 운다고 한다. 물론 상술했듯이 두부 썰듯이 썰어버린다는 걸 생각하면 엄살.[7] 프림 블레이드는 용모 단정하고 성격 괜찮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하이 프리스트가 맘에 들었던 모양. 물론, 길시언이나 후치 등이 잡으면 곧바로 징징거린다.[8] 덕분에 후치 일행과 두 번째로 마주치게 되었다.[9] 정도는 훨씬 덜 하지만 상대를 통해 직접 죽음 그 자체를 경험하는 수준인 퍼밀리어나 드래곤 라자 라는 소재와 비슷한 맥락에 있다. 길시언의 묘사를 보면 프림 블레이드는 거의 계속해서 왕실에서 보관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아마도 그것은 솔로처가 프림 블레이드를 만들고 그리 오래지 않은 때부터 였을 것이다. 길시언 이전의 프림 블레이드는 그 수다스러운 성격에 홀로 창고에 처박혀있어야 했음을 생각하면 주인의 죽음이라는 것은 프림 블레이드에게 있어 곧 주위와의 단절이고 자신을 알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뜻이니...[10] 이런 프림 블레이드의 고독에 대해서는 퓨처워커에서도 묘사된다. 창고에 연도 단위가 아니라 세기 단위로 처박혀 있는 것이 정말로 싫은 모양. 차라리 무시무시한 마검이었으면 용암에 던져지기라도 할 텐데,라는 식으로 말한다.[11] 길시언이 칼을 뽑아들고 쌍욕을 지껄이며 난데없이 방 안에서 칼춤을 추느라 구석에 있던 샌슨은 죽어라고 튀어야 했다.[12] 솔로처가 프림 블레이드의 아빠니까. 하지만 그 젊은이가 들고 있는 검이 프림 블레이드라는 걸 알 수 없었던 주변 사람들의 공기는 쎄하게 가라앉았다.